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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Y 공보실

대한민국 국회를 우롱하는 한미 FTA 재협상은 전면 폐기되어야 한다


오늘(2월 15일) 오전 11시, 국회 정론관에서 정동영 의원은 한미 FTA 전면 폐기를 위한 국회의원 비상시국회의 소속 의원들과 함께 한미 FTA 재협상 전면 폐기를 위한 기자회견을 가졌습니다.

회견문 전문을 올려드립니다.



지난 2월 10일, 이명박 정부는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기이한 형태의 한미FTA 재협상 합의서한에 공식 서명을 했다.

 이번 재협상은 미국의 이익, 미국의 시한, 미국의 절차에 의한 굴욕적 재협상이다. 미국의 일방적 요구에 연평도 포격이라는 국가 안보 위기사태에 국민을 눈속임해가며 퍼주기로 일관한 것도 모자라, 이제는 미국의 통상법에 맞추기 위해 아직 비준동의도 받지 않은 한미FTA 협정문에 대해 통상장관의 서한 교환 형식으로 수정을 가하는 기이한 꼼수를 쓴 것이다.

 2008년 세계적인 금융위기를 돌아보면, 이번 재협상을 통해 한미 FTA에서 우리 국민이 얻을 것이라곤 경제 파탄과 실업 위기, 국가주권의 상실 밖에 없음이 분명해졌다.

 이에 우리 비상시국회의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한미FTA에 대한 공식적인 거부 의사를 밝히고자 한다.

 1. 한미FTA는 명백히 대한민국의 국가주권을 침해하는 조약이다

 금번 재협상은 사실상 협상이라 볼 수 없다. 미국 측 요구, 미국 측 이익, 미국의 국내절차에 의해 진행된 이번 재협상은 ‘협상’이 아니다. 이는 대한국민국 헌정사상 최악의 굴욕외교에 불과하다. 더욱 용납할 수 없는 것은 아직 비준동의도 받지 않은 한미FTA 협정문에 대해 통상장관의 서한 교환 형식으로 수정하는 식의 억지가 ‘미국 의회에나 적용되는 미국 통상법 규정에 맞추기 위해’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본 협정문에 서명했던 2007년 6월 당시에도 미국 통상법의 규정에 맞추기 위해 미국의 요구에 따라 서둘러 재협상을 타결하더니, 이번에도 똑같은 억지를 반복하고 있다.

 재협상에서 서명에 이르기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된 논의의 어느 곳에서 우리 국민과 국회가 존재했던가! 정부는 국가 안보위기를 틈타 철저히 비밀리에 재협상을 진행하여 미국에 일방적인 퍼주기로 일관한 망국적인 결과를 만들었으며, 이제는 미국의 절차에 맞추기 위해 한국 국회에서 전례를 찾기 어려운 편법을 동원하여 국민을 기만하고 있다.

 2. 재협상 합의서한과 한미FTA 본협정 비준안 분리 처리는 헌법에 명시된 국회의 비준동의권을 우롱하는 처사에 다름 아니다

 정부는 2007년 6월에 공식서명한 기존 협정문과 이번 재협상 합의서한은 별개 조약이기 때문에 별도로 분리해서 국회비준 절차를 밟으면 된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법제처는 ‘분리처리’라는 유권해석은 물론이요, 재협상 문서가 ‘별도조약’이라는 유권해석조차 공식적으로 내린 바가 없음이 드러났다.

  이번 재협상 합의서한은 기존 협정문과 별개로는 존재할 수 없는, 기존 협정문에 종속된 부속서한에 불과하다. 따라서 기존 협정문에 이미 포함되어 있는 부속서한 하나를 따로 떼어내어 국회에 비준동의를 받을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번 재협상 합의서한도 기존 협정문에 포함시켜 국회에 비준동의를 요청해야 한다.

