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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의 말과 글

정동영 "문재인, '노무현 반역죄' 이상돈 영입 발상 이해할 수 없다"

"문재인, '노무현 반역죄' 이상돈 영입 발상 이해할 수 없다"

 

 

 

[정동영 상임고문-채널A 쾌도난마 인터뷰 전문(2014.9.19)]

 

하종대

안녕하십니까. 쾌도난마 하종대입니다.
남은 여력으로 비질이라도 하겠다. 운명인 것 같다. 애초 고사했던 비대위원장 직을 받아들이며 문희상 의원이 한 말입니다. 앞서 비대위 영입 논란을 빚었던 이상돈 교수 역시 영입 제안에 ‘운명처럼 듣지 않을 수 없었다’라고 말했습니다. “운명”, 이 단어가 정치권에서 적지 않게 들리는데요. 정치적 운명이니, 당의 운명이니, 위정자들에게 있어 운명이라는 단어는 어쩌면 피할 수 없는 무거운 책임과도 같은 말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운명이다. 이 말을 남기고 황망히 떠났던 노무현 전 대통령, 문재인 의원을 비롯한 친노계에게는 뼈아픈 부채감이 어린 말이기도 할 겁니다. 그런데요. 정말 운명이라는 것이 있다면 그 운명을 바꿀 수는 없어도 그 운명에 맞서는 사람만이 자신의 운명을 만들 수 있다고 했습니다. 특히, 정치인들에게는 확신 어린 선택과 의지가 운명을 결정한다고 합니다. 자신의 운명마저 뛰어넘는 각고의 그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도 필요한 시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오늘 공식 출범한 문희상 비대위 체제가 가장 먼저 칼을 뽑아든 부분은 계파 갈등입니다. 60년의 뿌리 깊은 전통 속에서도 계파 갈등으로 몸살을 앓는 새정치민주연합, 과연 해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버려야 할 것은 계파고 취해야 할 것은 정체성이다.' 이렇게 일침 한 정동영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나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 사실상 당으로 보면 당 대표나 마찬가지죠?

 

정동영
그렇죠. 비상 대권을 가진...

 

하종대

그러니까. 새누리당으로 보면 김무성 당 대표와 동격으로 봐야 하는 거죠.

 

정동영
그렇습니다.

 

하종대
오늘 사실상 추대가 됐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잘 될 것 같습니까?

 

정동영
우선 '문희상' 그러면, 문희상 비대위원장님은 김대중, 노무현 두 지도자가 인정했던 분입니다.  김대중 정부의 초대 정무수석, 노무현 정부의 초대 비서실장

 

하종대
아, 김대중 정부의 정무수석, 노무현 정부의 대통령 비서실장


정동영
그렇죠. 그러니까 그분의 능력과 경험, 경륜에 대해서는 누구도 시비를 붙을 사람이 없습니다. 그런데 금방 하 국장께서 말씀하신 대로 이제 민주당이 사실상 빈사 상태죠. 이제 신뢰는 땅에 떨어졌고, 민주당 갖고 정권교체를 하겠는냐 하는 그런...

 

거기다 더해서 이러다가 새누리당 장기집권 시대를 허용하는 것 아니냐 하는 걱정까지 생기게 됐단 말이죠. 그래서 참 무거운 과제, 어떻게 보면 세대교체의 상징으로 보였던 박영선 비대위원장이 한 달여 만에 물러나고, 그 뒤에 바통을 받았는데. 참 부끄러운 말씀입니다만, 지난 10년 동안 당 대표를 14번 뽑았고, 14번 무너지고, 14번 비대위원장이 등장했어요.

 

하종대
10년 동안 14번 당대표가 바뀌었다.

 

정동영
14번 뽑았는데 14번 물러나고 비대위원장이 14명 들어섰으니까 28명인 셈이에요.
자, 참 쉽지 않은 과제인데요. 어쨌든 그래도 문희상 비대위원장에게 거는 기대가 큼니다.

 

하종대
과거 두 정부에서 했던 일을 보면은 그래도 기대할 만하다.

