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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Y 동영상

다시 보는 정동영-"잘한 건 노무현 공, 잘못은 모두 내 책임"

 

2007년 대통령선거 투표일을 4일 앞둔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의 동영상(2007.12.15)입니다.

꽤 인상 깊었던 부분이 있어 올려 봅니다.
"노무현 정부에서 잘한 것이 있다면 모두 노 대통령의 공이고, 못한 것이 있다면 모두가 제 책임입니다"

좀 의외였습니다.
그 땐 관심 없어 보지 못 했는데,
정동영 후보가 이런 메시지를 선보였다는 자체가 가상(嘉尙)해 보였습니다.

물론 정권심판 성격의 대선에서 정동영의 패배가 오롯이 정동영 개인의 탓만은 아님은 상식입니다.

그리고 5년이 지난 지금.
정동영에게 사상 최대의 대승을 거둔 이명박 시대 5년을 생각해 봅니다.
당신은 행복했습니까?
그의 호언장담대로 경제는, 당신의 살림살이는 좀 나아졌습니까?

[동영상 멘트 전문]

모두가 제 책임입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이 정부에서 잘한 것 있다면, 노 대통령의 공입니다.
못한 것 있다면, 모두가 제 책임입니다.

저를 탓해주십시요.
모두가 제 책임입니다.

꿈을 모아 행복하게 살고 싶어서
저희를 선택했습니다.

그러나...
국민의 바람이 컸던 만큼 실망도 컸습니다.

행복이 우리 것인양 살기를 바랐습니다.
희망을 가지면, 사람답게 살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잠든 새 희망이 다시 내게로 오길 바랐습니다.

죄송합니다.
모두가 제 책임입니다.

국민 여러분께서 그 고단한 삶 속에서
비명 지르고 아우성 칠 때,
저는 어디에 있었습니까.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용서하세요..
12월 19일.. 제가 사라져도 좋습니다.
단 희망만 살려주세요..

촛불을 깨워 주세요.
어둠을 환하게 밝히는 진실의 힘
당신을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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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습니다.

500만 표 차이 사상 최고의 대승을 거둔 이명박 대통령.

그런 이명박 시대에 당신은 행복하셨습니까?
정동영보다 500만 표의 차이가 날 만큼 훙륭한 대통령이었습니까?

단도직입적으로 그가 호언장담했던 경제는 살렸습니까?

네. 살리긴 살렸습니다.
철저하게 '재벌 경제'만 살렸습니다.
대신 '서민 경제'는 처절하게 파탄났습니다.

서민대중은 간이 부을 대로 부은 재벌들의 '골목상권 싹쓸이' 때문에,
구멍가게·떡복이집·문방구·꽃집·콩나물집 등 어렵게 생계를 이어오던 삶의 터전마저 휘청거리고 있습니다.

지난 5년 동안 이 정권을 통해서 우리 국민이 딱 하나 얻은 수확이 있다면,
재계·기업인·CEO 출신이 대통령이 되면 경제 하나는 잘할 거라는 기대감이
얼마나 '헛된 망상'인가를 확실하게 깨달았다는 점입니다.

철학과 비전, 정치력에 대한 철저한 검증 없이
출신으로, 이미지로 나의 대통령을 고른다면,
나의 삶은 조금도 개선되지 않는다는 교훈만 얻었을 뿐입니다.

대통령은 정치의 최고봉입니다.
결코 우아하지도, 폼나게 할 수 있는 자리도 아닙니다.
강고한 기득권 세력과 매일 매 시간마다 보이지 않는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정부 관료들의 장미빛 보고서에 하루에도 열두 번씩 마음이 혹하는 자리입니다.

이걸 이겨내고 버텨내면서
자신을 뽑아준 서민대중의 이익을 지켜줄 줄 아는 '정치적 역량과 투지'가 가장 필요한 자리입니다.
기성 정치가 싫다고 새롭고 신선한 인물만 좇다 보면,
대한민국 대통령은 영원히 이명박 대통령 수준을 넘어설 수 없습니다.

정치적 역량과 전투력이 검증되지 않는 대통령은,
당신의 삶을 결코 개선시켜줄 수 없습니다.
뽑아 놓고 5년 동안 당신이 할 수 있는 일은 또다시 실망과 멘붕으로 손가락을 자를지 말지를 고민하는 것밖에 없습니다.

청와대는 뚜렷한 철학과 국가운영 비전·전략 없이는 단 하루도 버티기 힘든 곳입니다.
우아하고 폼나게 살고 싶은 사람이 있어야 할 자리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런 사람은 잘해야 국민이 뽑은 '청와대 하숙생'에 불과합니다.

서민·노동자와 함께 호흡하면서 친서민 철학이 내면화되고 정치적 전투력까지 갖춘 사람만이
그나마 당신의 삶을 재벌 대기업·기득권 세력의 횡포와 싹쓸이로부터 보호해줄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의 대선 이야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