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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의 말과 글

정동영 "NLL 대화록 공개는 국정조사 덮기 위한 술수"

 

2013.06.30  경인방송 '파워인터뷰-모세종이 만난 사람들' 

민주당 정동영 상임고문은 국정원의 서해 북방한계선 NLL 대화록 공개 파동과 관련해 "국정원의 대선 개입에 대한 국회 국정조사를 덮기 위해 물타기를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정 상임고문은 경인방송 시사 대담 프로그램 '파워인터뷰'에 출연해 이 같이 밝히고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NLL를 포기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며 새누리당이 국민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해 억지를 부리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민주당의 정상화 방향과 관련해서는 "좌우보다는 아래로 내려가 시민들의 시름을 덜어주고 고충을 해결하는 것 뿐"이라며 "국회 의석을 가장 많이 차지하고 있는 현 여당과 정부를 이끌고 설득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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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세종 : 안녕하십니까? 파워 인터뷰 ‘모세종 교수가 만난 사람들’ 인하대학교 모세종입니다. 6.25 정전 협정 60주년을 맞았습니다. 6년 만에 남북회담이 이루어지는가 싶더니 결국 무산되고, 개성공단 폐쇄와 북핵문제로 이어지는 남북 관계는 여전히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기에 앞서 민족의 염원인 통일만이 한국의 미래라는 점을 생각하여 ‘중란’ 없는 교류와 협력을 이어가야만 할 것입니다. 오늘은 남북문제를 직접 진두지휘 하셨고, 남북문제와 관련된 외교, 통일 문제에 정통하신 분을 모시고, 남북관계의 현안과 앞으로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 말씀 나누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모세종 : 파워인터뷰 모세종 교수가 만난 사람들. 오늘은 참여 정부 시절 통일부 장관을 역임하시고, 당시 집권 여당의 대표, 나아가 대통령 후보를 지내셨던 정동영 현 민주당 상임고문 모셨습니다. 장관님 안녕하십니까?

정동영 : 안녕하세요?

모세종 : 예. 먼저 경인방송 청취자 분들께 인사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정동영 : 이렇게 경기도와 인천지역에 계시는 경인 방송 청취자 여러분들. 만나게 되어서 반갑고요. 모세종 교수 프로그램이 경인방송의 대표 간판 프로그램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렇게 불러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모세종 : 예. 저도 감사합니다. 최근에는 주로 어떤 활동을 하고 계신가요?

정동영 : 예. 사단법인 ‘대륙으로 가는 길’이라는 연구 단체를 만들어서, 여기에 참여하는 분들이 의원들도 한 30여분 계시고, 전국적으로 천 여 명이 함께 뜻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여름에는 시베리아 철도를 타고 바이칼 호도 다녀올 생각이고, 각종 강연회 그리고 공부 모임 또 연구 기획 이런 활동들을 하고 있습니다.

모세종 : 예. 올해로 정전협정 6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60주년과 장관님하고 인연도 있으시다는 데 남다른 소회가 있으실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정동영 : 예. 말씀하신대로 분단 감수성이라고 할까요? 제가 만든 말입니다만, 우리는 이 분단된 상태에서 또 한국전쟁이 끝나고 나서 휴전 협정을 한 지 60년이 되도록, 별다른 느낌이 없이 이제 이게 마치 정상인 것처럼 느끼고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분명한 건 분단도 비정상이고, 휴전 체제가 60년이나 계속 된다는 게 정상은 아니지요. 휴전 협정일이 며칠인지 알고 계시죠? 다른 사람은 몰라도 저는 이 날짜를 기억을 안 할래야 안 할 수가 없어요. 왜냐면 53년 7월 27일이거든요. 휴전협정일이. 그런데 이 날이 제 생일날입니다. 그래서 저는 휴전협정과 함께 세상에 나왔어요. 성장해서 젊은이로서 군대에 입대했을 때도 휴전 체제였고, 또 제가 결혼해서 낳은 아들들이 군대에 갔을 때도 휴전 체제였어요. 60년이 지났는데, 또 제 손자까지 그런 휴전 상태에서 살도록 할 수는 없는 일이죠. 그런데 이것을 누가 해결해 줄 거냐? 미국이? 중국이? 또 다른 강대국들이? 그건 아니거든요. 우리 손으로 이걸 헤쳐 나가야 하는데, 사실 그런 점에서 2013년 여러 가지 느끼는 게 많습니다.

