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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Y 공보실

유 씨 석방을 환영한다


‘대화와 외교’가 유일한 길이다

지난 3월 30일 격리된 이후 북측에 억류되어있던 유 씨가 석방되었다. 만시지탄이지만 이제라도 국민 모두가 기뻐할 일이다. 특히, 유 씨 석방문제는 국민 한 사람의 생명의 문제임과 동시에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개성공단 해결의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특별히 의미있는 일로 기억될 것이다. 모처럼 남북관계의 활로가 만들어지는 것 같다.

그러나 한편으로 답답한 것은 이 모든 일들이 결국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에서 이룬 성과의 극히 일부를 복원하는 수준에 불과하다는 사실이다. 더 나아간 것이 아니라, 물러났다 제자리를 찾아가는 형국이다. 다람쥐 쳇바퀴 돌듯 하기에 한반도 문제는 너무나 위중하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사실상 민간 대북특사로 방북한 것이라는 평가가 있다. 정부에서 그 진행상황을 몰랐을 리 없을 것이다. 어떠한 형식이든 매듭을 풀기 위한 시도는 긍정적이다. 그러나 이것이 단지 현재의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일회적 임시방편이라면 제2, 제3의 유 씨 문제가 또다시 발생하지 않으리라 확신할 수 없다. 개성공단이 닫히고, 금강산 관광이 막히는 상황은 재연될 수 밖에 없다. 불신은 더욱 깊어질 것이고, 해결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불신과 제재’로는 무엇 하나 해결할 수 없다. 유 씨 문제 해결과정에서 볼 수 있듯이 ‘대화와 외교’, 그리고 정치와 인도주의 문제의 분리가 해결방안이다. 

문제는 신뢰다. 신뢰를 바탕으로 한 ‘대화와 외교’ 이외에 한반도의 신 냉전체제를 해체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평화는 제도화되어야 하고, 시스템으로 안정되어야 한다. 8.15를 계기로 그 동안의 냉전적, 강압적, 반 포용적 정책을 폐기하고 화해와 협력 정책으로 ‘대전환’할 것을 다시 한 번 정부에 촉구한다. 이것을 공식화하고 공개적으로 천명해야 한다. 무엇보다 즉시 대화를 복원해야 한다.


남북문제는 특정 정치세력의 이해를 반영하는 정략의 대상이 될 수 없다. 초당적 협력의 대상이며, 지극히 실용적인 접근방식을 취해야 한다. 클린턴 전 대통령의 전격적 방북으로 해결된 여기자 석방문제는 이를 증명하는 생생한 증거이다. 인도적 문제와 정치군사적 문제는 철저히 분리해서 대응해야 한다. 잘못된 대북정책의 피해자는 유 씨가 마지막이 되도록 하자.


2009년 8월 13일

정 동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