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통령 취임 1주년, 통일 대박으로 갈 절호의 기회"
2014.02.06 YTN 라디오 "뉴스! 정면승부" 인터뷰 전문
"박대통령 취임 1주년, 통일 대박으로 갈 절호의 기회"
"지방선거 출마, 나의 길 아냐"
앵커:
남북이 오는 20일부터 5박 6일 간 금강산에서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갖기로 해서 그 준비작업이 분주하게 진행되고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의 ‘통일은 대박’이라는 발언이 나온 이후에 국정 운영의 무게중심이 북으로 다소 쏠리는 분위기입니다. 북한에게 DMZ 세계평화공원 건설 추진을 제의하고 또 유라시아 철도 사업도 탄력이 붙는 것이 아닌가, 이런 이야기들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전 통일부 장관이신 민주당의 정동영 상임고문 전화로 연결해서 현재 남북관계 진단해 보고 향후 과제도 짚어보겠습니다. 정 고문님, 안녕하세요.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하 정동영):
네, 안녕하십니까?
앵커:
일단 현재 상황에서 보면 이산가족 상봉 준비로 분주한 분위기인데, 이런 가운데 북한이 남한 측에 한미 군사 훈련 중지를 또 촉구하고 합의 이행을 재고할 수도 있다, 이런 이야기를 하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혹시 또 이게 깨지는 것이 아닌가, 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데, 고문님께선 어떻게 보세요?
정동영:
우선 제 느낌으로는 쉽게 깨질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이산가족 상봉이 이루어질 때까지 아마 옥신각신, 계속 할 것 같아요. 지난 추석 때도 사실은 같은 수순을 밟다가 결국 무산되었는데 그 흐름은 비슷한데 이번에는 파기까지 가지는 않을 것 아닌가, 이런 예상을 해 봅니다. 그런데 문제는 바로 여기서 정부의 능력이 보여줘야 하는 겁니다. 정부는 결국 북이 이러저러한 변덕을 부리고 한다 하더라도 여기에 대해서 적절하게 대처하면서 성과를 만들어 내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거든요? 이산가족 상봉, 이게 뭐 역사상 처음도 아니고 이미 18번이나 했습니다. 그리고 박근혜 정부 들어서 벌써 2년차잖아요? 그러면 이 정도 되었으면 이제 이산가족 상봉이라는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것은 박근혜 정부의 유능, 무능을 가늠하는 잣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얼마든지 정부가 적절하게, 유연하게 상황을 관리해서 이산가족 상봉을 이루어낼 수 있다, 저는 그렇게 기대를 합니다.
앵커:
이달 말에 한미 군사 연습이 있지 않습니까? 키 리졸브도 있고 독수리 훈련도 예고되고 있는데 북한이 또 왜 이산가족 상봉 날짜를 잡을 때는 별 이야기가 없다가 훈련 중단을 요구하고, 여기에다가 김정은 국방위원장에 대한 남한 언론 보도죠? 애육원 방문 등을 비난했다, 라고 거론했는데, 이런 것들이 정말 북한이 불편해하는 것들인가요?
정동영:
아마 이거를 북한의 카드로 보면 될 겁니다. 북쪽에서 이산가족 상봉을 받아들일 때는 나름대로 전략적 검토가 있었을 것 아니겠습니까? 북의 입장에서는 년초부터 신년사에서도 그랬고 구체적 제안으로 남북 상호 간의 비방 중상을 중단하자, 그리고 군사적인 적대 행위를 중단하자, 그랬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비방 중상이라는 것은 자신들이 얘기하는 최고 존엄,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흠집 내기를 하지 말라, 이런 것이고 군사적 적대 행위라는 것은 한미 합동 군사훈련을 축소하거나 연기하라는 메시지인 거죠. 그러니까 여기에 관한 입장을 제가 아까 계속 옥신각신할 거다, 라고 말씀드렸는데 이산가족 상봉에 이르기까지 계속 자신들의 이 같은 입장을 계속 선전하는 그런 과정으로 삼을 걸로 보입니다.
앵커:
그러니까 남북관계를 주도하는 북한이 갖고 있는 카드로써 이용하는 속내다, 이런 설명으로 봐야 되겠습니까?
