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의 History

우리는 신자유주의의 망령에서 벗어나야 한다.

 

 

큰 정부냐, 작은 정부냐는 아주 오래된 논쟁이다.

 

10년 전 제가 대통령 후보로 출마했을 때 이명박 전 대통령은 경제를 살리자며 공공부문 축소와 공기업 민영화를 통해 작은 정부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결과는 어땠는가?

현실은 무리한 공공부문 축소와 공기업 민영화 과정에서 발생한 사회갈등과 실업, 비정규직 채용 확대는 양극단의 정치 환경과 국민들의 경제적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등 극심한 부작용을 낳았다.

 

김대중 대통령의 IT코리아 비전을 총괄하여 초고속인터넷의 보급과 수많은 IT기업 육성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 정보통신부는 비대해진 정부를 혁신한다는 이유로 희생양이 되었으며, 시장의 자율성과 효율을 내세운 국가경영은 정부의 공공성을 심각하게 훼손했다.

 

위기에 처한 한국경제를 살릴 해법은 공공부문 축소가 아니다. 공공부문 축소가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의 생존을 보장하는 것도 아니다.

 

우리 민주평화당이 자영업자들을 찾아가서 공공부문을 축소해서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을 살리겠다고 하면 백이면 백 ‘그게 나와 무슨 상관이 있냐’며 비웃을 것이다. 특히 지방 소도시의 자영업자들은 공공기관과 공기업의 존재로 먹고사는 자영업자들이 훨씬 많다.

 

그런데 공공부문 축소의 여파로 공공기관과 공기업이 통폐합과 구조조정을 단행하면 하루 아침에 직장을 잃은 노동자들은 다시 자영업에 내몰리고, 자영업자 간의 경쟁이 심화되는 악순환이 이어질 것이다.

 

보다 근본적인 해법은 자영업자들이 맘 편히 장사할 수 있도록 임대료 부담을 덜어주고, 정당한 사유 없이 계약해지를 못하도록 세입자의 권리를 보호하고, 간이과세 기준 완화 등을 통해서 그들의 세금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민주평화당 강령에 명시된 경제민주화를 실천하는 길이고, 민주평화당을 살리는 길이다.

 

국민들은 촛불시민혁명에서 지난 10년간 보수정권이 저지른 정경유착과 재벌 중심 경제구조, 정부의 공공성을 훼손하고, 사회적 양극화를 초래한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에 준엄한 심판을 내렸다.

 

나의 삶을 개선하라는 광장의 외침은 대기업 중심의 경제구조를 중소기업 중심으로 바꾸고, 자영업자들에게는 맘 편히 장사할 수 있는 환경을, 극심한 취업난에 저임금 비정규직 일자리와 월세방을 전전하는 청년들에게는 양질의 일자리를 선물해달라는 절박한 부르짖음이었다.

 

이러한 사회경제적 약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경제민주화를 이룩해내는 것이 시대의 소명이고, 민주평화당이 해야 할 일이다.

 

이것은 단지 작은 정부를 만든다고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시장만능주의의 사로잡혀 국가경쟁력을 퇴보시킨 지난 보수정권 10년의 실패를 잊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신자유주의의 망령에서 벗어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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