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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Y 공보실

"야당이 강력해져야 여당이 건전해진다"

3월 24일 cbs 뉴스레이다 인터뷰 전문입니다.

◇ 임미현 / 진행
요즘 하루가 무척 짧을 듯싶은데요, 어떻게 보내십니까?

◆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
아침 새벽에 일어나면 우선 동네 목욕탕에 가고요. 그 다음에 출근길 인사, 경로당, 그리고 상가, 골목, 시간이 부족하네요.

◇ 임미현 / 진행
주민들의 반응은 어떻든가요?

◆ 정동영
오늘은 월요일 아침이니까 활기가 읽힙니다. 분주하게 출근길 인사하다가 옆에 가게에 들어와서 지금 전화하고 있습니다. 점점 선거에 대해서 관심이 커지시는 것 같습니다.

◇ 임미현 / 진행
동작에 뼈를 묻겠다, 라고 밝히셨습니다. 제2의 정치인생을 동작에서 시작하겠다는 말씀인 것 같은데 어떤 의미인지요?

◆ 정동영
저는 13년 전에 정치를 시작했습니다. 방송 기자 그만두고 여당 대통령 후보까지 참 빠르게 지났습니다. 지난 대선은 제게 아프기도 했지만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빠르게 살다보니 놓친 점이 많이 있었습니다. 대선 패배 후에 많이 고민했고요. 당을 위해서 나온 이번 선거, 동작 출마를 계기로 원점에서 다시 새롭게 출발한다, 그런 의미로 시작하고 있습니다.

◇ 임미현 / 진행
하지만 시간이 좀 부족한 것 같습니다. 투표까지 보름정도 남았는데요, 활동 계획은 어떻게 세우셨습니까?

◆ 정동영
이번 선거는 여야 모두 공천이 좀 늦었죠. 시간 부족을 호소하는 후보가 많은데요, 저도 그 중 한 사람이죠. 어제 부활절 연합 예배에 새벽에 갔는데, 제 가진 것이 모자라더라도 있는 힘을 다해서 주어진 기간 동안 유권자들을 섬기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을 했습니다. 초심으로 최선을 다하면 유권자들께서 응답해주실 것으로 기대를 합니다. 바라기는 국민들께서 양당제의 복원, 건전한 정당정치의 부활을 만들어주시면 참 좋겠습니다.

◇ 임미현 / 진행
이번에도 부인이시죠, 민혜경 여사께서도 적극 나서고 있죠?

◆ 정동영
네, 그렇습니다. 정치는 제가 하는 겁니다만 정치를 하면 할수록 아내에게 미안합니다. 이번에도 저와 함께 계속 같이 손잡고 골목골목 다니면서 동작 주민들께 인사를 드리고 있습니다.

◇ 임미현 / 진행
네, 모두에서도 말씀을 하셨지만 주로 목욕탕, 그리고 재래시장, 이런 곳을 돌면서 스킨십 유세를 한다고 들었습니다. 정동영 전 장관께서도 지역적 기반이 부족하기 때문에 주민들과의 스킨십에 신경이 쓰이는 것 아닌가요?

◆ 정동영
국회의원은 국민의 대표, 국정을 살피기도 하지만 그러나 그 지역에 있는 주민들의 대표입니다. 그래서 주민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고 어떤 일에 고통을 받고 있고 이것을 누구보다 제일 잘 알 필요가 있죠.
어제도 상도동 골목 시장을 가는데, 이불 가게에 들렀습니다. 나이 드신 할머니셨는데, 사흘째 개시를 못 했다고 하셔서 마음이 아팠습니다. 작은 소품을 한 점 사드렸습니다만, 그분들하고 얘기 나누면서 서민들의 삶이 얼마나 팍팍하고 벼랑 끝에 있는지, 특히 재래시장에 가면 많이 느끼죠.

◇ 임미현 / 진행
이번 판세가, 수도권 총선 판도에 아주 큰 영향을 줍니다. 따라서 당 차원의 지원도 크죠?

◆ 정동영
당에서 좀 도와주셨으면 좋겠는데, 아시다시피 저희 당은 그럴 형편이 잘 안 돼서 도와달라고 하기에도 좀 염치가 없는 측면이 있습니다. 어쨌든 당이 그동안 민주당과의 통합 만들어서, 통합민주당 만든 것, 그리고 공천 과정에서 개혁 공천을 선도한 것, 또 견제론을 만들어 낸 것, 이런 것들은 중앙당이 열심히 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임미현 / 진행
일단 초기에 보도됐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경쟁자인 정몽준 의원에게는 다소 좀 밀리고 있습니다. 어떤 이유라고 보십니까?

◆ 정동영
정몽준 의원의 인기가 대단한 것 같습니다. 또 저희 당의 지지도가 한나라당에 비해서 절반도 안 되는 탓도 있습니다만, 정 의원이 국회의원이 되면 이 지역 주민들 삶이 획기적으로 바뀔 거다, 이런 기대가 상당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번 선거는 다음 두 가지로 선택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하나는 누가 더 지역을 위해서 지역에 뿌리를 내리고 처음부터 끝까지 성실히 일할 것인가, 작은 일을 잘 하는 사람이 큰일도 할 수 있다, 이런 생각이고요. 두 번째는 국정안정론, 한나라당이 펴는 거죠. 또 하나는 견제론, 강한 야당이 필요하다는 것인데요. 이 부분은 정당정치, 건전한 정당정치의 복원, 그리고 양당제의 부활을 위해서 야당인 민주당을 저는 수도권 유권자들께서 지지해주실 것이라고 기대를 합니다. 원칙과 신념을 가지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임미현 / 진행
안정론보다는 여당 견제론이 좀 더 확산되고 있는 것 같긴 한데요. 그 이유는 뭐라고 보십니까?