 더욱 큰 문제는 이런 식의 재협상이 한미FTA가 발효된 다음에는 국회의 절차를 생략한 채 무한 반복될 수 있다는 점이다. 한미FTA 협정문 제22.2조 제3항 다호는 양국의 통상관료로 구성된 공동위원회가 협정상의 약속(commitment)를 국내절차 없이 수정할 수 있도록 하였는데, 이번 재협상 합의문서가 바로 협정상의 약속 수정에 해당하기 때문에 앞으로 통상관료들만 합의하면 얼마든지 재협상을 계속할 수 있게 될 것이다.
 
3. 이번 서명된 재협상의 목표는 오로지 미국의 수입차 시장을 열어주기 위한 것일 뿐이다

 이번 재협상에서 국내 판매량 2만 5천대 이하인 미국자동차 제작사에 대해 미국의 안전기준을 인정해줌으로써 사실상 미국 메이저 자동차 회사들 모두에게 한국의 미국차 수입 시장을 활짝 열어주었다. 그간 미국 자동차는 한국의 안전기준을 지키기 위해 별도의 생산라인을 만들어야 했으나, 이제는 거칠 것이 없게 되었다.

 더욱이 이번 재협상 합의서한에서 미국산 자동차의 국내 판매량이 2만 5천대에 근접할 경우 추가적인 수용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무 조항까지 명시한 것은 사실상 판매대수의 제한을 없애고 한국의 안전기준을 포기하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

4. 유일한 효자품목 자동차마저 내준 한미FTA는 독소조항만 가득할 뿐 실익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불평등 협상임이 분명해졌다.

 이미 한국 정부는 대다수 상품 분야, 농업분야, 서비스와 지적재산권 분야에서 대폭적인 양보조치에 합의하고도 재협상을 통해 국민과 국회와의 동의 없이 유일한 흑자품목이었던 자동차 분야의 추가양보에 합의했다. 자동차는 대미 무역수지의 96%, 대미수출의 60%를 차지하는 핵심분야다.

 자동차 분야마저 재협상을 통해 대폭 양보한 한미FTA는 이제 이익이라곤 찾아볼 수 없이, ISD, 네거티브 리스트, 래칫 조항 등 수많은 독소조항으로 점철된 협정이 되었으며, 이는 국내 농업기반의 붕괴와 대량 실업 양산으로 민생을 파탄으로 몰아넣을 것이 자명해졌다.
 
 우리 <한미FTA 전면 폐기를 위한 비상시국회의> 소속 의원들은 망국적인 한미FTA를 결코 받아들일 수 없으며, 다음과 같이 선언한다.

1. 한미FTA 재협상과 본협정 분리 처리는 헌법에 명시된 국회의 비준동의권을 우롱하는 행위이다.

2 미국의 통상법 절차에 맞추기 위해 헌정 사상 유례가 없는 편법을 동원한 이번 한미FTA 재협상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은 국민에게 사과하고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을 즉각 해임하라.

3. 이번 재협상을 포함한 망국적인 한미FTA 협정을 우리 비상시국회의는 결코 용납할 수 없으며,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저지에 나설 것이다.

2011년  2월  15일


한미 FTA 전면 폐기를 위한 국회의원 비상시국회의
(공동대표 : 강기갑,권영길,김낙성,유선호,정동영,조승수,최인기 / 간사 : 김영록,유원일,이명수)
강기갑, 강창일, 곽정숙, 권영길, 김낙성, 김상희, 김영록, 김영진, 김영환, 김우남, 김재균, 김재윤, 김춘진, 김효석, 김희철, 류근찬, 문학진, 박주선, 박지원, 변웅전, 안규백, 양승조, 우윤근, 유선호, 유성엽, 유원일, 이낙연, 이명수, 이용희, 이윤석, 이정희, 이종걸, 이진삼, 이춘석, 장세환, 정동영, 조배숙, 조승수, 주승용, 천정배, 최규성, 최인기, 홍희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