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손학규 대표 빈 자리 커.. 당에 역할 해줬으면...
2014.10.10 tbs 교통방송 ‘열린아침 고성국입니다’ 인터뷰
- 우윤근 원내대표, 성품이 둥글둥글 해서 대인관계가 원만, 어려운 시기에 국회를 잘 이끌어 나가길..
- 문희상 비대위로 구성자체가 잘못
- 손학규 대표 빈자리 커.. 당에 역할 해줬으면..
고성국 :
열린아침 2부 시작합니다. 새정치민주연합 어제 우윤근 원내대표 선출했습니다. 국감도 진행중이구요. 정국 상황 어떻게 될지요. 새정치민주연합의 정동영 상임고문 전화로 모시겠습니다. 안녕하세요, 고문님.
정동영 :
네, 안녕하세요.
고성국 :
우윤근 의원이 새원내대표가 됐습니다. 우윤근 의원, 오랫동안 정치 같이 하셔서 어떤 인물인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정동영 :
일단 축하합니다. 우윤근 의원은 생김새도 그렇지만 성품이 둥글둥글 해서 대인관계가 원만하고 당내에 특별히 나쁜 사이 있는 사람이 거의 없는 거 같아요. 어려운 시기에 국회를 잘 이끌어 나가길 바랍니다.
고성국 :
어제 원내대표 선거 보니까 1차에서는 이종걸 의원이 한표 이겼잖아요. 비노의 결집이었다, 이런 평가들이 있더라고요. 지금 새정치연합을 보면 친노대 비노구도로 언론에서 보도하고 하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정동영 :
안타까운 일입니다. 사실 친노, 비노, 반노, 이런 식의 얘기가 계속 나오면 전 노무현 대통령이 이 얘길 들으면 좋아할까요? 저는 이렇게 구분이 계속 되는 한 정권교체는 어렵다는 생각입니다. 이종걸 의원이 표를 많이 얻었다. 1차 투표에서 1등을 했다 평가를 합니다. 저도 굉장히 선전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아쉬운 건 원내대표를 뽑으면서 이른바 ‘앞으로 당이 어떤 노선과 가치로 갈 것인가, 이른바 우윤근 노선이냐, 이종걸 노선이냐, 이목희 노선이냐’ 이런 걸 가지고 치열한 토론이라든지 그런 선택이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어쨌든 노선중심이 아닌 계파 - 계파라는 건 누구랑 친하고 소원하고 이런 게 아니겠습니까? 그런 계파성이 우선 된 걸로 해석이 된 건 유감이네요.
고성국 :
이런 지적까지 있습니다. 친노가 당을 사당화 하고 있다. 고문님도 비슷한 말씀 하신 거 같은데요.
정동영 : 네. 저는 특정계파의 당권장악에 대한 이런 우려, 이것이 우려로 그치기를 바랍니다만 절대 피해야 할 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지금 민주당이 잘 나가고 있는 상태가 아니라 국민 신뢰가 무너져 있는 상태 속에서 노선과 가치는 안보이고 벌거벗은 권력투쟁만 보이거든요. 그런 당을 국민이 정부를 맡길 수 있고 정권을 줄 수 있겠습니까? 저는 김대중 대통령 야당 시절에 정치를 시작했습니다만 그때 의원님들은 정권교체의 첨병이었습니다. 누가 지시할 것도 없었고 모두가 알아서 하는.. 그런데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거든요. 오히려 정권교체라는 목표를 위해서 뛰는 것이 아니라 계파의 당권장악을 위해서 또는 자신들의 다음 총선을 위해서, 선거를 위해서, 공천을 위해서 움직인 듯한 인상을 주는 것은 대단히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고성국 :
언론에 보니까 이런 분석기사도 있더라고요. 조금 전에 고문님이 ‘당이 잘 나가는 상태도 아닌데’ 이렇게 말씀 하셨잖아요. 그런데 잘 나가는 때가 있었더라고요. 당시 한나라당 보다 민주당의 지지율이 더 높았던 때가 보도를 확인하니 2011년 5월경 보도 보니, 그때 바로 정동영 고문, 손학규 전 대표 이런 분들이 당을 이끌던 때더라고요. 그때는 어떻게 해서 한나라당을 추월할 수 있었습니까?