정동영:
그렇죠. 그러니까 남은 이산가족 상봉이 절실하지만 북은 그렇게 절실한 건 아니거든요. 남은 또 이산가족 상봉과 군사훈련이 별개다, 이렇게 보지만 북은 별개가 아니다, 이렇게 보는 거지요. 그렇기 때문에 북이 이게 묶여있다, 즉 화해와 적대는 병행할 수 없는 거다, 이런 입장이죠. 그러니까 이산가족 상봉은 화해를 상징하는 거고 군사훈련은 적대를 상징하는 건데, 어떻게 화해하자고 하면서 적대를 강화하는 거냐, 이런 논리란 말이죠. 남쪽에서는 이거는 별개의 문제다, 이산가족 상봉이고 상봉이고 군사훈련은 군사훈련이다, 이런 것이죠. 남북의 입장 차이가 큰데, 북은 바로 화해로 가려면 그런 적대 행위를 중단하고 축소하라, 그런 메시지를 계속 반복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지금 저희가 인터뷰하는 도중에 보니까 통일부의 김의도 대변인이 바로 이 문제에 관련해서 북한 국방위의 성명과 관련해서 입장 발표하는 내용을 보니까, 저희 YTN TV을 통해서 속보 나오는 것 보니까 연례적인 행사다, 그리고 북한을 비방하거나 중상 모략한 적이 없다, 라고 이렇게 지금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이러한 우리 통일부 대변인의 이런 성명은 북한 측에 어떤 반응을 가져올 수 있을까요?
정동영:
통일부로서는 마땅히 입장을 그렇게 내야 되겠죠. 북에 대해서도 우리가 할 말은 해야 합니다. 우리 쪽에서는 민간 언론의 보도를 통제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북한의 체제와 남한의 체제가 다르기 때문에, 남쪽의 언론 보도에서 김정은 위원장에 대해서 좀 말하자면 좋지 않은 그런 보도가 되었다는 것을 남쪽 정부에다가, 정책에다가 책임을 묻는 것은 남쪽 체제, 시스템과 다른 거거든요. 그러니까 북한도 남쪽의 그런 체제의 특수성을 인정해야 하는 것이죠. 그런 측면이 있는 반면에, 그러나 예컨대 반북 단체들이 삐라를 살포하는 문제라든지 이런 것에 대해서는 정부가 막을 수 있는 거거든요. 그런데 이 삐라는 주로 북쪽의 지도자를, 김정은 위원장을 비판하고 비난을 하는 건데 사실은 박근혜 정부 초기에는 정부가 이것을 막았어요. 경찰이 강력히 막고 그랬는데 중간에 은근슬쩍 방치가 된 거거든요. 그러니까 이런 것들을 정부가 이산가족 상봉하고 화해를 하겠다고 한다면, 대화를 하겠다고 한다면 초기의 자세처럼 삐라를 단속한다든지, 이런 성의를 보이는 게 저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고문님께서는 일단 옥신각신 하더라도 이산가족 상봉이 이루어질 수 있는 가능성이 좀 더 높다, 라는 쪽으로 설명을 해 주신 것으로 저는 이해를 했는데.
정동영:
그런데 거기에 전제가 있죠. 정부가 능력을 보이라는 거죠. 이산가족 상봉, 과거에도 18번이나 했던 건데 정부가 이산가족 상봉 한 번 끌어내지 못한다면 그것은 유능한 정부라고 할 수 없는 것이고, 그리고 이산가족 상봉, 굉장히 상징성이 높습니다만 1회적인 행사로 끝나서는 안 되죠. 정례적으로 제도화 되어서 계속 해야 되는 사업이죠.
앵커:
북한은 이산가족 상봉과 관련해서 금강산 관광을 함께 하자, 이렇게 연계하는 입장을 밝혀오지 않았습니까? 이산가족 상봉이 이루어지면 금강산 관광의 재개, 이것은 가능합니까?
정동영:
북은 그동안은 이걸 연계해 왔어요. 이산가족 상봉과 금강산 관광을 동시에 논의해야 한다, 이렇게 하다가 일단 이게 잠정적으로 분리되었거든요. 우선은 이산가족 상봉 문제를 지금 합의를 했는데, 하지만 이산가족 상봉이 어디에서 이루어집니까? 금강산에서 이루어지잖아요. 그리고 금강산에는 우리 국민의 세금 550억 원을 들여서 지은, 6년 전에 지은 면회소 건물이 비어 있거든요. 그것을 언제까지나 비워둘 수는 없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저 같으면 이런 것이 가능할 것 같아요. 말하자면 이산가족에 대한 금강산 시범 관광 같은 것은 해 볼 수 있지 않겠는가, 하는 것이죠. 1998년도에 처음 금강산 관광선, 배로 출발할 때 그 때 이산가족들, 이북에 고향을 둔 분들에게 허용해서 첫 배가 갔거든요. 그런 것처럼 이산가족들에 대해서 시범관광을 실시하는 것, 이렇게 단계적으로 접근할 수도 있는 거죠.
