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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재보궐 선거 출마 당과 나라를 위해 숙고 중”

 정동영 “재보궐 선거 출마 당과 나라를 위해 숙고 중”

20140610 KBS1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 인터뷰

[홍지명] 여야가 6.4 지방선거 결과에 대한 자체평가와 함께 변화의 방향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습니다. 또 개각을 비롯한 청와대 국정 쇄신, 미니 총선 급으로 치러질 7월말 재보선에도 정치권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정동영 상임고문 연결해 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정동영] 네. 안녕하세요? 정동영입니다.

[홍지명] 우선 6.4 지방선거 결과에 대한 정 고문께서 어떻게 평가하시는지, 좀 들어보고 싶습니다.

[정동영] 여당에는 경고의 회초리를 보냈고 야당에는 분발하라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생각합니다. 여야 모두 이기지도 못했고 지지도 않은 선거다, 이게 국민이 느끼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홍지명] 네. 황금분할이다, 균형과 견제다, 무승부다, 이런 여러 가지 정의를 하고 있던데, 굳이 무슨 승패 같은 걸 좀 규정해 볼 수 있겠습니까?

[정동영] 저는 지방선거 이제 단체장 숫자는 8대 9 야당이 더 많지요. 그런데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실 교육감 선거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진보성향 교육감들이 이렇게 대거 당선된 것은 우리의 교육 현실에 대한 인내심이 이제 바닥에 이르렀다. 그러니까 날로 벌어지고 있는 교육 격차에 대한 절망감, 또 사교육비에 이제 등이 휘다 못해 부러지게 생긴 그런 고통의 강도, 여기서 더 이상 무한 경쟁을 강요하는 그런 교육은 안 된다, 하는 그런 어떤 절규라고 할까요? 이런 게 반영된 것 같아서요, 이것을 무겁게 여야 모두 이것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홍지명] 네. 그러나 보수 후보들의 경우 교육감 후보를 말씀드리는 겁니다마는, 워낙 후보들이 난립해있었기 때문에 결국은 졌다, 이런 얘기가 나오고 전체 진보, 보수들의 받은 표를 다 더해보면 결국은 보수가 많았다, 이런 분석도 있지 않습니까?

[정동영] 저는 우리 유권자, 국민의 수준을 얕잡아보는 발언,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면요 전에는 로또 교육감이라는 말이 있었어요. 1번 뽑으면 특정 지역에서 무조건 되고 하는, 그런데 이번에는 이제 번호도 없고, 이름만 갖고 봐야 되거든요? 그러면 유권자들이 꼼꼼하게 정책, 집으로 배달된 홍보물을 가지고 정책과 그분에 관해서 정확하게 알고, 이해하고 투표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랬기 때문에 대구, 경북, 울산인가를 빼고는 거의 대부분 이 현실을, 교육 현실을 바꿔야 할 교육감이 누군가 하는 선택을 했다고 생각을 합니다.

[홍지명] 새정치민주연합의 이번 선거 가운데 어떻습니까? 가장 좀 의미 부여를 하고 싶은 곳이 있으신지요? 당선 지역가운데.

[정동영] 네. 뭐 광주에 선택이 깜짝 놀랄 정도로, 광주는 역시 이제 늘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대표하는 세력에게 투표를 해왔고, 이번에도 역시 어김없이 이런 전략적 투표를 했다고 생각을 합니다. 선거 기간 중에 10번 갔습니다, 광주에. 처음 갈 때만 해도 뭐 이러저러한 냉랭한 기운이었습니다만 막판에 광주는 정권 심판을 넘어서서 정권 교체가 답이다. 정권 교체의 문을 열어야한다, 이런 판단으로 전략적 선택을 한 것이 아주 인상적이었고요, 그리고 경기도를 놓친 게 너무 뼈아픈 거죠. 경기도, 물론 뭐 야당 지사가 나왔다는 점도 있지만 그 의미를 넘어서서 만일 경기도를 0.8% 차이로 야당이 승리했다면 아마 박근혜 대통령은 분명한 신호를 받았을 것입니다. 무슨 신호냐면 지난 1년 반 동안 해온 국정 기조와 철학을 바꾸지 않으면 안 되겠구나, 하는 그런 명백한 신호를 받았을 텐데, 이게 뭐 무승부다, 이렇게 되니까 그러면 지금 나오고 있는 여러 가지 조짐들도 그렇게 국정기조를 확 바꾸는 것 같지는 않거든요. 이것은 대단히 안타까운 점입니다.

[홍지명] 경기, 인천 패배 뼈아프다, 이런 말씀 해 주셨는데, 패배의 원인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분석이 있습니다. 경기도는 상당히 쫓아갔지만 결국은 추월하는데 실패했고, 인천은 오히려 앞서있었는데 뒤집혔다, 이런 얘기가 나옵니다. 정 고문께서는 어떻게 분석하십니까?

