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612 광주mbc ‘황동현의 시선집중’ 인터뷰]
황동현 : 북미 정상회담 이제 정말 두 시간도 남지 않았는데요. 지금 전 세계가 싱가포르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북한과 미국. 이 양국이 합의문에 비핵화와 관련해서 어떤 수준의 내용을 담을지 이런 것들도 궁금한데요. 민주평화당 정동영 의원 전화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의원님.
정동영 : 네, 안녕하세요.
황동현 : 정말 우여곡절 끝에 열리는 북미 정상회담. 의원님께서도 통일부 장관도 역임하셨고 통일과 관련한 남북문제에 대해서 많은 활동을 하셨는데 감회가 남다르실 거 같아요. 어떠신가요?
정동영 : 마침내 이런 날이 오는구나 하는 느낌입니다. 70년 걸렸어요. 적과 적의 관계, 이것을 넘어서는 데 70년 걸렸습니다. 동서양의 전쟁사에서도 없는 일이죠. 옛날 펠로폰네소스 전쟁부터 임진왜란, 1차대전까지. 전쟁하더라도 몇 년 뒤에는 다 뒤처리했습니다. 분단하고 전쟁한 지 70년이 다 되도록 뒤처리를 안 하고 있다가 오늘 이제 그 벽을 넘는 겁니다. 적과 적의 관계를 넘는 거죠. 이것이 핵문제의 해결이고요.
황동현 : 70년 걸려서 지금 두 정상이 만났다는 말씀하셨는데요. 그런 의미에서 적과 적의 관계를 이제 뛰어넘어야 하는 회담이라는 말씀도 하셨는데 좀 더 깊게 이번 북미 정상회담의 의미. 우리 의원님께서는 어떻게 보고 계시는지도 들어볼까요?
정동영 : 북한은 48년 9월 9일 정권 수립 이후 지금까지 한 번도 최강대국 미국으로부터 국가로 승인받은 적이 없습니다. 국가로 인정받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더더구나 적이에요, 적. 적은 죽여서 없애야 할 대상이죠. 그런데 그 대상이 세계 최강대국이거든요. 미국 입장에서는 공식적으로 적은 두 나라였어요. 쿠바하고 북이었는데. 쿠바 문제는 3년 전에 해결됐어요. 이제 마지막 남은 적의 문제, 적과 적의 문제를 넘어서는 것이죠. 그러니까 악의 축, 깡패 국가, 불량 국가 이렇게 불렸던 북한의 지도자와 미국 대통령이 마주앉는 것 자체가 북한을 인정하는 거죠. 그래서 북한이 지난 70년 동안 끊임없이 일관되게 요구해 온 것이 우리를 조건 국가로 대접해 달라는 거였습니다. 동등한 조건, 동등한 자격에서 협상하겠다는 것이었고. 이것을 끊임없이 부정해 온 것이 최강대국 미국이었는데. 이제 동북아 분단의 핵심 분단선 또 핵심 고리였던 남북 분단과 그리고 북미 간의 적대. 이 부분을 오늘 넘는 거죠.
황동현 : 지금 북한이 오랫동안 폐쇄성을 유지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폐쇄성을 접고 국제무대로 나오게 됐는데요. 이렇게 국제무대로 나오게 된 이유라면 어떤 게 있을까요?
정동영 : 그러니까 김정은 위원장의 큰 꿈입니다. 아버지의 꿈보다 아들의 꿈이 큽니다. 아버지의 꿈은 삼시세끼 주민들의 삶을 해결하는 것이었습니다, 먹는 문제. 그런데 아들의 꿈은 먹는 문제를 넘어서서 그러니까 아버지의 꿈이 생존의 문제였다면, 살아남는 것이었다면 굉장히 어려운 조건이었죠.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고립되고 폐쇄된 그런 조건을 통해서 생존. 아들은 생존 플러스알파죠. 그 말을 본인은 이렇게 말했어요. 인민들의 웃음소리가 들리는 행복한 나라를 만들고 싶다. 생존이 아니라 행복이라는 말을 북한 지도자가 입에 담은 것은 굉장히 의미심장하다고 봅니다. 지난 6년 동안 끊임없이 그 길을 모색해 왔고 집권 초부터 바깥으로. 그러니까 지금 북한은 동굴 안에서 마늘과 쑥을 씹으면서 살아온 곰과 같은 존재였어요. 그런데 몇 차례 시도했습니다, 동굴 밖으로. 그런데 그때마다 미국의 정권이 바뀌거나 남쪽의 정권이 바뀌어서 동굴 입구를 발로 막아버렸거든요. 이번에 이제 트럼프니까 성공이 가능하다고 한 말이 키슨트 박사의 말인데. 정말 전통적인 외교방식으로는 불가능한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예요. 트럼프 대통령이 그 바위를 동굴 앞의 바위를 치우고 북한을 국제사회로 끄집어내는 거죠.
