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2일(오늘) 오전 8시 10분, 정동영 의원은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과 라디오 인터뷰를 가졌습니다.
정동영 의원은 먼저 김일성 위원장의 조문에 관해 정부가 이희호 여사, 현정은 여사의 민간차원 방문을 허락해도 노무현 재단과 같은 정치권 인사들의 조문은 허락하지 않는 것은 좁은 시야를 갖고 있는 것이라 말했습니다. 더불어 남한과의 관계가 경직돼 북한이 중국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현 상황을 안타까워했습니다.
민주통합당의 등원결정에 관해서는, 당이 진보적 정당으로 다시 태어났음에도 불구하고 한미FTA무효화 운동에 더 앞장서지 않고 등원한 것은 당에 큰 상처를 줄 수 있는 잘못된 결정이라고 밝혔습니다.
※ 다음은 라디오 인터뷰 전문입니다.
이상도:
정동영 의원님, 안녕하십니까? 북한 권력지도가 빠르게 변하고 있는데요. 이건 좀 잠시 후에 질문을 드리고요. 우선 정치권에서는 조문 논란이 있지 않습니까. 정부는 북한 주민들에게 위로의 뜻을 전한다, 이런 입장을 밝혔고, 조전까지는 허용하겠다는 투트랙 전략을 쓴다는 평가가 있는데, 어떻게 받아들이십니까?
정동영:
나름대로 정부가 고심을 한 흔적이 있지요. 그런데 좀 아쉽다, 미흡하다, 이런 생각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어쨌든 남북관계를 안정시키고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었는데, 하는 아쉬움이 있는거죠.
이상도:
이희호 여사와 현정은 회장의 조문 방문은 정부가 허용한 상태고요. 북한이 공개적으로 아직까지 두 사람의 조문 방문을 받아들이겠다, 이런 내용을 얘기한 적은 없지 않습니까. 어떻게 진행이 될까요?
정동영:
별 문제는 없으리라고 봅니다. 어쨌든 이희호 여사님이나 현정은 회장은 김정일 위원장과 여러 차례 정상회담 때 같이 뵌 적도 있기 때문에 북쪽으로서도 아마 조문 방북을 거절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이상도:
이희호 여사와 현정은 회장의 조문 방북을 두고 ‘조문 외교’라는 얘기도 있는데, 두 분의방북이 남북관계 개선에 기대해 볼 수 있는 여지까지 갈까요? 어떻게 보십니까?
정동영:
사실 정부가 공식 조문단을 보내는 게 옳다고 생각합니다. 아직도 시간은 있습니다. 29일 까지니까요. 이 기간 동안에 정부가 어쨌든 정상회담을 추진했던 상대방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지난번에 김대중 대통령 서거 때 북쪽의 공식 고위 조문단이 서울에 왔고 그 조문단을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접견을 했단 말이죠. 그 연장선에서 보면 평양에 조문단을 보내는 것을 지금이라도 저는 다시 재검토 해야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이상도:
일단 조문단 자리에서 사업 얘기를 하는 것은 어렵겠습니다만, 아무래도 특히 현정은 회장의 방북은 중단된 상태의 금강산 관광, 이런 부분에 대한 게 관심이 가지 않습니까.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까요?
정동영:
말씀하신대로 조문은 조문이죠. 거기서 사업재개 얘기를 할 수는 없겠죠. 다만 분위기 조성 차원에서는 의미가 있는 것인데, 금강산 사업 문제는 지금 문제가 북에서는 하자는 거고, 우리 쪽에서는 사실 빗장을 걸어놓은 거기 때문에 우리 정부의 결단에 달린 문제죠.
이상도:
일단 방북 시기는 언제가 적당할 것인가, 이것도 문제인데요. 일단 정부 쪽에서는 28일 영결식 당일 날 가는 것에 부정적인 것 같고요. 그 전에 갔으면 어떨까, 이런 얘기를 하는 것 같은데, 시기 문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정동영: 그건 실무적으로 협의해서 하면 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상도: 특별한 정도는 아니라고 보시는군요?
정동영: 네.
이상도:
이 대통령의 비공개 메시지 전달이 가능할까, 이렇게까지 전망해 볼 수 있을까요?