 

정동영
첫 번째 과제가 이제 계파 척결인데요.

 

하종대
핵심과제가 계파 척결.

 

정동영
하 국장께서도 버려야 할 것은 계파요. 취해야 할 것은 정체정이다. 이런 제 말을 인용도 해주셨습니다만... 제가 어제 회의에서 다른 분들 눈총도 있었을 것입니다만 두 번 세 번 네 번 강조했던 게, 이런 얘기를 좀 했어요.

 

제가 이제 정당생활 18~19년째 되는데, 처음으로 새누리당을 보면서 부러움과 함께 우리에 대한 부끄러움을 느낀다. 김무성 대표가 김문수 전 지사를 혁신위원장으로 임명하는 걸 보면서 우리는 그렇게 할 수 없지 않으냐. 솔직하게 말해보자. 우리는 나의 옆에 있는 동지를 옆으로 밀어내야 나의 자리가 생긴다고 생각하는 그런 편협한 정치문화, 정당문화 속에 갇혔다. 이제 인정하자. 이게 계파주의 아니냐. 이걸 넘어서야 한다.

 

하종대
19년 정치하면서 처음으로 새누리당 쪽을 부러워한 상황이 됐다 이거죠.

 

정동영
참 부끄러운 얘기입니다만, 그래서 이제 민주당이, 제가 민주당이라고 자꾸 말씀드리는데 새정치민주연합이라는 말이 이미 사어가 된 것 같아요. 대중의 입에서 사라졌어요. 그만큼 이제 새정치에 대한 기대가 우리당에서 없어진 거죠. 그래서 어쨌든 민주당이라고 부르겠습니다. 민주당이 살아날 길은...

 

하종대
첫 번째가 계파를 청산하고.

 

정동영
그렇죠. 계파라는 것은 친, 불친 이해관계에 의한 이합집산인데. 사실 정당에 정파는 자연스러운 겁니다. 정파와 계파가 다른 것은 정파는 자신의 정치적 소신에 따라서 그룹이 무리가 지어지는 거지만, 계파라는 것은 자신의 이해관계 또는 친소, 근데 이 친소가 뭐냐면 핵심이 공천권에서 비롯됩니다.

 

하종대
네. 정파는 자신의 가치, 이념적 성향에 따라 갈라지는 것이고, 계파는 자신의 이익, 이해관계에 따라 달라지는 거다.

 

정동영
그렇습니다. 그래서 정당에서 노선과 가치가 실종되면 권력투쟁만 남습니다. 지금 민주당이 딱 그 지경입니다. 바로 권력투쟁에서 보여지는 것이 계파들이거든요. 그러면 이것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인데. 해법은 있습니다. 뭐냐면 기득권을 해체하는 겁니다. 무슨 기득권이냐면 공천권을 당권을 쥔 사람이 휘두르는 그 기득권입니다. 원래 이 공천권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 개념입니다. 사실은 당의 주인이 당원이거든요. 성경에서도 카이사르의 것은 카이사르에게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에게... 그런데 당원의 것인데 이것을 소수의 몇몇이 밀실에서 헌칼 휘두르듯이 휘둘러서..

 

하종대
당 대표가 혼자 오로지 전권을 휘두른다.


정동영
재작년 공천 같은 경우도 특정 계파가 당권을 장악하니까 그냥 뭐 패권 공천. 이른바 나와 좀 다르고 거리가 먼 데 있는 사람은 다 죽이기 공천. 뭐 이런 걸로 해서 당을 망쳤거든요. 누구도 책임을 안 졌습니다. 이런 부분들을 정확하게 우리가 인정할 건 인정하고 책임 물을 건 물어야 한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하종대
그래서 어제 이 쾌도난마에 나왔던 중앙대 이상돈 교수도 바로 이 공천 제도를 바꿔야 된다. 왜냐면 미국의 오픈프라이머리식을 혼합해서 해야 한다. 당 대표가 오로지 공천권을 행사하다 보니까 모두가 당 대표가 반드시 되고 싶어하는 그런 상황이 되고 있다. 

