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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Y 공보실

11.11.17 MBN <뉴스 M> 전화인터뷰

11월 17일 (어제) 오후 4시 10분, 정동영 의원은 MBN <뉴스M>과 전화 인터뷰를 가졌습니다.

정동영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이 국회에 찾아와 “한미FTA를 비준처리해주면 3개월 내에 ISD 조항을 제거할 수 있도록 협상하겠다”는 제안에 대해 지난 10월 31일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가 제안한 내용과 똑같다면 민주당의 선(先)ISD 폐기 후(後)비준의 기존당론을 고수한다고 밝혔습니다. 덧붙여, 정부와 여당이 미국과의 FTA에서 ISD 독소조항을 빼내 국가주권과 경제주권을 지켰던 호주의 지도자처럼 행동해줄 것을 촉구했습니다.

정동영 의원이 한미FTA 자체에 대해 반대하는 것 같다는 사회자의 발언에 대해서 정 의원은 자신은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 자체를 지지하지만 한국의 법과 제도와 관행을 미국식으로 뜯어고치는 것에는 반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이것이 정 의원이 한미FTA 비준 처리에 대해 애국이냐 매국이냐로 나누는 이유이며 이 시대의 정치인이라면 애국의 길을 선택해야한다고 강조했습니다.

 


※ 다음은 인터뷰 전문입니다.

뉴스M: 한나라당이 의원 총회를 열어서 한미FTA 비준 처리 문제를 논의하고 있습니다. 어제 민주당은 기존입장, 당론을 유지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문제 어떻게 풀어야될지 민주당의 대표적인 강경파입니다. 정동영 최고위원 전화로 연결합니다. 안녕하십니까?

정동영 의원(이하 정동영): 예, 안녕하세요. 정동영입니다.

뉴스M: 정 의원님, 어제 민주당 의총에서 나온 얘기를 다시 한 번 간략하게 정리를 한 번 해주시죠.

정동영: 예, 금방 저를 강경파라고 부르셨는데 강경파라기보다 원칙을 지키자라는 겁니다. 어제 민주당 의원총회는 많은 의원들이 발언을 했구요, 그 핵심은 이명박 대통령이 와서 말씀한 내용이 근본적으로 상황이 달라지냐에 대한 평가였습니다. 근데 결론은 이명박 대통령의 제안이 “일단 FTA를 비준해서 발효시키자. 그러면 석달 내에 독소조항이라고 하는 ISD를 미국에게 얘기해보겠다. 재협상 요구를 하겠다”는 말씀인데 그것은 기본적으로 지난 10월 31일 황우여 대표가 제안한 내용과 똑같고, 또 이것은 이미 한미FTA 협정문 533페이지에 보면, 22장인데요. 공동위원회를 설치해서 양쪽이 폐기하는 문제를 협의할 수 있게 돼있습니다. 그 조항을 되풀이해서 읽은 것이라고 저희는 평가합니다. 따라서 FTA의 본질적인 문제, 이명박 대통령은 이것이 애국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애국이 아니라 나라의 경제주권, 그러니까 무역이나 투자 어느 한 분야 이런 게 아니라 대한민국 경제 분야 전분야를 미국 식으로 뜯어 고치자는 한미FTA 협정을 이런 식으로 하루 이틀 초읽기로 밀어붙이는 것이 온당한 것인가... 국민들이 이 내용을 자세히 모르지 않습니까. 미국 의회는 이 문제를 4년 반씩이나 잡고 있었는데 우리 국회는 몇 달도 못 잡고 뜯어보지도 못하고 미국이 했으니까 덩달아서 한국 의회가 비준해야 한다? 이것이 나라가 살 길이다? 여기에 저는 동의하지 못합니다. 그리고 대다수 의원들이 그렇게 생각하구요.

뉴스M: 앞서서 한미FTA 재협상을 할 수 있는 근거가 충분히 있다고 이미 말씀을 하셨는데 그래도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3개월 안에 미국과 재협상을 하겠다고 여야 대표부들에게 얘기했을 정도면 신뢰할 만하다고 느끼시지 않습니까?

