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를 하다 보면 힘들 때도 있고 기분이 좋을 때도 있습니다. 오늘 오후에는 마치 영화 속의 한 장면처럼 가슴 뭉클한 시간이 있었습니다. 오후3시에 남성시장 입구에서 가진 유세 때 아주 귀한 손님이 와준 것입니다. 박재승 공천심사위원장과 이용섭 건교부장관이 지원유세를 와주셨습니다. 정말 고마웠습니다.
지난 대선 때 저와 만나기로 약속했던 저의 열성 팬 최효주 어린이가 손을 흔들어 줄 때 저의 가슴은 행복 그 자체였습니다.
최효주 양은 올해 신 상도 초등학교 3학년입니다. 지난 해 대선 패배후 가슴이 얼얼할 때 제 사진을 끌어 안고 자는 초등학생 열성팬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태안 기름 유출사고 현장으로 자원봉사를 가던 차 속이었습니다. 주변에서 전화를 연결해주었습니다. 그때 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저씨가 요새 힘들거든, 그런데 효주 양이 나를 이렇게 아껴준다니 어른들 백명의 지지 약속보다 고맙네...우리 담에 서울에서 한번 꼭 만나자“
그런 최효주 양이 오늘 제 유세에 참석하겠다고 사전에 연락을 해왔습니다. 저도 “좋다고” 하고 오늘 유세 끝나고 만나기로 했습니다. 알고 보니 동작구에 살고 있었습니다. 효주 양은 그림 선물까지 준비를 해왔습니다. 흰 셔츠에 짙은 남색 정장을 입은 제 모습 아래에 “약속을 잘 지키는 정동영 아저씨”라는 글귀를 넣어주었더군요. 그 그림을 보는 순간 가슴이 찡했습니다. 효주 양 보다 제가 더 큰 기쁨과 위로를 받는 것은 무슨 이유입니까.
약속과 인연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생각했습니다. 아마 저도 많은 약속을 지키지 않았을 겁니다. “언제 한번 만나서 밥먹자”는 약속, “다음주에 얼굴 한번 보자”는 약속, 사실 정치를 하고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얼마나 많은 약속을 놓치고, 얼마나 많은 인연을 그냥 떠내려 보내는지요.
효주를 만나고 다음 유세장으로 가는 발걸음은 가벼웠습니다. 그리고 무거웠습니다. 동작에서 한 약속이 무엇이었는지 죽 생각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효주양 같은 어린이에게 우리 어른들이 최소한 해주어야 할 일, 안심하고 학교 다닐 수 있는 세상, 만들겠다는 다짐을 다시 한 번 해봅니다. 이 부분에 대한 저의 공약은 대선 때부터 죽 얘기해 온 대로, 60대 은퇴자들을 학교 주변 치안 감시원(School Police)으로 임명하는 제도입니다. 적은 예산으로 안전한 학교 주변 환경과 장년층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이지요.
오늘은 행복한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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