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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文-安, '독일식'으로 정치개혁하자"

정동영 "文-安, '독일식'으로 정치개혁하자"

'독일식 정당명부제' 공개 제안, 진보정당 적극 찬성

정동영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은 29일 정치개혁 경쟁을 벌이고 있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안철수 후보에게 "두 후보의 공통점을 살리는 최적의 정치개혁 대안으로 '독일식 소선거구 정당명부비례대표제'를 제안 드리고자 한다"며 '독일식 정당명부제' 도입을 촉구하고 나섰다.

정동영 고문은 이날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을 통해 "문재인, 안철수 두 후보의 정치개혁 주장에서 차이점도 있지만, '비례대표 의원 확대-민의를 제대로 대변하는 정당체제-지역구도 해소'라는 공통점도 있다는 걸 발견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고문이 제안한 '독일식 정당명부제'는 진보정의당 등 진보소수정당들도 전폭 지지하는 방안으로, 향후 정가의 새로운 정치개혁 화두가 될 전망이다.

독일식 정당명부제에 따르면, 300명인 의원을 지역구와 비례대표로 각각 150명씩 선출하며 유권자는 한 표는 지역구 의원, 한 표는 정당에 기표하는 '1인 2표'를 행사하게 된다. 그후 정당득표율에 따라 총의석 배분이 결정된다. 단, 당선자 결정 방식은 먼저 지역구에서 선출하고 나머지 의석은 비례대표에서 메운다. 독일식 정당명부제의 장점은 정당지지율이 의석수로 나타나 국민의 정치적 의사를 가장 정확히 반영할 수 있다는 점이며, 지역주의에 기반하지 않은 소수정당이 진입하기 쉽다. 또한 특정 정당이 50% 지지율을 획득하기 어려워 거대정당의 출현도 방지할 수 있다.

정 고문은 자신이 독일식 정당명부제 도입을 제안한 이유와 관련, "독일식 소선거구 정당명부비례대표제는 국민의 민의를 가장 정확하게 반영하고, 고질적인 지역구도를 해소할 수 있으며, 양대 정당의 기득권 양보라는 '일석삼조'의 효과가 있는 정치개혁안이기 때문"이라며 "또한 국민의 다양한 입장과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소수정당들도 국민의 지지를 받은 만큼 정당하게 의석을 배분받을 수 있기 때문에 20~30대 청년층, 여성, 노동자, 농민, 중소기업 등 사회경제적 약자들이 국회에 진출할 기회가 지금보다 더 많아진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오래 전에 독일식 정당명부제를 도입한 뉴질랜드의 사례에서도 보듯이 국민들의 바람인 타협과 연합의 정치가 활성화되면서 '싸움의 정치'가 크게 해소될 것"이라며 "이처럼 독일식 선거제도는 국민주권 실현, 지역구도 해소와 전국정당화, 공평한 의석 배분, 기득권 양보, 사표 방지, 정책정당화 촉진, 타협과 연합정치 실현 등 장점이 아주 많은 제도"라고 지적했다.

그는 "강력한 지역 독점 구조의 혜택을 누리고 있는 양대 정당의 반대와 무관심 때문에 그동안 논의만 있었을 뿐 제대로 국민적 공론의 장에 올라가지 못 했다. 이번 대선이야말로 올바른 정치개혁의 완성을 위해 독일식 정당명부제에 대한 논의의 장이 열릴 수 있는 최적기라고 생각한다"며 "또한 독일식 정당명부제 도입을 위해 제정당·시민사회·학계가 모두 참여하는 협상 테이블 마련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독일식 정당명부제 도입을 통해 야권후보단일화 협상이 진전되기를 희망했다.

다음은 정 고문의 제안 전문.

정치개혁, '독일식'으로 갑시다

최근 대선을 앞두고 정치개혁이 화두로 등장했습니다. 바람직한 일입니다. 대선이 비전과 의제 중심으로 전개되는 것 자체가 정치 발전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야권 후보들이 정치개혁 논의를 주도하고 있는 점은 더욱 반가운 일입니다.

후보간 차이를 드러내는 것도, 공통점을 공유하는 것도 모두 국민적 이해의 폭을 넓히는데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차이만을 강조하기보다는, 공통점을 찾아내고 더 나은 대안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또한 정치의 역할입니다. 이는 모두를 이롭게 하고 새로운 정치를 갈망하는 국민의 염원에 보답하는 길이기도 합니다.

