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이상돈, 합리적 보수 아니다'
20140915 tbs교통방송 '열린아침 송정애입니다' 인터뷰 전문
송정애 : 열린인터븁니다. 세월호법 협상과 후임 비대위원장 영입 과정에서 불거진 새정치민주연합의 내홍이 최고조를 맞고 있습니다.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이 당내 반발에 부딪친 외부 비대위원장 영입 카드를 철회하면서 수습에 나섰지만 박 위원장의 리더십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면서 탈당까지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위기론이 고조되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당의 중진은 지금의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요? 정동영 상임고문 연결해서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정동영 : 네, 안녕하십니까?
송정애 : 박영선 위원장이 꺼내들었던 안경환, 이상돈 교수 영입 카드가 당내에서 정식 논의도 거치지 못한 채 무산이 됐습니다. 영입설이 한창 나올 때도 고문님은 이상돈 교수는 이미 죽은 카드다. 이렇게 말씀하셨잖아요? 당연한 귀결이라고 보십니까?
정동영 : 당의 공개적인 논의 절차, 공론화 과정 이게 생략된 것이 결정적인 문제였다고 보고요. 또 하나는 결국 지금이 비상상황인데 비상상황에서는 어떻게 당을 추스르고 결집시킬 것인가.. 이것이 핵심이 되어야할 텐데.. 그러려면 이제 당의 정체성을 굉장히 중요시하게 생각해야 하는데 이 부분을 좀 소홀히 했다고 생각합니다.
송정애 : 예. 정체성과 어떤 공론화 과정을 생략한 소홀히 한 그런게 이유였다. 그런데 무산되기는 했지만 박영선 위원장도 뜻한 바가 있었던 게 아니겠습니까? 왜 이상돈 카드를 꺼내들었을까요?
정동영 : 지금 민주당으로 봐서 이제 외현 확장이 필요하다. 그래야 정권 교체가 가능하다. 그런 생각. 뭐, 그 생각에 일리가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이 어떤 시기입니까? 지금은 비상시국이거든요. 비상한 시간이지요? 외현 확장의 시기가 아니라 지리멸렬한 당을 전열을 정비할 때인데 그러려면 이제 거듭, 정체성 문제. 우리가 누군지를 중심으로 생각을 했어야 하는데 전 새누리당 비대위원, 현 새정치민주연합 비대위원장. 이것을 당원들이 또 의원들이 정서상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점을 간과했고요. 그 다음에 또 사실 이분을 합리적 보수라고 말을 합니다만 그러나 이상돈 교수는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비난했을 뿐만 아니라 예를 들면 햇볕정책 때문에 핵개발에 도움을 줬기 때문에 두 전직 대통령이 이적행위를 한거다. 특히 노무현 대통령은 반역혐의가 있다. 뭐, 이런 식의 공세를 퍼부었던 분이기 때문에 햇볕정책은 사실 민주당의 정체성에 가장 중요한 부분 중에 하나죠. 그런데 이런 부분에 대한 검증 없이 이분이 합리적 보수다. 이런 식으로 포장한 것. 이런 것들이 사태를 너무 안이하게 본 것 아닌가.. 그렇게 생각합니다.
송정애 : 그래서 지금 계파나 선수를 떠나서 사퇴 압박이 전방위에서 분출되고 있고 그래서 박영선 위원장이 비상대책위원장은 물론이고 원내대표 자리도 내려놓을 수 있다... 또 탈당의사까지 밝힌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혹시 직접 들으신 바가 있습니까?
정동영 : 없습니다. 언론을 통해서 들었는데요. 그러나 사퇴나 탈당을 한다고 해서 탈당설, 특히 이런건 거론할 상황이 아니다. 바람직하지 않다. 그렇다고 해서 사태가 해결이 되겠는가.. 더 악화될 뿐이다. 이건 분명하죠. 그렇다면 박영선 위원장 자신은 몹시 고통스럽겠지만 하지만.. 끝까지 책임 있는 모습으로 당의 비상한 국면을 수습하려고 해야 할 것입니다. 결국 당이 지난 한 달 여동안 보여준 것은 당이 이대로 안 된다는 것을 다시 확인시켜 준 것이고 그래서 지지율도 떨어진 것이고. 그렇다고 보면 결국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아주 발본적인 혁신이 필요한 것이고 그렇다면 절차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절차를 다시 밟으면 됩니다. 그러니까 공개적으로 몇 가지 원칙을 세우고 공론화 과정을 거쳐서 당원들의 의견도 듣고 이렇게 해서 혁신적인 비대위원장을 세우는데 까지 박영선 위원장이 책임을 다하는 것이 맞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송정애 : 예. 그러면 지금으로서는 원내대표 사퇴 얘기도 나오고 있는데 그럴 필요는 없다는 말씀이신가요?
