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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y's team/Today's DY Issue

야당에 길을 묻다

 

 

야당에 길을 묻다

 

2014.11.05  광주일보

 

정치는 행복한 삶의 길 찾기일지도 모른다. 정치가 실종되고 막히면 국민들은 꿈을 잃고 갈팡질팡하게 된다.

그래서 한국작가회의는 지난달 30일 프란치스코 교육관에서 ‘야당에 길을 묻다’라는 주제로 좌담회를 가졌다. 표류하는 한국 정치의 대안을 모색하고, 다음 대선에서 야당이 승리할 수 있는 길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기 위해서다. 작가들이 다수 참석한 좌담회에서는 이대근 경향신문 논설위원, 송극영 민교협 상임공동대표, 정동영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이 이야기를 이끌었다.

정동영 고문은 순천·곡성 보선에서 이정현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된 것은 “민주당에 희망이 없기 때문”이라는 현지 유권자들의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그들은 “새정치민주연합이 시대정신과 국민 요구에 맞지 않게 역행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이날 이야기의 결론은 새정치민주연합이 이대로 총선을 치른다면 대패할 수 밖에 없고 대선에서도 희망이 없다는 것이었다.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경제 양극화 해소, 국민통합 등 수권정당의 의지와 능력을 국민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지금은 국민감성시대로, 보수냐 진보냐 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고, 야당이 청와대나 여당에 대한 비판보다 국민 상대로 정치를 펴나야가 한다는 이야기였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수권정당으로 다시 태어나기 위해서는 치열한 정책연구를 통해 국민의 신뢰를 얻고 체질 개선과 시스템 정비 등 광범위한 혁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계파주의를 극복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초미의 관심사는 신당 창당설이었으나 질문으로만 끝났다.

대선 주기론으로 보면 다음 대선에서 야당에 기회가 올 수 있다. 그동안 10년 진보, 10년 보수로, 진보와 보수가 10년을 주기로 정권을 교체해왔기 때문에, 정권 순환의 주기에 따라 다음은 진보세력이 정권을 되찾아올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도 지금 상황으로는 비관적이다.

문제는 누가 비전이 있고 시대정신을 이끌 후보가 되느냐다. 한 때 호남에서는 안철수 의원을 대안세력으로 생각한 적이 있었다. 안철수를 대안세력으로 생각했던 것은 호남에서 친노에 대한 거부 반응이 워낙 크기 때문이었다. 안철수 현상이 사라진 지금의 대안세력으로 박원순, 안희정을 생각할 수가 있다.

그리고 권노갑·정대철 고문의 말대로 반기문 총장도 고려할 수 있다. 그러나 친노세력의 아성인 지금의 새정치민주연합 구도에서는 반기문 총장이나 박원순 시장을 후보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희박하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전당대회 결과를 예측하기는 어렵지 않다. 계파주의가 춤을 출 것이고 결국 친노가 당권을 장악할 것이 뻔하다. 친노 후보가 될 경우 대선 결과는 필패다.

이 때문에 신당 창당설이 나온다. 김태일(영남대)교수가 새정치 혁신실천위에서 “친노의 패권주의가 문제다” 라고 하면서 극약처방으로 “친노계파가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도 이 때문이다.

10년만에 오는 정권 창출의 절대절명 기회를 놓치지 않게 위해서는 당선 가능성이 있는 후보를 내세워야 한다는 이야기다. 가능성 있는 후보를 세우기 위한 신당은 호남이 그 중심에 있어야 한다.

그래야 야당의 정통성을 담보할 수가 있다. 얼마 전 천정배 전 의원을 만난 적이 있다. 그는 호남을 중심으로 새로운 정치개혁세력의 결집에 대한 열정과 꿈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이를 앞장서서 실천하기 위해 주소를 광주로 옮겨왔고 철저한 광주사람이 되겠다고 했다.

문제는 호남 출신 현역의원들이 그만한 용기와 역사에 대한 책임의식이 있느냐 하는 것이다. 대부분 현역은 대선보다는 자신의 국회의원직 보장을 위해 안존하지 않겠느냐 싶다. 발전적 역사를 견인하기 위해서는 현역이 아니라도 좋다.

지금이야 말로 시대정신으로 무장된 정치인이라면 호남정치의 순결성과 정통성을 회복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새로운 정치구심점의 구축과 출발은 필요하다.

노자는 “길을 잃고 헤맬 때 길을 찾는 가장 중요한 방법은 잘못 들어섰다고 생각되는 지점으로 되돌아가는 것.” 이라고 했다. 노자의 말대로 우리는 지금 지난 대선 때의 잘못을 돌이켜 원점으로 돌아간다면 새로운 길을 찾을 수가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