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을 ‘자영업자 연합 단체’라고 비판하는 정치학자 지적을 겸손하게 곱씹어 봐야 할 때다.”

정동영(사진) 민주당 상임고문은 지난 13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민주당 127석은 해방 이후 야당으로서는 최대 군단인데 각자 구명도생 하고 있다”며 민주당 내 분파성에 대해 이 같이 비판했다.

2008년 민주당 대선 후보를 지낸 정 고문은 2009년 정계에 복귀한 이후 용산참사 및 해고자 복직 농성 등 정치권에서 소외된 이슈를 적극적으로 제기하며 이전과 다른 정치 행보를 보였다. 정 고문은 2010년 ‘정동영의 반성문’이란 글을 통해 민주 정부 10년을 반성하고 ‘담대한 진보’라는 제2의 정치 인생 시작을 알렸다. 그는 17일 세종문화회관에서 ‘10년 후 통일’ 출판기념 북 콘서트를 열었다.

정 고문은 “현재는 지도부를 중심으로 대동하고 노선을 가지고 논쟁해야 한다”며 “전직 대통령도 아니고 전전직 대통령을 기준으로 하는 친노․비노 논쟁은 영원히 떠나보내고 국민의 삶을 기준으로 토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이 대중정당으로서 신뢰를 못 받는 이유에 대해 “민주당은 아래로 가야할 때 오른쪽으로 만 갔다”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지난해 대선 패배 후 비상대책위원회가 개정한 강령․정강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정 고문은 “새누리당이 선거에서 승리한 이유는 강령을 경제민주화․복지국가 실현으로 개정하고 아래로 내려갔기 때문”이라며 “민주당이 대선 후 ‘좌편향’을 패배 원인으로 꼽고 강령·정강정책을 ‘우편향’되게 수정한 것은 오진에 따른 개악”이라고 지적했다.

   
▲ 정동영 민주당 상임고문.
 
 
그는 “현재 사회를 이념적 좌․우 스펙트럼 상에서 중간층이 솟아오른 단봉 사회로 해석해선 안 되고 경제 지표 상에서 양극단으로 몰린 쌍봉 사회로 봐야 한다”며 “민주당은 대변자가 없는 비정규직․청년 실업자․자영업자․농민․노인 등 저소득층의 대변자가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 고문은 민주당 안팎의 지지층 분열을 이끌어 냈던 4자 회동 합의에 대해서는 “준예산 편성에 강한 거부감을 느끼는 국민들이 있어 민주당 지도부도 협상 과정에서 충분히 고민한 결과일 것”이라며 “국정원 특위에서는 국민 공감을 얻을 거 딱 하나만 관철시키면 된다. 대선에 개입한 국정원장을 최고형(사형)에 처하도록 국정원법 9조를 개정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나는 사형폐지론자로 당장 사형시키자는 것이 아니라 법정 최고형에 처해야한다는 의미”라며 “정보기관의 정치 개입 관행이 끊어지면 엄벌 조항은 없앨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