정동영:
그런 일은 글쎄요, 정부가 공식 조문단을 보낼 수도 있고 공식으로 조의표명을 할 수도 있는 데 그것을 피한 걸 보면 굳이 그렇게 하겠습니까?
이상도:
아무래도 박지원 의원은 이희호 여사와 동행을 하고 싶다, 이런 의사를 밝혔는데요. 박지원 의원이 같이 가는 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정동영:
저도 아침 신문에서 정치인 조문은 불허한다고 했는데 너무 편협하게 정부가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좀 폭넓게 유연하게 그런 자세를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이상도: 좀 전향적으로 검토를 해도 된다는 말씀이시죠?
정동영: 네.
이상도:
일단 노무현 전 대통령 쪽에서도 방북을 하고 싶다, 노무현 재단 쪽에서 얘기를 했는데, 일단 정부는 불허를 한 상태거든요. 노무현재단에 대한 정부의 방북 조문 불허 입장,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정동영: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정상회담의 주체로서, 10.4, 6.15, 9,19, 이런 남북관계에서 굵직한 사건에 주체가 김정일 위원장이었고, 또 남쪽의 주체가 김대중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 저도 사실은 9.19 공동성명에 김정일 위원장과 2005년 6월 17일 회담과 대화를 통해서 6자 회담이 재개되고 거기서 9.19 공동성명이 발표됐는데 그것이 여전히 우리의 남북관계의 모법으로 남아있거든요. 비핵화와 평화에 관한 장전이라고 볼 수 있는데, 김정일 위원장이 사실은 건강을 잘 유지해서 이것을 실행에 옮겼어야 합니다. 그런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가능하다면 저도 평양에 가서 조문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부가 너무 경색된, 경직된 입장을 가지고 있어서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이상도:
정부가 조문 부분에 대해서 일단 기본입장을 밝혔기 때문에 더 이상 논의가 쉽게 진전될 것 같지는 않은데, 국회차원의 조문단 부분도 일단은 무산이 된 셈 아니겠습니까.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어제 이런 입장을 밝혔는데, 박 위원장의 이런 입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정동영:
국회에서 여야가 조문단을 꾸려서 가는 것도 정부가 조문단 보내기가 부담스러우면 그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무산된 것은 안타깝게 생각하고요. 어쨌든 북으로 가는 길을 이렇게 차단하고 막고 제한하는 것이 과연 맞는 것인가. 그리고 민간이나 정당 시민사회를 막으려면 정부가 거기에 민간이 나서지 않아도, 정당이 나서지 않아도 정부가 충분히 역할을 하고 있는가. 그렇지도 않지 않습니까. 제가 과거에 정부에 통일부 장관으로 일을 할 때 가장 중요하게 강조했던 것이 북으로 가는 문턱을 없애라, 접촉을 통한 변화, 일단 만나야 대화가 되고 대화가 되어야 상대방을 이해하게 되는 거고, 그것이 바로 긴장완화에 기여하게 되고 협력에 기여하는 것 아니냐 해서 북으로 가는 절차를 다 간소화하고 폐지하고, 그래서 우리가 최대한 문턱을 없애는 데 주력했었습니다. 그런데 없던 문턱을 높이 세워서 이런 좁은 정국에서조차 문을 걸어 잠그고 정부가 그런 태도를 보이는 것에 대해서 과연 정부가 앞으로 남북관계를 남은 1년 동안 어떻게 끌고 가려고 하는지, 갈 수 있을 것인지 걱정이 됩니다.
이상도: 민주통합당 자체만 해도 조문단 구성의 필요성도 있습니까?
정동영: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이상도:
김정은 체제에 대한 질문 몇 가지 드려보겠습니다. 일단 김정은 북한 노동당 군사위 부위원장이 김정일 사망 직전 전 군의 훈련을 중지하는 대장 명령 1호를 내린 것으로 확인이 되고 있는데, 김정은이 북한 군부 장악이 끝났다고 봐야 되겠습니까? 어떻게 보십니까?
정동영:
사실 작년 9월이죠, 당 대표자 대회에서 당의 중앙 군사위원회, 북은 국가 위에 당이 있지 않습니까. 당이 국가를 지도하는 형식으로 되어있는데, 유일지도체제 아래에서. 그런데 김정일 위원장 체제에서는 선군정치라고 해서 군의 비중이 강화되어왔죠. 작년 당 대표자들 통해서 정상화, 당을 전면에 복귀시키는 조치를 했다고 봅니다. 그 당에 군사위원회의 부위원장, 위원장은 김정일 위원장이고요. 그걸 통해서 사실 당을 통한 군의 지배, 이런 형식과 절차, 내용을 마련했고 사실상 지난 1년 동안은 김정은의 시대였다, 이렇게 볼 수 있겠죠.
