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의원은 22일(오늘)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이상도입니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박영선 최고위원이 전날 지도부에서 사퇴한 것과 관련해 지도부가 책임을 느끼고 사과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국민의 눈높이를 못 따라가고 있다”며 “말도 안 되는 공천과정을 보고 국민의 싸늘한 시선이 느껴진다”고 비판했습니다.
정 의원은 또 이정희 대표의 야권단일화 후보 경선 ‘여론조작 파문’에 대해선 “안타까운 일”이라면서 “야권연대 전체가 훼손되거나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강남을에 출마한 새누리당 김종훈 후보에 대한 평가와 강남을 지역 활동을 하며 알게 된 강남을의 모습도 함께 전했습니다.
※ 다음은 정동영 의원의 라디오 인터뷰 전문입니다.
이상도:
정동영 후보님, 안녕하십니까? 강남을 지역 지금 선거 계속 하고 계시죠. 어떠신가요, 지금 상황이?
정동영:
아침에 지금 지하철 개포역에 나와서 출근 인사 중에 전화 연결이 됐습니다.
이상도:
김종훈 새누리당 후보와 경쟁을 하고 계시는데, 지역을 다녀보시니까 어떤 말씀들을 주로 하시던가요?
정동영:
다들 강남이라고 예외는 아닙니다. 다 힘들어하세요. 사교육비 때문에 힘들어 하시고 장사 안 되서 힘들어 하시고 직장 불안 때문에 힘들어하시고, 물론 그런 것으로부터 예외적으로 여유로운 분들이 있기는 합니다만 그러나 대부분은 강남이 그렇게 부유층만 사는 곳이 아니고요. 대표적인 중산층 동네입니다. 그러니까 그 동안 가장 근면하고 성실하게 일 해서 자수성가 한 분들이 밀집해 사는 곳이고 또 어려운 서민들도 많이 계신 동네죠.
이상도:
아무래도 강남 지역은 전통적으로 새누리당 지지층이 두터운 지역도 틀림없는 사실이지 않습니까. 특히 한미 FTA같은 경우에는 우호적인 여론이 많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곳이기도 한데요. 정동영 후보께서는 불리하다고 느끼시는 부분이 있으신가요?
정동영:
말씀하신대로 텃밭이였죠, 과거 여당의. 그래서 실제 88년 소선거구제 이후에 25년 동안 단 한 번도 민주당에게는 기회를 허용하지 않은 지역이 맞습니다. 그런데 요즘 언론이 오늘 아침 이 방송도 그렇습니다만 격전지로 평가를 해주시고 주목하시는 것만 해도 큰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텃밭으로 아예 명함을 못 내밀었던 지역이 아니라 여기서도 해볼 만한 싸움이 되고 있다는 게, 그만큼 지난 4년 동안 이 정권의 실정, 이 정권으로부터 상처받은 분들이 많다는 거죠. 정말 분노를 느끼는 특히 젊은 세대가 많은 것 같습니다.
이상도:
상대 후보인 새누리당 김종훈 후보는 ‘정동영 의원과의 만남은 필연적’이라며 ‘정동영 의원은 항상 제가 하는 일에 반대해 오고 있다.’ 결국 한미FTA문제를 구체적으로 들고 있는 것 같은데 어떠신가요, 이 문제 제기하시는 것에 대해서는?