[정동영] 경기 인천 선거가 의제 중심보다는 이제 첫째는 네거티브, 상대에 대한 흠집내기 선거라는 측면이 있었고, 또 하나는 인물 대결이 주였고, 의제의 충돌이 거의 없었거든요, 그 점이 좀 아쉬운 거죠. 사실 세월호 사태에서 안전, 생명, 국민의 행복, 이런 눈에 보이지 않지만 정말로 중요한 이런 가치들이 의제화 되기 쉬운 거였거든요. 그런데 이것을 만들어내지 못한데 대한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홍지명] 이 선거 끝난 뒤에 벌써부터 무슨 대권주자 얘기가 나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랄지 안희정 충남지사랄지 뭐 대선주자로 부각이 된다, 이런 얘기들이 언론에도 오르내리고 있는데 어떻습니까? 어떻게 보십니까? 좀 성급한 건지, 타당성이 있는 얘기인지 어떻게 보십니까?

[정동영] 말씀처럼 아직 그런 얘기를 하기에는 이른 시기라고 봅니다. 하지만 국민이 이 정부와 여당에 대해서 실망과 그런 불만을 표출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것을 반면교사 삼아서 야당도 국민이 원하는 것, 국민이 가려운 곳, 아픈 곳을 제대로 짚고 여기에 대한 문제해결의 성과를 만들어내고 이런 노력에 더 집중해야 한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국민은 어쨌든 지금의 대한민국이 조금 더 변화하기를 바란다, 이것이 공통된 의견 아닌가 생각합니다.

[홍지명] 예. 아까 여당에는 경고, 야당에는 분발을 요구했다, 이런 말씀을 해주셨는데. 자, 분발을 요구한다면 야권의 분발은 앞으로 어떤 식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보십니까?

[정동영] 내부적으로는 당의 시스템을 투명하고 개방적이고 그리고 민주적인 그런 시스템으로 만들어내는 것, 그리고 바깥으로는 국민의 삶과 관련해서 민주당이 기댈만하다, 하는 대안 정당이 되는 것이죠. 그래야 정권교체의 주역으로 떠오를 수 있겠죠.

[홍지명] 화제를 좀 바꿔서 총리 인선 얘기 좀 해보겠습니다. 지금 청와대가 검증에 애를 먹고 있고 대통령이 장고의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이런 얘기가 나오는데. 지금 뭐 적당한 사람이 있더라도 청문회에서 바보 되기 싫어서 나서는 사람이 없다, 이런 얘기도 나오는데. 이런 여러 가지 기류, 최근의 움직임, 이거 정 고문께서 어떻게 보십니까?

[정동영] 청문회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또 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할 정도의 자격을 가진 분이 총리가 돼서도 안 되는 거죠. 그런 불평은 저는 국민을 무시하는 얘기다, 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핵심은 100% 대한민국에 있습니다. 이것은 박근혜 대통령의 선거 때 공약이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내 사람, 우리 사람을 떠나서 국민통합에 기여할 수 있는 인물로 폭넓게 사람을 고르고 써야한다고 생각합니다.

[홍지명] 개혁성에 좀 우선을 둬야 되는 인사가 필요하다, 이런 얘기도 나오던데 이런 부분도 좀 중요하게 고려돼야 된다고 보십니까?

[정동영] 아, 당연히 총리가 개혁적이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근데 지금까지 역대 총리는 국민의 기대, 눈높이에는 미치지 못했죠.

[홍지명] 추가적으로 청와대 참모진의 어떤 쇄신이랄지 개각 문제와 관련해서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십니까?

[정동영] 제 견해로는 총리나 정부 개각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이 청와대 비서실이라고 생각합니다. 권력은 최고 권력자와의 거리에 비례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총리와 장관보다는 훨씬 가까운 거리에 있는 비서실장, 청와대 수석들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얘기죠. 이번 세월호 사태에서 과연 대통령을 적절하게 보좌했느냐, 그리고 뭐 제대로 자문했느냐, 하는 점에서 청와대 비서실은 책임을 비켜나가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물론 뭐 비서는 대통령에게만 책임지는 거다, 라는 논리가 있을 수 있지만 세월호 사태는 그런 한가한 형식논리를 용납하지 않는다고 봅니다. 국민 앞에 책임을 져야하고, 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홍지명] 다음 달 재보궐 선거에 여야 모두 상당한 의미부여를 하는 듯 합니다. 지금 수도권에서 뭐 빅매치 얘기가 나오고, 정동영 고문의 출마설도 파다합니다. 지금 고민 중이신가요?

[정동영] 네. 이번에 원내에 들어가는 분은 보통 때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막중한 책임이 있죠. 그러니까 우리나라가 좀 더 변화해야 한다, 하는 국민적 바람을 실현할 사람들이 가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차원에서 제가 당과 나라를 위해 꼭 필요한 것인지 아닌지 숙고하고 있습니다. 어쨌든 이번 선거가 ‘누구냐?’ 하는 인물이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대한민국을 이번 선거를 좀 더 의제 중심으로 끌고 가서 대한민국의 변화에 기여하도록 만드는 것, 이것이 핵심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홍지명] 예. 말씀 잘 들었습니다.

[정동영] 네. 감사합니다.

[홍지명] 새정치민주연합의 정동영 상임고문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