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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의 말과 글

정동영 "박 대통령, '나는 문창극과 다르다' 증명해야 할 상황"

정동영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

채널A <박종진의 쾌도난마> 인터뷰 전문

2014.06.17

 

 

 - 박종진 : 이 분이 지금 새정치민주연합에서 계속 7.30 재보선 출마가 거론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또 안철수 공동대표가 중진들이 당을 위해 희생해줘야 된다 이래서 이게 무슨 말이냐. 요즘에 또 언론에서 해석하기 바쁩니다. 정동영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 모시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요. 나와 주셔서 고맙습니다. 

◆ 정동영 : 안녕하세요. 한 달 만인가요? 

- 박종진 : 아, 카메라를 딱 하시는 분이 역시 앵커 출신이라서 분위기가 좋습니다. 

◆ 정동영 : 너무 잘 하시는 거 같아요. 박종진 앵커가. 

- 박종진 : 아이, 저는 아직 너무 부족하죠. 선배님한테는 굉장히 부족하죠. 요즘 MBC 후배들 MBC 사태 이런 거 보면서 후배들하고 이야기 하면 MBC 이야기도 많이 하시죠? 

◆ 정동영 : 옛날에는 MBC가 1등이었는데 뉴스가. 요즘 좀 안타까워요. 

-박종진 : 그 때 앵커하실 때요. 앵커로 다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 안 하십니까? 

◆ 정동영 : 글쎄요. 

- 박종진 : 이윤성 국회의원은 지금 다시 앵커 하시데요. 그래도 아직은 목소리가 쟁쟁하시기 때문에 다시 정동영 앵커 해도 굉장히 빛이 날 것 같아요. 

◆ 정동영 : 박종진 앵커가 있는데 제 공간이 있겠습니까. 

- 박종진 : 하하.. 선거에서 많이 져 보셨죠? 

◆ 정동영 : 예. 많이 떨어졌어요. 

- 박종진 : 어떻습니까? 선거에서 져보면 기분이 어떱니까? 

◆ 정동영 : 상처죠. 내상. 그러나 상처가 시간이 가면 딱지가 앉게 되고 견디면 단단해지는 측면이 있죠. 

- 박종진 : 패자는 비참하고, 소속 정당도 멘붕에 빠지지 않습니까? 지금 신진 등용론이냐 중진 차출론이냐 해서 당에서도 계속 고민하고 이러는데, 당이 필승 카드를 위해서는 어떻게 공천하는 게 옳다고 보십니까? 

◆ 정동영 : 6.4 지방선거의 교훈을 잘 보면 되지요. 그러니까 새정치민주연합이 이긴 곳은 민주당의 정체성이 분명한 후보였다고 생각합니다. 진보·개혁 성향의 후보들이 낮은 자세로 겸손하게 접근할 때 대개 이겼어요. 그런데 정체성이 좀 뚜렷하지 않거나, 겸손하지 못 하다고 소문이 난 후보들의 경우에는 고배를 마신 경우들이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역시 국민의 눈높이가 기준이 되어야겠지요. 국민이 국민의 눈높이에서 어떤 사람을 원하는가, 이것이 필승 카드라고 생각합니다. 

- 박종진 : 나이로 따지고 이럴 수는, 나이로 개혁이냐 비개혁이냐 이렇게 따질 수는 없는 거잖아요. 

◆ 정동영 : 정치에는 탁상 정치가 있고, 현장 정치가 있고 그런 거 같아요. 저도 한때는 현장에서 좀 떨어져 있었습니다만, 제가 현장을 다니다 보니까 정치의 답은 현장에 있다. 그러니까 결국 개혁성도, 또 당의 정체성도 현장에 뿌리를 둘 때만 생명력이 있는 거죠.

- 박종진 : 우리 정동영 의장은 솔직히 이번 재보궐 선거에 출마하시죠? 이번에 하고 싶으시죠? 해야 되죠? 

