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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6·4 지방선거의 교훈을 박근혜 대통령이 오독하고 있다

 

 

6·4 지방선거의 교훈을 박근혜 대통령이 오독하고 있다

 

20140610 TBS ‘퇴근길 이철희입니다’ 인터뷰

 

 

퇴근길 인터뷰 시간입니다. 6.4지방선거가 끝나니까요. 곧바로 총리 후보자, 국정원장 후보자가 지명되었습니다. 여기에 대한 야당의 평가도 관심을 끌고 있고요. 7.30재보궐 선거도 제법 규모가 커졌습니다. 미니 총선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거든요. 여기에 여야 정당이 어떻게 대응할지도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이 문제 좀 자세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 정동영 상임고문 전화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철희 : 안녕하십니까?

 

정동영 : 네, 안녕하세요. 요새 이철희 소장님 교통방송에서 많이 뜨고 있는 거 아세요?

 

이철희 : 덕담 고맙습니다.

 

정동영 : 축하드립니다.

 

이철희 : 곧바로 질문 드리겠습니다. 총리 후보자가 발표되었는데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정동영 : 뜻밖이더라고요, 우선은 세월호 참사 교훈과는 좀 동떨어진 느낌이 좀 들었어요. 그러니까 6.4선거의 교훈을 박근혜 대통령이 오독하고 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철희 : 그러면 6.4지방선거에서 민심이 보여준 것은 무엇입니까?

 

정동영 : 민심은 이대로의 방향은 안 된다, 하는 신호는 분명히 나왔다고 봐요. 대한민국의 방향을 바꿔라, 돈과 물질만능세상으로부터 사람, 생명, 행복...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얼마나 중요합니까. 이런 것을 살피는 그런 방향으로 국정 운영의 철학과 기조를 바꾸라는 뜻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을 부정할 사람은 없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총리 임명 모습을 보니까 좀 동떨어진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이철희 : 흐름상으로 약간 어색하단 말씀을 주셨는데 또 하나 보도가 나오는 것을 보니 과거 정부에 대한 평가에서 상당히 논란을 일으켰던데요. 이런 부분은 어떻게 보십니까?

 

정동영 : 그러니까 국정운영을 바꾸는 것에서 여야 대립과 대치, 또 이념과 진영의 대립 이런 것을 지양하고 이제 좀 국민화합, 국민통합, 이런 쪽으로 바꾸는 게 순리라고 생각해요. 그런 점에서 이번에 발표된 것은 한 쪽에 치우친, 강성 견해를 가지고 있거든요. 예를 들면 무상급식을 사회주의적인 생각이다, 그리고 도시락 싸기 운동을 해야 한다,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서, 이런 좀 시대의 변화를 잇지 못하는 이런 주장을 극단적으로 표한 분이라는 말이죠? 그런 점에서 좀 우려가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철희 : 사상 첫 언론인 출신 총리 후보자인데요. 이런 부분은 좀 긍정적으로 볼만한 대목입니까?

 

정동영 : 뭐 언론인이든 정치인이든 관료든 중요하지 않다고 봅니다. 그 분의 살아온 길, 그리고 그 분의 생각, 그리고 그 분이 총리로서 국민통합을 할 수 있을까, 가 중요하다고 보는데 한 쪽으로 치우친 분... 특히 노무현 대통령의 국장을 암묵적으로 반대하는 듯한 글이라든지 또 김대중 대통령이 사경을 헤매고 있을 때 비자금 조성, 근거가 없는 이야기를 해서 빈축을 산 일, 뭐 이런 것들을 보면 박근혜 대통령 생각에는 어떤 부분이 맞았는지는 모르지만 ‘100% 대한민국’ 이 대선 때 박근혜 대통령 공약 아니었습니까? 그런 점에서 보면 ‘100% 대한민국’이 아니라 50%만, 뜻이 같은 사람하고만 대한민국을 운영해가려고 한다, 하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네요.

