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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y's team/Today's DY Issue

정동영 "재벌개혁, 삼성 언급 않는 건 거짓"

정동영 "재벌개혁, 삼성 언급 않는 건 거짓"

'삼성공화국' 방치한 채 경제민주화 무의미‥핵심은 '노동'

박진철 시민기자

이상호 X파일·안철수 생각·우석훈 FTA..'같은 과녁'


 
"경제민주화를 얘기하면서 삼성을 얘기하지 않는 건 거짓입니다. 그건 믿어선 안됩니다. 그러니까 지금 여야 후보를 검증하는 방법 중에 경제민주화를 얘기한다면 삼성을 얘기해야 합니다. 이게 정직한 현실입니다."

경제민주화와 재벌개혁이 대선 화두로 급부상한 가운데, 정동영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지난 24일 이상호 MBC 기자의 <발뉴스> 개소식에 참석해 무소불위의 '삼성' 문제를 강하게 거론해 눈길을 끌고 있다. 
 
삼성 문제란 그룹 총수인 이건희 회장을 중심으로 막강한 정보력과 로비력을 이용해 국가권력과 정책결정 과정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거나 친재벌 정책을 주도하면서, '대한민국은 삼성공화국'이라는 자조 섞인 비판이 공공연하게 회자되고 있는 상황을 말한다. 대부분의 언론도 삼성과 이건희 회장 문제와 관련해선 눈치를 보며 비판 기사 쓰기를 두려워한다는 건 더 이상 비밀도 아니다.
 
이 때문에 신자유주의 양극화 체제에서 독점적으로 부(富)를 축적한 재벌 대기업이 막강해진 시장권력의 힘으로 정치권력과 언론을 좌지우지하면서 민주주의 자체가 위협받고 있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재벌 문제를 연구해 온 전문가들은 "국민의 선택을 받지 않은 재벌 총수가 대통령보다 더 위에서 절대권력을 행사하고 있다"며 "삼성과 이건희 문제를 얘기하지 않고서 재벌개혁 하겠다는 건 하나 마나 한 소리"라고 혹평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정치인과 대선주자들조차 삼성 문제를 꺼내는 걸 사실상 금기시하고 있다. 삼성과 이건희를 말한다는 게 '대단한 용기'가 필요한 사회가 돼버린 것이다. 정치권 스스로가 시장권력에 눈치보고 굴복하는 '반쪽짜리 대통령'으로 전락시키고 있는 셈이다.
 
정 상임고문이 삼성 문제를 강하게 거론한 건, 이런 '불편한 진실'을 공론화하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그는 평소에도 "재벌개혁 없이는 어떤 정권도 성공할 수 없다"고 말할 정도로 대표적인 재벌개혁론자다.
 
이날 정 상임고문은 또 "경제민주화의 핵심은 노동에 있다"며 "노동민주화는 헌법이 분명히 보장하고 있지만, 오늘날 그 균형은 아주 심각하게 무너져 있다"고 쓴소리를 했다. 경제민주화는 단순히 재벌개혁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노동권 보장·강화가 함께 이뤄져야 비로소 완성된다는 지론을 다시 한번 강조한 것이다.
 
정 상임고문은 "요 며칠 사이에 <이상호 기자 X파일>, <안철수의 생각>, 우석훈의 <FTA 한 스푼>이라는 책 3권을 읽었다"며 짤막한 촌평을 하기도 했다.
 
그는 "이 책들은 관심의 지점이 같은 과녁을  향하고 있다"며 "낡은 것은 죽었는데 새 것은 아직 오지 않은 현실, 구체제는 이미 사망선고를 받았지만 아직 새 것에 대한 대망. 이것이 세 저자의 관심을 관통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동영, 이상호 기자 <발뉴스> 개소식 발언
 

 
 
[발언 전문]
 
이상호 MBC 기자
 
우리 정동영 선배는 직업이 최근 들어서 정치인이 아니라 '양보인'이 됐어요. 지금도 우리 김문수 지사를 위해서 순서를 양보하시겠다고 하는데, 사실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이번에도 정권교체를 위해서 자신의 순서를 양보하신 분입니다. '발뉴스'에서는 양보를 허용하지 않겠습니다. 우리 정동영 고문님 모시고 경제민주화를 위해서 좀 선을 그어달라. 명쾌하게 한번 말씀 또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정동영 민주통합당 상임고문
 
요 며칠 사이에 제가 머리맡에 책 3권을 두고 읽었습니다. <이상호 기자 X파일>, <안철수의 생각>, 우석훈의 <FTA 한 스푼>이라는…. 그 책 3권을 읽으면서 묘하게 '같다' 하는 느낌이 들었어요. 뭔가 관심의 지점이 같은 과녁을  향하고 있는 거에요. 그게 뭘까. 그냥 인상으로(말하면). 낡은 것은 죽었는데 새 것은 아직 오지 않은 현실, 구체제는 이미 사망선고를 받았지만 아직 새 것에 대한 대망. 이것이 이 세 저자의 관심을 관통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을 했습니다.
 
경제민주화를 얘기하면서 삼성을 얘기하지 않는 건 거짓입니다. 그건 믿어선 안됩니다. 그러니까 지금 여야 후보를 검증하는 방법 중에 경제민주화를 얘기한다면 삼성을 얘기해야 합니다. 이게 정직한 현실입니다. 그리고 저는 경제민주화의 핵심은 '노동'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노동민주화. 헌법이 분명히 보장하고 있지만, 오늘 그 균형은 아주 심각하게 무너져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