황동현 :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트럼프이니까 가능했다고 이야기를 하셨는데. 결국은 전통의 전문가들, 외교 전문가들 입장. 그리고 시각으로 봤을 때는 이런 통큰 두 정상의 만남이 이루어지기는 쉽지 않았을 거 아닙니까?
정동영 :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스타일. 그러니까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저서 거래의 예술이라는 책을 썼죠, 음악을. 책 서문에 그렇게 나옵니다. 자신은 뭔가 거래를 하는 것이 좋다, 그것도 큰 거래일수록 좋다. 나는 거래를 통해서 인생의 재미를 느낀다. 거래는 나에게 하나의 예술이다. 이렇게 말해 왔어요. 그리고 본인이 또 대통령 된 뒤에 늘 이렇게 비교를 했습니다. 내 전임자인 오바마가 해결하지 못했던 일이다, 부시도 못했던 일이다, 클린턴도 해결하지 못했던 것을 나는 할 수 있다. 이렇게 호언장담을 해 온 거죠. 그러니까 트럼프 대통령이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그런 거래에 대한 결심. 그리고 앞에 말씀드렸던 김정은 위원장의 전략적 결단. 그러니까 동굴에서 나와야 되겠다라고 하는 결단과 결심. 김정은의 결단, 트럼프의 결심이 만난 것이죠. 싱가포르에서 오늘 만난 섬 이름이 센토사인데요. 원래는 그 섬의 이름이 죽음의 섬이었다가 이것을 1972년인가요? 이름을 바꿨다고 해요. 평화의 섬으로. 평화와 고요의 섬이라고 바꿨다고 하는데 이게 참 절묘한 것 같습니다. 죽음의 섬에서 평화로 이동하는 그 장소.
황동현 : 지금 현재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거네요? 지금 현재 전쟁 휴전이 정전에서 지금 평화의 시대로 변화되는 이 시점을 또 센토사섬에서 정상회담을 한다는 게 큰 의미를 더 가질 것 같은데요. 어떻습니까? 방금 이야기하신 거래, 큰 거래도 이야기를 하셨는데. 이번 회담의 가장 중요한 의제가 바로 한반도 비핵화, 한반도 평화 아니겠습니까?
정동영 : 네, 그렇죠. 비핵화의 핵심은 핵탄두와 ICBM. 1차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관심을 갖는 것이 그거죠. 왜냐하면 작년 11월 29일 북한이 ICBM 발사 성공을 선언하고 나서 북한이 미국에 피부에 닿은 위험이 됐거든요. 현존하는 현실적인 위협이 됐단 말이죠. 그래서 이제 트럼프 대통령이 이 문제 해결에 팔을 걷어붙일 수밖에 없는 조건이 됐고 그래서 제일 지금 ICBM이 첫 번째 민감한 문제고 그리고 핵탄두가 문제죠. 이 두 가지 문제가 오늘 담판의 결국 키가 되는데요. 저는 김정은 위원장이 이미 평양을 출발할 때 그걸 내놨다고 봅니다. 탄두 몇 개를 미국이 원하는 대로 국외로 반출하는 데 합의한 것이 오늘 정상회담의 마지막 고리를 푸는 그런 것이 아닌가 이렇게 저는 생각합니다.
황동현 : 그런데 의원님 지금 미국에서는 끊임없이 완전하고 불가역적인 다시 말해서 되돌릴 수 없는 핵폐기를 요구하고 있는데 일방적으로 북한이 그런 부분들을 전격적으로 수용할 수 있을까요?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어떻게 보십니까?
