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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Y 공보실

<프레시안>정치경영연구소의 '自由人' - 정동영 의원 편


“우는 사람 눈물 닦아주는 것, 그게 정치 아닌가?”

 
정동영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을 만나고 왔다. 'MBC 보도국 정치부 기자와 MBC 뉴스데스크 앵커를 거쳐 정치에 입문한 후 열린우리당 당 의장, 통일부 장관, NSC(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원장, 17대 대통령선거 통합민주당 대통령 후보까지 한 유력 정치인이다'라고 그를 소개하기엔 너무 많은 이야기가 행간에 숨어 있다.

 
2007년에는 대통령이 되는 것이 목적이고, 다른 것은 그를 위한 수단인 것처럼 보였지만 지금은 좀 다른 것 같다는 질문에 "그동안 내가 해온 정치라는 게 정치 개혁, 정당 개혁, 정당의 민주화 또 개성 공단, 9.19 공동성명 등 중요하긴 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개개인의 삶에 깊이 천착한 정치는 아니었다. 다시 정치에 복귀한 게 2009년, 3년 전이다. 그때 우선으로 시작한 것이 용산참사 문제로 상징되는 재개발의 문제였다. 다시 국회에 들어와 선서할 때 정치인들만의 잔치가 아닌. 용산의 눈물을 닦아주는 정치, 우는 자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정치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줄곧 현장에 있으려고 노력했다"라고 답한다.

 

민주통합당이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정책을 펼칠 수 있는 수권정당이 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는 "강령에서 이야기하는 가치와 정신을 중심으로 민주당을 재건해야 되는 거다. 그래야 집권을 해도 실패하지 않는다. 그 점에서 내가 반성할 것이 있다. 내가 열린 우리당 초대 당 의장이었는데 그때 첫 번째 공천 기준이 당선 가능성이었다. 그것이 내 오류다. 그 결과 민주당의 색깔이 불분명해졌다. 뼈아프게 반성한다"라고 답한다.

 

                                                       <사진 출처: 프레시안>

노무현 전 대통령과 참여정부 때도 한미FTA에 대한 사회적 저항은 매우 컸었는데, 왜 그렇게 추진하려 했었냐는 질문에는 "그게 내 반성의 핵심이다. 내가 한미FTA를 막는 데 힘을 보탰어야 하는데 아무 역할도 못 했다는 것이 후회되고, 크게 반성하고 있다. 노무현 정부 때 중책의 자리에 있으면서도 한미FTA에 대해 별로 고민을 해 본 적이 없었다. 고민을 제대로 했어야 했다. 2008년 9월 미국 경제가 무너지는 것을 보며 정치인으로 이것을 상상도 못했던 것과 애초에 시작하지 말았어야 할 FTA를 한 것에 대한 반성의 의미로 지난 8월 반성문을 썼다"라고 답한다.

 

물음에 대한 답이 반성으로 시작해 반성으로 끝난다. 그렇게 줄곧 반성문을 쓰고 있었던가.

 

한진중공업 사태에 왜 그렇게 매달렸느냐고 물으니 "재벌 대기업이 얼마나 사람을, 인간을 하찮게 여기는가를 직접 경험할 때마다 너무 놀랐다. 사람을 어떻게 볼트·너트 정도로 생각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고, 그런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 힘들었다. 거기에 인간은 없었다". 그래서 그렇게 인간 김진숙을 살리는데 매달렸었던가.

 

그러면서 "오늘 우리 현실 속에서는 밥과 밥줄의 불안으로부터의 자유가 제일 큰 자유라고 생각한다. 밥줄, 즉 직장을 찾기도 어렵고, 밥줄 자체도 불안하다. 비정규직이 거의 대부분이지 않은가. 밥줄이 끊어지면 그다음에는 추락이고. 밥줄인 노동과, 밥인 복지 그 두 가지가 우리는 다 불안하다. 밥과 밥줄, 이 두 가지의 부족에 대한 불안을 어떻게 해소하느냐가 우리 시대의 과제라 생각한다"라고 답한다. 볼트가 아닌 인간이 밥과 밥줄의 불안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사회를 향한 꿈이 그로 그렇게 끊임없이 현장을 향해 달려가게 만드는 것일까.

 

인간적으로 가장 힘들고 외로웠던 시간이 언제였냐고 물으니 "용산 가족들 보면서 그랬다. 문정현 신부님이 미사를 하다가 '저기 있는 저 사람이 책임자다. 정권 뺏겨서 이렇게 되었다' 하시는데 차마 얼굴을 들을 수 없었다"라고 한다. 그때 이해가 되었다. 그가 왜 "정치의 목적이 목숨이다"라고 했는지. 그리고 어쩌면 그때, 용산참사에서 목숨을 잃은 사람들의 이름이 그의 가슴에 주홍글씨처럼 새겨버렸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인가 2012년 대선에서 "무슨 역할이라도 좋다. 첫 번째는 내가 정권을 내 준 책임자로서 속죄해야 한다고 생각을 하고, 정권을 내주는 과정에서의 잘못한 점과 부족한 점들을 깊이 있게 생각하고 있다. 민주통합당을 중심으로 해서 의회권력, 정치권력을 찾아오는 데에 나의 역할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이 부분에서 김구 선생님의 말씀을 빌자면 '문지기' 역할이라도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라는 그의 답이 그리 미심쩍게 들리지는 않는다. 행여 그게 아니라 할지라도 무슨 상관이랴. 용산참사 현장에서 새겨졌을 주홍글씨가 바래질 틈 없는 가슴 아픈 현장들이 너무도 많이 있는데, 그리고 "우린 아직 배고프다(We are still hungry)!"라고 이야기하는 수많은 '김진숙'들과 용산의 어머니들이 우리 곁에 너무 많이 있는데.

 

전체기사는 아래 링크에서 확인하세요 ^^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10111226121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