◆ 정동영 : 당이 결정권을 갖고 있죠. 

- 박종진 : 아니 그래도 본인이 하기 싫다면 당이 결정권을 가져도 안 되는 거 아니겠습니까? 

◆ 정동영 : 당연히 정치인이니까 책무감이 있지요. 그러나 당이 필요하다고 판단을 내리면 당의 승리를 위해서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 박종진 : 그러면 당에서 '정동영 상임고문, 여기로 가십시요.' 하면 그냥 시키는 대로 가는 겁니까. 아니면 지역구를 또 '아, 거기는 내가 아닙니다.' 하고 조율도 하셔야 될 거 아닙니까? 

◆ 정동영 : 지역은 저에게는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박종진 : 아, 지역은 문제가 되지 않습니까? 

◆ 정동영 : 저는 강남에도 스스로 출마했던 사람입니다. 민주당 입장에서 강남은 사지(死地)로 불리우는 곳이지요. 그러기 때문에 지역은 부차적인 문제고, 제가 당의 승리를 위해서 기여할 수 있다면 지역은 어디라도 상관이 없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 박종진 : 지역은 어디라도 나는 당이 명을 내리면 가겠다? 

◆ 정동영 : 당이 결정하면 한다. 

- 박종진 : 그러면 안철수 당 대표가 말한 선당후사, 당 중진들의 선당후사를 믿는다. 이 얘기는 어떻게 해석하고 있습니까? 

◆ 정동영 : 모든 사람에게 다 해당되는 것이지요. 선당후사라는 것은. 그런데 말뿐인 선당후사가 있고, 생동으로 보여주는 선당후사가 있고 나뉜다고 봅니다. 금방 말씀한 강남에 투신한 것. 이런 것이 한 예가 되겠지요. 

- 박종진 : 강남에 투신한 건 내가 행동으로 당을 위해서 선당후사를 한 거다. 그리고 이번에 지역은 어느 지역이든 상관없다. 당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어느 지역이든 나는 나서겠다? 

◆ 정동영 : 예. 

- 박종진 : 이러면 이번에 공천이 될 거 같습니다. 제가 느낌으로는. 그렇지 않습니까? 어느 지역이든 당이 나를 쓰겠다고 생각하면 (당의 결정대로) 내가 가겠다고 하면 되는 거 아닙니까? 

◆ 정동영 : 왜냐하면요. 이번 7.30 재보선의 의미는 박근혜 대통령에게도 또 새정치민주연합에게도 사활이 걸린 싸움입니다. 

그러니까 6.4 지방선거에서 분명한 심판이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니까 최근에 이른바 문창극 사태는 이번 6.4 지방선거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경고 신호를 분명하게 읽었다면 이런 인사 참극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저는 문창극 총리 후보는 공직을 수행하기가 불가능한 상태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그 시간이 언제냐 하는 문제지, 이미 문창극 후보자는 공직 수행이 불가능하다 하는 것이 제 결론이고. 또 총리는 국익을 대표하는 것 아닙니까. 근데 총리 자체가 국익에 해가 된다면 이것을 밀어붙일 수가 없는 것이지요. 

그리고 또 문창극 사태는 어디까지 와버렸냐 하면, 박근혜 대통령이 '나는 문창극과 다른 사람이다'라는 것을 입증해야 하는 단계까지 와버린 것입니다. 

저는 만일 '문창극 총리 후보자와 박근혜 대통령이 (역사관이나 생각이) 같은 사람이다' 이런 오해를 받게 된다면 국정 운영에도 치명적인 지장을 받을 것이기 때문에 저는 이것은 빠르면 빠를수록 문창극 후보자가 결단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 박종진 : 적확한 지적인 것 같은데요. 여러 문제가 있지 않습니까? 여러 발언의 문제도 있고, 또 대학원 문제도 있고, 군 복무하다가 대학원 다닌 문제도 있고 여러 가지가 있는데. 발언한 것 중에 특히 우리 의장 님의 마음에 '야 이건 아니다', '이 말은 아니다' 하는 건 뭡니까? 가장 큰 게 뭡니까? 