정동영 : CVID는 핵과 같은 전문가, 핵 박사죠? 15년 걸린다는 얘기고. 최소한 몇 년이 걸린다는 거죠,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를 완결하기까지는. 그러니까 이것은 기간이 걸리는 거고. 이것을 트럼프 대통령도 인정했어요. 한 번에 다 할 수는 없다. 천천히 해라하는 말까지 했는데. 이게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 문제를 가지고 정치적 효과를 극대화하는 데 관심이 있는 지도자잖아요. 미국 시민들이 관심이 있는 건 미국까지 날아오는 ICBM을 꺼내서 방출했다. 그 이상 더 큰 정치적 승리는 없거든요. 그래서 이 부분을 내준 것이 아마 센토사 정상회담의 핵심이라고 저는 봅니다.
황동현 : 결국은 불가역적인 부분들은 장기적으로 가져가고 실질적으로는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이런 협의 부분들이 충분히 있으실 거라는 말씀이신데. 반대로 가면 미국이 북한에게 줄 수 있는 것은 어떤 것들이라고 생각을 하십니까?
정동영 : 그러니까 CVID D는 Dismantlement. 폐기, 해체인데. 역시 그걸 요구하려면 앞부분 CVI라는 건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북이 원하는 건 체제 보장. 보장은 guarantee잖아요. CVID를 줘야 한다. CVID와 거래해야 한다는 것이 사실은 그걸 방송에서 두 달 전에 처음 쓰기 시작해서 나중에 워싱턴에서도 그 말이 회자가 됐습니다만 폼페이오 장관도 거래할 수 있다, CVID와. 그런 얘기를 했는데요 결국 핵탄두 ICBM을 반출을 하면 받을 수 있는 게 북미수교죠, 대사관. 그리고 종전선언 그리고 제재 해제문제. 이 세 가지입니다. 먼저 수교문제는 쿠바와 50년간 적대관계를 하던 미국이 2015년에 6개월 만에 정상화를 선언하고 6개월 뒤에 쿠바 아바나에 대사관이 들어갔어요. 그런 것처럼 이렇게 핵탄두를 반출하는데 대사관 들어가야죠. 그리고 북한대사관이 워싱턴에 가는 것이고요. 그래서 두 나라의 관계가 이제 정상화되는 것이죠. 이것이 체재 안정보장의 핵심입니다. 그동안은 적과 적이었는데 종전선언을 하면 전쟁이 끝났으니까 적일 필요가 없잖아요, 서로. 적일 필요가 없고. 북이 원하는 것은 프렌드입니다, 프렌드. 친구예요, 친구. 에니미가 아니고. 내가 미국의 친구가 되고 싶습니다. 남한은 북한의 오래된 친구이고 우리는 새로운 친구가 되고 싶습니다 하는 것이 북한이 계속해서 지난 10년 동안 발신해 온 미국에 대한 메시지였습니다. 이것을 트럼프 대통령이 받은 거죠. 그래, 친구로 받아줄게. 그러면 핵을 내려놔라. ICBM도 꺼내라 하는 그런 주문을 한 것이고. 이 교환이 성사됐다고 보는 겁니다.
황동현 : 의원님의 말씀을 좀 정리해 보면 대륙간 탄도미사일 ICBM과 핵탄두 반출. 그러면서 수교 맺어지고 경제적으로 교류하고 친구로서의 어떤 관계의 전환이 있을 것이다. 그 시작점이 오늘 북미 정상회담이 될 것이라고 보시는 거네요?
정동영 : 네, 친구 관계가 또 원 샷이 아니에요. 그러니까 핵문제도 원 샷에 안 되는 거지만 친구 관계라는 것은 일방적이 아닌 거고 서로 이제 신뢰를 주고받아야 친구로서 관계가 돈독해지지 않을까요? 그리고 또 핵은 관계의 산물입니다.
황동현 : 적이 됐을 때 이런 핵탄두나 이런 것이 필요한 것이지 친구가 되면 무기는 필요 없는 것이라는 말씀 아니시겠습니까?
정동영 : 그렇죠. 김정일 위원장 아버지 입에서 나왔던 얘기예요. 미국과 친구가 된다면 우리에게 무기가 무슨 필요가 있는 것인가 핵이고 미사일이고 다 내려놓겠다.