앵커:
단계적으로 접근할 수도 있다.
정동영:
문제는 그러니까 어떻게든지 남북관계를 정상화 하겠다, 하는 그런 정부의 의지에 달려 있는 거다, 이렇게 봅니다.
앵커:
오늘 통일부가 업무 보고를 했는데요. 그런 의지의 하나라고 볼 수도 있지 않을까, 라고 생각이 드는데 DMZ 비무장지대에 세계평화공원 건설, 이런 것도 북한에 정식 제안하겠다, 밝혔는데 이런 것이 효과가 있을까요? 또 건설이 가능할지, 어떻게 보세요?
정동영:
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DMZ가 평화공원이 된다는데, 그런데 우리가 상식적으로 쉬운 것부터 하는 것이 순리지요. 이것은 또 박정희 대통령 시절에 이런 일화가 있어요. 7.4 공동성명을 할 때 북쪽의 박성철 부수상이 내려왔는데 청와대에서 이렇게 말했어요. 북쪽에서 “통일문제를 협의합시다.” 이렇게 얘기하니까 박정희 대통령이 한 말이 “산수해 보셨죠? 쉬운 문제부터 풀지 않습니까, 산수는?” 이렇게 응답을 했단 말이죠. 마찬가지로 세계평화공원을 DMZ 안에 설치하는 건 좋은 일이지만 쉬운 일, 쉬운 일은 어떤 겁니까? 이산가족 상봉,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 확대 추진, 이런 거지 않습니까? 이런 것을 계속 해 가면서 세계평화공원 얘기를 하면 그것이 또 탄력을 받을 수 있겠죠.
앵커:
쉬운 것부터, 단계적으로, 그러면 이건 어떻습니까? 유라시아 철도 연결사업과 관련해서 지난 달 28일 새누리당 의원 20여 명이 참가해서 관련 추진위원회가 발족되었거든요. 이건 쉬운 겁니까, 어려운 겁니까, 또 실현 가능성은 어떻다고 보세요?
정동영:
이것도 얼마나 좋은 일입니까? 제가 활동하고 있는 게 요즘 사단법인 대륙으로 가는 길 연구소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만, 같은 뜻이죠. 유라시아 철도 구상이라는 것이, 그런데 이 유라시아 철도가 북한을 거치지 않고는 갈 수가 없지 않습니까? 배로 건너가서 가는 것은 의미가 없지요, 중국이나 러시아로 가는 거는. 그러니까 평양을 거쳐 가야 하는데 이미 7년 전에 2007년 10월 4일 정상회담, 노무현 대통령과 당시 김정일 위원장 간의 정상회담 합의에 있어요. 그러니까 그 다음 해에 열리던 2008년 8월 8일 북경 올림픽에 남과 북의 공동 응원단을 서울역에서 태워서 평양역을 거쳐서 북경역까지 가자, 갔다가 다시 돌아오자, 이런 합의를 정상 간에 합의한 게 있거든요. 그러면 쉬운 건 어떤 거에요? 이 합의부터 살려내는 게 훨씬 쉽죠. 그러고 나면 한 번 그렇게 시범으로 평양을 거쳐 압록강 거쳐 중국을 가든 러시아를 가든 다녀오게 되면, 그 다음에 유라시아 철도 구상, 이런 것들이 탄력을 받을 수 있는 거죠.
