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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정부, 북한과 '중대조치' 경쟁 부적절"

 

[뉴스토리] 정동영 "정부, 북한과 '중대조치' 경쟁 부적절"

 

2013.04.26  JTBC 뉴스토리

 

[앵커]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입니다. 어서오세요. 개성공단에, 민주당에 요즘 속 많이 상하시죠?

 

 

Q. 북한 "우리가 먼저 중대조치" 의미는?

- 취재기자 얘기로는 전원 철수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들었다. 금강산은 관광객 피살 사건 때문에 5년간 닫혀 있었다. 그런데 개성공단도 금강산 전철을 밟을까봐 걱정이다. 개성공단은 중소기업이 사업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사건으로 개성공단의 의미가 전략적 가치라고 할 수 있다. 개성에서 서울은 40km 밖에 되질 않는다. 그러나 군사적으로 매우 예민한 지역이다. 그 지역을 매일 아침 통근버스가 다니는 것은 매우 특이한 광경이다. 국민에게 전쟁은 나지 않는다는 안전판이다. 얼마전 아고라에 올라온 글이 있었다. '개성공단 식량 걱정하는데 창고에 라면 한 박스가 가득 있다. 불확실한 보도를 하지 말라'고 하더라. 이런 상황을 보면 북한도 개성공단을 닫고 싶지 않은 것이다.

Q. 전원 철수한다면 어떤 상황 발생하나

- 입주업체 직원들은 전 자산을 투자했기 때문에 철수는 결정적 타격이 있다. 아무런 의미가 없다. 개성공단은 단순 공단이 아닌 평화의 축이다. 개성공단은 등대이다. 이런 모델을 쭉 따라가면 대만이나 중국처럼 경제 통합의 길로 갈 수 있다.

Q. 국가 안보도 중요하지 않은가

- 경제적인 가치 이전에 국민의 불안 심리를 진정시켜 주고 평화를 만드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다. 평화를 만드는 것에 역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길이 있다면 마지막 까지 인내를 해야 한다. 어제 대화를 제의한 것은 잘한 일이다. 그러나 안타깝게 시간이 늦었다. 할려면 4월15일에 바로 추진하거나 4월 30일 이후였어야 한다. 정치 군사적인 문제에 불똥이 튄 것이다. 그 이후가 되면 국면이 바뀔 것이다. 북미중이 움직이고 있는 상황이고 독수리 훈련이 끝나고 5월 초에 한미정상회담이 예정되어 있는 상황이다. 한 고비가 넘었으면 그 흐름을 타고 긴장을 완화시키고 소통으로 가는 좋은 시기인데 중대조치를 가지고 경쟁하는 모양을 만드는 것은 부적절 했다.


Q. 개성공단 폐쇄되면 남북 누가 더 손해인가

 

- 둘 다 피해이다. 북의 위협적인 발표처럼 개성공단을 군사지역으로 간다고 하면 돈으로 환산할 수 있겠나. 국민을 진정 시키고 평화로 가는 것에 역행하는 조치라고 본다. 북한은 개성공단에서 벌어들이는 돈의 20배가 넘는 돈을 중국에 광물을 팔아서 벌었다. 중국에 인력수출을 해서 번 돈의 3~4배이다. 개성공단이 돈줄이라는 것은 지나치게 야박한 것이다. 북한의 가장 큰 손실은 멀쩡하게 돌아가는 개성공단을 닫아놓고 경제특구유치를 말할 수 있는가이다. 입주업체는 북한을 믿고 들어간 것이 아니다. 남쪽 정부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들어간 것인데, 전원 철수를 한다는 것은 초강수로 가는 것이다. 물론 길은 있다고 생각한다. 오늘 박 대통령이 소집한 외교안보회의의 면면을 보니 북한을 알거나 대화해 본 사람이 박 대통령 밖에 없더라. 북한 제의 거부의 핵심은 '중대조치'에 대한 거부감이다. 개성공단의 정치 군사적인 의미를 잊지 말아야 한다. 이것은 실무회담으로 될 일이 아니다. 대화와 화해 국면으로 갈 때 풀릴 수 있다는 것이다.


Q. 대북 특사 제의 오면 받아들일 것 인가?

 

- 대북 특사는 대통령의 신임을 받는 측근이어야 한다. 저는 개인자격으로 가서 만날 생각도 있고 그 의지도 있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때부터 누구든 가는 것이 허락되지 않았다. 박 대통령과 북한 사이에 다리를 놓을 수 있는 사람이 가야 한다. 문제는 남북간 포괄적인 해법을 통해 접근할 수 밖에 없다. 개성공단 문제부터 풀어가는 문제가 전체 속에서 부분으로 갈 수 밖에 없다. 화해 상태로 바꾸는 상태에서 큰 틀의 전환이 필요하다. 북한은 박 대통령에게 지난 정부의 대북 정책을 되풀이 하지 않겠다는 얘기를 듣고 싶은 것이다. 대화라는 것이 굴복이나, 보상이냐라는 것인데 대화라는 것은 강자와 약자가 있을 때 강자에게는 가장 강력한 문제 해결 수단이다. 협상장 밖에서 이렇게 경직된 표정을 낼 필요가 없다. 지금은 대화의 장이 열리기 전에 대화의 장 밖에서 강대 강으로 부딪히는 것이다. 이는 적절치 않다.


Q. '퍼주기식' 대화로 인식하는 사람이 많은데

 

- 그래서 방송이 중요하다. 사실관계는 국민이 알아야 한다. 지난 20년을 보면 대화가 진행될때 북한의 핵능력은 정지했다. 대화가 정지되면 핵능력을 가속화 시켰다. 지난 5년간 북한은 수십배의 핵 능력을 가졌다. 이대로 또 대화가 끊긴다면 핵국가로 질주하게 될 것이다.


Q. 북한은 계획해놓고 강행하는 느낌이 있는데

 

- 2005년 북한을 설득해서 전략적 결단을 내린다. 북한은 핵을 포기하고 미국과의 수교를 얻었다. 물론 그 다음날 깨지기는 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대화를 하는 동안에는 핵능력이 정지되었고 핵포기 발언까지 나왔었다. 그 과정에서 영변의 냉자로를 폭파하기도 했다. 대신 대치와 대결로 가면 북한은 핵 능력을 향해 질주하는 것이다. 개성공단은 너무 걱정 안하셨으면 한다. 물론 남북간의 대화가 가장 중요하다. 그러나 한반도를 둘러싸고 있는 동북아가 있고, 미국 등 동아시아 전략과 연계되어 있기 때문에 절대로 전쟁이 나지 않을 것이고 막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