정동영:
그런데 선출직 대표를 뽑는 게 FTA 대표를 뽑는 건 아니죠. 김종훈 후보가 FTA의 실무 책임자였던 건 맞습니다만 그러나 FTA 말고 무엇을 얘기할 수 있을지 아마 주민들이 궁금해 하시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FTA의 바깥을 싸고 있는 건 결국 우리 아들, 딸들이 어떻게 살 것인가 하는 건데요. FTA의 미래는 MB정권 4년이 앞으로 40년, 140년 계속되는 걸 의미합니다. 부자감세, 규제완화, 민영화, 사영화, 이런 철학으로 10년, 20년, 30년 가다 보면 우리 아들 딸들의 미래가 흔들리거든요. 두려운 현실이 다가오는 겁니다. 그런데 그것을 애국이라고 강변하는 것은 자신도 없으면서, 또 사실 확실한 근거도 없으면서, 한-EU FTA 하면 수출이 잘 되서 우리 경제 GDP성장에 도움이 될 거라고 했는데 작년에 지난 15년 동안 흑자 이어오던 것이 반토막 났어요. 올 들어와서는 1월, 2월 적자로 돌어섰습니다. 이렇게 함부로 FTA 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상도:
한미FTA 문제에 대해서 여러 번 이의를 제기하시지 않았습니까. 지금 입장이 재재협상 쪽이신가요, 아니면 폐기 쪽에 더 가까운 편인가요?
정동영:
이성적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2012년에 할 수 있는 일, 2013년에 할 수 있는 일, 그러니까 당장 4.11 총선에서 만일 이렇게 실정을 저지르고도 새누리당이 다시 1당이 된다면 야당은 FTA관련해서 취할 조치가 사실 별로 없습니다. 촛불집회 말고는요. 그러나 저는 국민을 믿습니다. 이렇게 지난 4년 동안 나라를 분탕질하고 국민들이 1당을 만들어주실 리는 없으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물론 야당도 잘 해야죠. 여소야대가 되면 할 일이 우선 두 가지가 있죠. 하나는 정부에 재협상을 촉구하는 겁니다. 왜냐하면 통상 권한은 정부에 있으니까요. 그래서 재협상해라. 이명박 대통령이 약속했잖아요, 발효하면 하겠다. 왜 서두르지 않는가, 이걸 촉구하고, 그 다음에 두 번째는 국회 입법권을 야당이 다수당이 되면 작년 11월 달에 최루탄 난무하는 가운데에 눈물, 콧물 흘리면서 어거지로 날치기 처리 해버린 14개 법률안이 있습니다. 약사법, 우체국법, 지적재산권법, 이런 말도 안 되는 엉터리 법을 날치기를 한 게 있어요, FTA를 하기 위해서. 이것을 원상회복조치하는 입법 조치를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FTA가 발효는 됐지만 FTA 이행에 제동이 걸리기 때문에 이건 강제적으로 어쩔 수 없이 재협상 테이블이 열리게 됩니다. 이런 과정이 올해 진행되는 과정에서 국민적 공감대가 넓어지고 적어도 100명 중에 60명, 10명 중에 6명, 60% 이상 절대 다수 국민이 FTA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공감대가 넓어지면 새 정부, 새 정부는 2013년 2월이죠. 대선에서 민주진보 정부가 만들어지면 그러면 재협상 결과를 가지고, 또 아니면 재협상이 아예 안 열렸다면 한미FTA 협정문 24조 5항에 명백하게 협정의 종료에 근거를 명시해 놨습니다. 어느 일방이 이 협정에 대해서 종료를 희망할 경우에 문서를 통보하면 180일 뒤에 협정은 종료된다고 절차가 친절하게 명시돼 있거든요. 그 절차를 밟을 수 있는 거죠.
이상도:
그러면 경우에 따라서는 폐기절차를 밟을 수 있다, 이런 말씀이시죠?
정동영:
2013년에 검토되어야 할 일입니다. 2012년의 일은 여소야대가 되느냐 안 되느냐가 관건입니다.
이상도:
당내 문제에 대한 견해도 좀 여쭙겠습니다. 공천 후유증이 있는 게 사실이지 않습니까. 박영선 최고위원 사퇴 건도 있고요. 이 상황 어떻게 바라보고 계십니까?