◆ 정동영 : 대표적으로 '일제 식민 지배와 남북 분단이 하나님의 뜻이다'라고 말한 것은 저는 이런 게 연상됐습니다. 일본 식민 지배의 마지막 조선 총독 이름 아시죠? '아베 노부유키'입니다. 이 사람이 조선의 마지막 총독이었거든요. 이 사람이 한국을 떠나면서 남긴 얘기가 유명합니다. 

"나 아베 노부유키는 반드시 다시 돌아온다.

우리 일본은 조선인에게 식민사관을 심어 놓았다.

그들은 자기들끼리 이간질할 것이고, 노예의 삶을 벗어나지 못 할 것이다." 

만일 문창극 총리를 밀어붙이면, 그것은 아베 노부유키가 다시 돌아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정부는 견딜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박종진 : 아…. 죄송합니다만, 아베 노부유키가 떠나면서 한 얘기 다시 한번 해주시겠어요? 우리 국민들이 진짜 이거는 다시 한번 가슴에 와 닿는 얘기이기 때문에 좀 외워야 될 거 같아요. 

◆ 정동영 : 예.  

"나 마지막 총독 아베 노부유키는 반드시 다시 돌아온다.

우리는 조선인들에게 식민사관을 심어 놓았다.

그들(조선인)은 서로 이간질하며 싸울 것이고, 노예적인 삶을 벗어나지 못 할 것이다." 

- 박종진 : 가슴이 너무 막 저립니다. 아파서. 

◆ 정동영 : 식민사관은 우리가 지난 몇 십 년 동안 그걸 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노력과 대가를 치렀습니까. 그런데 이게 다시 허물어져 버린 겁니다. 저는 그래서 문창극 후보자가 공직 수행이 불가능하다고 말한 것은 대한민국의 정체성에 부합하지 않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한 마디만 덧붙이면, 이런 분을 어디 가서 찾아내기도 힘들어요. 사실. 

- 박종진 : 하하하. 찾아내기도 힘든 분을 찾아냈네요. 박근혜 정부가요. 

◆ 정동영 : 그런 점에서 인사 검증 시스템을 책임진 대통령 비서실장과 이른바 청와대 문고리 3인방은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합니다.  

- 박종진 : 아까 아베 노부유키가 떠나면서 '식민사관을 나는 한국에 다 심어놨다.' 하….  

◆ 정동영 : 식민사관이 골자가 2가지입니다. 제가 역사학도입니다. 

- 박종진 : 예. 알고 있습니다. 서울대 국사학과 출신. 

◆ 정동영 : 그게 하나가 정체성론이고 또 하나가 타율성 이론입니다. 한국 사람은 자율적으로 자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없는 열등한 민족이다. 그리고 조선의 역사 500년은 그냥 머물러서 썩은 역사다. 정체한 역사다. 발전은 없다. 이런 거거든요. 

- 박종진 : 그래서 '이조 500년' 이렇게까지 폄하하지 않습니까. 

◆ 정동영 : 그렇죠. 이 식민사관을 극복하고자 투쟁해 온 지난 50년 우리 정체성 회복의 그런 노력의 역사였습니다. 그런데 대한민국의 총리 후보자가 정면으로 식민사관과 사대주의와 반공주의가 결합한 '신념 우익'인데요. 이 신념 우익은 자기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은 다 종북 좌파이거나 아니면 애국자가 아니라고 보는 겁니다. 자기가 유일한 애국자라는 건데요. 그것은 잘못된 신념인 거지요. 