 

이철희 : 이번 인사를 통해서 대통령이 던지는 메시지 중에 하나가 야당과는 그렇게 뭐 앞으로도 썩 잘 지낼 생각이 없다, 이렇게 해석하는 분들도 있던데요?

 

정동영 : 정 그렇게 박근혜 대통령이 화합이라든지 소통, 이것을 무시하고 간다면 야당으로써는 거기에 맞설 수밖에 없지 않습니까? 그러면 역시 대결적이고 소모적인, 그래서 세월호 참사를 우리 사회가 제대로 교훈을 받들지 못하는 결과가 되기 때문에 결국 세월호 가족의 눈물을 닦아줘야 하고 국민들이 원하는 새로운 대한민국으로의 변화를 이끌어야 하는데 그 점에서 국민의 실망과 분노는 계속 될 수밖에 없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이철희 : 신임 국정원장에 임명된 이병기 주일대사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정동영 : 이 분은 제가 개인적으로 잘 아는 분이에요. 전문성이 있죠. 외교관이고, 국정원에서 일했고, 그리고 주일대사로서 어쨌든 균형감각 이런 게 중요한 외교관을 지냈기 때문에 전임 국정원장처럼 일방적으로 정권의 안보 도구로 국정원을 동원하지는 않았으면 하는 그런 기대를 해봅니다.

 

이철희 : 네, 알겠습니다. 인사라고 해야 할까요? 가장 초미의 관심사는 역시 야당이 핵심으로 거론하는 김기춘 비서실장의 거취문제일 텐데요. 이 문제는 대통령이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정동영 : 지난번의 안대희 총리 후보자, 또 이번에 문창극 총리 내정자, 다 대통령 비서실에서 보좌하지 않았겠습니까? 그런 점에서 국민의 눈높이와 많이 떨어져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세월호 참사의 최초 보고로부터 구조과정에서 과연 대통령의 조치라든지 대응이 적절했느냐에 대해서 대통령의 보좌하는 직접적인 책임을 지고 있는 비서실이 책임을 져야 하고, 책임을 물어야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총리나 장관.. 중요하죠. 그러나 이런 말이 있잖아요? 권력이라는 것은 최고 권력자와 거리에 비례한다, 총리는 좀 멀리 떨어져 있어요. 장관도 그렇고. 바로 옆에 비서실장이 있고, 수석 비서들이 있거든요? 대통령이 성공적으로 세월호 사건에 대처하지 못했다면 그 책임은 대통령 비서실이 면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6.4선거 이후에 대통령 비서실장의 거취를 주목했던 것인데 박근혜 대통령은 그냥 자신의 길을 그대로, 마이웨이라고 할까요? 그런 인상이라 참 안타깝습니다.

 

이철희 : 6.4지방선거 결과에 대해서는 당의 상임고문으로서 어떻게 받아들이고 계십니까?

 

정동영 : 안타깝죠. 예를 들어 경기도 선거가 0.8%로 석패했는데 0.8% 차이로 신승했다면 국민을 위해 참 좋았을 것 같아요. 영남을 제외하고는 사실 이긴 곳이 얼마 없기 때문에... 인천하고 제주 정도겠죠. 경기도 하나만 뒤집어졌어도 아마 박근혜 대통령은 지금까지 해 온 국정의 기초, 철학을 바꾸지 않을 수 없는 그런 신호를 분명히 읽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아전인수 식으로 해석해버린 것이 아닌가, 역시 그동안 해 온 것에 대해 국민들이 신임한 거다, 이렇게 받아들인 거 아닌가 해서 좀 안타깝고요. 지방선거 관련해서 단체장 선거에 주목해서 좀 가려진 측면이 있습니다만 실질적으로 투표를 한 분들 입장에서 보면 진보성향의 교육감이 대거 출현안 것은 대단히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특히 우리 국민들의 삶을 힘들게 하는 핵심 요소가 사교육비 아닙니까? 교육격차에 대한 절망감 이런 건데 도대체 교육현실에 대해 더 이상은 못 참겠다고 하는 절규라고 생각이 되고 또 단원고 학생들, 참 순진무구하게 침착하게 마지막 순간에도 대처하는 것을 보면서 감동을 받았습니다만 가만히 있어라, 하는 방송에 대해서 왜, 라고 묻지 않았던, 왜 라고 물었어야 하는 그런 질문하는 교육과 교실로 바뀌어야 하는 메시지를 국민들이 읽었다고 생각하고 실질적으로 교육에 있어서의 질적인 변화, 이런 것을 좀 기대해봅니다.

