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석훈, 정동영 공개지지 "文 지지않는 이유는…"
[전문]개인 블로그 통해… 안철수 지지 않는 이유도 밝혀
머니투데이 박광범기자 입력 : 2012.06.17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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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민주통합당 상임고문 지지를 공개선언한 우석훈 성공회대 교수 |
우석훈 성공회대 교수가 정동영 민주통합당 상임고문 지지를 공개 선언했다.
우 교수는 지난 16일 저녁 자신의 블로그인 '임시연습장'에 '정동영 지지를 결심하며'라는 글을 남기고 "당장의 문제, 한미 FTA의 경우로 더 좁혀서 보면, 그나마 이게 하나의 노선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은 정동영에게 밖에는 잘 찾아보기 힘들다"며 정 고문 지지를 선언했다.
우 교수는 "지금 정동영을 지지한다는 것은, 면도날 위에 펼쳐진 날카롭고도 좁은 길을 간다는 것과 마찬가지"라면서도 "그러나 돌이켜 생각해보면, 내가 가졌던 정책의 노선이라는 것은, 언제나 마이너의 마이너, 좁은 궤적을 따라왔었고 늘 소수였고, 지금도 소수"라며 정 고문을 지지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우 교수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원장을 지지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그(안 원장)가 우리에게 한 얘기가 없다. 이미지만 가지고 누군가를 지지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뭘 하겠다고 한 얘기가 없는데, 가능성만 가지고 지지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우 교수는 또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을 지지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그가 뭔가 바꾸겠다고는 한 것 같은데, 뭘 바꾸겠다고 한 건지, 아직 얘기한 게 없다"며 "어쩌면 내가 이해하지 못한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아직도 문재인의 노선이 뭔지는 잘 모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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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석훈 성공회대 교수 트위터 |
다음은 우 교수가 블로그에 올린 전문.
정동영 지지를 결심하며
지난 몇 주 동안, 참 이것저것 생각을 많이 했다.
지난 대선, 난 정동영에게 투표하지 않았다. 인터뷰어 지승호와 대선 날 오전까지 청송에 있었고, 저녁 늦게 투표를 했다.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면서, 권영길에게 투표했다. 같이 투표장에 갔던 아내는 사회당에 투표하겠다고 했었다.
이번 대선이 중요하고, 꼭 이겨야 한다는 데에는 나도 동의한다. 그리고 그 과정이 어떤 방식으로든 경선의 형태가 될 거라고 생각하고, 다음 정권은 박근혜가 이기는 경우를 제외한다면, 연정의 형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쨌든 야당에서는 누구도 자신의 힘만으로 온전하게 새누리당을 이길 수 있는 사람은 없을 테니 말이다.
연정이라면 여러 노선들 사이의 조정이 될 것이고, 그 가운데에서 일종의 절충점에서 타협이 이루어지게 된다.
멀리 보면 지난 해에 있었던 한진 중공업 사태와 희망버스 그리고 지금 당면한 한미 fta의 문제, 이런 것들에 대해서 우리가 ‘시민’이라고 부르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일련의 노선에 대한 컨센서스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누구도 이 전체의 흐름을 주도한 것은 아니고, 기획된 노선도 아니지만, 어쨌든 일련의 흐름이 생겨났다고 생각한다.
이 노선이 대선에서 누군가에게 의해서 대변되어야 할 것 같다.
당장의 문제, 한미 fta의 경우로 더 좁혀서 보면, 그나마 이게 하나의 노선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은 정동영에게 밖에는 잘 찾아보기 힘들다.
지금 정동영을 지지한다는 것은, 면도날 위에 펼쳐진 날카롭고도 좁은 길을 간다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돌이켜 생각해보면, 내가 가졌던 정책의 노선이라는 것은, 언제나 마이너의 마이너, 좁은 궤적을 따라왔었다. 늘 소수였고, 지금도 소수이다.
정치적으로 정말 소수파에 섰던 것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노회찬이 서울 시장 후보로 나섰을 때였다, 그 때 후원회장을 맡았었다. 2%... 그보다 지금 더 소수파는 아닌 듯 싶다.
한미 fta를 중심으로 고민하면서, 마지막까지 고민했던 것은, 독자후보 노선을 지지할 것인가, 아니면 정동영을 지지할 것인가, 그 문제였다.
어차피 민주당에서 한미 fta 문제와, 넓게 보면 ‘동시다발적 fta’라는 통상 방향에 대해서 눈 감고 간다면, 길게 생각하면서 좀 더 선명한 독자후보를 지지하고, 마지막까지 단일화하지 않는 그 길이 마지막까지 고민했던 길이다.
마지막으로 결심을 하기 전에, 아내한테 물어봤다. 아내는, 독자후보 나오면 독자후보에게 투표하겠다고 한다.
내가 선택한 것은, 한미 fta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는 독자후보를 지지할 것인가, 아니면 정동영을 지지할 것인가, 두 가지 중의 선택이었다.
오늘 오후에 노을을 보면서, 선택을 했다.
정동영의 노선을 지지하는 것으로…
결국 오늘 선택한 것은, 정상적으로 절차가 진행되어 야권에서 단일 후보가 선출된다면, 궁극적으로 그 사람을 지지하겠다는 것이다.
진보신당의 많은 동지들에게는 정말 미안하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독자후보를 별도로 지지하지는 못할 것이다. 그게 내가 내린 선택이다.
그러나 한국 경제가 어떻게 가야하는지, 우리가 만들어야 하는 경제가 어떤 것인지, 그 얘기들이 대선 과정에서 논의되었으면 하는 희망이 있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노선이 필요한 것이다.
안철수를 지지하지 못하는 것은, 그가 우리에게 한 얘기가 없다. 이미지만 가지고 누군가를 지지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
뭘 하겠다고 한 얘기가 없는데, 가능성만 가지고 지지할 수는 없다.
지금 문재인을 지지할 수 없는 건.
그가 뭔가 바꾸겠다고는 한 것 같은데, 뭘 바꾸겠다고 한 건지, 아직 얘기한 게 없다. 어쩌면 내가 이해하지 못한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아직도 문재인의 노선이 뭔지는 잘 모르겠다.
마지막 대선날 투표장에서, 결국 나는 최선이 아닌 차악을 선택하게 될지도 모른다. 뭔가 만들어보고 싶은 세상을 위해서가 아니라, 명박과 지냈던 지난 5년이 너무너무 싫어서 선택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금 차악을 선택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면도날 위 같이 좁고 가늘고 위험한 길을 걸어가는 것과 같은, 정동영을 지지하는 선택을 했다.
누군가를 너무 증오해서 선택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은, 우리가 만들고 싶은 세상, 우리가 다음 세대에게 물려주고 싶은 경제, 그렇게 만들고 싶은 세상에 대한 사랑에 의해서 선택을 해도 좋을 듯싶다.
나는 시민경제라는 노선을 지지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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