- 박종진 : 근데요. 저도 그렇고 우리 의장님도 국회의원도 많이 하시고 장관도 하시고 높은 자리 다 하셨지 않습니까. 대통령 후보까지 하셨습니다. 자. 이간질이라는 단어. 아베 노부유키가 떠나면서 얘기한 이간질이라는 단어. 여기에는 우리도 정말 책임이 있지 않습니까. 국회의원들 서로 이간질하고 지금 당내에서 이간질하고. 뭐 새누리당도 마찬가지고요. 서로 이간질하고. 조직에서도 이간질하고. 이 이간질이라는 단어가 제 가슴에 그냥 확 닿거든요. 저도 또한 이간질을 한 거 같아요. 여러 가지로. 

◆ 정동영 : 그래서 이 시대의 과제가 통합이지요. 국민통합. 그래서 국민통합하려면 소통. 그런데 지금 문창극 사태는 불통의 산물이거든요. 6.4 지방선거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였다면, 문창극 후보자 같은 사람을 찾아낼 수 없었다고 봅니다.  

그런데 저는 박근혜 대통령이 참 사람을 잘 못 쓴다고 생각해요. 다른 거 보다도 참여정부라든지 심지어 이명박 정부 때까지 있었던 인사 검증 시스템을 없애버렸단 말이에요. 지금은 인사위원장인 청와대 비서실장이 다 합니다. 그리고 아까 말씀 드린 청와대 문고리 3인방이 다 합니다. 그래서 인사, 검증, 보좌를 잘 못 받고 있는 거지요. 제가 아는 한은 그렇습니다. 

- 박종진 : 자. 새정치민주연합도 어떻습니까? 지금 하는 게 마음에 쏙 듭니까? 아니면 박지원 의원도 나오시면 새정치민주연합에 쓴소리도 해주시는데. 새정치민주연합에 정말 애정이 담긴 쓴소리도 한 마디 해주시죠. 

◆ 정동영 : 하나는 분발하라는 격려. 또 하나는 여기서 다짐을 좀 해야죠. 왜냐하면 국민의 눈높이에서 야당이 좀 더 강력한 견제력을 발휘해줄 것을 우리 국민은 바란다고 생각합니다. 야당성을 확실히 해야 되는 거죠. 우리는 야당입니다. 야당으로서 해야 할 일은 뭐냐. 우리가 대안이라는 걸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비판과 공격은 대안을 근거로 해서 확실하고 선명하게 해야 되는 거죠. 이게 대안이 아니다. 우리가 제시하는 것이 대안이다.  

예를 들면, 지난 번에 제가 출연해서 'NSC'(National Security Council·국가안전보장회의)를 부활하는 것이 대안이다. 이렇게 말씀했잖아요. 그러니까 제2의 세월호가 없으려면, 대한민국 CEO인 대통령이 내가 CEO(Chief Executive Officer·최고경영자)일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CSO'(Chief Safety Officer·최고안전책임자)다라고 선언하는 것입니다. S는 Safety, 안전이지요. 그러기 위해서 대통령이 대한민국의 CSO가 되려면, 보좌하는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그것이 NSC입니다.  

제가 NSC 위원장을 했기 때문에 저는 적어도 대한민국 정치인 중에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때문에 박근혜 대통령이 앞으로 임기 동안에 대한민국 국가 안보와 대한민국 국민의 생명을 제대로 지키려면 내가 국민의 생명을 최종적으로 지키는 CSO다. 최고 위기관리 사령탑이다. 그리고 나를 보좌할 NSC를 전면적으로 부활하라. 이렇게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 박종진 : 네. 옳으신 말씀이시고. 그 때 발언한 이후에요. NSC에 대해서 굉장히 모든 언론과 정부 관계자들도 이 NSC를 부활해야 된다는 이런 목소리를 다 똑같이 냈습니다. 

◆ 정동영 : 박종진 앵커께서 아주 정확하게 의제화를 시켜 주셔서.. 