모세종 : 지금 남북장관급 회담이 대표의 격 논란으로 결국 무산이 되었는데, 정동영 장관님께서는 최근 이런 상황을 어떻게 보셨습니까?

정동영 : 방금 말씀처럼 휴전 체제 60년을 해소하려면, 이제 전쟁을 휴전에서 종전으로 법률적으로 이걸 종식시켜야 하는 거고, 그 다음에 항구적인 평화 상태로, 한반도에서의 전쟁 가능성, 군사적 충돌 가능성을 제로로 만들어야 하는 거거든요. 평화 체제인데, 그렇게 가려면 남북한이 우선 소통을 해야 되거든요. 대화를 하고, 그리고 더 나아가서 협력하고, 이렇게 전진해야만 이제 휴전 체제를 평화 체제로 바꾸는 문제도 논의가 가능한 분위기, 환경이 조성이 될 텐데 지금 그것은 고사하고, 과거에 있었던 개성 공단마저 이렇게 덜커덕 문이 닫혀서 이제 근 석 달이 가까워옵니다. 최근에 6월 12일 날 예정되었던 남북 장관급 회담이 ‘격이 맞지 않는다’. 그런데 그것은 사실 관계가 우선 틀려요. 무슨 사실 관계가 틀리냐면, 장관급 회담을 하자고 해놓고 우리는 차관을 냈단 말이죠. 일관성에서 문제가 있는 거고, 상대방은 ‘북’은 조국통일평화위원회 ‘조평통’이라는 기구의 서기 국장을 냈는데, 언론들이 ‘우리는 차관을 냈는데, 저기는 국장을 냈다’ 이렇게 말했어요. 국장은 아니고요, ‘조평통’의 책임자인데 사실은 민주정부 때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 10년 동안의 21번 - 2000년부터 2007년 사이에 21번 장관급 회담에 북쪽 대표로 나왔던 사람이 장관의 격을 부여해서 나왔는데, 그 사람들이 모두 조평통 서기국 1부국장이었단 말이죠. 그러기 때문에 북으로선 나름대로 신경을 써서 격을 맞춘다고 하고 내보낸 건데, 사실은 상대방이 누구냐 - 저도 21번 장관급 회담 중에 제가 15차, 16차, 17차 장관급 회담을 했습니다만, 제가 마주앉은 상대방 북한의 내각책임 참사라는 회담 대표보다는 저는 평양에 있는 지도부를 향해서 얘기를 했고 회담을 한 거거든요. 또 사실 남쪽에 있는 대표도 실시간으로 우리 정부의 상황실을 통해서 훈련과 지침을 공유하면서 회담을 하는 거거든요. 소뿔을 고치려다 소를 잡는 ‘교각살우’라는 말이 있지만, 그 말조차도 딱 들어맞지 않는 저는 이번에 굉장히 ‘불합리한 선택과 결정을 했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모세종 : 예. 장관 재임시절에 여러 장관급 회담. 회담을 많이 하셨는데, 그래서 실제 어떻습니까? 참석자들이 회담을 할 때 물론 급이나 격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아무래도 ‘통치권자나 정부의 지시나 지침을 받아서 수행하는거 아니냐’ 국민들이 볼 때는 그렇다면 그것보다는 너무 ‘형식에 얽매이는 것 보다는 실질적인 것을 추구해야 하지 않느냐’ 라는 의견이 있는데.