정동영:
많이 안타깝고 착잡합니다. 우리 국민 눈높이에 못 맞춘 겁니다. 국민 눈높이는 다시 말해서 지난 1월 달에 80만 명의 시민이 모바일 경선에 참여해 주셨잖아요. 그건 바로 지난 4년 간의 실정에 대해서 심판해야겠기에 야당에 힘을 몰아준 거거든요, 참여해서. 특히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상의 반응은 뜨거웠습니다. 그런데 그 반응의 결과 정당 지지율이 8년 만에 한나라당을 누르고 민주당 지지율이 1등으로 올라섰단 말이죠. 그것이 민심이었어요. 그런데 두 달만에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거든요. 여기에 대해서 지도부는 책임감을 느껴야 되는 겁니다. 과연 누구를 보고 정치를 하는 건지, 국민을 보고 국민 눈높이에 맞춰야죠. 자기 사람 챙기기, 그리고 그 과정에서의 공정성과 원칙의 결여, 그런 점에 대해서 저는 잘못한 건 잘못했다고 인정하기 바랍니다. 한명숙 대표를 포함해서 지도부는 박영선 최고위원이 혼자 책임질 문제가 아니에요. 우선 사과하십시요, 국민 앞에. 잘못됐습니다, 하고 선사과하고 그리고 잘못됐지만 앞으로라도 잘 하겠다는 이런 각오를 밝히고 선거에 임해야 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상도:
박영선 최고위원은 '공천 과정에 보이지 않는 손이 개입을 했다' 이렇게 얘기를 했거든요. 정 후보께서도 보이지 않는 손이 실제로 존재했다고 생각하십니까?
정동영:
원칙이 흐트러지고 공정성이 훼손되고 이런 말도 안 되는 공천 과정이, 국민이 무섭습니다. 잘 했으면 국민들이 박수쳤을 거 아니겠어요. 박수치는 국민보다는 힐난하고 싸늘한 시선이 느껴집니다. 왜 그랬는지가 잘 이해가 안 돼요. 정말 보이지 않는 손, 그게 누군지 저는 있다면 국민 앞에 드러내서 마땅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봅니다.
이상도:
물론 어제 박영선 최고위원도 끝내 보이지 않는 손이 누구냐는 질문에는 답변을 하지 않았었는데, 세간에는 이해찬 전 총리가 아니냐는 얘기가 있지 않았습니까.
정동영:
저도 아는 내용은 없습니다.
이상도:
똑같은 답변이신가요, 박영선 최고위원과?
정동영:
강남에 선거로 뛰어다니느라 중앙당에 가본 일이 없어서요. 뒤에서 누가 조정을 하는지 제 눈으로는 확인을 한 적이 없습니다.
이상도:
어쨌든 그렇지만 보이지 않는 손의 어른거림이라고 해야 될까요, 그런 부분에 대한 감은 있으신 건가요?
정동영:
글쎄요. 그거는 제가 아직은 알고 있는 사실이 없네요. 아무튼 그런 의심이 가는 거죠.
이상도:
한명숙 대표 리더십에 이번 사건으로 상처를 입은 건 틀림이 없어 보이거든요. 한 대표 리더십에 어떤 문제가 있는 건가요?
정동영:
과거를 자꾸 들춰서 선거 20일 남았는데 공천이 잘 됐는지 잘못됐는지 책임론 따지다가 시간 다 가면 나라가 어떻게 되겠습니까. 지금 정부 여당은 아주 교묘한 은폐 전략을 구사하고 있습니다. 장 주무관 사건만 해도 민간인 사찰에 대한 청와대의 직접적인 회유, 금품으로 입막음, 이거 한국판 워터게이트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알았는지, 보고 받았는지, 지시했는지, 이런 거 밝혀내야 합니다. 닉슨 대통령은 거짓말 하나로 대통령직을 사임했습니다. 아마 노무현 대통령 시절 같았으면 열 번도 더 탄핵감이 됐을 것입니다. 이 문제 엄청난 일입니다. 한국 민주주의의 뿌리를 흔든 것이고 이번 4월 11일 선거, 이거 하나만 갖고도 충분히 새누리당을 심판하고도 남을 냉정한 심판을 해야 할 이유가 되고도 남는 것이죠.
