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백운기입니다> 인터뷰 전문입니다.
백운기
먼저 어제 수도권 출마를 선언한 민주당의 정동영 전 대선후보를 만나봅니다. 안녕하십니까?
정동영
네, 안녕하십니까. 백운기 선생님.
백운기
오랜만입니다.
정동영
네.
백운기
대선이 끝나고 난 뒤에는 처음으로 인터뷰 하는 것 같은데요. 그 동안 잘 지내셨습니까?
정동영
네, 저한테는 어느 해 보다 긴 겨울이었습니다. 잘 지냈습니다.
백운기
정 후보께는 지난 대선 패배 참 가슴 아픈 상처인데요. 17대 총선이 끝나고 독일에 가셨던 일이 생각이 납니다. 이번에는 어떤 생각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셨는지 궁금합니다.
정동영
스스로 많이 되돌아 봤습니다. 사실 그 동안 늘 앞만 보고 달리기만 했지 이렇게 좀 뒤 돌아보고 새겨 볼 시간은 별로 없었죠. 그 과정에서 우리 국민들의 삶의 불안이 얼마나 깊은 것인지 그런 것을 좀 더 세세하고 깊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백운기
독일에서의 시간이 우리 통일 정책에 반영되었던 그런 결실로 맺어진 것처럼 또 이번에 그 아픔이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정동영
감사합니다.
백운기
총선 얘기에 앞서서 하나만 더 여쭤보겠습니다. 역사를 전공하신 분인데 이번 정권교체를 개인적으로 말이죠. 역사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시는지 좀 듣고 싶습니다.
정동영
국민의 선택을 존중합니다. 그리고 민주정권이 10년이 되었기 때문에 이제 국민들이 새로운 변화를 원했고 그 변화에 따라서 정권교체가 된 것이죠. 국민들의 선택에 따라서 이제 새로운 정권이 국민들의 그런 요구에 응답해야 한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백운기
네, 당사자인데 아픈 부분을 계속 여쭤봐서 죄송합니다. 총선 관련 얘기 하겠습니다. 총선은 어떻게 보면 지역의 대표를 뽑는 것 아닙니까? 그런데 상대적으로 이번에 연고가 적은 지역을 출마하는 것으로 결심을 하셨는데 수도권 출마를 결심하신 배경 어떤 이유입니까?
정동영
사실 백의종군이 상식입니다. 작년 12월 대선에서는 당이 저한테 올인 했었기 때문에 헌신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제가 사실은 불출마 백의종군 하면서 다른 후보를 돕는 것이 그것이 이제 제가 보은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당은 계속 어려웠고 제가 백의종군하겠다는 것이 그렇게 당당한 모습만은 아니어서 그렇다면 당이 필요하다면 출마하겠다, 어디든지, 진자리 마른자리 가리지 않겠다고 하고 당의 결심을 기다렸습니다. 협의를 기다렸는데 그게 좀 늦어졌고요. 어제 손학규 대표께서 어렵게 종로 출마를 선언했고 그래서 그와 함께 당이 권유한 남부벨트에 가서 그러면 작은 힘이나마 보태겠다고 해서 출마를 하게 된 것입니다.
백운기
구체적인 지역은 언급할 수는 없지만 그러면 이번에 그 남부지역을 맡으신 것은 당의 뜻이 강합니까? 아니면 본인의 뜻이 더 강합니까?
정동영
솔직히 말씀드리면 당과 협의를 충분히 했으면 지역이 달라질 수도 있었겠죠. 그런데 어쨌든 지역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의미 있는 의석이 중요하죠. 그러니까 당이 아픔은 있었지만 1차 개혁공천을 통해서 이미지가 달라지고 또 우리 국민들이 좀 기대를 갖기 시작하지 않았습니까? 그러면 2단계로는 말하자면 의석수를 확보하기 위해서 전략을 갖고 임할 텐데 그 전략의 하나로써 손 대표가 그런 출마, 수도권 종로출마를 선언했고 그에 따라서 저도 당을 돕는 입장에서 어디까지나 당을 지휘하고 또 선거를 책임지는 것은 새로운 당 지도부죠.
백운기
그 동안 지지를 해 줬던 전라북도 도민들에게는 좀 미안한 마음이 있겠군요?
정동영
하하, 감사하고요. 전주에서 두 번씩이나 최다득표를 만들어 주시고 했는데 제가 당이 필요하다면 어디서라도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백운기
대선후보까지 했지만 그래도 이번 총선에서 상당히 쉽지 않은 선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을 할 수가 있습니다. 워낙 그 동안 조사를 보면 수도권에서는 민주당이 좀 열세로 나타나는 분위기 아닙니까? 승산을 어떻게 보십니까?