 

정동영
형식은 당 대표가 휘두르는 건 아니에요. 공천심사위원회가 있고, 그전에 지역위원장을 뽑을 때 조직강화특별위원회라는 것도 만들고 근사하게 그런 시스템은 건설합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이제 결국 당권을 쥔 사람의 의사가 압도적으로 반영되죠. 현실이 그렇죠. 

 

하종대
그렇군요. 어제 이상돈 교수가 한 말이 준비돼있는 것 같은데 한번 들어보죠.

 

이상돈
제가 솔직히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서는 굉장히 가슴에 좀 뭐라 그럴까요. 그런 게 있습니다. 그 당시, 돌아가신 다음에 정말 제가 황망했어요.

 

하종대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어떠한 감정 이런 것들은 변화가 있었고, 그리고 노무현 대통령과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이 달라졌습니까?

 

이상돈
사실상 햇볕정책은 북한의 핵무장이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실패한 거라고 봅니다.

 

하종대
공천 제도와 관련된 내용이 나올 줄 알았더니 햇볕정책과 관련된 건데. 사실 이상돈 교수 지금 나왔으니까. 햇볕정책과 관련해 상당히 불만이 많았죠. 이상돈 교수 영입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정동영
제가 맨 먼저 이상돈 교수 영입은 잘못된 일이다. 이렇게 비판했습니다.
금방 화면 보니까 하종대 국장의 폼이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 느낌인데. 래리킹 라이브. 

 

하종대
아, 그렇습니까?​

 

정동영​​
CNN의. 그렇게 됐으면 좋겠네요.​

 

하종대​
​알겠습니다. 본론으로 돌아가시죠.​

 

정동영
당이 말이죠, 왜 당이겠어요? 조폭이나 계모임과 다른 것은 강령이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강령. 그런데 이상돈 교수를 민주당의 비대위원장으로 임명하려고 한 시도는 강령 위반입니다. 강령은 당의 정체성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하종대
지금 새정치민주연합의 강령이 어떻게 됩니까?

 

정동영
새정치민주연합은 기본적으로 민주주의, 인권, 평화. 그리고 보편적 복지라고 하는 네 가지 기둥의 강령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평화 부분에 있어서 이상돈 교수는 햇볕정책을 가장 강력하게 부정하는 거의 극우적인 시각을 갖고 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을 반역죄로 처벌해야 한다. 정상회담을 통해서 핵무장을 한 지도자와 만났고 또 햇볕정책을 통해서 핵 개발을 도와줬다. 이건 이적행위다. 이렇게 주장한. 그리고 금방도 햇볕정책은 실패한 정책이다. 이렇게 말한 분을 당 대표로 올려놓으면 강령은 햇볕정책의 계승과 완성인데 당 대표가 햇볕정책은 실패한 거다. 노무현 대통령은 반역죄로 처벌해야 한다는 사람을 당 대표로 모시면 그게 어떻게 되겠습니까?

 

또 있습니다. 뭐냐 하면 이상돈 교수는 사회, 경제적인 관점에서 기득권 세력의 이해를 대표합니다. 무슨 얘기냐면 이 분은 65세 이상의 기초노령연금을 과도한 복지다. 5세 미만의 무상보육 이것도 과도한 복지다라고 복지병을 유발한다. 이렇게 반대를 했고. 그리고 미국의 레이건 대통령과 영국의 대처 수상을 따라 배워야 한다. 그 지도력을 계승해서 따라가야 된다, 이렇게 말하는 분인데. 지금 이건 명명백백하게 민주당이 가고자 하는 길과 180도 다른 길에 서 있는 분입니다.

 

그런데 이런 분을 하등 아무런 검증 없이 몇몇이 밀실에서 '아, 이분 좋잖아. 4대강도 반대하고, 박근혜 대통령한테 쓴소리도 하고.' 이런 식의 이른바 민주적 리더십과 민주적인 공론화 절차와 거리가 먼 그런 지도력 행사. 이것이 박영선 체제를 무너지게 한 핵심이었습니다.