이상도:
이제라도 선거를 제대로 치르려면 아까 말씀하신대로 한명숙 대표 사과말씀하셨는데, 어떤 점들을 보완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정동영:
이 선거의 의미는 명확하게 지난 4년동안 이명박 정부가 국민을 어떻게 대접했느냐, 또 앞이 안 보이는 20대, 30대, 40대의 불안을 어떻게 해소하고 민생을 어떻게 오히려 후퇴시켰느냐, 또 남북 평화를 얼마나 흔들고 파탄냈느냐, 하는 그것에 대한 엄정한 심판이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심판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공천 잡음, 이런 부분에 대해서 이것도 명확하게 선을 그을 건 긋고 사과할 건 사과하고, 이렇게 가야 된다고 봅니다.
이상도:
이정희 통합진보당 공동대표가 경선조작 의혹에 휘말려 있는데요. 이정희 대표는 사과는 했지만 후보직 사퇴는 하지 않겠다, 이런 쪽으로 입장을 정리했거든요. 이 문제는 어떻게 바라보고 계십니까?
정동영: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야권연대 전체가 훼손되거나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상도:
그렇지만 아무래도 상대 후보는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상태고요. 전국 곳곳에서 이런 불만들이 터져 나오면서 무소속 출마들이 잇따르고 있거든요. 표가 너무 분산되거나 갈라지거나, 이렇게 될 우려도 있지 않을까요?
정동영:
야권연대는 굉장히 중요한 가치이기도 하고 현실이기도 합니다. 선거에서 야권단일후보의 위력은 이미 여러 차례 선거에서 입증된 바 있습니다. 이번 4.11 선거에서 다시 새누리당이 다시 제1당이 되는 그런 불행한 일을 막기 위해서는 야권연대를 어떻게해서든 정착시키고 또 국민들께 야권연대에 대한 신뢰를 심어드리는 일에 지금부터 집중해야 된다고 봅니다.
이상도:
그럼 이 상태에서 아쉽지만 봉합을 해야 된다는 입장이신가요?
정동영:
이런 위기가 됐을 때 위기관리를 분명히 문제가 생긴 거거든요. 그러면 이럴 때 지도력이 발휘 되어야죠. 양당 지도부가 나서서 머리를 맞대고 풀어야죠. 서로 언론을 통해서 주고받는 건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이상도:
민주통합당 공천에서 탈락한 한광옥 전 의원 등이나 구민주계 인사들이 정통민주당을 창당한 상태고요. 이런 분들이 좀 이번 선거 국면에 영향력이 있을 것 같습니까?
정동영:
깊이 생각해 보지 않았습니다. 안타까운 일입니다. 그 동안 김대중 대통령을 만들고 노무현 대통령을 만든 중심 세력이 하나가 된다는 정신으로 민주통합당을 만들었는데 결과적으로 공천이 끝나고 나서 또 한 덩어리가 분열해 나가는 이 안타까운 모습, 참 안타깝습니다.
이상도:
지금 정동영 의원께서도 말씀하셨듯이 2월 초까지만 해도 야당에 대한 기대가 상당히 높았었거든요, 지금은 많이 떨어졌습니다만. 어떠신가요, 정동영 후보께서 보시기에 민주통합당이 얻을 수 있는 의석이 어느 정도 될 것 같습니까?
정동영:
구체적으로 분석을 해볼 시간이 없었습니다. 최선을 다 해야죠. 수도권이 관건이겠죠. 수도권 민심이 이 정권에 대한 심판론으로 활활 타게 되면 압승을 하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여소야대 국회가 될 터이니까 수도권 민심을 잘 살펴서 국민 눈높이에 지금이라도 잘 맞추는 것, 이것이 관건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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