이상도:
중국은 김정은 체제의 취약성 등을 감안해서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분위기가 역력해 보입니다. 일단 북한 입장에서 보면 중국의 경제력이나 정치력에 기댈 가능성이 있고요. 김정은 정권의 대중 의존도, 어떻게 바라보고 계신 겁니까?
정동영:
남으로 가는 길이 막히면 남쪽 휴전선은 155마일, 255km고요. 북쪽으로 압록강과 두만강으로 통해서 중국으로 열려있는 국경선이 1320km나 됩니다. 휴전선 길이의 거의 5배, 이렇게 되죠. 북으로 툭 터져 있는거죠. 남쪽으로 가는 길이 막히면 북으로서 살 수 있는 길은 압록강, 두만강을 통해서 중국으로 가는 것이죠. 지정학적으로도 그렇게 되어있고 정치, 외교, 경제적으로 의존이 심화될 수밖에 없는 것이죠. 그 점이 또 안타까운 점이기도 합니다.
이상도:
정치적 현안 한 두 가지만 더 여쭤보겠습니다. 민주통합당 새 지도부 경선을 위한 예비경선이 예정이 되어있는데, 민주통합당의 초대 대표, 어떤 후보가 되어야 한다고 보십니까?
정동영:
두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데요. 하나는 민주통합당이 되면서 간판, 당 이름이죠. 민주당에서 민주통합당으로 간판이 바뀌었지만 더 중요한 것은 깃발이 바뀌었다는 겁니다. 깃발이라는 것은 강령인데요. '당'이라는 건 한자로 풀어보면 '무리, 패거리'라는 뜻이죠. 무슨 무리라면 생각이 같은 사람들의 집단이라는 말씀이죠. 그런데 민주통합당으로 간판을 바꿔달면서 바뀐 깃발은 대단히 진보적인 깃발입니다. 원전 문제의 전면 재검토, FTA의 재검토, 종편의 재검토, 재벌 개혁, 비정규직의 차별 철폐, 동일노동 동일임금 같은 아주 선명한 진보적인 정책노선을 강령, 강령은 당의 헌법입니다. 이 강령에 충실한 사람, 강령을 실천할 수 있는 의지와 신념을 가진 사람이 지도부가 되어야 합니다. 강령은 강령이고, 그건 종이고 나는 나다, 이렇게 말할 수는 없겠죠. 그리고 현 국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국민 5천 만의 삶을 구석구석 규정, 규율하게 될 한미FTA의 문제에 대해서 저는 선명한 입장을 가진 지도부, 그러니까 FTA 저지 지도부가 만들어 져야 된다, 하는 것이 일관된 입장입니다.
이상도:
민주통합당이 FTA재협상 촉구의 전제 조건, 민생을 위한 국회등원을 결정하지 않았습니까. 이를 두고 진보통합당 이정희 공동대표는 총선 야권연대의 근본을 흔드는 결정이다, 이렇게 비난하고 있는데, 어떻게 받아들이고 계십니까?
정동영:
저도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원내 전략의 부재요, 당의 엄청난 상처를 주는 결정을 계속 원내 지도부가 한 데에 대해서 저는 대단히 불행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에 이렇게 해서 당에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하는 생각입니다만 그러나 어쨌든 원내 전략과 전술을 그렇게 결정을 했는데요. 분명한 건 그런 결정을 하기 전에 굴욕적인 한미FTA의 폐기라는 당의 최고 당론, 그 아래에 하위 개념이다, 하는 것을 분명히 밝혀라, 그건 밝히고 원내에 들어간 셈이죠. 그런데 김정일 위원장 급서 사태, 선관위 디도스 공격과 같은 국기 문란 사태, 이런 부분에 대한 현실적 필요는 저도 인정합니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을 포함해서 사실 한미FTA문제에 관해서 절충적이고 타협적인 태도를 원내 지도부가 갖는 데에 대해서는 강한 유감을 갖고 있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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