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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기초연금 공약 헌신짝처럼 깨졌다"

10월 2일 오후, 서울 종묘공원에서 열린 '기초연금공약 노인 만민공동회의'에서 민주당 정동영 상임고문의 기초연금공약에 관한 연설 동영상입니다.

"예전에 박 대통령이 의원 시절 왜 복지를 꼭 돈으로만 생각하냐고 말했었지만 이번에 보니 기초연금 문제에서 복지는 돈 없이 안된다는 것이 드러났다"

(기초연금 공약 후퇴에 대해) "인간의 존엄과 최소한 생활을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는 여야의 합의가 헌신짝처럼 깨졌다"

"복지 실현을 위해서는 국가가 성장이 필수"

"지금의 정부처럼 부자 세금 깎아주고 사대강을 파면서는 절대 안된다"

"국가가 책임을 지고 어려운 분들의 노후보장, 무상교육, 무상급식 등을 통해 가계에 여유를 주면 이것이 소비로 나와 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야권의 생각"

"박근혜 정부는 복지는 자선, 자비심, 동정 등 경제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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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설 전문]

작년 대선은 복지전쟁이였습니다.

‘우리가 앞으로 어떤 세상에 살고 싶은가’ 하는 것을 놓고 각자의 철학이, 여야가 맞부딪혔어요.

그 때 많은 분들이 ‘모든 어르신들한테 20만원씩 다 드리겠습니다’ 하는 기초연금 공약을 다 철썩 같이 믿었습니다. 여야 후보 모두 다같이 공약을 했었죠. 그만큼 노인빈곤현실이 심각하기 때문에 이제는 모든 국민이, 특히 사회적, 경제적 약자에 속하는 어르신들의 인간의 존엄, 그리고 최소한의 생활을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는 데에 국민적 합의가 있었어요. 그런데 우리가 지금 분노하고 실망하는 것은 그 합의가 헌신짝처럼 깨졌단 말이지요.

엊그제 신문을 보니까 부산에서 일흔 한 살 되신 분이 간암 수술 날짜를 받아 놓고, 그 날이 입원하는 날인데 아들이 아버지를 모시러 와서 보니까 그냥 스스로 목숨을 끊으셨어요. 그런데 가슴에다 유서를 써 놓았습니다. “수술하면 비용이 많이 들텐데 자식들 부담주기 싫으니 내 먼저 간다. 통장에 얼마가 있으니까 쓰고, 공공요금은 다 냈으니까 신경 쓸 필요 없다” 이런 유서를 남기셨는데, 참 마음이 안타까웠습니다. 중증질환이 걸려도 적어도 가족이 파산하지 않는 그런 제도를 갖고 있었다면 그 분은 그렇게 절망적인 상황에서 목숨까지 끊는 비극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작년에 65세 이상 되신 어르신들이 4,500명이 돌아 가셨어요. 스스로 목숨을 끊었어요. 세계 평균보다 7~8배가 높아요. 첫 번째 이유가 빈곤이고, 두 번째가 질병이고, 세 번째가 자식들과의 불화고, 네 번째가 소외감이고 그래요. ‘이런 현실을 언제까지 방치하겠는가’ 하는 것이 여당, 야당을 떠나서 이제 대한민국의 방향을 ‘모든 국민이 인간의 존엄을 누리면서, 가치를 누리면서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다’고 하는 헌법적 권리를 이제 국가가 책임지고 보장해야 한다고 우리는 믿는 것 아닙니까, 여러분!

국민연금개정 추계위원장이라는 교수가, 아마 실언이겠습니다만 이렇게 말했어요. ‘65세가 돼서 기초연금을 받는 사람은 인생을 잘 못 산 사람이다.’라고 말을 해서 파문이 생겼는데요. 저는 그 분의 말이 잘못 왜곡되고 실언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만, 어쨌든 이것은 무엇을 말하냐면 지금 이 정부의, 또 박근혜 대통령 머리 속에 있는, 가슴 속에 있는 생각의 일단을 얘기한 거라고 봅니다. 무슨 얘기냐 하면, 대통령 되기 전에 여야간에 복지 논쟁이 있었어요. 말하자면 ‘복지는 세금이다’, ‘복지를 세금없이 얘기하는 것은 거짓말이다’, ‘증세없는 복지 약속은 허구다’.. 이런 주제가 있을 때, 박근혜 의원이, 그 때는 의원이었어요, 이렇게 말했습니다. “복지를 왜 꼭 돈으로만 보느냐, 왜 돈으로만 생각하느냐, 따뜻한 마음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어요. 그런데 이번에 보니까 기초연금, 역시 돈 문제잖아요? 돈 없이는 안 된다는게 드러났고, 또 하나 따뜻한 마음이라고 하는 것은 다른 말로 하면 자비심이라는 거 거든요? 동정심이라는 말이에요. 그러니까 국가가 자비심이나 동정심으로 없는 분들에게 도와드리는 것, 그 말이 말하자면 ‘65세가 돼서 기초연금을 받는 것은 인생을 잘 못 산 사람이다’라는 말과 통하는 것인데, 저는 우리가 원하는 세상은 이런 세상이 아니라 헌법 정신에 따라서 누구나 국가로부터 인간의 존엄을 누릴 수 있도록 기초연금도 우리의 권리가 되는, 권리로서 당당하게 우리가 요구하고 국가는 이를 보장할 책무를 지는 그런 나라를 원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여러분!

