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3일(오늘) 오전, 정동영 의원은 CBS라디오<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FTA 날치기 강행처리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정동영 의원은 어제의 FTA 날치기는 ‘MB의, MB에 의한, MB를 위한 FTA’라고 규정했습니다.
전세계가 미국식 금융자본주의에 대해 불만으로 다같이 들고 일어나고있는 가운데 그 실패한 미국식 모델을 그대로 한국에 이식하려는 FTA 날치기 처리에 대해 정동영 의원은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며 정치적, 법률적, 정신적으로 이번 FTA 처리는 무효임을 선언했습니다.
야당이 여당의 움직임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데 대해서는 국민들에게 죄송하다며 이번 사안을 민주당 의원직 총사퇴의 국면이라고 표현했습니다.
※ 다음은 정동영 의원의 인터뷰 전문입니다.
◇ 김현정> 민주당의 정동영 최고위원 연결해 보죠. 지금 어디 계신가요?
◆ 정동영> 국회 바닥에서 잤습니다.
◇ 김현정> 밤샘을 하셨군요. 가장 앞장서서 반대했던 분으로서, 통과과정을 본 심정이 어떠셨습니까?
◆ 정동영> 참 큰일입니다. 국민이 불쌍합니다. 무슨 얘기냐 하면 재벌 대기업들은 환영논평을 내고 좋아했습니다만, 우리 사회의 약자들은 사실 약육강식 무대에 그대로 노출 됐기 때문에 참 어렵네요.
◇ 김현정> 그런데 한나라당에서는 “기다릴 만큼 기다렸다. 하루에도 손실이 얼마나 나는데 계속 기다릴 수 있느냐. 특히 야권이 협상의 여지가 없다는 걸 확인한 이상 더 이상 기다릴 여유가 없다. 국론분열이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는데요?
◆ 정동영> 거짓말입니다. FTA가 지금 국제사회에 얼마나 부끄러운 모습으로 비추어졌습니까? 다른 게 부끄러운 게 아니라 일부 언론이 표기했듯이 '한국이 미국 투기자본의 먹잇감이 됐다.' 사실 그겁니다. 이미 미국에 이른바 아메리칸드림, 미국식 자본주의, 민영화 규제철폐 규제완화의 폐해가 드러나서 세계가 들고 일어나는 판인데요.한국은 그 실패한 모델을 그대로 한국에서 다시 한 번 이식하는 것으로 날치기 처리했는데요. 이것은 국민이 전폭적으로 인정한 것이 아니고, 이명박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을 추종하는 151명 한나라당에 의해서 저질러진 폭거입니다.
◇ 김현정> 폭거라고까지 말씀하시고 날치기라고 표현을 하셨는데요. 그런데 한나라당에서는 "이건 날치기가 아니다. 강행제지를 했기 때문에 뭔가 얘기할 수 있는 자리조차 안 만들었기 때문에 처리를 한 거지 이건 강행처리가 아니다." 라고 말하는데요?
◆ 정동영> 을사늑약도 절차를 거쳤다고 그러죠. 5:2로. 이완용이랑 5명이 찬성하고 민영환, 한규설 두 분이 반대했다고 합니다만, 우리가 을사늑약을 제대로 처리했다고 봅니까? 그것은 나라를 팔아먹은 것이죠. 대동소이합니다.
◇ 김현정> 을사늑약이라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으시군요?
◆ 정동영> 정치적으로 법률적으로 또 정신적으로 무효입니다. 정치적으로 무효라는 건 말씀드린 것처럼 이것은 이명박 대통령의 FTA 만능주의, FTA가 무슨 신이나 되는 것처럼 이거 되면 국민을 위하는 것이다. 4대강 하면 국민이 좋아진다고 하지만 대대손손 자연파괴의 재앙이 되듯이 4대강은 복원이라고 할 수 있죠. 이 FTA를 다시 파기하고 되돌리려면 엄청난 대가가 치러져야 되죠.
◇ 김현정> 그런데 왜 예상을 전혀 못 하셨나요? 예전 같으면 본회의 이틀 전에 본회의장 앞도 막고 뭔가가 있었던 것 같은데, 이번에는 “야당이 방심하다가 허를 찔린 것 아니냐” 한미 FTA 반대하던 국민들은 그런 부분을 지금 지적하고 있는데요?
◆ 정동영> 원내 투쟁에서 그런 부분이야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우선 국민들께 사죄드리고요. 저도 어제 그 시간에는 서울구치소에 곽노현 교육감 면회중이었습니다. 전화를 받고 달려왔습니다만, 경호권을 발동한 마당에 한 시간 전에 알았든, 하루 전에 알았든 한 번 쿠데타를 하면 두 번, 세 번 쿠데타에 죄의식이 없듯이 의정사에 경호권을 발동해서 의원들을 제지하는 이런 것이 사실은 이 정부 들어와서 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 4년 동안 연속 다섯 번의 날치기를 자행했는데요. 얼마나 국민을 무시했으면, 국민의 대표기관을 정말 아래로 봤으면 이런 식의 국회 유린이 이루어지는가. 물론 국민이 선택한 이명박 대통령입니다만, 분명히 대가를 치르리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어젯밤에 민주당 의원들의 긴급회의에서 "의원직 총사퇴라는 무게 있는 대응을 하자." 이런 주장을 하셨네요?
