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영우 교수님은 대학 신입생 시절 전임강사로 한국사를 가르쳤다.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께서 대학 3학년 때, 박정희 독재에 항거하는 민청학련사건으로 구속됐을 당시 지도교수였던 한 교수님은 중앙정보부에 불려가 앞으로 학생지도를 잘하겠다는 각서를 쓰시기도 했다. 제자를 잘 못 둬 곤혹을 치르신 것.
정치를 시작한 뒤, 역사적 교훈에 대한 가르침을 통해 늘 바른길을 걷도록 정 전 장관에게 주문하셨다. 오늘 스승의 날. 봉천동 서재에서 만나 뵌 선생님은 칠순의 연세답지 않게 아직도 정정하시고 건강하셨다.
은사님을 위해 준비한 시계(개성공단에서 생산된 시계^)를 손수 채워주고 있다.
먼저 선생님은 역사에 대한 교훈에 대해에 한 말씀해달라는 그의 요청에 “미래는 새롭다. 옛 것을 청산하자. 하지만 새로운 것에서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지금이 곧 역사고 옛 것 , 전통문화에서도 새로운 것을 찾을 수 있다”고 말씀했다.
아울러 옷감을 짤 때 날줄, 씨줄이 제대로 짜여 져야 제대로 된 옷감이 되 듯, 역사도 미래도 옛 것과 새로운 것이 조화롭게 어우러져야 제대로 된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법고 창신, 온고지신이라는 말이 있는 데 옛 것을 본받고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것도 덧붙여 말했다.
특히 한 교수님은 조선시대 정치의 원리였던 공선과 공론에 대해 힘주어 한 말씀하셨다.
- 공선(公選)이란 인재를 등용함에 있어,
입현무방(立賢無方), 유재시용(惟才是用)<인재를 뽑을 때, 신분과 지방을 가르지 않고 오직 재주 있는 사람을 골라 쓴>을 원칙으로 삼는 것을 말하는 데,
이 원칙은 현대 정치에서도 관철돼야 할 훌륭한 원리라고 말씀하셨다.
- 공론의 원칙은,
방구(防口)는 방천(防川)보다 위험하다<강을 막으면 둑이 무너져 재난을 당하고 입을 막으면 그 보다 더 위험하다는 뜻>는 대전제 아래, 種諫如流(간쟁은 물 흐르듯 해야 한다)를 일상화 했다. 즉 왕이 식사 중에 신하가 간언을 하면 임금은 음식을 입에서 뱉고 신하의 말을 들어야 할 정도로 공론과 간쟁을 중시했다.
정동영 전 장관은 은사와의 만남 후 “이 공선, 공론의 원칙은 현 정치에 적용해야 할 원칙이다. 사실 공선과 공론만 있다면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권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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