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의원은 인터뷰에서 " 오늘 우리가 누리는 인권과 민주주의가 많이 훼손되고 있지만, 그래도 그 뿌리는 80년 5월 334분의 사망자와 행불자, 실종자, 그리고 3천4백 명의 부상자, 이 분들 피 흘림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 5.18은 끝난 역사가 아니라 살아있는 역사이자 한국 민주주의의 뿌리인데 5.18을 부정하는 정부의 움직임과 발상은 경악할만하다"고 말했습니다.
또, "이번 선거는 김정일 정권에 대한 심판이 아니라 이명박 정권에 대한 심판"임을 강조하며 "국민에게 반성을 요구하는 정권을 심판하는건 당연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다음은 CBS 인터뷰 전문입니다.
[CBS '이종훈의 뉴스쇼' 인터뷰 전문' (출처 : CBS 라디오 홈페이지)
“대통령 불참은 5.18 정신 훼손”
- '기념식 전공노 참여시 문책' 경악
- 정부 천안함 ‘북 소행 추정’ 정한 듯
- 천안함, 北원인이라면 안보 실패
- 국민 반성하라는 정권 심판해야
5.18 광주민주화운동, 올해로 30주년을 맞았는데요. 하지만 몇 가지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해에 이어서 올해도 기념식에 불참한다고 밝혔고요. 오랫동안 추모곡으로 불린 ‘임을 위한 행진곡’은 이번 공식행사에서 제외를 할 방침이라고 합니다. 30년 전 현장에 계셨던 분이죠, 민주당 정동영 의원과 이 문제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 이종훈> 30년이 지난 오늘 이 시점에서 5.18이 갖는 의미, 뭐라고 보십니까?
◆ 정동영> 오늘 우리가 누리는 이만한 인권, 민주주의, 많이 훼손되고 있습니다만, 어쨌든 그 뿌리는 80년 5월 334분의 사망자와 행불자, 실종자, 그리고 3천4백 명의 부상자, 이 분들 피 흘림의 그 은덕이라고 생각합니다.
◇ 이종훈> 당시 기자 신분이셨죠? 어디에 계셨습니까?
◆ 정동영> 그때 저는 경찰서 출입하는 사건 기자였는데요. 현지에 내려가지 않으면 뭔가 죄를 짓는다는 느낌 속에 자원을 했습니다. 그래서 5월 19일 밤, 20일에 걸어서 장성에서부터 광주까지 시내로 들어갔죠. 기자의 임무는 보고들은 걸 전하는 것이었는데, 당시 계엄 하여서 검열이 작동되고 있었기 때문에 제가 보고 들은 것을 보도할 순 없었습니다. 지금도 죄스러운 마음입니다.
◇ 이종훈> 감회가 남다르실 것 같은데요...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해에 이어서 올해도 5.18 기념식에 불참하기로 했습니다. 이걸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야 할까요?
◆ 정동영> 5.18은 끝난 역사가 아니라 살아있는 역사죠. 펄펄 살아있는 역사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것은 역사 단절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현 정부의 역사인식을 보여주는 거죠. 그러니까 오늘의 한국 민주주의의 뿌리가 어디 있느냐, 5.18의 희생 그리고 87년 6월항쟁으로 얻어진 87년 헌법이 바로 이 정부의 탄생을 가능하게 한 배경 아니겠습니까. 그런 점에서 5.18을 부정하는 듯한 정부의 움직임, 특히 가령 공무원노조가 5.18을 참배하면 해임, 파면하겠다는 그런 행정부의 발상은 참 경악할만한 일입니다.
◇ 이종훈> 대통령이 4.19 행사에는 가면서 5.18 기념식에는 가지 않는 이유, 뭔가 정치적인 의도가 있다고 보십니까?
◆ 정동영> 그 자체가 명백히 정략적이죠. 그리고 5.18 정신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5.18은 1789년 프랑스혁명을 기념하는 것처럼 5.18은 한국에서 민주주의가 계속되는 한 영원이 기념될 것입니다. 5.18의 희생이 광주만의, 광주시민만의 인권과 민주주의를 위한 희생이 아니지 않습니까.
◇ 이종훈> 그럼 청와대가 지금 5.18에 대해서 어떤 인식을 가지고 있다고 보십니까?
◆ 정동영> 글쎄요, 청와대 입장까지 제가 해석하기에는 자료가 부족합니다만, 어쨌든 정부 기념식에 당연히 대통령이 참석해야 하는 것이고 당연히 ‘임을 위한 행진곡’ 금지한 것을 철회해야 하는 것이고, 공무원 노조 참석 금지하는 것 역시 중지해야 하는 것이죠.
◇ 이종훈> 작년에는 대통령 기념사가 있었고 총리가 대독을 했는데, 올해는 그나마 총리기념사로 대체를 한다고 하고 여러 가지 조금 전에 말씀하신 그런 금지들도 더해졌는데. 호남 지역에 대한 차별 의도도 있다고 보십니까?
