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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y's team/의원회관

한진 문제에 대한 국회 권고안, 조남호 회장 전격 수용! 그 뒷이야기!




2011년 10월 7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진중공업 문제에 대한 권고안이 도출되었습니다. 해고노동자 94명을 1년 이내에 복직시킬 것과, 그 동안에 사측에서 인도적 차원에서 1인당 2천만원의 생활지원금을 지급하라는 것이 핵심 내용입니다. 이를 조남호 회장이 수용했고, 오는 10일 월요일에 조남호 회장이 노측 대표를 만나 이 권고안을 두고 노사가 교섭할 예정입니다.

이는 아직 노측과 합의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최종 확정된 것이 아니고 국회 차원의 '권고안', '중재안'입니다. 국정감사에서 노측까지 합의에 응해 최종 타결이 되었다면 오늘(8일 토요일) 김진숙 지도위원은 기쁜 얼굴로 크레인에서 내려왔을 것이고, 따라서 희망버스는 축하버스가 되었을 것인데요,  이 과정까지는 가지 못해 아쉽습니다.

그러나 1년 가까이 아무런 진전도 없었던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문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가는 것 같습니다. 이 권고안 합의와 수용에 얽힌, 언론에서도 모르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합니다.



<"스티브 잡스를 아십니까?">


오후 3시부터 시작된 한진중공업 조남호 회장에 대한 증인 신문에서 정동영 의원은 "스티브 잡스를 아는가?" 라고 묻습니다. "스티브 잡스는 전 세계인이 추모하는데, 조남호 회장은 국내에서도 숨어다녀야 한다."는 정동영 의원의 날카로운 지적에 조남호 회장은 대답을 하지 못합니다.

또 정리해고 철회를 외치며 85호 크레인에서 목숨을 끊은 김주익 지회장의 제삿날이 언제인지 아느냐는 질문에도 답을 하지 못합니다. 정동영 의원은 "자기 회사에서 죽어나간 사람의 얼굴도, 제삿날도 모른다."며 통탄합니다.

돌아가신 이소선 어머니의 영정이 크레인 아래까지 가게 해달라는 정동영 의원의 요구에도 출입을 허가해줬다가 정작 당일에 영정을 문전박대한 일에 대해서도 "조남호 회장에게는 신의가 헌신짝입니까?"하고 질책했습니다.



<한진중공업 4대 비리의혹!>


이어서 두번째 질의 시간에 정동영 의원은 조남호 회장에게 미리 건넨 '한진중공업 국정조사 요구서'를 언급하며 이에 담긴 한진중공업의 비리의혹 내용을 하나하나 짚기 시작합니다.

1) 필리핀 수빈 조선소 문제. 필리핀 수빅 조선소 투자 과정에서 홍콩, 사이프러스 등 해외 법인을 통한 간접 투자 시 탈세 및 비자금 조성 의혹.
2) 조남호 회장 지분 확대 과정에서의 비리. 1998년 0.2% 지분의 조 회장이 현재 36% 지분을 확보한 지배주주가 되는 과정에서의 내부자 거래 등 의혹.
3) 친인척 회사 일감 몰아주기 의혹. 육상해상운송업체인 선한로지스틱스, 조남호 회장 처남 소유의 일감 몰아주기 의혹.
4) 용역깡패 불법 폭력사주 의혹. 노조활동 탄압을 위해서 주식회사 장풍에이치알 등 사설 경비업체와 계약, 불법 폭력을 사주한 의혹.


한진중공업의 비리 내용을 조목조목 읽는 정동영 의원의 모습이 국민들 앞에 생중계됩니다. 여기에 더불어 "조남호 회장은 선친에게 한진중공업 물려받으면서 증여세, 상속세 얼마 냈느냐?"고 거세게 몰아붙이는 정동영 의원! 조남호 회장은 당황하며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합니다.


<어둑어둑해진 국회 본청건물>


그러다 어느덧 저녁식사 시간이 되어 회의가 잠시 중단되었습니다. 국회 식당에서 여야 의원들이 같이 식사를 하다가 정동영 의원이 제안했습니다.


"정치가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국민들이 정치를 불신합니다. 이런 일을 해결 못하니까 그렇습니다.

한진중공업 문제를 해결한다면 국민들이 정치를 다시 보게 될 것입니다.

여야 간사님들, 그리고 장관이 나서십시오.

오늘이 국정감사 마지막 날인데, 여야가 다 있고 정부도 있는데 뭘 못합니까?

조남호 회장 불러서 작품 하나 만듭시다. 그럼 제가 김진숙 지도위원을 설득해보겠습니다."



그래서 밤 8시 20분경,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실로 조남호 회장이 들어갑니다. 이때부터 약 3시간 반에 걸친 마라톤 설득이 시작됩니다.

같은 시각 정동영 의원은 노측과 교섭을 시작합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정투위, 그리고 김진숙 지도위원까지 일일이 전화를 걸어 상황을 설명하고 설득과 중재를 시작합니다.

그러나 노측은 '일정한 절차가 필요하다'고 난색을 표했고, 그래서 일단 국회 차원에서 권고안을 제시하고, 조남호 회장이 이를 받아들이는 것 까지만 이뤄지게 되었습니다.

정동영 의원은 조남호 회장에게 이렇게 쐐기를 박습니다.


"조남호 회장, 이 중재안을 받아들이고 나서 사장에게 맡기지 말고, 조남호 회장 당신이 직접 나서서 노측을 만나십시오. 직접 만나서 합의하십시오."



조남호 회장은 "그렇게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조남호 회장, 당장 월요일에 직접 노측 대표를 만나 교섭하십시오.">




그리고 자정이 다 되어 국정감사가 속개되었습니다. 온 국민이 보는 자리에서 국회 권고안이 발표됐고, 조남호 회장이 공식적으로 온 국민 앞에서 이 권고안을 받아들였습니다.

정동영 의원은 이어서

"한진의 총수로서 노측 대표를 공식적으로 만나주십사 하는 요구를 제가 드렸고, 내일이 주말이니 월요일에 만나겠다고 말씀 하셨습니다. 그 약속을 지켜주시기 바랍니다."

조남호 회장은 "알겠습니다"라고 약속했습니다.


조남호 회장은 이제까지 노조를 만난 적이 한번도 없습니다. 정동영 의원이 막판 협상에서 '사장을 시키지 말고 조남호 회장이 직접 만나라. 직접 만나는 게 당신의 책무다.' 라고 강조했고 결국 약속을 받아냈습니다.


노측의 합의까지 있었더라면 이날 김진숙 지도위원이 내려오기로 결정할 수 도 있었을텐데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그러나 조남호 회장이 국민 앞에 약속했습니다. 억울하게 해고된 노동자들이 자기 일터로 다시 돌아가는 그날까지 여러분께서 꼭 기억해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