단일화든 연합정치든, 어느 한쪽의 지지자들에게 좌절과 상처를 안겨주는 방식은 공멸의 길입니다. 국민들이 새로운 정부에서는 나의 삶이 지금보다 나아질 수 있다는 기대와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집권 후 비전·정책의 공유와 공감대 형성' 과정이 충실하게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치개혁과 관련하여,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지역구 의석을 200석으로 줄이고 비례대표 의석을 100석으로 늘려서 '권역별 정당명부비례대표제'를 도입하자고 제안했습니다. 그리고 정당정치의 기능 정상화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안철수 무소속 후보는 국회의원 수 축소 등 정당의 기득권 양보를 주장하면서도 '비례대표 의원 수는 늘리고, 민의를 제대로 대변하는 정당체제 구축'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나는 문재인, 안철수 두 후보의 정치개혁 주장에서 차이점도 있지만, '비례대표 의원 확대-민의를 제대로 대변하는 정당체제-지역구도 해소'라는 공통점도 있다는 걸 발견했습니다.

저는 오늘 두 후보의 공통점을 살리는 최적의 정치개혁 대안으로 '독일식 소선거구 정당명부비례대표제'(독일식 정당명부제)를 제안 드리고자 합니다.

독일식 소선거구 정당명부비례대표제는 국민의 민의를 가장 정확하게 반영하고, 고질적인 지역구도를 해소할 수 있으며, 양대 정당의 기득권 양보라는 '일석삼조'의 효과가 있는 정치개혁안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국민의 다양한 입장과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소수정당들도 국민의 지지를 받은 만큼 정당하게 의석을 배분받을 수 있기 때문에 20~30대 청년층, 여성, 노동자, 농민, 중소기업 등 사회경제적 약자들이 국회에 진출할 기회가 지금보다 더 많아집니다. 그만큼 국회가 국민적 요구와 이해관계를 보다 폭넓고 충실하게 대변하면서 모든 정당이 '정책정당'으로 발전하는 기폭제가 될 수 있습니다.

오래 전에 독일식 정당명부제를 도입한 뉴질랜드의 사례에서도 보듯이 국민들의 바람인 타협과 연합의 정치가 활성화되면서 '싸움의 정치'가 크게 해소될 것입니다.

이처럼 독일식 선거제도는 국민주권 실현, 지역구도 해소와 전국정당화, 공평한 의석 배분, 기득권 양보, 사표 방지, 정책정당화 촉진, 타협과 연합정치 실현 등 장점이 아주 많은 제도입니다.

물론 모든 대안에는 일장일단이 있기 마련입니다. 아무리 선진국의 좋은 제도라 해도 우리에게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따를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 실정에 맞게 잘 다듬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일식 정당명부제는 우리 시대의 핵심적인 정치개혁 과제들을 해결하는 데 가장 좋은 대안이라는 것만큼은 틀림없습니다. 이는 많은 정치학자들도 동의하는 부분입니다.

그러나 강력한 지역 독점 구조의 혜택을 누리고 있는 양대 정당의 반대와 무관심 때문에 그동안 논의만 있었을 뿐 제대로 국민적 공론의 장에 올라가지 못 했습니다. 이번 대선이야말로 올바른 정치개혁의 완성을 위해 독일식 정당명부제에 대한 논의의 장이 열릴 수 있는 최적기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독일식 정당명부제 도입을 위해 제정당·시민사회·학계가 모두 참여하는 협상 테이블 마련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독일식 정당명부제는 5년 전에 저의 대선공약이었습니다. 그리고 2010년 민주당 당대표 선출 전당대회에 나설 때 저의 대표적인 정치개혁 공약이었습니다. 그 외에도 기회 있을 때마다 저는 이 제도의 필요성을 이야기해 왔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독일식 정당명부제에 대한 국민적 이해가 높지 않은 것도 사실입니다. 그 내용과 장점에 대해 잘 모르시는 국민이 많은 상황입니다.

아래 글은 제가 2010년 민주당 당대표 선거 때 '독일식 소선거구 정당명부비례대표제'에 대한 저의 입장과 관련 내용을 정리했던 글입니다. 2년 전에 정리한 것이기 때문에, 일부 대목은 현재의 변화된 상황에 맞게 수정·보완했습니다.

정치개혁에 관심이 있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 싶어 올립니다.

2012년 10월 29일

민주통합당 상임고문 정동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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