◆ 정동영> 그렇게까지 해석하고 싶지 않습니다. 5.18이 광주만을 위한 희생이냐? 그것은 한민족,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한 희생이었다고 본다면 5.18은 전국화 돼야 하고 5.18은 세계화 돼야 합니다. 그런데 그 점에서 아직 미흡하거든요. 이 정부가 해야 할 일은 5.18을 대한민국 특히 지금 자라나고 있는 어린 학생들이 제대로 그 의미를 알고, 우리가 일본과 역사 왜곡 그 전쟁을 치르지 않습니까. 독도를 일본 교과서에 표기해서 일본 학생들에게 가르치려고 하는 것을 분노하면서 우리의 역사를 우리 학생들에게 제대로 가르치고. 5.18 망월동에 우리 학생들에게 젊은이들에게 적극적으로 순례하도록 가서 참배하도록 권장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고 봅니다. 이것이 5.18의 전국화, 역사적 의미를 계속해서 새기고 계승하겠다는 그런 의지를 보여줘야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 이종훈> 이번엔 지방선거 관련한 얘기를 여쭙죠. 야당에서는 여당이 지금 천안함 관련해서 북풍을 조장하고 있다, 이렇게 지적하고 있는데요. 통일부 장관 역임한 분으로서 이 문제 어떻게 보십니까?
◆ 정동영> 이미 20일 발표 방향은 정해진 것 같아요. 말하자면 이러이러한 증거가 있고 그래서 북한 말고는 할 때가 없지 않느냐, 북한 소행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발표가 아니겠는가... 왜냐하면 지금 청와대 지시로 예산이 들어가는 대북 관련 사업을 전면 중단하라는 지시가 있다고 오늘 아침 그런 보도를 봤는데요. 준비를 하는 것 같아요. 하필 시점도 지방선거 열흘 앞둔 시점에 발표를 잡은 것도 그런 의혹을 사기에 충분하지만, 이미 사건 초기부터 결과를 예단하고 거기에 죽 맞춰왔다는 의혹을 지울 수 없습니다.
특히 이 사건과 관련해서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정부로부터 누구로부터도 사과 또는 ‘송구하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 없고. 누구 한 사람 책임 묻겠다는 얘기를 들어본 일이 없습니다. 그래서 즉각 해임하고 즉각 문책했어야 할 국방장관이 조사를 하느니 또 발표를 하느니 하는 전 과정을 지휘 통제하는 지경에 이르렀는데. 이건 분명히 정부의 안보 실패거든요. 어느 쪽으로 결론이 나든. 특히 이것이 북한의 소행으로 추정된다, 이렇게 한다면 이것은 명명백백하게 안보 실패잖아요. 안보에 큰 구멍이 뚫린 것을 스스로 자인하는 건데 그러면 책임은 더 무거워지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 이종훈> 수도권을 중심으로 친노계 인사로 단일화가 이뤄졌는데요. 이걸 보고 한나라당에선 도로 열린당이다, 좌파가 부활하고 있다, 이렇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열린우리당 의장을 지내기도 하셨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 정동영> 물타기라고 보는데요. 6월 2일 선거의 의미를 희석하는 거죠. 누가 뭐라고 해도 6월 2일, 특히 지방선거는 역대로 항상 정부의 중간평가, 중간심판이었습니다. 그래서 지난 2년 반 동안 이명박 정부가 잘한 것이 있으면 그래서 국민을 편하게 하고 경제를 살리고 안보를 튼튼하게 했다고 평가한다면 밀어줘야겠죠. 그러나 안보를 실패했고 먹고사는 것이 더 힘들어졌고 또 더더군다나 국민을 무시하는 국민의 자존심을 짓밟는 그런 권위주의 정권으로의 회귀, 그런 양상을 보였다면 마땅히 응징해야 하고 심판해야 합니다.
이번 선거는 김정일 정권에 대한 심판이 아닙니다. 이명박 정권에 대한 심판이죠. 특히 얼마 전 촛불 2년 동안 반성하는 사람이 없다, 국민에게 반성을 요구하는 정권인데요. 저는 제 눈을 의심했습니다. 5공 전두환 정권 때도 어떻게 국민에게 반성하라는 말을 감히 할 수 없었습니다. 어떻게 이런 말을 할 수 있습니까. 이것은 그 인식을 드러낸 거거든요. 그러면 분명히 이 나라의 주인은 국민인데, 국민을 화나게 했으면 그 화나게 한 상대에 대해서 심판해야 하는 건 당연하지 않습니까. 더더구나 이번에 심판하지 않으면 앞으로 2년 동안 선거도 없죠.
◇ 이종훈> 마지막으로 한 가지 질문 드릴게요. 천안함 조사 결과 발표될 예정이고, 대통령 대국민담화도 예정돼 있는데. 이와 관련해서 선관위에 연기 요청을 한다든지 문제제기를 할 생각 있으신지요?
◆ 정동영> 네, 시기가 부적절합니다. 그리고 거기에 따라서 대통령 담화가 예정돼 있는 것도 이건 뭐 선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것이라고 보여지는 거죠. 더욱 더 심각한 것은 천안함의 비극이 1차 비극이었다면, 한국 외교의 추락과 실종은 2차 비극이라고 생각합니다. 한반도가 불안정한 안개 속으로 빠져드는 것에 대해서 오히려 걱정해야 할 정부가 이것을 선거 앞에 두고 북풍에 이용하려고 드면 역사에 죄를 짓게 될 것입니다.
◇ 이종훈> 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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