앵커:
과거에 다 한번 씩 있었던 것들이 지금 다시 추진하는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정동영:
다시 여기서 한마디만 덧붙이면 크게 봐서요. 남북관계 역사에서 6.25 이후에 2000년까지 근 50년 적대하다가 2000년 6월 15일에 무슨 사건이 있었습니까? 남과 북의 정상이 서로 악수를 했잖아요. 서로 등을 돌렸던 걸 마주봤단 말이죠. 그래서 적대가 화해의 시대로 바뀌었어요. 그래서 적어도 민주정부 10년 동안 우리 국민들은 발 뻗고 잤습니다. 특히 군대에 아들 보낸 부모들은 다 발 뻗고 잤습니다. 그런데 2008년부터 만 6년, 다시 적대로 돌아 섰습니다. 지난 6년 동안 얼마나 많이 고통 받고 불안했습니까? 이제 지난 6년 동안 남북 무관계시대거든요? 남북 적대시대가 6년 되었는데, 이것을 적대시대를, 대결시대를 대화시대로 바꾸겠느냐, 획기적으로 전환하겠느냐, 하는 것은 전적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철학에 달려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의지에 달려있어서 저는 이 대결 국면을 대화로 큰 국면, 남북관계의 큰 틀을 바꿀 절호의 기회가 이번 취임 1주년이다, 2014년 2월 25일을 기해서 마침 이산가족 상봉도 추진되니까, 이산가족 상봉을 성공적으로 하면서 이것을 정례화, 제도화해서 이산가족의 고통도 풀어주면서, 그리고 쉬운 문제부터, 남북 간에 할 사업은 널려 있거든요. 그렇게 해서 교류와 협력을 증대해 가는 것, 이것이 결국 박 대통령이 얘기한 ‘통일이 대박’인 상태로 가는 첫걸음이 된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앵커:
고문님께서 바로 통일은 대박이다, 와는 관계는 직접적은 아니지만 '10년 후 통일'이라는 책도 내시지 않았습니까? 지난 1월 강원도 고성에 이어서 최근에도 이 주제와 관련한 토론회를 가졌죠?
정동영:
예. 내일 경상남도 거창에 가서 '10년 후 통일' 이야기마당을 갖는데요. 핵심 메시지는 10년 후 통일 구상이 바로 통일 대박이다, 하는 얘기죠. 그 말씀은 뭐냐면 평화적, 단계적, 점진적으로 10년쯤을 내다보고 개성공단을 확대하는 것, 그래서 경제 공동체로 가는 것, 그리고 2005년 9.19 베이징 공동성명에서 합의한 북한 핵 포기를 관철함으로써 한반도에 비핵화를 달성하는 것, 이것이 한반도에 평화 공동체를 만드는 일이다, 10년이면 충분하다, 중국 본토와 대만을 보니까 5~6년 전만 해도 으르렁거리고 아주 적대적이었는데, 한 5년 오니까 지금 양 관계는 사실상의 통일 상태에 접어들었어요. 작년에 중국, 대만은 지금 아무 고통이 없어요. 한 700만 명 오고 가죠, 영주권도 주죠, 그 정도만 남북관계를 만들면 사실상의 통일 상태는 10년쯤이면 가능하고 그것이 바로 통일이 대박인 상태다, 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
앵커:
그런 생각을 담은 책이 '10년 후 통일'이라는 책 제목이겠네요?
정동영:
예. 책 선전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하.
앵커:
시간이 많지 않아서 정치 현안 한 두 개만 더 여쭤보고 마무리하겠습니다. 민주당에서 호남 민심이 예전같지 않다, 이런 보도들이 굉장히 많은데 고문님께서 동의하십니까?
정동영:
호남은 민주당의 모태죠. 그리고 민주당에 대한 애정이 깊기 때문에 또 미움과 서운함도 깊습니다. 그래서 채찍을 든 것이었는데, 요즘은 민주당이 열심히 하려고 하기 때문에 여론조사 같은 걸 보면 많이 돌아왔다고 그렇게 듣고 있습니다.
앵커:
여론조사 때문에 그런가요? 고문님이 민주당 쪽에서 대표적으로 차출되어서 나오셔서 출마를 해야 민주당이 좀 유리하지 않냐, 이런 이야기들도 많은데요. 가능합니까?
정동영:
언론에서 봤습니다만 저의 길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6.4 지방선거의 주축은 호남선이 아니고 경부선입니다. 그러니까 서울시장 선거에서 어떻게 되느냐, 부산시장 선거를 뚫어내느냐는 거죠. 그래서 저는 박원순 서울시장을 지키고, 그리고 부산시장을, 특히 부산 출신 지도자가 있지 않습니까? 문재인 후보가 있고 또 안철수 의원이 있고, 그래서 두 분이 다 부산이 고향인데 손잡고 노력하면 부산시장이 뚫린다, 그러면 수도권에서 이기고, 특히 서울에서 이기고 부산에서 부산시장을 이기게 되면 확실하게 박근혜 정부 1년 반에 대한 심판이 되고, 국정운영의 방향을 독선, 불통으로부터 180도 전환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이런 기대를 합니다.
앵커:
네,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정동영:
예, 감사합니다.
앵커:
지금까지 전 통일부 장관인 민주당의 정동영 상임고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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