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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의 말과 글

정동영 "9.19는 앞으로 계속해서 한반도 문제과 관련 중심적 이정표 될것"

 

“박근혜정부의 개성공단 관련 남북 실무회담 제안 배경과 향후 전망은?”

2013.07.04  tbs 교통방송 '생방송 오늘!' 여균동의 집중인터뷰

여균동 : 남북당국 간 회담 무산으로 닫혔던 남북 대화가 다시 재개 될까요? 북한이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의 방북을 허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힌데 이어서 판문점 대화 채널이 복원 됐습니다. 오늘은 우리 정부가 개성공단 문제로 남북 실무회담을 제안했고 속보로 북한도 6일 개성공단에서 실무회담을 열자고 제안했습니다. 개성공단 정상화에 도움이 될 것인지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에게 전망 들어보겠습니다. 정동영 전 장관님 안녕하십니까?

정동영 : 예, 안녕하세요. 여균동 선생님.

여균동 : 북한이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의 방북을 허용했습니다. 왜 북한이 이런 조치를 취하게 된 걸까요?

정동영 : 첫째는 북한은 개성공단을 쉬기를 원치 않습니다. 개성공단 재개를 간절히 원하는 입장이고요. 구체적으로는 어제 업체들이 입장을 냈잖습니까? ‘설비이전이라도 하겠다. 그러니 남과 북이 개성공단을 할 것인지 말 것인지 못하겠으면 입장을 밝혀 달라’ 그런 입장을 낸데 대해서 어제 ‘개성공단 방북을 수용하겠다’고 북이 먼저 거기에 대해서 답을 한 것이고 이것을 받아서 우리 정부가 역제의를 한 거죠. 실무회담을 하자, 왜냐면 우리정부는 계속해서 일관되게 주장해 온 게 ‘선관후민’이죠. 먼저 당국 간 회담을 해야 개성공단 업체들의 방북을 허용하겠다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그래서 이제 실무회담을 하자고 오전에 제안을 했는데 여기에 또 북이 화답을 해 온 거죠. 크게 봐서 개성공단이 열리는 문턱을 넘어서고 있다, 저는 긍정적으로 해석합니다.

여균동 : 그렇습니까. 북한도 다시 대화 재개를 하겠다는 의지로 읽어 볼 수도 있을까요?

정동영 : 그렇죠. 5월 24일, 한 달 일주일쯤 됐죠? 그때 최룡해 북한의 군부 실세 2인자죠, 중국의 특사로 가서 시진핑 주석과 만나서 6자든 양자든 대화를 통해서 풀겠다는 입장을 천명했고 그때부터 숨 가쁘게 북미 고위급회담, 남북 대화, 방중·방러·일본특사 등등 대화국면을 이렇게 쭉 몰고 온 거죠. 그런데 거기서 한 가지 고리가 막혀있던 것이 뭐냐면 남북대화였거든요. 결국 이게 시간문제였지 그동안 기싸움 형국이었다고 볼 수 있어요. 한 달 전에 6월 6일 날 북이 회담제의를 했잖아요. 당국회담을 하자 그래서 남쪽이 역제의로 ‘장관급회담 하자’해서 잘 될 줄 알았는데 이게 ‘격’과 ‘급’ 문제로 깨졌단 말이죠. 그동안 냉각기를 거쳤고 한 달쯤 됐는데 다시 복원되는 거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여균동 : 우리정부도 발 빠르게 제안을 했어요. 개성공단 문제를 풀기위해 실무회담 역제안 했는데 우리정부 역시도 태도 변화가 있는 것 인가요? 어떤가요?

정동영 : 기본적으로 우리 정부도 그렇고 남과 북 모두 개성공단을 죽여서 얻을 실익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둘 다 손해거든요. 개성공단은 죽지 않는다, 다만 ‘언제 어떻게 정상화 국면이 열릴 것인가’ 라고 기다려 왔는데 지난번 6월 달에 해결될 뻔했어요. 그런데 한 달 지체됐는데 이번에도 물론 100% 낙관만 할 수는 없지만 그동안의 우여곡절 끝에 이제는 남과 북이 ‘결자해지’ 차원에서 북은 일방적으로 닫은 데에 대해서 이것을 다 풀고 재발방지책 같은 것에 응해야 할 것이고, 南은 南대로 지금까지 ‘선관후민’ 이런 협소한 원칙에 매달려 왔는데 이제는 통 크게 개성공단 문제만이 아니라 포괄적으로 남북관계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봅니다. 그런 국면이 됐다고 봅니다.