 

따라서 거듭 말씀드립니다만 정당이라는 게 노선과 가치가 무너지면 남는 것은 벌거벗은 권력투쟁밖에는 없습니다. 그래서 민주당이 보여지는 이 계파갈등, 계파투쟁은 바로 여기서 기인한 것입니다.

 

하종대
그런데 정 상임고문의 얘기하고 달리, 문재인 의원 같은 경우는 친노의 어떻게 보면 대표주자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9월 13일과 9월 14일에 트위터에 올린 글을 보면 당의 혁신과 외연확장. 이것이 바로 우리가 재기하고 집권을 하기 위한 반드시 잡아야 할 두 마리 토끼다.

 

그러면서 합리적 보수라면 즉 이상돈 교수가 합리적 보수로 보이는데 우리가 적어도 확장을 위해서 외연을 확장하기 위해서는 화합의 정치를 위해서라도 이상돈 교수의 영입이 필요하다라는 취지로 (글을) 트위터에 올렸어요. 어떻게 보세요?

 

정동영
먼저 외연확장, 필요하죠. 그러나 지금은 비상입니다. 비상대책위원회가 꾸려져 있는 상황이잖아요. 비상한 상황에서는 당이 지금 뭘 해야 할지 모래알처럼 흩어져 있거든요. 지지도도 떨어져 있고. 그러면 중심을 세워야, 중심이 있어야 외연이 확장이 되는 거지 중심이 흩어져 있는데도 외연확장? 이것은 앞뒤가 바뀐 얘기입니다.

 

그리고 이상돈 교수를 합리적 보수라고 말한다면, 우리 문 의원님 같은 경우는 노무현 대통령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보좌했던 측근 핵심인사인데 이상돈 교수가 노무현 대통령을 반역죄로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이고 레이건과 대처를 따라 배워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인데 이런 분을 영입해서 외연을 확장하겠다는 발상, 저는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하종대
그래서 그런지 제가 어제 이상돈 교수께 물었을 때 바로 아까 보셨듯이 이상돈 교
수는 햇볕정책에 대해서는 한반도의 긴장완화 그리고 평화적인 안정. 이 부분에는 공헌한 부분이 분명히 있다. 그런데 대북, 여러 가지 도와준 거, 지원 이것이 결과적으로 핵 개발로 나타난 거 아니냐. 그런 측면에서 부정적인 그런 내용도 있다라고 얘기를 했고.

 

정동영
아니 햇볕정책, 대북화해협력정책이 핵 개발을 도왔다고 말하는 분이 어떻게 합리적 보수가 됩니까? 그분은.

 

하종대
그건 합리적 보수가 아니다.

 

정동영
그분은 극우적 보수라고 말할 수밖에 없고, 일베 수준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종대
알겠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에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서도 처음에 자기가 칼럼으로 상당히 비난을 퍼부었지만 나중에 서거 뒤에 막 가슴이 매우 아팠다, 자세가 바뀌었다, 이런 얘기를 했는데.

 

정동영
인간적으로야 다 그럴 수 있겠죠.

 

하종대
인간적으로 그냥. 알겠습니다. 어쨌든 계파가 가장 먼저 문희상 비대위원장이 척결해야 할 핵심과제라고 얘기를 하셨는데, 그 추대과정에서도 원로회의에서 27명이 어제 원로회의를 가졌죠. 그런데 권노갑 상임고문이 처음에 전체적으로 나이도 가장 많으셔서 권노갑 상임고문이 지금 나이가 84세죠. 그렇죠? 30년생이니까.

 

정동영
지금도 청년 같으세요.

 

하종대
그렇습니까? 먼저 나이로 누르고 만장일치로 추대하자 그랬는데 정대철 고문이 무슨 얘기입니까? 이거 다시 친노로 가자는 얘기 아닙니까? 이렇게 반박을 했어요.

 

정동영
그런 얘기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당내 논의에서 일사불란, 만장일치 이런 게 꼭 민주주의는 아니죠. 오히려 민주주의에 반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다양한 의견과 토론, 그래서 이걸 갖고 수렴하고 어제 나름대로 진지한 토론이 2시간 반 정도.