- 박종진 : 하하…. 하여튼 뭐 교묘하게, 묘하게 그 시기가 딱 맞았습니다. 자. 새정치의 기치, 정책 노선 어떻습니까. 이렇게 가야 된다. 후배들한테. 아니 후배들도 있고 동료들도 있겠지만. 

◆ 정동영 : 새정치민주연합을 넘어서서 대한민국호가 침로(針路). 이번에 세월호에서 배에 관한 용어가 많이 익숙해졌는데, 배의 방향을 정하는 걸 침로라고 하더군요. 침로를 변경해야 합니다. 그게 뭐냐. 생명의 가치를 중심으로 안전과 사람과 행복. 저는 6.4 지방선거에서 가장 의미 있게 본 것이 우리 국민들이 진보 성향의 교육감을 선택한 것입니다. 번호도 없습니다. 그리고 잘 알지도 못 하잖아요. 그런데도 귀신 같이 골라서 찍었습니다. 그건 뭐냐. 지금의 교육으로는 제2의 세월호. 예를 들면 단원고 학생들이 가만히 있으라는 방송을 듣고 가만히 있었어요. 참 순진무구하고 얼마나 착실합니까. 그런데 그 학생들은 사실 가만히 있으라고 하는 방송을 들었을 때, 왜? 왜요? 왜?라고 물었어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 교실 교육에서 '왜'라고 묻는 질문이 사라진 지 오래됐습니다. 

- 박종진 : '왜'라고 물으면 한 대 맞아요. 저도 왜라고 많이 물어봐서 많이 맞았어요. 진짜 왜요? 그러고. 수학은 왜 답이 하나입니까 그래서 그 선생님도 답을 못 하니까 저 야단 치고 막 그랬던 기억이 있어요. 

◆ 정동영 : 그래서 우리 교육을 질문이 있는 교실, 질문이 있는 교육으로 바꿔낼 사람이 '아, 이런 분들이지 않겠느냐.' 하는 것이 진보 교육감 13명을 당선시킨 것이죠. 국민의 눈높이에서 이걸 읽어줘야 됩니다. 

- 박종진 : 그런데 보수가 분열해서 된 거다. 진보가 잘해서 한 게 아니다. 이렇게 또 새누리당 쪽에서는, 보수 쪽에서는 이야기하고 있어 가지고. 

◆ 정동영 : 그건 (민심을) 오독하는 거지요. 

- 박종진 : 오독하는 거다. 이번 6.4 교육감 선거에서 이 굉장한 교훈을 잘 읽어야 된다 이런 얘기시죠? 

◆ 정동영 : 교육을 바꿔라 하는 신호를 분명히 보낸 거잖아요. 그러면 이제 정치권은 여·야 새정치민주연합을 포함해서 정치의 방향을 바꿔야 합니다. 삶의 질로. 

- 박종진 : 그래도 좀 마음에 안 드시는 거죠? 새정치민주연합에 대해서. 

◆ 정동영 : 우리 당이 보다 진보·개혁적인 성향을, 정체성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봅니다.  

- 박종진 : 정체성이 지금 뭐가 뭔지 잘 모르겠다? 

◆ 정동영 : 대북 문제에 있어서도 그렇고, 남북 관계에서도. 우리는 10년 동안의 업적을 갖고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남북 관계도 주도해야 하고. 문창극 후보 얘기를 거기에 한 마디만 덧붙이면, 그 분이 분단을 하나님의 뜻이라고 했는데. 총리는 사실 통일을 준비해야 하는데, 이런 총리를 갖고 어떻게 통일 준비를 하겠는가 하는 말씀을 드리고. 야당의 책임도 있습니다. 야당이 10년의 경험과 그 업적을 가지고 이 정부에 대해서 보다 더 큰 목소리를 내고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박종진 : 하…. 총리는 통일을 준비해야 되는데, 6.25 분단이 하나님의 뜻이라고 얘기를 했으니 이게 말이 되냐. 그죠? 