정동영 : 글쎄요. 그 부분에 대해서는 본인이 결단할 문제입니다만 현재 비대위원장을 그냥 벗어버리는 것은 그것 역시 책임정치가 아니라는 것이죠. 현재 당의 헌법이나 당원당규 이런데 보면 박영선 위원장에게 모든 권한이 달려있거든요? 집중돼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이 권한을 끝까지 책임 있게 행사해야한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송정애 : 그러니까 새로운 비대위원장을 세울 때까지 책임 있는 정치를 해야 된다는 말씀이시군요?
정동영 : 예. 그렇습니다.
송정애 : 예. 그런데 전해지는 말로는 박 위원장이 이래도 반대. 저래도 반대하는데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지 않느냐.. 또 이당이 정권을 잡기 위해 스스로를 개혁하고 성찰할 의지가 없는 것 같다. 희망이 없다. 여기서 뭘 하겠느냐.. 이런 좀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하더라고요.
정동영 : 본인이 그런 심정을 갖는 것은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당원과 지지자들과 야당을 생각하는 많은 분들이 정말 당의 혁신과 성찰을 요구하거든요? 그러면 그분들이 고개를 끄덕거릴 수 있는 그런 절차를 밟았어야죠. 소수 몇 사람과 밀실에서 협의하고 그분들의 동의를 받아서 불쑥 내밀면 당원과 지지자들이 그것을 만일 그분이 또 수긍할 수 있는 분이었으면 모르는데 금방 설명 드린 대로 정체성이 다른 인물을 내세웠을 때 이런 반발에 부딪히는 것은 어쩌면 불가피한 측면이 당연한 측면이 있었다고 봅니다.
송정애 : 보면 지금 고문님처럼 어느 선까지는 끝까지 책임 있는 정치를 해야 된다고 하시는 분도 계시고 또 사퇴하면 해결되나. 갈등 또 시작된다. 반대하시는 분도 계시고. 또 사퇴해야 한다는 분도 계시고. 어떻게 보세요? 밖에서 이렇게 보는 것처럼 지금 새정치민주연합의 내홍이 최고조에 달한 겁니까?
정동영 : 사퇴냐 아니냐,. 여기에 대중의 관심이 쏠리지만 핵심은 바로 이 비상한 시국을 어떻게 헤쳐 나갈 것인가.. 하는 것이고 그 맨 앞 선두에 박영선 위원장이 서있거든요? 그래서 박영선 위원장이 끝까지 책임있는 모습을 보여달라 하는 것이죠.
송정애 : 예. 그러면 이렇게 당 대표 역할을 하고 있는 박영선 위원장이 흔들리면 새정치민주연합은 어떻게 되는 거고 또 세월호 법 협상이요. 이건 지금 또 어떻게 해야 되는 건가요?