정동영: 멕시코의 살리나스 대통령이 94년에 미국과 FTA를 했는데 그 때 농업문제에 관해서 미국과 재협상을 하겠다 했고, 그리고 장관들 간에 싸인도 있었지만 결국은 안 됐습니다. 멕시코는 그럼 왜 안 지켜졌겠습니까? 중요한 것은 그런 대통령의 재협상 말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호주같이 하라는 얘기입니다. ISD 하나만이 독소는 아닙니다. 여러 가지 독소가 있죠. 역진방지장치라든지, 네가티브 리스트라든지, 얼핏 제목만 들어서는 이해하기 복잡한 어려운 문제가 있죠. 하나하나가 전부 주권침해요소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 중에서도 치사율 100%, 이게 들어가면 확실하게 그 나라 경제가 예속됩니다. 이 ISD는 확실하게 빼라는 것인데 대부분 미국이 전세계와 FTA한 것 같지만, 17개 나라와 했습니다. 17개 나라들이 대부분 개발도상국입니다. 제가 자주 말씀드립니다만 파나마, 콜롬비아,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칠레, 페루 등 이런 나라들인데요. 한국은 이런 나라와 다르죠. FTA한 나라들 중에 호주가 큰 나라로서 미국과 FTA를 한 나라로는 유일한 나라인데 호주 국민들이 들고 일어서서 ISD를 뺐습니다. 뺀 이유가 뭐냐? 왜 미국의 개인투자자에게 정부의 규제 권한에 도전할 수 있는 과도한 권한을 넘겨주느냐? 호주는 주권국가로서 도저히 이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 그러니 ISD를 빼라. 그래서 교회와 노조와 법률가들과 의회가 한 덩어리가 돼서 일어나 싸웠습니다. 그랬더니 당시 2004년에 민주당 대통령 후보였던 존 캐리 상원의원이 ISD를 선진국과 자유무역협정하면서 밀어넣는 것은 부당하다, 이런 분위기를 타서 호주는 ISD를 뺐습니다. 그러면 이명박 대통령께서도 호주 수상처럼, 호주 정부처럼 미국에 대해 ISD는 우리 국민들이 격렬하게 저항하니 빼자, 이렇게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뉴스M: 앞서 1부에서 한나라당 김기현 대변인과 잠깐 얘기를 했습니다만 김 대변인의 얘기를 들어보면 대통령이 약속한 3개월 내에 재협상이라는 문구 안에는 국민이 원하면 얼마든지 ISD에 대해서 폐기 또는 유보도 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라고 말씀하셨거든요.

정동영: 제가 이렇게 묻겠습니다. 대통령께서 지금 ISD를 재협상하겠다는 것은 나쁘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거든요. 나쁘다,라는 것을 우리 표현으로 하자면 ‘독이 든 만두’와 같은 것인데 이 표현은 일본의 교토대학 나카노 교수라는 분이 “한국은 독만두를 만들었다”며 한미FTA를 이렇게 비유해서 방송을 했어요. 그런데 정말 이게 독만두라면 그 독만두를 먹고나서 3개월 뒤에 위장세척을 해달라고 미국에 요구할 것이 아니라 독을 빼고 먹을지 말지를 결정해야지 독이 들어있는 것을 알면서 일단 먹고보자! 한미FTA 내일 비준 안 한다고 해서 대한민국에 무슨 치명적인 문제가 있습니까? 그런데 일단 한미FTA 하고 나면 복지국가는 물 건너갑니다. 그리고 대한민국 헌법 119조 경제민주화 조항은 정지됩니다. 전경련은 좋아하겠죠. 정부의 규제조항은 사실상 무력화되니까요. 그러나 대한민국의 불쌍한 사람들은 정말 어렵게 됩니다. 영세 자영업자, 농민, 중소기업, 서민들, 힘없는 사람들... 알고 찬성해야할 것 아닙니까? 우리 국민들이 FTA에 대해서 얼마나 아시겠어요. 국회의원들도 아직 1500페이지 다 못 읽었는데...

뉴스M: 그런데도 민주당 내에는 지금 말씀하신 정 의원 의견과는 조금 다르게 한미FTA가 국익에 도움된다, 그리고 이 문제는 좀 절충하고 타협해서 풀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른바 온건파 의원들도 상당수 있는 걸로 알려져있는데요. 사실이 아닌가요?

정동영: 그 분들은 몸싸움이 볼썽사나우니까 어떻게든지 반대 의사를 전원회의를 열어서 우리의 소신과 신념을 밝히고 반대표결하면 된다, 그 분들이 찬성하는 건 아니에요. 반대하는데 이렇게 극단적인 방법은 곤란하다, 그러니 일단 숫자가 적으니까...

(전화 끊김)

뉴스M: 여보세요? 잠시 전화연결이 끊겼는데요. 다시 시도해보겠습니다. 지금까지 정 의원의 얘기를 정리해보면 이명박 대통령이 제안한 내용은 과거의 한미FTA 협정문 안에 이미 들어있던 내용이니 전혀 새로울 것이 없다. 그리고 민주당의 기존 입장은 역시 독소조항인 ISD를 먼저 폐기해야지만 한미FTA 비준 처리에 대해서 고민해 볼수있다는 얘기입니다. 한발 더 나아가서 정 최고위원은 한미FTA가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쪽으로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이 얘기는 잠시 뒤에 다시 정 최고위원 전화로 연결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연결하겠습니다.

정동영: 대구가는 KTX 속인데 터널이라 끊어졌습니다.

뉴스M: 제가 지금 잠깐 듣기로는 한미FTA에 관해서 정 최고위원님께서는 ISD가 독소조항이니까 이것만 빼면 비준해줄 수 있다, 이런 쪽이 아니라 한미FTA 자체가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렇게 보시는 것 같아요.