◆ 정동영 : 예. 

- 박종진 : 하…. 그 말 들으니까 또 가슴이 확 저며 오네요.  

◆ 정동영 : 저하고 우리 박종진 앵커하고 생각이 많이 같은 거 같아요. 

- 박종진 : 아, 그렇습니까. 하하하. 그 얘기를 듣는데 가슴이 확 와 닿아서. 이간질하고 아베 노부유키 나가면서 한 얘기를 듣는데 가슴이 막 저며 가지고요. 지금 대한민국이 바로 서야 하는데. 이거 참. 

◆ 정동영 : 대한민국은 좀 더 좋은 대한민국이 될 수 있습니다. 보수 진영에도 얼마든지 건강하고 양식이 있는 보수의 지도자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 분을 총리로 모셔서 이제 여·야 소통도 하고. 그 다음에 진보와 보수 이념의 시대가 끝난 지 언제입니까. 이제 국민통합으로 가야 합니다. 

- 박종진 : 쾌도난마에 나오셨으니까. 이런 분이 좀 총리를 했으면 한번 추천해주세요. 만약에 대통령이 본인에게 총리를 하시라고 권하시면 하겠습니까? 

◆ 정동영 : 저희한테 그런 권유할 리가 없다고 생각 하고요. 

- 박종진 : 왜 우리가 정동영 고문을 생각 못 했지요? 언론에서. 야당 인사들도 많이 들어갔었는데 후보로 좀. 

◆ 정동영 : 거국 내각을 할 때 여·야 큰 틀에서 얘기를 하는 거지요. 전에 노무현 대통령이 거국 내각 하자고 했잖습니까. 지금은 같은 보수라도 좀 국민을 통합할 수 있는 이런 분을 좀 모셨으면 좋겠습니다. 

- 박종진 : 정동영 고문은 대통령 후보를 하셔서 아마 총리 권유를 하지 못 했을 겁니다. 

◆ 정동영 : 솔직히 말씀 드리면, 총리보다 더 중요한 게 저는 청와대라고 생각해요. 청와대를 바꾸지 않고는 저는 국정 운영의 기조가 바뀌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대통령 책임제이지 않습니까. 

- 박종진 : 총리는 그러면 야권에서 이번에 발탁할 필요도 있습니까? 만약에 또 문창극 후보자가 낙마하신다면. 

◆ 정동영 : 야권에서 총리를 발탁할 계제는 이런 단계입니다. 말하자면 국정 기조를 대통령 후보 때 공약했던 경제민주화를 전면화하고, 복지국가 복지정책을 위해서 국가 정책 기조를 전체적으로 손질할 때 거기에 걸맞는 청와대 팀과 내각 팀을 짤 때 그 때는 야권도 협조를 해야 하는 거지요. 그러나 지금 그 공약들은 다 사라지고 없는 형국이지요. 

- 박종진 : 재보궐 선거에 나가셔서 어느 지역이든 당이 결정하면 나는 받아들이겠다. 이렇게 얘기하셨어요. 굉장히 중요한 얘기를 쾌도난마에서 하셨어요. 당 지도부가 이거 다 보고 있어요. 특히 새정치민주연합은 박종진이가 뭘 잘 못했나 그거 잡아낼려고 다 보시는 거 같아요. 

◆ 정동영 : 그렇지는 않고요.  

- 박종진 : 제가 뭐 그렇게 크게 잘못한 것도 없는데…. 하여튼. 

◆ 정동영 : 인기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 박종진 : 아, 그렇습니까. 열심히 보고 있어서. 제가 볼 때는 이번에 잘 되실 거 같은데요. 만약에 이번에 공천을 받고 또 국회의원이 되신다면 무엇부터 하고 싶습니까? 