 

하종대
2시간 반이나 있었어요?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을 뽑는 데 2시간이나.

 

정동영
시간의 절반은 계파주의 문제에 대해서 제가 이 원로회의에서 사실 저는 원로라는 말이 낯섭니다마는 어쨌든 "이 회의에서 이 상황을 직시하고 '계파 해체 결의, 권고 결의'를 합시다." 이렇게 제가 제안을 했고, 김원기 전 국회의장 같은 분이 "좋은 제안이다. 그런 실제 민주당 내부에 있는 계파 색깔보다는 지금 언론을 통해서 국민들이 느끼고 있는 게 훨씬 더 과장돼 있는 건 맞다. 그러나 어쨌든 국민들이 그렇게 느끼고 있으면 이런 걸 불식시켜줘야 하기 때문에 정동영이 말한 게 옳다." 이렇게 지지를 해주셨고, 또 문재인 의원도 "계파 해체 권고 결의가 아니라 결의를 하자." 이렇게.

 

하종대
바로 계파 해체 결의를 하자?

 

정동영
예. 그런 뒷받침하는 발언도 해 주셨어요. 그런데 몇 분이 이 자리가 그걸 결의하기에 적절하냐, 이런 의사만.

 

하종대
그 몇 분이 누구입니까?

 

정동영
우리 권 고문께서도 그런 말씀을 하셨고 그래서.

 

하종대
또 누가 계파 해체 결의를 반대한 사람이 또 누가 있습니까?

 

정동영
어떤 분은 제가 지적은 안 겠습니다만, "당의 위기가 왜 계파 때문에 그러냐. 선거법을 바꾸는 바람에 6개월 만에 한 번씩 선거에서 지는 바람에 자꾸 물러나서 그런 거지 계파주의. 있는 걸 없앤다고 이렇게 한다고 이게 없어지는 거냐." 이렇게 반대하는 의견을 가진 분이 딱 한 분이 있긴 있었습니다. 제가 뭐 공개는 않겠습니다만.

 

하종대
공개 못합니까?

 

정동영
그런데 어쨌든 계파주의의 심각성에 대해서 다들 공감.

 

하종대
그 다음에 두 번째는 문희상 비대위원장을 뽑는 데 왜 또 1시간 이상 걸렸어요?

 

정동영
그래서 그 얘기가 길었고요. 그 다음에 문희상 비대위가 관리형이 아니라 정말 혁신 과제를 수행해야 한다는데. 그런데 어떤 혁신과제냐, 계파를 어떻게 혁신할 거냐와 함께 혁신형에 있어서 이른바 당원 주권론이 제기된 겁니다.

 

그러니까 이해찬 전 대표 같은 경우는 "전 세계에 전 당원이 대표를 뽑는 나라가 어디 있느냐." 이런 반론의 소지가 있습니다만, 이런 얘기와 함께 아무튼 지도부를 어떻게 뽑느냐에 문재인 의원과 이해찬 의원이 이걸 혁신해야 된다. 그러니까 다음 전당대회의 룰을 바꾸자는 그런 얘기를 한 것 같아요.

 

거기에 저는 반론을 제기했죠. 아니, 새누리당은 다음 번 국회의원 공천 다 정해져 있다, 방식이. 다음 번 전당대회 룰이 다 정해져 있다. 그런데 우리 당은 유독 전당대회가 다가오면 그걸 우물쭈물 주물럭거려서 또 바꾼다. 바꾸고 바꾸고 바꾸고. 이래서 안정성도 떨어질 뿐더러 그때 당의 실제권을 장악한 사람들에 의해서 이게 왔다 갔다 한다, 이거죠.

 

그래서 당헌 당규는 큰 틀에서 바뀌면 안 되고 중요한 것은 '당원주권'이다. 이 당의 주인공이 비대위원장이냐, 국회의원이 주인이냐, 당원이다, 당원. 나라의 주인이 국민, 당의 주인이 당원. 그래서 2010년 전당대회에서 만장일치로 그때 정동영이 대표 발의를 했습니다. 당헌, 당의 헌법 1조 2항을 신설했어요.