황동현 : 그렇다면 오늘 종전에 관한 이야기도 나오고 있는데. 종전 선언이나 이런 획기적인 선언들이 나올 수 있을까요? 그 부분은 어떻게 보십니까?
정동영 : 이 부분은 이제 문재인 대통령, 우리 쪽에 처음에 아이디어를 내서 제안을 했던 거고. 한 10년 전에 김정일 위원장과 노무현 대통령 간의 2차 정상회담에서 그 아이디어가 채택이 됐어요. 종전에서 평화협정으로 바로 가기가 머니까 시간이 걸리니까 그 중간에 하나의 정치적 선언으로 종전, 전쟁이 끝났다라는 선언을 합시다 해서 김정일 위원장과 노무현 대통령이 합의를 했던 것이고. 이번에도 판문점 선언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합의해서 또 트럼프 대통령도 김정은 위원장도 다 생각을 했는데요. 여기에는 어떤 문제가 있냐면 중국이 반발하고 나선 거죠. 우리가 당사자인데 휴전협정 당사자인데 빠지는 건 안 된다해서 아마 오늘 종전 선언, 3자 종전 선언은 이제 뒤로 미뤄진 것이고 오늘은 종전 합의가 가능한 거죠. 더 이상 우리는 적이 아니다, 이러면 종전이죠. 그다음에 우리는 무력으로 재래식 무기나 핵무기로 북한을 위협하거나 공격할 의도가 없다. 트럼프 대통령 입에서 그 이야기는 나오리라고 생각합니다.
황동현 : 결국은 선언이나 이런 행위는 없더라도 실질적으로 종전에 대한 의미, 합의들은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시네요?
정동영 : 그렇죠. 이미 13년 됐어요. 북한은 그때 핵을 포기하겠다, 아버지 때죠, 김정일 위원장 때. 미국은 재래식 무기나 핵무기로 북한을 위협하거나 공격하지 않겠다. 무력으로 공격하지 않겠다는 얘기 이미 내놓았거든요. 오늘 트럼프 대통령이 그 이야기는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황동현 : 그리고 지금 북미 최초로 처음으로 만나게 되는 것인데요. 북과 미국의 정상의 만남이 일회성이 아니고 지속성을 가질 수 있을까요? 그 부분은 어떻게 보십니까?
정동영 : 이미 백악관에 초정을 하겠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말했어요, 백악관에 초청하겠다. 큰 정치적 이벤트가 되겠고. 또 지난번에 김영철 부위원장을 통해서 전달한 친서, 김정은 위원장 친서에 7월에 평양을 초청했다라는 그런 보도도 있었습니다. 확인된 건 아닙니다만. 어쨌든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싱가포르에서 만났다는 것은 잘되면 앞으로 평양 가고 또 워싱턴 가겠다는 얘기죠. 그러니까 2차, 3차 정상회담은 예정되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황동현 : 그리고 친구라는 단어를 이야기하셨는데 결국은 친구가 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 관계 아니겠습니까? 그런 신뢰 관계를 하기 위해서 이후에 지속적인 만남도 중요할 것 같은데요. 이번 이 만남들을 계기로 김정은 위원장, 세계 외교무대에 좀더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까라는 이야기도 나오는데 그 부분은 어떻게 보십니까, 다른 국가들의 관계에서도?
정동영 : 동굴 밖으로 나와 선 거예요. 중요한 것은 싱가포르에서 어젯밤에 깜짝 외출을 했는데. 그 대목을 인민일보에까지 다 보도를 한 거잖아요, 싱가포르를 방문한 걸 다 보도를 하고. 이런 걸 보면 이제 북한 인민과 함께 군이나 당뿐만 아니라 인민과도 함께 동굴 밖으로 나와서 국제사회에 성원이 되는 거고. 이 다음 문턱은 다음 정상회담에서 합의할 부분은 IMF 가입을 승인해 주는 겁니다. 그러면 정상적으로 이제 달러를 사용할 수 있고 국제경제에 편입되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고립된 북한이 아니라 이제 세계 정상 국가의 일원으로 합류하게 되는 그런 것이죠. 그런 것들을 위해서 2차 정상회담, 3차 정상회담이 필요하죠.