정동영
말씀대로 쉽지 않죠.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우리 국민의 수준을 믿습니다. 우리 국민의 민주주의 수준이 1당 독재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제 야당인 저희가 잘 해야 하는데요. 첫 번째 조건인 어쨌든 야당을 하나로 묶는 것, 통합하는 것 이것은 어렵지만 해 냈습니다. 또 두 번째 박재승 위원장의 박재승 임펙트, 효과 이런 말이 있는데요. 개혁공천을 선도함으로써 그 과정에서 참 아픔이 있었습니다만 또 면모를 일신한 측면이 있고요. 이제 세 번째 중요한 것은 역시 우리 국민들께서 안전과 함께 견제도 필요하다는 그런 생각을 갖게 되시면 아마 쉽지 않지만 해 볼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백운기
박재승 위원장 곁에서 보시면 어때요?
정동영
원칙이 분명한 분입니다.
백운기
아무튼 이번에 박재승 위원장 상당하신데 그 부분 조금 이따가 다시 한 번 여쭤보기로 하고요. 강금실 전 장관의 지역구 출마 여부도 지금 관심입니다. 혹시 의견이 있으십니까? 이 부분에 대해서? 지금 손 대표하고 정 후보께서 이렇게 투 톱으로 수도권에 바람몰이를 하겠다는 전략 아닙니까? 그래서 강금실 최고위원도 좀 나가서 싸우는 게 좋은 것 아니냐, 이런 얘기가 많이 나오지 않습니까?
정동영
예, 본인이 결정하실 문제입니다만 그러나 또 예를 들면 저도 이제 수도권 어느 지역에 가게 되면 묶이게 되는 측면이 있습니다. 따라서 지도부의 어떤 분들은 자유롭게 전국을 다니면서 이렇게 지원하는 역할도 필요하죠.
백운기
예, 그런 의미를 갖고 계시군요. 박재승 위원장 부분에 관련해서요. 지금 당내 이렇게 의견을 들어보면 공천혁명도 좋지만 총선이 끝나면 떠날 사람들 아니냐, 이런 분들이 당을 망가뜨린다, 이런 소리도 있는 것 같습니다. 어쩔 수 없다고 보십니까?
정동영
사명감을 갖고 하신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이대로 무난하게 가면 무난하게 죽는다, 이런 생각을 갖고 계신 것 같고요. 그래서 민주주의의 기본원칙이 견제와 균형인데 이른바 국회에 의미 있는 견제세력을 확보하려면 한자성어로 대의멸친 이런 용어로 쓰셨습니다만 그런 대의를 위해서 아픔을 감수한다는 그런 명분, 그런 사명감 이런 것이 앞서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저는 봅니다.
백운기
네, 이제 백의종군 하는 심정으로 계셔서 구체적인 것을 여쭤보기는 그렇지만 그래도 당에서 중요한 위치에 계시니까 몇 가지 여쭤보겠습니다. 지금 손 대표를 제외하고는 또 박성천 공동대표, 김효석 원내대표 다른 당 지도부 인사들도 아직 출마지역을 확정을 못하고 있는데 혹시 이 분들이 또 어려운 지역에 나가서 싸워야 될 필요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정동영
네, 예민한 문제입니다만 역시 지도부와 공천심사 위원회가 잘 소통해서, 협의해서 정할 문제이고 또 각자 의원님들이 선택하실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하나 아쉬운 것은 환경이 나쁘다 보니까 좀 거물급 또는 좋은 분들 영입을 그 동안 못 해서 수도권에 출마하실 그런 가용자원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래서 예를 들면 전에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지금 하신 분들이라든지 또 당 주변에 계신 분들 좋은 분들을 좀 포진하는 노력을 좀 함께 해야 되겠죠.
백운기
그런 분들이 많이 좀 들어와 있습니까? 지금 현역 의원 물갈이를 많이 하겠다고 하는 데 그 바뀐 만큼 이렇게 새로운 피, 주목할 만 한 분, 정말 해 볼만한 분들 많이 있다고 보십니까?
정동영
지도부에서 그 동안 영입위원회를 구성해서 노력했는데요. 그 내용은 제가 잘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백운기
그러시군요. 지금 전략공천 얘기가 많이 나옵니다. 그런 방향성에 대해서도 한 번 좀 여쭤보고 싶은데 전략공천은 어떤 식으로 원칙을 잡아서 가는 것이 총선 승리를 위해서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정동영
역시 지역구민의 요구, 이제부터는 개혁공천이라는 원칙과 함께 당선 가능성이 중요하겠죠. 특히 수도권의 경우에는 근소한 표차로 당락이 결정되지 않습니까. 또 하나는 이제 선거가 한 달이 아니고 이십 며칠, 27일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하루라도 서둘려야 하는 문제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백운기
네,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의 목표 의석수는 얼마나 됩니까?