정동영 :
말씀하셨으니 되돌아보면 지난 10년 동안 계속 끌려왔거든요, 우리 당이. 세 번 있었던 걸로 기억이 나요. 한 번은 노무현 대통령 서거 때 - 2009년 이죠. 그 때는 이제 일시적인 현상으로 치솟았다가 다시 하락했고요. 그 다음에 손학규 대표 - 제가 최고위원으로 함께 치열하게 논쟁도 하고 치열하게 야당다운 야당을 했던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2011년에. 손학규 대표가 분당에 출마해서 당선됐을 때 그때 민주당의 지지율이 한번 솟았고, 2011년 가을에 한미 FTA 투쟁 과정에서 야당이 FTA 문제에 관해서 자유무역은 찬성하지만 그러나 굴욕적인 주권양보는 안 된다는 선명한 그런 가치와 함께 한 덩어리로 뭉쳐서 FTA 투쟁을 전개하고 한진중공업을 포함해서 노동자들 보호문제와 관련해서 야당다운 모습을 보였을 때, 우리 국민들은 새누리당을 제치고 민주당(새정치민주연합) 제 1당으로 지지한 그런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여기서 보듯이 야당은 야당다워야 하고, 항상 여당이 잘못하면 대안정부가 될 수 있는 그런 자신의 대안을 가지고 야당성과 정체성을 갖출 때 우리 국민은 야당을 언제라도 지지해줄 수 있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고성국 :
당내에서 싸우더라도 노선과 정책을 갖고 싸울 땐 오히려 국민들이 지지해줬다.
정동영 :
그때 이른바 세금 논쟁도 치열하게 했죠. 증세 없는 복지 얘기할 때 ‘이건 말이 안 된다, 복지를 얘기 하려면 정면으로 세금문제를 마주해야 한다’는 게 제 주장이었고 어쨌든 중도적인 당대표와 진보적인 노선을 가진 최고위원과의 논쟁, 이런 것들이 국민의 삶의 문제와 연결되서 관심을 끌었다고 생각합니다.
고성국 :
알겠습니다. 지금 비대위, 당 지도부로 과연 혁신이 되겠느냐 라는 문제 제기 하는 분도 많더라고요.
정동영 :
지금 비대위는 태생적으로 정당성이 약합니다. 말하자면 선출된 지도부가 아니잖습니까? 또 하나는 문희상 비대위원장을 지명 할 때 전제 조건이 있었습니다. ‘계파성을 극복하시오’라는 의미였습니다. 그런데 이걸 거꾸로 해석해서 완전히 우리 당은 ‘계파 연합체요’ 뒤집어 버린 거거든요. 말하자면 계파를 창설하기 위한 근본적인 혁신을 추진하라는 임무 부여를 했는데 오히려 당이 노선과 가치의 결사체라는 이런 부분을 포기하고 몇몇 사람의 계파 연합체요 라는 걸 공공연하고 노골적으로 대내외에 선언한 적은 정당사에 없습니다. 이런 비대위 체제로는 민주당의 신뢰회복은 저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고성국 :
비대위가 내년 당권경쟁을 위한 룰도 만들고, 대권후보 경쟁 룰도 만들텐데, 이게 계파 연합체라는 현실을 아예 노골적으로 인정해버리는 비대위다. 그러면 계파간의 이해관계에 따라 룰이 고무줄처럼 늘었다 줄었다 할 수 있겠네요.
정동영 :
그렇죠. 그 부분이 걱정이고, 그래서 욕심 부리면 안 됩니다. 비대위라는 권력을 장악한 틈에 조직을 장악하고 당을 장악하겠다는 그런 의도가 춤을 추게 되면 당은 더 큰 위기에 봉착하게 될 것입니다. 지금 할 일은 당원들에게 듣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런 위기상황 속에서 주인이 누구냐를 생각해보면 민주당의 당원은 당연히 당원이죠. 그런데 지금 혁신위다, 비상대책위다 해서 당원은 빠져있어요. 당원들은 안중에 없는 거거든요. 당원들의 이야길 듣길 위해서 각 지역을 많이 들어봅니다. 이구동성으로 하는 소리가 우리에게 의무는 있지 권리는 없다, 누가 우리 의견을 들으려고 하느냐, 차라리 당비 납부 운동을 벌이겠다 또는 탈퇴 운동을 벌이겠다. 이런 불만의 목소리들이 터져 나옵니다. 사실 비대위는 박영선 비대위가 임명했고, 박영선 비대위는 김한길-안철수 체제가 무너지면서 지명한 거거든요. 그러니까 비대위가 무너지면서 등장한 비대위가 무소불위의 독재적 권력을 갖고 당을 좌지우지 하는 것은 자기모순입니다.