◆ 정동영 : 세월호 참사에서 3가지가 떠올랐습니다. 세월호의 진범이 셋입니다. 이준석 선장도 책임자이지만, 더 근본의 뿌리는 세 가지입니다.  

하나는 무분별한 규제 완화가 진범입니다. 안전과 생명에 관해서는 규제를 강화해야 합니다. 이것을 야당이 강력하게 대변하고 대표하고 또 대안을 내야 합니다. 두 번째, 비정규직이 진범입니다. 선장이 1년짜리 계약직이지 않습니까. 

- 박종진 : 그거 동감합니다. 100% 동감합니다. 

◆ 정동영 : 그렇죠? 우선 정부에서부터, 청와대에서부터, 시청에서부터, 각 공공기관에서부터 비정규직을 제대로 인간 대접하면서 써야 합니다. 

- 박종진 : 옛날에는 비정규직이 없었어요.  

◆ 정동영 : IMF 전에는 (많이) 없었죠. 

- 박종진 : 없었어요. 갑자기 이게 생겼어요. 

◆ 정동영 : 정규직화 할 수 있습니다. 얼마든지. 서울시에서 2600명의 비정규직 즉 청소, 경비, 주차관리, 보건소, 도서관, 복지관 등의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바꿨더니 오히려 예산이 몇 억 절감됐다는 겁니다. 예산이 오히려 줄었다는 거에요. 왜냐하면 용역회사에 주는 돈이 절약이 되니까요. 

- 박종진 : 용역회사가 사실은 일은 이 사람들이 하는데. 여기 우리도 비정규직이 많거든요. 근데 용역회사가 어느 정도 떼니까 사실상 돈이 없어지는 거죠. 어떻게 보면. 

◆ 정동영 : 경제 나쁜 거를 풀어가는 해법 중에 하나가 부동산 경기도 문제겠지만, 핵심은 쓸 돈이 없잖아요. 일반 서민들 특히 비정규직 140만원이 평균인데, 이 돈 가지고 무슨 소비를 할 여력이 있습니까. 그래서 비정규직 문제를 정부가 정말로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야 합니다. 야당의 몫이 그것입니다. 

- 박종진 : 세 번째는요. 첫 번째 규제 완화 무분별화, 두 번째 비정규직. 

◆ 정동영 : 세 번째 진범은 민영화입니다. 철도 민영화, 의료 민영화, 약국 법인화, 심지어 사람이 물에 빠졌을 때 구조하는 것조차도 민영화한 정부입니다. 이명박 정부 때입니다만. 사람이 물에 빠졌으면 군대를 동원해서라도 건져야지요. 근데 이것을 돈 주고 민간회사보러 구조하라고? 민영화가 좋기로서니 이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 박종진 : 이번에(세월호 침몰 때) 군대가 들어갔었어야지요. 처음부터 딱. 

◆ 정동영 : 그래서 이 세 가지를 바로잡는 것이 야당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박종진 : 2014년 6월 17일 화요일 쾌도난마에서 바라 본 세상. 결단은 무슨 결단이든 오해해서 듣지 마시고요. 결단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은 것 같습니다. 정동영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의 마지막 멘트 듣도록 하겠습니다. 한 말씀 하시죠. 하지 못 한 얘기. 

◆ 정동영 : 세월호는 아직 계속 되고 있습니다. 세월호 유족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잊혀지는 것입니다. 우리는 그냥 단순히 잊지 않아야 할 뿐만 아니라 세월호에서 드러난 교훈. 제가 말씀 드린 비정규직의 문제, 민영화의 문제, 규제 완화의 문제. 이런 국가적 과제를 놓고 성찰하는 진지한 토론이 있는 그런 대한민국이어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박종진 : 이번에 꼭 재보궐 공천 받으시고 국회의원 되셔서 정말 비정규직 문제, 그 다음에 국민의 생명 문제, 민영화 문제 잘 좀 추진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국민들을 위해서 다시 태어나시길 바랍니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