정동영: 저는 자유무역을 지지합니다. 개방과 쇄국이냐 이렇게 몰아가는 건 옳지 않습니다. 저는 대한민국은 무역을 통해서 성장해왔고, 앞으로도 계속 개방적인 경제를 유지해야한다고 굳게 믿는 사람입니다.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을 지지합니다. 그러나 자유무역, 그러니까 상품교역과 투자의 자유화를 믿는 것이지 한국의 법과 제도와 관행을 미국식으로 뜯어고쳐서 완전히 미국식 민영화, 규제완화, 규제철폐로 가는 것은 절대 반대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것이 경제주권을 팔아넘기는 것이라 보는 것이고, 그래서 이것이 매국이냐 애국이냐의 전선으로 갈라진다고 봅니다. 개방이냐 쇄국이냐 하는 것은 본질과 전혀 다른 얘기입니다. 제가 자유무역협정을 반대한다는 것은 저에 대한 중상모략입니다.

뉴스M: 당내 온건파 분들도 한미FTA가 국익에 도움이 된다는 것에는 동의를 하시는거죠, ISD 조항만 빼놓고서는?

정동영: 생각은 좀 다를 수 있죠. 그러나 중요한 것은 김종훈 본부장이 2007년에 FTA를 할 때에는 미국 경제가 망하기 전이었습니다. 2008년 9월 달에 월가가 주저앉으면서 미국 월가를 중심으로 한 금융자본주의의 폐단이 드러났잖아요. 그런데 FTA를 시작해서 체결한 담당자가 7년째 그 자리에 있는 것이 문제의 화근입니다. 자기가 해놓은 것을 자기가 부정할 수 없잖아요. 그런데 세상은 변했습니다. 2008년 9월 이전의 세상과 이후의 세상으로. '월가를 점령하라‘의 뜻이 뭡니까? 월가 금융자본주의를 세계에 밀어붙이지 말라는 거잖아요. 그래서 내일 모레 19일날 전세계가 ’한미FTA 교육의 날’ 동시 시위에 나섭니다. 한미FTA는 실패한 월가 금융자본 시스템을 한국에 다시 한 번 똑같이 되풀이하려는 것입니다. 이것을 우리가, 민주당이 받아들일 수 있겠습니까?

뉴스M: 지금 민주당 온건파 의원들의 서명에 맞서서 이른바 강경파 의원들도 서명을 받고 있다고 하는데 그게 사실인가요?

정동영: 제가 아까 원칙파라고 말씀을 드렸는데요, 46분이 직접 서명과 도장을 찍어주셨고 열 몇 분이 그 취지에는 찬성한다. 그 취지라는 것이 뭐냐, 이명박 대통령이 왔다 간 것이 아무 상황 변동의 이유가 되지 못한다. 그러니 민주당의 애초 당론, 10+2 재협상, 그리고 최소한 ‘독이 든 만두’ ISD의 독은 빼와라 하는 우리의 주장, 이것을 관철하자 찬동하는 분이 절대 다수라는 것을 말씀드립니다.

뉴스M: 절대다수다... 예, 알겠습니다. 혹시 민주당이 얘기한 것처럼 통상장관 급의 서면합의, ISD 조항과 관련한 폐기 또는 유보 내용을 담고 있는 합의서를 갖고 오면 비준안을 선철해줄 수 있는 겁니까, 아니면 그 내용을 보고 비준안 처리 여부를 결정하실 겁니까?

정동영: 보십시오. 아니, 나쁜 독소를 빼기로 했는데 일단 독소를 넣은 채 비준을 하자, 그건 말이 안 되는 것 아닙니까? 독이 든 것 확인하고 빼기로 했으면 서둘러서 확인하고 재협상을 해서 빼야죠. 뺀 비준안을 상정하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뉴스M: 그러면 합의서를 가져오면 처리해준다는 게 전제조건이 아니네요?

정동영: 그러니까 합의서를 가져온다는 것은 ISD를 빼겠다는 합의니까 ISD 빼는 협상을 바로 해야죠. ISD 빼고 가져오라는 것이 제 주장입니다.

뉴스M: 한나라당 김기현 대변인도 아까 그런 말씀을 잠깐 했습니다만 민주당이 자꾸 이렇게 ISD를 들고 나오는 것은 이번 국회 본회의 처리과정에서 한나라당의 물리적인 처리를 유도해서 내년 총선에서 뭔가 동정심을 유도하는 것이다 이런 해석을 하시더라구요. 어떻게 보십니까?

정동영: 천만의 말씀입니다. 18대 국회 최대 사건이기도 하지만 100년 내의 최대 사건 중에 하나입니다. 그런 당리당략은 안중에 없습니다. 그리고 FTA를 저지하고 막아내는 것이 저는 이 시대 정치하는 사람의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FTA에 대한 반대 여론이 급속히 상승하고 있습니다. 전에는 몰랐지 않습니까? 국민들에게 알 시간을 줘야하지 않겠습니까?

뉴스M: 예,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정동영: 예,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