정동영
쉽지 않습니다만 그러나 1/3은 되어야 의미 있는 견제세력이 되는 것이죠. 그런데 당장 내일 선거하면 220~230석도 넘을 것이다, 이렇게 말합니다만.
백운기
한나라당이요?
정동영
그렇죠. 거대 여당이 된다는 것이죠. 그런데 자전거도 두 발로 가고 사람도 두 발로 걷듯이 적어도 야당이 건전한 야당이 100석은 되어야, 1/3은 되어야 견제와 균형이 이루어지고 안정과 균형이 함께 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되어도 사실 여당은 200석에 근접하게 되거든요. 저희가 1/3 의석을 확보하는 게 현재로써는 대단히 어려운 목표입니다만 그러나 목표는 높게 잡고 그리고 최선을 다해서 노력해야 되겠죠.
백운기
1/3도 어렵다고 볼 정도입니까?
정동영
1/3 하려면 서울, 경기, 인천 이 수도권에서 50명 이상을 당선시켜야 합니다. 그게 쉬운 일은 아니죠. 그러나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지성이면 감천이다, 하는 말을 믿습니다.
백운기
네, 알겠습니다. 오랜만에 연결되셨으니까 최근 현안에 대한 의견도 좀 듣고 싶은데요. 이번에 한나라당의 안상수 원내대표를 비롯해서 새 정부 인사들이 지난 정권 때 임명되었던 사람들은 좀 물러나야 되는 것 아니냐, 또 좌파 법안들도 바꾸어야 된다, 이런 주장들을 하고 있는데 이 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정동영
네, 좌파, 우파 이런 용어 좀 안 썼으면 좋겠습니다. 국민들께서도 분열하고 대결하는 것보다는 통합 그리고 화합하는 것을 원치 않느냐, 이렇게 생각합니다. 또 여당에서 지금 아마 지난 정권에서 임명된 지난 번에 임명된 공기업 대표들에 대해서 사임을 원하는 것 같은데요. 그것은 그렇게 무리하게 밀어붙일 일은 아니고 순리에 따라서 자연스럽게 하는 게 국민의 뜻 아닐까, 이런 생각을 합니다.
백운기
정권이 바뀌면 물러나는 게 그 동안 관행은 관행이었죠?
정동영
네, 그런 측면이 있습니다.
백운기
예, 본인의 판단에 맡겨야 될까요?
정동영
글쎄, 그와 관련해서 뭔가 상식과 원칙을 조화하는 그런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백운기
예, 한 가지 더 여쭤보도록 하겠습니다. 17대 대선과정에서 불거졌던 갖가지 고소고발 사건이 아직 해결이 안 되고 있지 않습니까? 특히 정 전 후보께는 검찰이 그 동안 두 차례 소환통보를 했고 또 이번 주말에도 또 출석요구서 보낼 계획이라고 해요. 검찰 수사에 대한 입장은 어떠신지 듣고 싶습니다.
정동영
기본적으로 당에서 이것을 야당에 대한 탄압으로 규정을 하고 거기에 대한 대책위원회를 만들어서 당에서 대처를 하고 있습니다. 당의 대처 회의 결과와 대처에 따라서 대응하겠습니다.
백운기
당사자 본인의 생각은 어떠신지요?
정동영
기본적으로 직선제 시작한 이후에 5년 전에도 그랬고 10년 전에도 그렇고 대선과정에서 정치적인 공방, 이것을 가지고 법원으로 끌고 간 일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한 여야의 저는 국민 통합적 차원에서의 그런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백운기
대선과정에서 정 후보를 도왔던 그런 분들도 지금 같이 걸려있지 않습니까?
정동영
그렇습니다.
백운기
예, 차라리 내가 다 책임질 테니까 그 사람들은 좀 놔 줘라, 이렇게 얘기하실 수도 있는 것 아닙니까?
정동영
사실 대선과정에서 이른바 BBK사건은 한나라당 내부경선에서 박근혜 대표를 중심으로 가장 치열하게 문제제기를 했고 또 고소고발 사건이 이어졌었습니다. 그런데 당내 소송이었기 때문에 경선이 끝난 뒤에 다 취하를 했던 것으로 압니다. 그런데 이제 지금 여야 간에 쟁점이 되고 있는 소위 BBK사건, 이것을 계속 끌고 가는 것이 과연 국민들 입장에서 어떻게 보여 질지, 국민 통합 측면에서 그것이 바람직한 것인지 생각해 봐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백운기
네, 오늘 여러 가지 말씀 감사합니다. 아무쪼록 건승하시기를 바라겠습니다.
정동영
네, 감사합니다.
백운기
고맙습니다. 정동영 전 대선후보 만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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