돈이 필요해요. 그러면 성장을 해야 되요. 성장을 안 하면 복지가 없어요. 성장에는 두 가지 대안이 있습니다. 이 정부처럼 재벌 세금 깎아주고, 삽질해서 4대강 파고.. 안 되잖아요. 이 방식이 아니라, 만일 약속대로 박근혜 대통령이 613만명, 65세 이상 어른들에게 20만원을 다 드리면 얼마냐 하면요, 600만명 곱하기 20만원, 한 달에 1조 2천억원이에요. 곱하기 열 두달, 14조 4천억원이에요. 14조 4천억원이면 작년에 예산 세운 거에서 10조원이 더 들어가는데, 10조를 만일 재벌 감세를 철회해서 모든 어른신들한테 20만월을 다 드리게 된다면

어떻게 되냐, 20조원이 20만원씩 받은 600만명이 이것을 저축하겠어요, 쓰겠어요? 20만원, 저축할 데가 어디 있겠어요? 국밥 한 그릇이라도 사 드시고, 미장원이라도 한 번 더 가시고, 손자들 용돈 천원, 이천원이라도 주시면 이 돈이 다 소비시장으로 흘러 들어갈테니까, 우리나라가 지금 경제가 성장하는데 제일 큰 문제가 무엇인지 다 아시지요? 장사가 안 되잖아요. 제주도에서 서울까지 장사가 안 되요. 장사가 안 되는 이유는 사람들이 쓸 돈이 없으니까 그래요. 특히 어르신들 주머니에.. 어르신 지갑에 얼마 들어 있으세요? 지갑에 수표 갖고 다니는 분 한 분도 없어요, 만원짜리, 천원짜리만 있지요. 그러니까 쓸 돈이 없으니까 소비가 안 살아나는 거지요. 어떻게 성장으로 가야하느냐, 복지 성장론이다 이거에요. ‘국가가 책임을 지고 어려운 분들의 노후 보장, 무상 보육, 무상 급식, 고교 무상 교육, 이런 것을 통해서 가계에 여유를 주면 이것이 다 소비로 나와서 복지로 확충이 되면 성장이 도움이 된다’하는 것이 심상정 의원이 속한 정의당이나 민주당이나 안철수 의원님이나 야권의 생각이고, 지금 대통령이나 정부는 ‘복지는 자선, 자비심, 동정.. 이것은 경제 성장에 도움이 안 된다’는 생각인데, 복지가 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제 말씀이 맞는 것 아닙니까, 여러분!

남북 관계가 편치 않은데요. 평화성장으로 가야해요. 아까 안철수 의원님이 OECD 기준 얘기하셨는데요. 빠리에 본부가 있는데요. 얼마 전에 보고서를 냈어요. ‘한국 경제가 얼마 못 가서 엔진이 꺼진다’고, 잠재성장률이 0%가 된데요. 경제성장률이 0%가 되면 배가 가다가 엔진이 멈추는 것과 똑같아요. 그러면 표류해요. 표류하면 복지로 못 가지요. 이제 우리 아들, 딸들의 미래가 어둡게 되 있는데, 반면에 장밋빛 전망도 있어요. 미국에 있는 골드만 삭스라는 금융기관이 몇 년 전에 보고서를 냈는데, 한국이 앞으로 2030년, 40년 되면 독일을 제친데요, 일본을 제친데요. 독일과 일본을 제치고 제조 강국이 되고, 미국 다음으로 세계에서 두 번째로 잘 사는, 1인당 국민 소득이 8만 5천불 짜리 나라가 된다는 보고서를 냈어요. 그런데 하나는 엔진이 꺼진다 그랬고, 하나는 독일, 일본 보다도 더 잘 사는 나라가 된다고 그랬는데, 차이가 뭐지요? 차이는요, 전자는 남한 단독 경제만을 봤을 때 얘기고, 후자는 개성공단 같은 것을 계속 2개, 3개 만들어 가면 남쪽의 자본과 기술에다가 북쪽의 지하자원과 노동력을 결합하면 한국 경제가 다시 엄청난 역동성을 가지고 성장한다 했던 것이죠. 그래서 ‘복지 성장과 함께 평화 성장의 길로 가서 복지 국가로 가자’는 것이 우리 국민의 소망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