◆ 정동영> 사실 의원직 총사퇴 국면입니다. 지금 파장국회죠. 파산국회죠. 남아 있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사실 국민들의 분노, 물론 잘했다고 생각하는 국민도 있겠죠. 이 본질을 잘 못 보고.그러나 이제 국민들이 알기 시작하는 것 아닙니까? 불평등 조약과 독소로 가득한 독소의 교과서. 미국이 체결한 18번째 FTA 중에 가장 미국에 유리하고, 가장 독소로 가득 찬 FTA. 이것을 국민과 함께 저지투쟁에 나서는 것이 의원직을 걸고 의원직을 버리고, 저는 이것이 마땅하다고 봅니다만 의원들 공감대는 별로 없었습니다.
◇ 김현정> 또 하나 나온 이야기는 '야당 지도부 총사퇴' 얘기도 나온 걸로 아는데요. "지도부가 무능했다. 강행처리를 예측 못 한 것도 아닌데 아무런 대책이 없었던 것 아니냐.”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정동영> 마땅히 지적할 수 있죠. 그런데 사실상 지도부는 임기가 끝났습니다. 끝났고 공교롭게 지금 FTA 국면과 야권통합 문제가 중첩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이십 며칠 뒤에 통합을 이뤄내느냐, 못 이루느냐 기로에 있는데요. 책임을 다하는 것이 중요한가, 여기서 벗어버리는 것이 중요한가 이게 판단의 차이겠죠.
◇ 김현정> 지도부시니까 어느 쪽이 맞다고 보세요? 개인적으로는?
◆ 정동영> 민주당이 공중분해되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라고 봅니다.
◇ 김현정> 끝까지, 20여 일 남은 기간까지 가는 게 낫다?
◆ 정동영> 20일이라는 임기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통합을 만들어내는 것이 FTA를 파기로 이끌 수 있는 힘을 결집하는 것이기 때문에요. 저는 그것이 무한책임을 다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그런데 지금 야권의 대응을 보니까 “무효투쟁을 하겠다.” 이렇게 선언을 하셨어요. 그런데 국회법상의 표결을 거쳐서 통과가 된 건데 이게 무효투쟁이라는 게 있을 수 있는 일인가, 궁금하더라고요?
◆ 정동영> 하나는 협정문 24장 5절에 보면 비준발효가 되더라도 어느 일방이 다른 쪽 상대방에게 서면으로 협정을 종료시키겠다고 통보하면 그것으로 끝입니다. 그러면 6개월 뒤에 자동으로 폐기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절차상의 무효.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이것은 이명박 대통령의 MB의, MB를 위한, MB에 의한 FTA고요. 이명박 대통령의 151명 추종자들에 의한 폭거이기 때문에 대다수 우리 국민들의 전폭적 지지를 얻지 못한 정당성이 결여된 FTA입니다. 따라서 야권이 집권하면 이것은 폐기된다는 것을 미국 의회와 미국 행정부에 또는 정치적으로 이미 알렸다고 봅니다.
그리고 헌법재판소가 행정수도를 세종시로 옮기는 것에 대해서 헌법 위반이다, 그것도 관습헌법의 위반이다, 이래서 위헌판결을 했는데요. 이 FTA는 정면으로 헌법 119조 2항, 헌법 123조. 즉, 재벌 대기업을 규제하고 개혁하라는 것을 못하게 침해하는 헌법의 조항을 구체적으로 침해하는 위헌요소를 담고 있습니다. 따라서 위헌심판청구에 들어갈 것입니다.
◇ 김현정> 위헌심판청구까지 들어가겠다. 지금 정리를 해 보면 이러네요. 지도부가 지금 사퇴하는 것보다는 중심을 잡고 야권통합을 이뤄서 정권을 교체한 후에 그때는 이것을 폐기하겠다, 이런 말씀으로 들으면 될까요?
◆ 정동영> 그렇죠. 독소조항으로 가득찬 것을 빼내고 재협상해야 된다고 봅니다. 한미 FTA는 적어도 미국이 지금까지 한 개발도상국들과의 FTA와는 달라야 합니다. 그런데 거의 중남미나 중동에 후진, 작은 경제권 나라, 또 거의 미군기지가 있는 이런 나라들 급의 악성 FTA를 했기 때문에 이건 반드시 고치거나 폐기해야 된다고 봅니다.
◇ 김현정> "예산안 심사과정을 전면 보이콧하겠다.” 선언을 했는데 언제까지 장외투쟁이 가능할까요?
◆ 정동영> 일단 오늘 범국본(범국민운동본부)과 야 5당 지도부의 회동에서 구체적인 연대투쟁 방식이 정해질 것입니다. 국민적 분노를 조직하고 국민과 함께 국민의 주권을 침해했으니까 당연히 국민과 함께 이것의 무효화 투쟁에 야권이 앞장서는 건 당연한 일이죠.
◇ 김현정>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정동영 최고위원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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