◆ 정동영
사실 대한민국의 지금 결제 도장이 한 천 개쯤 되죠, 대통령으로부터 저 밑의 시장, 구청장 전체가요. 그러면 그 중에 900개 이상을 지금 한나라당이 갖고 있는 셈인데, 국회까지 독점 독식하면 그러면 반대자의 목소리는 누가 대변합니까. 즉 통합민주당을 통해서 의지하고자 하는, 하소연 하고자 하는 유권자들의 목소리를 담아내기 위해서는 저는 자전거의 두 바퀴처럼 여당도 있어야 하지만 야당이 최소한 3분의 1은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임미현 / 진행
총선을 앞두고 지금 한나라당이 분열하고 있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요. 최근에 이와 같은 여당 견제론, 이런 것들이 민주당이 잘해서라기보다는 한나라당 내분으로 인한 반사이익, 이런 것 아닌가 싶은데 어떻게 보십니까?

◆ 정동영
그런 측면도 있죠. 그런데 바로 한나라당의 내분 사태도 거대 권력, 거대 여당으로서의 어떤 독점적 구조 속에서 생기는 것이죠. 그러니까 위기감이 없는 거죠. 너무 강한 기반과 기지를 갖고 있으니까 그 안에서 그런 분란도 생기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야당이 강력해야 사실은 여당도 더 건전해진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반면에 통합민주당으로서도 짧은 시간 동안에 나름대로 최선을 다 했다고 생각을 합니다.

◇ 임미현 / 진행
어떻게 보면 정동영 전 장관이나 정몽준 의원, 두 분의 이미지가 좀 비슷한 것 아니냐, 이렇게 말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경쟁자인 정몽준 의원, 어떻게 보십니까? 또 정 장관께서 내세우는 경쟁력은 뭐가 있을까요?


◆ 정동영
정 의원... 글쎄요, 상대방을 평가하는 건 뭐 적절한 일은 아닙니다만, 좋은 경쟁자이시고 또 업적을 갖고 있는 분이죠. 솔직히 저는 기자 할 때는 기자하나 제대로 하기가 힘들었고, 또 정치를 하면서도 정치하나 제대로 하기가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정 의원께서는 기업도 하시고 정치도 하시고 체육계 활동도 하시고 여러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신 걸 보면 대단한 능력을 갖고 계신 것 같습니다.
다만 이제 지금까지 정 의원과 저는 성장한 배경, 살아온 길이 다르고 앞으로 가는 길도 다를 것입니다. 어쨌든 그분이 월드컵 개최나 체육, 외교 등에서 이룬 일은 여러모로 평가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 임미현 / 진행
금권선거 하지 말라, 이런 말씀도 하셨죠. 이제 정몽준 의원 측을 직접 겨냥한 것 아닌가요?

◆ 정동영
금권선거 하면 안 된다, 하지 말자, 이렇게 말한 것이죠. 우리나라 최고 부자 후보하고 선거를 하려니까 그 점이 걱정이 됩니다. 금권도 금권이지만 10년 만에 저희가 야당 선거를 하려고 하니까 보수 여당의 힘이 보통이 아닌 것 같습니다. 힘에서 많이 밀리는데요. 국민들께서 좀 야당도 지켜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 임미현 / 진행
생각보다는 좀 빠르게 정계에 복귀 하셨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그리고 쉽지 않은 싸움에 나서게 되셨는데요. 여러 가지 복잡한 심경이실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 정동영
네, 지난 대선 패배 이후 묵언 수행, 침묵했습니다. 그리고 성찰의 시간을 갖고 있었는데요. 당이 워낙 어려워서 당을 위해 보탬이 되는 일이라면 진자리, 마른자리 가리지 않겠다, 이런 자세로 출마를 한 것이죠. 정치는 결국 도구라고 생각합니다. 나라의 도구, 당의 도구, 제 개인의 안정이나 편안함 보다는 우선 당을 살리는 것이 저에게 주어진 일이 아닌가, 이렇게 생각이 됩니다. 작은 역할이라도 당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 임미현 / 진행
그런데 어쨌든 총선 결과에 대해서는 나중에 당 지도부가 책임을 지지 않을까요?

◆ 정동영
아직 선거 시작도 안 했는데 책임부터 얘기하시는 건 좀 빠르고요. 잘하면 상도 받는 것 아닙니까. 그리고 또 말씀하신대로 한나라당 여권 내부의 문제들이 심각하고, 또 국민들도 건강한 견제세력이 필요하다,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죠. 정당 지지도, 민주당에 대한 지지도만 좀 오르면 후보들이 힘을 좀 갖게 되겠죠.

◇ 임미현 / 진행
한 가지만 더 여쭙겠습니다. 창조한구당 문국현 대표가 이재오 의원과의 대결에서 선전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통합민주당과의 총선 연대는 깨졌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어떤 견해를 갖고 계십니까?

◆ 정동영
창조한국당도 거대 여당을 견제하기 위한 세력 중에 하나죠. 이번 총선은 각각 나갑니다만, 일부 지역에서 경쟁력과 명분을 갖춘 야당 후보에게 좀 더 힘을 실어줬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 임미현 / 진행
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서울 동작 을에 출마한 통합민주당 전 통일부 장관과 함께 얘기 나눠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