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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y's team/Today's DY Issue

정동영 ‘노인폄하’ 보도 MBC, 권고

정동영 ‘노인폄하’ 보도 MBC, 권고

MBC “시청자 편의 위해 해시태그 지웠다” 주장

2013.01.03  권순택 기자

민주통합당 정동영 상임고문이 트위터에 노인 폄하 글을 올렸다고 보도한 MBC <뉴스데스크>에 대해 ‘권고’ 제재가 결정됐다.

선거방송심의위원회(위원장 김영철, 이하 선거방송심의위)는 3일 회의를 열어 민주당 정동영 상임고문이 노인폄하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고 보도한 MBC <뉴스데스크>에 대해 행정제재 ‘권고’를 의결했다. 선거방송심의위는 해당 보도가 <방송에 관한 심의규정> 제5조(공정성)를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 12월 15일 대선은 나흘 앞두고 MBC '뉴스데스크'가 정동영 상임고문이 노인폄하 글을 트윗에 올렸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해당 MBC 보도 캡처

MBC <뉴스데스크>는 지난달 15일 ‘정동영 노인 폄하 글 논란’ 제목으로 “민주당 문재인 후보 측 정동영 상임고문이 자신의 트위터에서 젊은층 투표를 독려하며 노인 폄하 내용을 올린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과정에서 MBC는 정동영 상임고문이 인용 표시한 ‘#한홍구서해성직설’을 모자이크 처리해 정 고문이 직접 작성한 것으로 오도될 수 있도록 구성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또한 “정 고문은 열린우리당 의장이었던 지난 17대 총선 당시 노인 유권자 폄하발언을 일으킨 바 있다”고 덧붙여 의도성이 지적되기도 했다.

이날 선거방송심의위에서 의견진술에 나선 MBC 박승진 국회반장은 ‘#한홍구서해성직설’ 표시를 지운 이유와 관련해 “한홍구와 서해성에 돌아갈 수 있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법을 선택한 것”이라며 “시청자가 편리하게 보기 위한 작업”이라고 변명했다. 

‘#한홍구서해성직설’ 지운 이유?…MBC “시청자 편의위해”

박승진 국회반장은 “정동영 상임고문이 신문기사를 인용했다는 것을 분명히 밝혔다”며 “그렇기 때문에 정 고문이 직접 작성한 것처럼 오도하려고 했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모자이크 처리에 대해서도 “TV속성상 많은 글자들이 화면에 도출되면 (시청자들이) 편의적으로 이해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서 지우기도 한다”며 “한홍구와 서해성에게 직접적으로 돌아갈 수 있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법을 선택한 것”이라고 밝혔다. 

박승진 국회반장은 ‘#한홍구서해성직설' 표시와 관련해 “일반인이 봤을 때 그것이 사람이름인지 무슨 말인지 모를 수 있다. 저도 처음에는 ‘행성’이라고 봤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한 “해시태그는 리트윗과는 다르다. (정동영 고문이)확산시키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봐야 한다”고 굽히지 않았다.

선거방송심의위원들은 “MBC <뉴스데스크>가 결과적으로 정동영 고문이 직접 해당 글을 쓴 것으로 오인할 수 있는 결과를 낳았다”고 판단했다. 또, ‘늙은 투표’를 두고 노인폄하라고 단정한 MBC 보도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김서중 심의위원은 “MBC가 의도여부를 떠나 결과적으로 정동영 상임고문이 직접 말한 것처럼 오도될 수 있도록 했다”고 비판했다.

김서중 심의위원은 “‘#한홍구서해성직설’이라는 건 <한겨레>기사라는 의미”라며 “내가 말하는 것과 다른 사람을 인용해서 말하는 것은 다르다. 그것을 모자이크 처리하고 8년 전 발언을 함께 실어 시청자로하여금 오해할 소지를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전규찬 심의위원은 “한홍구와 서해성은 소위 공인”이라며 모자이크 처리하면서까지 보호해야할 인사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정동영 고문이 신문기사를 인용했다고 보도했다’는 MBC 측 주장에 대해 전규찬 심의위원은 “기사의 문맥을 보면 ‘지난번에 노인폄하로 사고쳤던 정동영이 또 사고쳤다’는 의미전달 구성이다. (박승진 국회반장은)기자 13년의 관록으로 그렇게 보이지 않느냐”고 비판했다. 

전규찬 심의위원은 이어 “소위 ‘꼰대들 늙은 투표’라는 표현에 대해 한홍구·서해성은 머리가 딱딱한 자들의 반성을 위한 풍자적 언어로 썼다고 말했다. 이 발언을 노인폄하라고 단정할 수 있냐”고 비판하기도 했다. ‘꼰대’라는 사회적 의미를 봤을 때, ‘노인’을 지칭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노인폄하’라고 단정한 MBC 보도에 중대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황희만 심의위원 역시 “왜 굳이 모자이크 처리해서 많은 사람들이 시각적으로 볼 때 정동영 상임고문이 한 것처럼 했느냐”며 “신중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선거방송심의위는 이날 MBC <뉴스데스크>에 대해 행정제재인 ‘권고’를 의결했다.

한편, 민주당 정동영 상임고문은 MBC 보도와 관련해 김재철 사장과 김장겸 정치부장, 김나라 기자를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및 허위사실유포죄, 공직선거법위반으로 서울 남부지방검찰청에 고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