여균동 : 북한은 받아 들였습니다. 내일 모레 6일이죠? 개성공단 실무회담을 하기로 한 것 같은데 아까도 낙관적으로 말씀하셨는데 개성공단 정상화가 참 첨예의 관심사가 아니겠습니까? 어떻게 낙관해도 될지 모르겠네요.

정동영 : 조심스러운 낙관입니다만 실무회담의 의제는 장비를 점검하고 그 다음에 완제품을 반출하는 문제, 그리고 거기에 더해서 개성공단의 발전적 정상화, 이렇게 3가지 우리 정부가 얘기를 내 놓았지요. 이제 장마철이고 닫힌 지, 가동이 중단된 지 3달 됐으니까 장비를 점검할 필요가 있는 것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업체가 방북해야 되겠죠. 물건 만들어 놓고 쌓여있는 것들 빨리 반출해 오는 것, 이런 것은 쉽게 합의가 될 거구요. 그 다음에 발전적 정상화 문제인데 발전적 정상화 문제는 2가지 내용이 있어요. 하나는 또 이런 일이 반복되면 안 되겠다는 재발방지, 그리고 개성공단을 국제화해서 어떤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게 안전장치를 만들겠다는 건데 국제화 문제는 북이 할 것이 아니라 우리 쪽이 다른 외국 기업들을 끌어 들이는 것은 우리 몫이니까 문제 될 게 없고요. 다만 재발방지에 대해서는 정치적 수사를 어떻게 하느냐의 문제지 이것도 해결 가능한 사안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본다면 일단 개성에서 실무회담이 6일 날 열리면 해결수순으로 접어 들것이다 저는 그렇게 내다봅니다.

여균동 : 재발방지문제에 대해서 정치적인 문제가 있을 텐데요. 이번에 실무회담이 저번에 무산됐던 남북당국자회담이 다시 열릴 수 있을까 혹은 다른 형태로 어떻게 열릴 것인가에 대해서 말들이 나오던데요,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정동영 : 장관급 회담이 금방 다시 열기엔 어려운 입장이에요. 왜냐면 이쪽에서 너무 세게 걸어왔단 말이죠. ‘김양건 노동당통일전선부장이 나와라’라고 상대방을 지명했는데 그것은 북이 응하기 어려운 입장이죠. 어쨌든 북은 체제가 다르고 당이 지배하는 나라이긴 합니다만 내각이 있단 말이죠. 그래서 장관급회담 문제는 시간이 걸릴 테고 이런저런 논의 절차가 필요할 테니까 옆으로 제쳐두고 차관급 회담이든 아니면 포괄적인 주제를 논의하기 위해서는 총리급 회담으로 가는 방법이 우회적인 방법이 있을 수 있죠.

여균동 : 오늘이 마침 7.4 남북공동성명 발표 41주년 되는 날인데요. 그것을 기초로 해서 6.15공동선언, 7.4공동선언 다 이제 발전된 것 같은데 또 이번에 박근혜 정부와 대화의사가 있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7.4남북공동성명에 대해서 언급을 했었어요, 북한에서. 7.4남북공동선언, 사실 어떤 건지 가물가물 하는데요. 어떤 내용과 의미가 있었던가요?