 

뭐냐, '민주당의 당권은 당원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당원으로부터 나온다'라고 당헌에다 이걸 못 박았습니다. 이렇게 해서 당을 혁신했어야 하는데 당시 손학규 대표 지도부가 논의만 하고 실행을 하지 못한 채 끝났어요. 그리고 이 조항은 실종됐습니다.

 

하종대
알겠습니다.

 

정동영
그래서 당을 혁신하려면 주인부터 찾아줘라. 당의 주인이 누구인지. 그래서 어제 발표문에 문희상 비대위원장으로 하기로 하고 계파 청산, 계파 척결 그리고 당의 주인이 당원이다. 이런 바탕 위에서 당의 공천제도를 오픈 프라이머리라든지 이런 식으로 가자. 그러니까 당직은 당원에게 그 다음에 공직 후보는 국민에게, 이게 맞는 거거든요. 공직 후보라는 건 대통령 후보, 국회의원 후보 이런 공직 후보는 국민들이 참여할 수 있게 열어줘야 되는 거지만, 당의 지역위원장, 당 지도부 이런 건 당원들이 뽑아야 당원의 자긍심과 책임권한이 있는 거죠. 당연한 얘기죠.

 

하종대
알겠습니다. 어쨌든 문희상 비대위원장한테 아까 능력과 경험이 있다고 그랬는데 찬성을 하신 거죠, 그 안에서?

 

정동영
네. 저는 그래서 계파주의의 척결만 담보된다면 어떤 분이 해도 좋다. 그리고 저는 문희상 의원이 비대위원장 하는 것을 찬성한다. 다만 계파 척결 그 다음에 당원주권. 이 두 가지를 분명하게 못 박아야 한다라는 전제를 달은 거죠.

 

하종대
알겠습니다. 지금 문희상 비대위원장이 오늘 바로 언론에는 세월호 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권, 기소권을 부여하는 것은 재검토해야 된다. 이렇게 언론보도가 나왔어요. 그러니까 그거에 대해서 어, 아니다. 기자들한테 다시 유가족이 원하는 그런 세월호법을 만들어야 된다는 입장에 변화가 없다, 이렇게 바꿨거든요.

 

정동영
제가 자세히 듣지 못하고 들어왔습니다. 왔는데. 민주당은요 정체성에 있어서 사회, 경제적 약자를 대변합니다. 또 대변해야 합니다. 지금 시기에 있어서 가장 눈물을 많이 흘리고 있는 분들은 세월호 유족입니다. 또 세월호 특별법은 유족을 위한 법이 아닙니다. 5000만 국민이 이런 일을 두 번 다시 당하지 않기 위해서 만드는 법인 거죠.

 

하종대
다른 사람도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그 사람들을 위한 법이기도 하다.

 

정동영
그 분들을 위한 특별법입니다.

 

하종대
그러면 원래 입장을 그대로 고수해야 된다. 그런데 제가 듣기로 민주당의 130명 의원 있지 않습니까? 그중에 90에서 100명 정도는 아무래도 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권, 기소권을 다 주는 건 어렵지 않겠나, 이렇게 생각을 한다면서요.

 

정동영
그게 바로 민주당의 문제입니다. 민주당은.

 

하종대
그게 사실이다 이거죠?

 

정동영
민주당의 130명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의 부하가 아닙니다. 그렇잖아요. 야당은 두 가지 기능이 있어요. 하나는 반대자로서의 기능이고, 역사에서 보면 정당의 발전 역사에서. 아포지션 파티(Opposition party)라는. 또 대안자, 얼터너티브 파티(Alternative party)라는 기능이 있습니다. 그런데 민주당은 대안자에서도 미달이고 반대자에서도 미달입니다. 무조건 반대가 아니라 정권이나 대통령이 잘못 가고 있을 때 분명하게 일어서서 '아니오'라고 얘기할 수 있는 야당성을 얘기하는 겁니다.