황동현 : 결국은 북이 지금 개방을 한다라는 이야기 아니겠습니까?
정동영 : 그렇죠. 아까 큰 꿈 말씀드렸는데요. 큰 꿈이라는 것은 먹고 사는 문제를 벗어나서 사회주의 부국을 만들겠다는 본인의 표현입니다. 이건 구체적으로 말하면 베트남의 길을 가겠다는 겁니다. 중국은 너무 크고 베트남은 미국과 15년 전쟁했어요. 전쟁하고 1995년에 베트남과 미국 관계를 정상화한 뒤에 그리고 베트남은 20년, 30년 지금 고도성장의 길을 걷고 있거든요. 북한도 베트남이 부러운 거죠. 베트남 지도자들을 만나보면 북한이 베트남을 그렇게 따라 배우고 싶어한다는 것이죠. 이제 그 길에 들어선 것이라고 봅니다.
황동현 : 그리고 이런 북한의 개방. 이 부분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주변 국가와의 관계 설정에서도 중요할 것 같은데 러시아, 일본, 중국 이런 북한의 개방에 대해서 좀 호의적인 데도 있고. 정도의 차이는 있을 것 같습니다. 각 나라의 관점이나 생각들은 어떻게 이해하고 계십니까?
정동영 : 러시아는 이렇게 말해요. 제가 외교단장으로 지난 3월에 러시아에 갔을 때 러시아 정부의회 전통자들이 강조하는 게 한반도 주변 4강 가운데 한반도에서 강력한 통일 국가가 탄생하는 것을 진정으로 원하는 나라는 러시아밖에 없다. 미국이고 중국이고 일본이고 그걸 원하겠냐, 우리는 원한다. 왜냐하면 우리에게 전략적 이익이기 때문에 그렇다 그 얘기를 공개적으로 했었고요. 중국은 어쨌든 한반도 문제가 안정이 되는 걸 원하는 거고. 훼방꾼이 이제 일본인데요. 그러나 일본은 또 한 번에 뒤집어지는 속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과거에 고이즈미가 두 번 평양을 방문했듯이 그래서 이제 북일 정상회담이 이 다음 수순이 될 텐데. 그것은 김정은 위원장 손 안에 들어 있는 거예요. 그래서 이건 식은 죽 먹기다, 북일 관계 해소하는 건. 미국 따라가니까요, 일본은.
황동현 : 결국은 오늘 이 북미 정상회담의 결과를 가지고 다른 주변 국가와의 관계들도 굉장히 개선될 수 있을 거라고 보시는 거네요?
정동영 : 그렇죠. 일본이 제일 걸림돌인데 일본은 트럼프 대통령 가자는 대로 가는 거니까요. 이제 맞춰서 간다고 봅니다.
황동현 : 그리고 또 중요한 건 결국은 우리 대한민국의 역할 아니겠습니까? 이런 과정 속에서 우리 대한민국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정동영 : 불교의 수처작주 입처개진(隨處作主 立處皆眞) 이런 법언이 있잖아요. 어디에 가든지 내가 주인이 된다라는 것인데 지난 70년간 우리가 주인이 되기 위해서 몸부침 쳤을 때는 남북 관계가 앞으로 갔습니다. 그런데 주인이 되기를 포기했을 때는 엉뚱한 방향으로 갔어요. 지금 문재인 정부가 잘하고 있는 것은 바로 주인의 역할을 되찾기 위해서 노력했고 어느 정도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한반도 문제의 주인은 특히 한반도 내에서 일어나고 있는 문제에 관해서 결정권은 우리에게 있습니다. 이 부분을 한순간도 잊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황동현 : 결국 우리가 주인으로서 주체적으로 참여를 해야 한다는 이야기이신데요. 그러기 위해서는 북과 남, 남과 북의 어떤 서로 경제협력이나 이런 것도 중요할 것 같고요. 그 중심에 또 개성공단이 있을 거 같아요. 우리 의원님께서는 개성공단 문제에 대해서 굉장히 오랫동안 고민도 해 오고 또 결과도 내오셨는데. 그 부분은 어떻게 보십니까?
