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정동영의 말과 글

선거일 D-30을 맞아 선대위 모든 분들께

 

선거일 D-30을 맞아 선대위 모든 분들께


날씨가 추워졌습니다. 감기 조심하고 계시지요?.

저는 그제는 대구, 어제는 제주를 다녀왔습니다. 제주에서 서울로 오는 비행기 속에서 모처럼 곰곰 생각할 시간을 가졌습니다. 남해바다의 오후 구름이 참 붉더군요.

며칠 전 신문에 ‘팔짱 낀 의원들, 혼자 뛰는 정동영’ 기사가 나왔습니다.
의원들 상당수가 대선 운동에 열정을 보이지 않고, 선대위 실무자들도 몇몇 부서를 제외하고는 잘 돌아가지 않는다는 보도였습니다.

정말 그런가요? 저는 그렇지 않다고 봅니다.  

100% 원활한 것은 아니나 우리 선대위 책임자와 관계자들이 자정이 넘도록 열심히 토론하고, 회의하고, 유권자들과 접촉하는 걸 잘 듣고 있습니다. 영하를 향해 달려가는 추위 속에서 애쓰고 계신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각 사무실의 환기, 난방, 공간 문제와 활동비 등 여러 부분에 어려움이 있다는 소상한 보고도 듣고 있습니다.  


이제 30일 남았습니다. 희망은 분명 있습니다. 우리는 10년 전 12월, 지금보다 더 가슴을 졸였습니다. 사실 97년 그때 패배했다면 아마도 이 글을 읽는 많은 동지들의 오늘은 없었을 것입니다. IMF 외환위기 재협상 얼마나 가슴 졸이던 순간들이었습니까. 그 고개를 굽이굽이 넘으며 승리를 쟁취했을 때 우리가 느낀 건 ‘정의가 이긴다’는 진리였습니다.


아이들의 돌반지, 삼십년 근속 행운의 열쇠까지 모아 금모으기 운동으로 나라를 구하던 그 간절한 염원을 저는 기억합니다. 


그리고 다시 5년 전 우리는 절망과 희망의 극단적 교차 속에서 12월을 보냈습니다. 상대 후보의 대세론, 우리 내부의 분열, 극적인 단일화, 마지막 날 밤과 새벽의 역전과 재역전. 기억이 새롭다 못해 펄펄 끓습니다. 그때 우리는 한 마음이었습니다.


그렇게 5년을 살고 이제 다시 국민의 심판대에 섰습니다. 10년 전 오늘과 비교해보면 국민소득 7천달러에서 2만달러로 올라섰고 선진국의 길목에 서 있습니다. 한 켠에는 국민과의 소통에 실패해 마음을 얻지 못하는 아픔이 있습니다. 


그런 아픔 속에서 올해 들어 여기까지 오면서 얼마나 많은 어려움을 극복했습니까. 한해 전, 한달 전을 생각해 보십시오. 대통합민주신당을 만들면서, 경선을 치르면서 우리는 비관론을 씻어내고 희망을 만들었습니다. 우리 혈관에 흐르는 승리의 유전자는 위대합니다.


민주당과의 통합협상, 개혁세력의 후보 단일화 노력, 우리는 분명 통합과 단결을 향해 착실히 나아가고 있습니다. 투표일에 대비해 아주 중요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한나라당을 보십시오. 거짓말과 위선으로 점철된 부패경제 후보가 결국은 차떼기 부패정치 후보를 불러냈습니다. 잘 나가다가 막판 분열에 처한 한나라당은 패배의 유전자를 갖고 있음이 분명합니다. 야권의 최근 변화를 보며 역사의 섭리에 놀라울 따름입니다.  

   

다소 어려운 단어지만 제가 항상 마음에 되새기는 명언이 있습니다. 구동존이(求同存異)와 공창명천(共創明天)의 철학입니다. 서로가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고, 다름보다 같음을 찾으면 (구동존이) 분명 우리의 밝은 미래를 만들어나갈 수 있습니다 (공창명천).


우리 안이나 밖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구동존이, 공창명천, 향후 우리의 필승 전략이자 우리 내부를 통합해내는 요체로서 다시 한번 강조해 말씀드립니다. 
 
여기서 한 가지 간절한 바람을 말씀드리겠습니다. 

12월 23일쯤 승리의 감격 속에서 성대한 선대위 해단 행사를 가집시다. 거기서 다함께 모여 한 사람 한 사람 서로의 이름을 불러주며 그간의 수고를 위로합시다. 아무리 시간이 많이 걸리더라도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하겠습니다.


선대위 동지 여러분

한번 해봅시다. 우리 체온, 36.5도로 꽁꽁 얼어붙은 현상을 돌파합시다. 벽이 있으면 그 벽에 문을 만들어냅시다. 우리들의 아름다운 미래와 8천만 한겨레의 가족행복, 질 좋은 성장을 주도합시다. 남은 30일간 후회없이 여한없이 행복하게 뛰어봅시다. 저부터 더 뛰겠습니다.  

여러분을 진심으로 믿고, 여러분을 한없이 사랑합니다.


 
11월 19일 새로 시작하는 자정에

여러분의 정동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