 

이 야당성에 있어서 지금 세월호 유족의 요구는 박근혜 대통령이 말했던 겁니다. 5월 달에 박근혜 대통령이 뭐라고 말했습니까? "이 모든 책임은 세월호 참사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모든 책임은 대통령인 저에게 있습니다"라고 분명히 말했습니다.

 

하종대
그렇죠. 5월 19일날 얘기했죠.

 

정동영
"그래서 유족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특별법을 만들겠습니다. 유족의 여한이 남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민주당 의원 130명이 할 일은 뭐냐. '박근혜 대통령께서 약속을 지키십시오'라고 얘기하면 되는 겁니다. 그런데 유족이 유족과 대한변호사협회가 만든 특별법의 수사권, 이게 맞지 않다라고 말한다면 그것은 스스로 민주당이기를 포기한 사람입니다. 그런 의원들은 새누리당으로 당적을 옮기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하종대
그런데 왜 민주당의 130명 의원 중에 오히려 다수가 이게 좀 어렵겠다, 이렇게 봤을까요?

 

정동영
그게 민주당의 오늘의 현주소입니다. 그래서 노선과 가치가 흐물흐물해졌기 때문에 민주당의 당원과 지지자들조차도 등을 돌리는 겁니다.

 

하종대
여러 가지 민주당이 여러 가지로 개혁해야 된다. 특히 계파부터 청산해야 된다.

 

정동영
노선과 가치를 중심으로 민주당을 재구성해야 합니다.

 

하종대
이번에 비대위원장에 문희상 의원이 됐는데 내년 3월까지 정도 대략 하시는 거죠? 그리고 새로 당 대표를 뽑게 되는 건가요?

 

 

정동영
비대위는 자꾸 (기간을) 늘리는 게 능사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가능하면 내년 구정 전에 전당대회를 열어서. 왜냐하면 정기국회까지는 국회 부분이 있기 때문에 그렇지만 아마 내년 구정이 2월일 겁니다. 그러니까 박영선 비대위원장 시절에 1월 말 정도에 전당대회를 개최한다, 이런 암묵적 합의 그런 언급도 있었죠.

 

하종대
그러면 그때 당권에 도전하실 생각이세요?

 

정동영
저는 민주당이 이대로는 안 되기 때문에 민주당을 넘어서야 하는 그런 과제가 있습니다. 이걸 포함해서 깊게 고민하고 있습니다.

 

하종대
하시겠다, 이런 취지로 알아들어도 되겠네요?

 

정동영
지금은 당이 혼란 중이기 때문에 당권 운운하는 것은 적절한, 그러니까 누울 자리 보고 발 뻗어라 하는 말도 있지 않습니까?

 

하종대
알겠습니다. 그런데 새정치민주연합 안에서 그런 어떤 계파 청산 그리고 여러 가지의 과정 절차의 개혁 이런 것도 있지만 인적쇄신 얘기도 많이 나오고 있어요. 지금 너무 원로들이 지금 상임고문하고 원로들이 너무 많아요. 그런 요구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정동영
정당은 노장청의 조화가 맞죠. 그래서 경험과 경륜도 필요하고 소장세력의 패기, 개혁정신도 필요한데. 후배들한테 좀 따끔한 얘기를 하고 싶습니다. 뭐냐 하면요. 저는 초재선 때 젊은 의원 때, 여당 때 청와대에 쓴소리 했습니다. 대통령에게. 대통령에게 듣기 싫은 거스른 소리 아니오라고 했습니다.

 

하종대
김대중 대통령.

 

정동영
김대중 대통령께. 그래서 미움도 받고 그랬습니다. 지금 초재선 의원들, 패기가 없습니다. 왜 그렇게 어느 쪽에 권력이 있느냐를 따라서 해바라기처럼 돕니까?

 

하종대
저는 하나도 미움 받은 기억이 없는데, 뭐 미움 받아서 뭐를 당했어요, 혹시?

 

정동영
여당에서 권력에 대든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

 

하종대
내용은 얘기 안 해 주시는군요.

 

정동영
많이 힘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하종대
알겠습니다. 정동영 상임고문과의 얘기는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