 

이철희 : 지방선거 결과와 관련해서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의 전략부재, 리더십 부재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정동영 : 이런저런 비판하는 분도 있습니다만 어려운 조건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통합이 3월 2일에 이루어지고 통합당이 만들어진 것은 3월 말이었거든요? 그리고 무공천으로 통합이 이루어졌는데 그 이후에 공천이 되기로 번복이 되고 그러면서 여러 가지 상황 조건이 어려움 속에서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죠. 그런데 미진한 부분이 있습니다만 민주당 입장에서 더 중요한 요소 중에 하나가 늘 선거가 끝나면 지도부를 흔들고 책임을 물어서 비대위를 출범시키고, 지난 10년 동안 25번인가 그래요. 그래서 리더십이 완전히 황폐화되어버렸는데... 이런 것이 되풀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잘못한 점이 있으면 잘못한 점을 짚고, 그러나 지도부의 안정성은 보장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철희 : 알겠습니다. 7.30재보궐선거 결과에 따라서 6.4지방선거의 성적표가 최종 매겨질 것이다, 이런 얘기들도 나오던데 우리 상임고문님은 7.30재보궐 선거에 출마하십니까?

 

정동영 : 제가 뭘 하고 안 하고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당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그 때 검토하리라고 생각하고요. 이번 선거는 어쨌든 말씀하신대로 지방선거가 무승부였다면 확실하게 판가름하는 의미기 때문에 반드시 필승카드를 내밀고 또 특히 정치적 의미가 큰 수도권에서 가능하면 천승을 노려야겠죠. 그래서 지금 빨간 깃발로 꽂혀있는 수도권의 의석들을 파란깃발로 바꿔내는 것, 이것이 7.30선거의 목표가 되겠죠.

 

이철희 : 좀 이른 얘기이긴 합니다만 혹시 당에서 제안하신 건 없습니까?

 

정동영 : 네, 없습니다.

 

이철희 : 다른 데서 7.30선거에서는 의제를 가지고 선거를 치러야 한다는 말씀을 하셨는데요.

 

정동영 : 4년 전에는 무상급식이 우세였잖아요? 이번에 세월호 참사에서는 정말 지금 이 방향, 이명박 정부 5년, 박근혜 정부 2년, 7년 동안 밀고 온 규제라든지, 비정규직 민영화 이런 것들이 결국은 돈, 돈, 돈에 초점이 맞춰진 것이거든요? 그래서 이것들을 적극적으로 의제화해서 어쨌든 시스템의 결함이 나타난 것이기 때문에 이런 문제를 적극적으로. 예를 들면 규제완화를 놓고 지금도 총리를 임명하는 과정에서도 계속 국가개조론과 규제 완화론을 얘기하는데 거기의 대안으로써 새정치민주연합이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의제화하고, 비정규직 문제도 마찬가지죠. 이런 점에서 성공하지 못한 것이 안타깝죠. 지금부터라도 7.30 보궐선거에서도 의제를 중심으로 적극적인 대안을 내놓고 논쟁을 하고 토론을 하고, 이것이 쟁점화 되는 것, 이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이철희 :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정동영 : 네, 감사합니다.

 

이철희 : 네, 지금까지 새정치민주연합의 정동영 상임고문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