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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Y 공보실

120117 전주 불출마 기자회견 발언 전문




오늘(2012년 1월 17일) 오전 11시 30분, 전북도청 기자실에서 가진 전주 불출마 기자회견에서의 정동영 의원 발언 전문입니다.

(기자회견문 보기: http://v.daum.net/link/24677850?CT=WIDGET)



저는 전주 시민들께 무한한 사랑을 받았습니다. 때로는 질책과 비판도 받았습니다. 그러나 늘 저는 자부심을 갖고 있었습니다. 전주를 대표하는 정치인으로서 전주시민의 무한신뢰, 무한사랑을 받는다는 것은 저에게 가장 큰 자랑이었고 재산이었습니다. 그리고 지난번 돌아올 때 ‘어머니 정동영입니다’라고 했습니다. 전주는 저에게 어머니입니다. 제 몸속에는 전주의 피가 흐르고 있습니다. 어머니의 피가 흐르고 있습니다. 어디를 가도 전주의 아들입니다. 제가 대선에 실패해 못난 아들로 돌아왔을 때 그때도 어머니 전주는 저를 껴안아 주셨습니다. 성경에서 ‘돌아온 탕아’를 용서하고 품에 안아주신 것처럼 안아주신 전주 시민 여러분 고맙습니다. 전주의 아들 정동영 은 행복한 정치인입니다.

 

오늘 새로운 길을 떠나려고 합니다. 1%만을 위해 99%가 불행한 이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 제가 할 역할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에 국회의원으로서 할 일도 중요하지만, 이 세상을 바꿀 수만 있다면 제 모든 것을 던지고 싶습니다. 제가 가고자 하는 길은 낯설고 바람부는 거친 곳입니다.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러나 저는 지난 3년 동안 많은 죽음과 해고와 좌절, 그 현장 속에 있었습니다. 그 속에서 길을 봤습니다. 대한민국이 어디로 가야하느냐? 그 길은 용산참사 남일당, 그 옥상에 있었습니다. 그리고 전 죄인이었습니다. 정권을 넘겨준 죄인이었습니다. 그 길은 한진중공업 크레인 85호에 있었습니다. 해고가 살인인 그 현장! 그곳에서 역시 저는 죄인이었습니다. 집권 10년 동안 노동문제를 제대로 껴안지 못한 죄인이었습니다. 그리고 쌍용자동차의 열아홉분의 죽음, 그 노제에서 제가 뿌린 눈물보다 더 큰 회한은 왜, 왜 원인을 제공했는가 하는 죄책감이었습니다. FTA날치기 현장에서 울분을 토했지만 역부족이었습니다. 민주당은 우물쭈물했습니다. 그 민주당을 FTA로 가면 죽는 길이라고 이끌어 내기는 했지만 막는 데까지는 이르지 못했습니다.

 

저는 그 현장 현장에서 99% 힘없고 돈 없고 의지할 곳 없는 사람들에게 민주통합당이 힘이 되고 정동영이 의미가 되고 싶었습니다. 99%를 위한 세상! 그것은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이 저에게 가르쳐준, 그리고 앞서 걸어간 정치민주화의 길을 넘는 것이었습니다. 정치민주화만으로는 99%의 불행을 넘을 수 없습니다. 이제 경제민주화의 길로 가야 합니다. 이제 정치민주화을 넘어서 재벌개혁 경제민주화의 길로 가야 합니다. 그것이 시대의 요청입니다. 그 길을 위해서 불쏘시개가 되겠습니다.

 

대한민국의 국정원리를 바꾸고 싶습니다.

‘돈 돈 돈’ 이런 천박한 세상을 ‘’사람 사람 사람‘,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했습니다. 그것은 민주당을 키우는 것이었습니다. 민주통합당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앞장 섰습니다. 어느 날 손학규 대표가 저에게 협력하자고 말했습니다. 통합으로 가자고 말했습니다. 저의 노선에 동의해 왔습니다. 저는 쌍수를 들어 환영했습니다. 그리고 기득권없는 통합으로 가자! 지분없는 통합으로 가자! 완전상향식 민주주의를 이룩하자! 10년 전에 우리가 대통령후보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줬던 것처럼 국회의원 공천권을 시민들에게 돌려주자. 그런 당을 만들자. 의기투합했습니다. 그리고 민주통합당이 만들어졌습니다. 엊그저께 새 지도부가 선출되었습니다.

 

새 지도부는 공천혁명을 이루고자, 당의 쇄신을 이루고자 합니다. 그 기폭제가 되겠습니다. 당 지도부를 위해서 제가 비키자고 마음먹었습니다. 그리고 시민에 의한 공천혁명, 시민에 의한 선거혁명을 이루자고 결심했습니다.

 

정치를 하면서 가장 보람 있었던 일이 있습니다. 당의 노선을 바꾼 것입니다. 용산현장에서, 85호 크레인에서, 쌍용자동차 주검 앞에서, 그리고 FTA저지 투쟁현장에서 어디로 가야 대한민국이 살고, 어디로 가야 민주통합당이 집권할 수 있는지 저는 확신했습니다. 그동안 몸으로 주장해온 재벌개혁 경제민주화 그리고 보편적 복지 복지국가의 길 이것을 강령에 담자고 주창했습니다. 당은 그것을 받아들였습니다. 민주당은 60년 역사에서 가장 진보적인 당으로 바뀌었습니다. 적어도 강령만은 가장 진보적인 대중정당을 표방했습니다.

 

이제 실천입니다. 원전 전면재검토! 조중동 종편 전면재검토! 그리고 FTA의 폐기 전면재검토! 재벌개혁! 복지국가 그리고 그 힘으로 한반도의 평화 체제! 저는 노무현 대통령께 감사드립니다. 저에게 한반도의 평화체제를 열어가고 만들 수 있는 경험을 주셨습니다. 국가안전보장회의 위원장으로서, 통일부 장관으로서 9.19 공동성명을 만들어 낸 것은 잘 한 것이고 개성공단을 만들어 낸 것은 자랑스럽지만 이 꿈을 다음 정권이 펼쳐가려면 2012년 선거혁명이 있어야 합니다.

 

전주에서 말이 많은걸 압니다. 그러나 어머니 전주는 저를 품어주시리라고 믿습니다. 정동영이 16년 동안 돈을 벌기 위해 정치를 한 것이 아니라 명예를 얻기 위해 정치를 한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을 바꾸기 위해 정치를 한 전주의 아들 정동영이의 진정을 품어주시리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민주통합당이 자랑스럽습니다. 재벌개혁의 길을 갈 것이고 경제민주화의 길을 갈 것입니다. 복지국가의 길을 갈 것입니다. 한반도 평화체제의 길을 갈 것입니다. 그 길에 불쏘시개가 되겠습니다. 전주 국회의원이 기득권이라면 포기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