정동영 : 정말 자칫 잘못하면 당이 분해될 위기인 것이 맞습니다. 그러면 기본으로 돌아가야죠. 당은 사실 박영선 위원장이 비대위원장을 맡을 시점에도 성냥갑으로 지은 당이나 마찬가지였어요. 말하자면, 안철수- 김한길 합당 결의 이후에 당 정비를 미뤘기 때문에 지역위원장도 없고 무슨 아무 기구가 없는 상태거든요? 당에? 그래서 비유컨대 지붕하고 토대만 있는 거예요. 지붕은 당 지도부하고 토대는 당원인데 그 지도부가 7.30 보궐선거로 날라 갔거든요? 그래서 임시 지붕을 한 것이 박영선 비상대책위원장인데 이 임시 지붕마저 내려앉게 생겼단 말이죠? 그러면 남아있는 것은 이 토대. 당원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지난 한 달의 과정에서 이 당원은 완전히 배제되고 소외됐단 말이죠. 당원의 목소리는. 그래서 이 당의 주인이 누구인지.. 당 지도부인지 의원인지 당원인지부터 분별을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런 토대 위에서 다시 발본 혁신할 수 있는 비대위원장을 세우는 것이 핵심이고 세월호 특별법 문제관련해서도 일단은 저는 민생법안과 분리하라는 것이 국민의 압도적 염원이기 때문에 분리하되 세월호 특별법은 바로 민주당의 정체성이다. 왜냐면 어려운 사람들의 억울함과 그리고 또 유족차원을 떠나서 세월호 이후의 대한민국이 근본적으로 달라져야 한다는 그런 요구를 민주당이 받아 안아야 하기 때문에 이제는 절대로 포기할 수 없는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송정애 : 그럼 지금 새정치민주연합이 해야 하는 최우선 과제는 정체성을 고려해서 절차를 제대로 밟은 비대위원장을 세우는 일인가요?
정동영 : 그렇죠. 비대위원장을 세워야 하고 이 세월호 특별법 문제도 집중해야 하고 같이 해야 하는 거죠. 두 문제는 충분히 병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송정애 : 예. 그럼 새정치민주연합의 비대위원장은 어떤 사람이 돼야 하는 겁니까?
정동영 : 민주당은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정당을 정체성으로 삼아왔습니다. 그리고 결국 명망도 중요합니다만, 그 분이 살아온 궤적이 바로 우리가 지향하는 가치와 일치하는 그런 분이 저는 사회 각 분야에 많이 계시다고 생각합니다. 몇 가지 원칙을 세우고 공개적으로 공론화하면 충분히 그런 분을 1,2주 안에 모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송정애 : 예. 그럼 당의 안과 밖, 그 차기 비대위원장 후보로 당에서 유인태, 원혜영 의원의 이름이 오르내리던데 안팎의 구분도 둬야 된다고 보십니까?
정동영 : 당내에선 박영선 위원만한 사람이 없다는 공감대가 있었기 때문에 원내대표인 그에게 굳이 비대위원장까지 맡긴 것 아니겠습니까? 그렇다고 보면 박영선 비대위원장이 실수를 해서 실책을 해서 그 새 비대위원장에 세우는 것에 실패했다고 하더라고 이 노력을 포기하면 안 된다고 봅니다. 몇 가지 그러니까 공론의 장에서 의견을 구하고 당원들과 직접 소통하고 그리고 대한민국의 변화를 갈망하는 이런 세월호 민심을 경청하고 이렇게 되면 저는 오히려 위기를 기회로 살릴 수도 있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송정애 : 그러니까 다시 기회를 줘야 한다. 이런 말씀으로 들리네요.
정동영 : 박영선 위원장이 새 비대위원장을 외부에서 혁신적인 인사로 구할 수 있도록 빨리 공개적인 그런 절차를 밟아라는 말이죠.
송정애 : 최근 발표된 새정치민주연합 지지율을 보면 20%대 선이 무너졌습니다. 요즘 새정치민주연합이 보이는 일련의 모습에 국민들의 마음이 좀 차갑게 돌아 선다. 이렇게 볼 수 있을 텐데 하락하는 지지율.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정동영 : 지지율은 잘못하면 내려가죠. 그리고 잘하면 오르는 것이고요. 늘 등락이 있습니다. 요즘 민주당의 모습이 국민들에게 실망스럽게 보이기 때문에 내려가는 것인데 오히려 또 이럴 때 다들 자신의 욕심들, 사심들을 내려놓고 당을 살리기 위해서 정말 공심으로 당에 제일 중요한 게 말만 선당후사지 속은 흑심으로 찬 이런 행태.. 뭐, 이런 것들이 국민 눈에도 보이거든요? 그래서 정말 이럴 때 당을 당에 지금 제일 무너져 있는 게 공정성 문제거든요. 그래서 공정성을 바로 세우고 아주 투명하게 개혁하고 이런 가능성이 보이면 지지율은 또 오르기 시작한다고 생각합니다.
송정애 : 예. 지금부터 위기를 기회로 살리자. 그런 말씀인 것 같습니다. 말씀 잘 들었습니다.
정동영 : 네, 감사합니다.
송정애 : 지금까지 정동영,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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