정동영 : 박근혜 정부의 최대 적폐가 개성공단 폐쇄입니다. 개성공단 안에 남북연락사무소가 설치가 되잖아요, 그때 합의했듯이. 개성공단 제가 있을 때 경제협력남북사무소가 있었어요. 2층에는 남쪽 공무원들이 근무했고 3층에는 북쪽 공무원들이 근무해서 제가 방문하면 남측 직원들 격려하고 3층에 가서 북쪽 직원들하고 차도 마시고 했던 그 공간이 이제 남북의 공동연락사무소가 되고. 당연히 개성공단도 재가동이 되는 거죠. 개성공단은 원래 창원을 모델로 공장부지만 800만 평 설계됐던 건데 지금 30만 평 돌아갔어요. 20분의 1도 안 되죠. 그런데 이것만 완성해도 북한 전체 경제, 현재 경제의 5배 규모입니다. 개성공단에 이어서 해주공단, 남포공단 이렇게 가면 북한은 금방 베트남 이상으로 고도성장의 길로 갈 수 있고. 개성공단이 북한 경제 개방의 교과서 역할을, 참고서 역할을 그동안 해 왔다고 생각을 합니다.
황동현 : 그리고 앞으로 또 이 개성공단을 중심으로 해서 남과 북의 경제적인 협력들이 더 강화되어야 된다라는 말씀이시겠네요?
정동영 : 전면적인 협력시대로 가는 거죠. 철도 그러니까 광주 송정리역에서 타고 평양역 지나서 압록강, 두만강 건너서 만주 시베리아 대륙으로 갑니다. 그리고 그것이 사람과 물자와 정보가 상품이 오고가게 되면 무한대의 기회가 우리한테 펼쳐지는 거죠. 고립의 섬 북한은 이제 해양으로 나갈 수 있는 것이고 그다음에 우리 역시 육로를 통해서 대륙으로 가는 그런 길이 열리게 되는 거죠.
황동현 :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송정역에서 출발하는 기차가 시베리아를 넘어서 러시아, 유럽까지 갈 수 있다는 것 상상만으로도 행복한 그 생각인데요. 그런데 지금 일부에서는 일부 야당들은 세계적인 어떤 흐름과 추세에 반하는 발언들을 하고 있는데. 정치권이 좀 의식을, 생각을 바꿔야 할 필요성도 있지 않겠습니까?
정동영 : 맞습니다. 판문점 4.27 선언을 국회가 비준 의결해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가 힘이 생깁니다. 판문점 선언 한 줄 한 줄 정말 구구절절 우리가 다 원하는 평화와 미래에 관한 비전들이 다 담겨 있잖아요, 남북 정상들이 합의한 거거든요. 그것을 국회가 지금 직무유기하고 있는 거예요. 지금 보수 야당은 바른미래당이나 자유한국당은 아직도 다시 겨울이 오기를 기다리는데 이미 겨울은 지나갔습니다. 봄을 넘어서 여름으로, 이미 여름이 왔잖아요.
황동현 : 결국은 시간과 시대를 되돌릴 수 없다라는 말씀이신데요. 그렇다면 정말 적극적인 우리 정치권에서의 한반도 평화를 위한 그런 통일된 의견들도 좀 나와야 할 것 같고요. 우리 의원님께서도 결국은 우리 사회가 남과 북이 통일로 가는 그런 시발점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좀 빠른 판단일지는 몰라도 어떻습니까? 남과 북이 이렇게 한 국가로 합쳐지는 통일에 대한 기대감도 가질 수 있을까요?
정동영 : 당장은 평화를 정착하는 것이 우리의 과제고요. 그다음에 개성공단을 정상화하면서 그 과정에서 경제 공동체를 바라볼 수 있을 것입니다. 경제 공동체라는 것은 사실상 남북 연합 시대를 의미합니다. 우리가 공식적으로 채택하고 있는 3단계 통일론은 첫째는 남북 교류협력 과정을 거쳐서 2단계 남북 연합으로 진입하는 것이고 3단계 법적인 통일을 완성하는 것인데요. 이렇게 가면 싱가포르 회담을 넘어서서 남북정상회담도 이어지게 되어 남북연합이 우리 앞에 기다리고 있는 거지요.
황동현 : 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정동영 : 예, 감사합니다.
황동현 : 지금까지 민주평화당 정동영 의원과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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