고성국 :
지금 당원들 만나고 다닌다고 하셨는데 손학규 전 대표도 당원 만나러 가시다가 만나신건가요?
정동영 :
하도 답답해서요. 제가 9월 30일, 10월 1일. 하룻밤 팽목항 가서 잤습니다. 세월호 3차 합의 관련해서 갔었는데 3차 합의가 굉장히 유족들도 반발하고 있지만 야당으로서 모욕적이었던 건 박근혜 대통령이 준 가이드라인을 따른 합의거든요. 어떻게 야당이 대통령 지시한 내용 안에서 협상하고 합의 합니까 그러니 이게 이중대 소리를 듣는 거거든요. 그래서 참 답답하기도 하고요. 올라오는 길에 팽목항과 가까운 곳에 손대표가 계셨기 때문에 들렀는데, 연락 하고 간 게 아니였기 때문에 산책길이어서 주지스님과 한 30분 천막 위에서 이런 저런 얘기 하다 돌아왔었죠.
고성국 :
토굴에 산다고들 하던데 흙집이죠?
정동영 :
스님들이 전에 선방으로 썼던 지금은 쓰지 않는 곳인데 겉으로 보기에는 조용한 산중생활 인 것 같습니다만 손대표의 자리가 자리니 만큼 당으로 봐서는 그분이 안 계신 자리가 상당히 큽니다.
고성국 :
다시 정계은퇴를 하고 강진 흙집에서 은거하고 있는데 다시 정치계에 복귀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더라고요.
정동영 :
당이 어려우니 그런 얘기가 나오는데 손대표가 수원에서 사지에 가서 패배한 것은 손대표의 책임을 묻기에는 가혹한 것이죠. 당의 패배라고 봐야 합니다. 질수 없는 선거를 진 것이 7.30 보궐선거였고 그런 점에서 당의 패배였다고 생각합니다.
고성국 :
통일부장관을 지내셨잖아요. 최근 남북관계 진전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으실 것 같은데, 5.24 조치 해제가 여권 안에서도 나오는 상황이거든요. 지금 남북관계 어떻게 풀어가야 된다고 보십니까?
정동영 :
원칙이 중요합니다. 현재 7년간 남북간 신뢰가 무너져 있습니다.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가 정부의 첫 출발점인데, 박대통령이 후보시절에 이렇게 말했거든요. 신뢰 프로세스는 약속을 지키는 것 부터다, 7.4 성명, 6.15, 10.4 선언 이것들을 기본적으로 존경한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렇다면 그것의 핵심은 남과 북이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한다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기본적으로 첫째 북을 흡수할 생각이 없다는 기조를 분명히 해야 하고 두 번 째 어떤 문제든 대화로 풀겠다, 그리고 세 번째 남과 북이 주인, 주체적인 입장에서 한반도 문제와 북핵문제를 적극적으로 주도하겠다, 이런 원칙이 서면 남북관계는 달라질 수 있죠.
고성국 :
대화상대로 인정하고 신뢰를 우리부터 보이자, 그렇다면 5.24 해제 조치도 전향적으로도 검토해 볼 수 있다 이런 말씀으로 들리네요.
정동영 :
북이 먼저 신뢰조치를 내놔라, 막연한 얘긴데요. 그럴 것이 아니라 힘이 있는 쪽에서 먼저 신뢰조치를 하면 됩니다. 예를 들면 북이 격렬하게 반발하고 있는 삐라 뿌리는 대북선전 같은 거 효과가 어디 있는지 모르지만, 지금 21세기에 삐라 몇 장 뿌리는 걸로 북한 체제가 무너지겠습니까? 그런 방식에 대해서 북도 반발하거니와 우리가 보기에도 옳지 않은 방법입니다. 이런 거부터 중단하고 그리고 5.24 조치에 대해 근본적 고민을 해야죠. 5.24 조치는 대북 일체와 교류 협력을 끊어버리는 조치인데요. 북에 압박과 고통을 주겠다고 하는 건데 역으로 우리가 고통 받고 있는 거거든요.
고성국 :
알겠습니다. 시간이 다되서 마무리 해야 되겠네요.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정동영 :
네, 감사합니다.
고성국 :
새정치민주연합 정동영 상임고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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