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는 정동영최고위원, 사진출처=민주당>
29일 오전 민주당 최고위원 회의에서 정동영 최고위원은 한반도 문제에서 우리의 발언권와 영향력이 없어진 것에 대해 통탄하며 “주체를 찾으라. 그리고 이 문제의 주도권을 다시 찾도록 정부는 사고를 대전환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이날 최고위 회의에 앞서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 당시 통일부 장관들과 조찬 간담회를 가진 정 최고위원은 이 자리에서 “남북대화를 다시 시도하고, 남북이 같이 한반도의 평화관리에 나서야한다”는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언급하며, 중국의 6자회담 제안을 정부가 거부한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이어서 정 최고위원은 정부가 북한 우라늄 농축시설 건설과 관련 전임정부의 탓이라고 책임을 전가하고 있는 것에 대해 “이 정부가 하는 일은 책임 떠넘기기밖에 없다”며 “현 정부는 3년간 무엇을 했냐"며 문제를 제기습니다.
또한 정 최고위원은 미 항공모함이 와있는 동안 워싱턴에서 있을 한미FTA협상에 대해 “협상하기 불리한 시기에 협상판을 벌이고 있다”고 비판하며 “한미FTA파기를 무릅쓰고라도 전면 재협상, 독소조항 폐기, 투자자국가제소제도, 의약품 특허허가 연계를 포함해서 전면 재협상을 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아래는 이 날 정동영 최고위원의 발언 전문입니다.
<11. 29 최고위원회의 발언 전문>
한반도 주변상황이 긴박하다. 상황이 심각하다. 미국 항공모함은 우리 해역에 진입해있고 중국의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특사로 긴급 방한했다. 불행하게도 지금 한반도 문제의 주인이 남과 북이 아니다. 한반도 상황을 틀어쥔 주체는 미국과 중국, 강대국들이다. 항공모함 진입과 관련해서 아마도 미국과 중국은 긴밀하게 협의했을 것이고 하고 있을 것이다. 다이빙궈 특사의 방문도 미국과 중국은 긴밀하게 조율했을 것이다. 이 정부 3년, 우리 문제에 대한 우리의 주도권은 상실했다. 우리의 발언권, 영향력은 없다. 포격으로 우리 군인과 민간인이 희생되고 문제해결은 강대국 손아귀에 넘어갔다. 이 정부에 대해 민주당이 요구해야 하는 것은 과연 이것이 누구의 문제인가. 연평도 포격사태, 이후 한반도 문제, 남북의 긴장이 중국이나 미국의 문제인가. 민주당은 이 정권에 대해서 분명히 요구한다. 주체를 찾으라. 그리고 이문제의 주도권을 다시 찾도록 정부는 사고를 대전환해야 한다.
6자회담, 절대 발로 걷어차면 안 된다. 이 정부는 3년간 남북대화를 발로 찾다. 어제 다이빙궈 특사 방한과정에서 보면 6자회담 무용론를 펴는 것 같다. 어리석은 일이다. 6자회담의 틀 내에서 남북대화를 해야 한다. 6자회담의 틀 내에서 4자 회담을 할 수 있다. 4자 회담이라는 것은 한국전쟁 정전협정의 당사자다. 2005년 9.19 공동성명 4항,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를 만들기 위한 당사국 간 협의를 시작한다’의 주체가 미·중·남북한 4자다. 연평도 포격사태를 무력이 아닌 대화로 해결하려면 불가피하게 남북대화가 필요하고, 불가피하게 4자 대화가 필요하다. 그런 차원에서 6자를 활용해야 하고 장기적 비전으로 6자회담은 한반도 평화와 동북아 평화를 담보할 동북아 안보협력기구로 발전해야 한다는 것이 민주정부의 비전이었고 민주당의 비전이다. 왜 6자 회담을 발로 차나. 어리석은 일이다.
최근 경악할 만한 일이 벌어졌다. 미국 스탠퍼드 대학 국제안보협력센터 관계자, 해커박사 등이 영변에 가서 눈으로 확인하고 경악했다. 플루토늄 시설은 불능화했는데 이제 우라늄 시설이 돌아가고 있다. 이 정부가 하는 일은 책임 떠넘기기밖에 없다. 3년이나 집권한 정부가 우라늄 문제에 대해 햇볕정책 책임이라고 하는 것 참으로 무책임한 일이다. 3년간 무엇을 했나. 대책 없는 기다리기 전략, 기다리는 것도 전략이라는 것이 아니라는게 드러났다. 미국에서도 오바마 정부의 무능과 한반도 정책 실패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이제 미국 내에서도 미일동맹, 한미동맹에 끌려다니지 말고 독자적으로 북한의 우라늄 문제해결에 발벗고 나서라, 결국 개입정책밖에 없다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아침에 국민의 정부, 참여 정부에서 통일부 장관을 했던 분들과 나라 걱정을 했다. 임동원, 정세현, 이재정 장관과 함께 했다. 똑같은 말씀이었다. ‘6자회담을 발로 차는 것은 어리석다.’는 것이었다. 거기서 나온 얘기를 소개하면 “위기관리를 잘해야 한다. 군사적 충돌로 번지지 않게 이 정부가 위기관리를 잘하고 여야가 합심해 위기관리를 잘해야 한다. 국민이 지금 몹시 격분돼 있고, 불안하다. 특히 자식을 군에 보낸 부모의 심정은 불안하기 짝이 없다. 위기관리를 잘해야 할 시점이다. 무엇보다 이와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게 지혜를 모아야 한다.”는 말씀과 함께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남북대화를 다시 시도해야 한다. 남북이 같이 한반도의 평화관리에 나서야한다. 핵심은 서해바다다. 서해바다를 긴장과 충돌의 바다로부터 구해 다시 평화의 바다로 전환해나가야 한다.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 간의 서해평화협력지대 창설합의를 되살려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결국 정부와 여야가 합심해서 한반도 평화 지키기, 평화 만들기에 같이 나가야 한다. 그런데 이 정부는 평화 만들기는커녕 평화 지키기마저 실패하는 형국에 대해서 걱정했다.
지금 항공모함이 우리 해역에 들어와 있는 동안에 워싱턴에서 한미FTA협상이 시작된다. 우리가 협상하기 가장 불리한 시기에 협상판을 벌이고 있다. 이미 자동차 분야는 대폭 양보하기로 작심한 것 같다. 이렇게 되면 자기들이 말해왔던 이익의 균형점이 완전히 깨진다. 여기에 더해서 미국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워싱턴 협상에서 쇠고기 관세 40%를 15년에 걸쳐서 철폐하기로 한 시한을 즉시 없애라, 최소한 3~5년 내에 쇠고기 수입에 대한 관세를 없애라는 요구를 할 것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한마디로 한우농가 다 죽으라는 얘기이다. 한우농가는 모두 폐업으로 몰린다. 곱창 수입에 대해서 검역기준을 완화하라고 강력하게 몰아붙일 것으로 예상된다. 곱창 부분은 유럽에서는 광우병 특정물질로 분류된 부위이고, 절대 국민 건강과 국민 정서상 용납할 수 없다. 전에 손학규 대표와 박지원 대표가 밀실 재협상과 관련해 이렇게 내주는 퍼주기·밀실 협상이라면 한미FTA에 대한 전면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정리했는데 저는 민주당이 이 부분을 눈을 부릅뜨고 감시해야 한다고 본다. 저는 한미FTA파기를 무릅쓰고라도 전면 재협상, 독소조항 폐기, 투자자국가제소제도, 의약품 특허허가 연계를 포함해 전면 재협상을 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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