정동영 : 41년 전이죠. 1972년 7월 4일. 박정희 정부 때 박정희 대통령과 김일성 주석을 대비해서 이후락 정보부장과 북한 노동당조직지도부장 김영주 두 사람이 발표를 한 건데요. 내용은 훌륭합니다만 바로 몇 달 뒤에 남쪽에서는 10월 유신체제가 들어서고 정치적으로 악용되면서 다시 남북대결 상태로 들어가 버렸어요. 그러기 때문에 선언 그 자체였지 실천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20년을 기다려서 1991년에 남북기본합의서에서 남북 간에 여러 가지 문제가 기본적으로 합의되고 정리되죠. 어쨌든 7.4성명에 보면 제1항에 그런 조항이 있습니다. ‘남과 북의 사상과 이념 그리고 제도의 차이를 초월해서 우선 민족적 대단결을 도모한다’ 이런 대목이 있는데요. 그 정신은 아주 훌륭한 거죠. 그리고 그것이 지금 박근혜 대통령의 아버지 때 이루어진 일이기 때문에 그냥 선언에 그치고 실천이 안됐던 이것을 다시 7.4성명을 실천으로 되살려 낸다면 세밀한 건 다른 게 아니라 개성공단을 확실하게 정상화시키고 남북관계를 정상화하면 되는 겁니다. 7.4성명이 하나의 말하자면 남북 간의 다시 이명박 정부시대와는 달리 남북관계를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좋은 근거는 되는 거죠.

여균동 : 또 한편에서는 북한이 미국과 대화하기 위해서 굉장히 열심이지 않습니까? 미국은 북한이 먼저 실천을 하지 않는 한 대화는 없다는 기본 입장에서 큰 변화가 없고, 북한은 미국·영국이 하고 있는 북한 핵개발 포기를 하는 9.19성명이라고 그러죠? 시대에 뒤 떨어졌다라고 비난을 하고 있는데 9.19성명이 어떤 거죠?

정동영 : 9.19는 앞으로 10년 또는 20년까지도 계속해서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서는 중심적인 이정표가 됩니다. 지금부터 8년 전인데요. 2005년 9월 19일, 제가 당시 NSC위원장으로서 또 통일부장관으로 이 9.19가 맺어지는데 증인이고 역할을 한 사람입니다만, 이 9.19는 남과 북이 서로 머리를 맞대고 협력해서 한반도를 핵이 없는 비핵화 그리고 평화로운 한반도를 만들기 위한 기본합의를 한 거거든요. 그 합의에서 9.19성명의 골자가 3가지입니다. 하나는 북은 핵을 포기한다고 국제사회에 공식으로 선포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미국과 일본이 북한과 수교를 한다는 것이고 그리고 세 번째는 60년 된 정전체제 있지 않습니까? ‘휴전체제를 항구적인 평화체제로 바꿔가는 논의를 시작하자’ 하는 대단히 역사적인 의미가 있는 선언인데 이게 가다서다 했어요. 어쨌든 미국 · 중국 · 일본 · 러시아 · 우리까지를 포함해서 모두가 다 9.19로 돌아가자 하는 입장입니다. 다만 이제 북은 9.19에 대해서 얘기를 않고 있다가 지난 5월 달에 최룡해 특사가 중국에 가서 ‘6자든, 양자든 대화로 풀겠다.’ 해서 일단 실마리는 비쳤어요. 북은 핵보유를 공식적으로 기정사실화 하고 있지 않습니까? 특히 미중 정상회담에서는 ‘북한의 핵보유는 용납할 수 없다.’ 하는 강한 입장을 천명했기 때문에 이것이 부딪히고 있는 형국이죠.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중국에는 6자 회담이 다시 이뤄지고 9.19에서부터 다시 시작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이 9.19는 2005년과 달라서 지금은 보완해야 할 부분이 있어요. 왜냐하면 9.19합의에는 미사일 문제, 핵의 운반수단 문제가 빠져 있거든요. 북은 그 사이에 2005년에서 2013년 사이에 로켓 발사를 4번씩하고, 현재 인공위성을 지구별에 올려놓았잖아요. 장거리 미사일로 전용될 수 있는, 대륙간 탄도미사일로 전용될 수 있는 이 부분에 대한 합의가 없기 때문에 9.19를 다시 업그레이드 할 과제가 남아 있는 거죠.

여균동 : 알겠습니다. 인터뷰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정동영 : 예, 감사합니다.

여균동 : 지금까지 여균동의 집중인터뷰 ‘우리 정부의 남북실무회담 제안 배경과 전망’에 대해서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과 이야기 나눠 봤습니다.

방송내용 다시 듣기 http://bit.ly/12KtJi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