정동영 : 그렇습니다. 사실 남북회담이 여러 차원의 회담이 있지요. 정상 회담, 정상끼리 만나는 거지요. 격의 문제가 없어요. 총리 회담, 총리끼리 만나는 회담도 여러 차례 있었죠. 또 국방장관 회담, 양쪽의 국방 장관들이 만나죠. 그런데 문제가 되는 건 통일부 장관이 나가는 남북 장관급 회담인데, 문제가 뭐냐면 북쪽에는 통일부 장관이라는 직제가 없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내각에다가 임시직으로 회담의 대표를 내보내면서 ‘내각의 책임 참사다’ 하는 직책을 부여한 거란 말이죠. 그런데 이번에 북쪽에 대해서 ‘통일전선부장. 김양건 부장이 나와야 회담을 한다’ 이렇게 했는데, 그 사람은 노동당의 간부란 말이죠. 그런데 저기는 체재와 제도가 다르거든요. 그리고 당이 지배하는 나라지요. 어쨌든 저기도 내각이라는 게 있으니까 여기서 내각의 각료가 나가면 저쪽에 내각의 직책을 부여해서 나오는 건데, 가령 저쪽에서 우리가 노동당의 부장이 나가니까 그러면 남쪽에서 여당의 실세가 나와라 이렇게 말하면 억지가 되지 않겠습니까? 그런 것처럼 형식이 내용을 좌우한다가 아니라 내용에 관심이 없었던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있습니다. 그 내용이 너무너무 중요하지 않습니까? 개성공단은 사실 우리 민족의 미래가 걸려있는 한국형 통일 모델이라고도 볼 수 있는 거고 또 이산가족 문제는 하루가 시급한 문제고 이런 의제는 뒷전으로 놔두고, ‘누구 나와라. 급이 안 맞다. 우리한테 급할 것이 없다.’ 이런 태도는 국민들이 납득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모세종 : 그러니까, 국민들은 내용을 잘 모르고, 사실은 우리는 장관이 있는데, 그 쪽은 장관이 없는데 우리가 쭉 관례적으로 그간 해 왔던 것인데, 그것을 다르게 얘기해서 언론에서 그렇게 마무리가 보도를 보고 들으니까 장관급을 무시하고 다른 사람이 나왔나보다, 국민들은 그렇게 생각할 수 있는 건데...

정동영 : 그렇죠. 직책이 대외 명칭이 ‘조평통 서기국장’ 그러니까 우리는 차관 냈는데, 저쪽은 국장이 나왔구나. 그건 아니죠. 사실 관계가 틀렸다는 겁니다.

모세종 : 격을 따지고 원칙을 잘 지켰다 해서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로 상승했다는데, 방금 말씀하신대로 더 중요한 것은 한반도의 평화의 어떤 도움을 줄 것인가. 이 회담을 빨리 성사시켜서 해야 하는 것 아닌가. 뭐 이런 건데. 그런 면에서 아쉬움이 좀 큰 것 같습니다.

정동영 : 그렇습니다. 가장 중요한 원칙은 한반도에서 평화입니다. 전쟁의 가능성과 충돌의 가능성을 제로로 만드는 것. 그리고 한반도의 상황을 안정시키는 것 그래서 분단 체제를 넘어서기 위한, 극복하기 위한 한 걸음이라도 앞으로 나가는 것. 이것이 우리 민족이 지켜야 할 대원칙이지요. 그런데 그 원칙을 저버리고, 형식이 내용을 지배한다? 저는 궤변이라고 생각합니다.

모세종 : 예. 좌우간 회담이 무산되고, 며칠 뒤 북한에서 북미회담을 제안했고, 최근에는 김계관 외상이 중국을 방문하여, 북중회담을 하고, UN 주재 북한대사는 기자회견을 하는 등 북한이 계속 주변국들에 대화를 시도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정동영 : 어쨌든 지난 연초부터 지금까지 이 한반도의 판을 쥐고 흔드는 것은 북입니다. 그리고 아쉽게도 우리 정부는 그냥 수동적이었어요. 뒤 따라 간다는 말이죠. 그러니까 우리 정부가 무언가 끌고 가는 맛은 없는 거지요. 그리고 그 결과로 어떻게 되었느냐? 한반도를 둘러싸고 있는 주요 국가들의 목소리가 더 커져버린 거지요. 남쪽은 미국을 더 쳐다보게 되고, 북은 또 중국을 바라보고, 또 일본이 끼어들고, 그런 상황이고, 북은 1,2,3,4월 동안 긴장을 한껏 고조시키다가 또 이걸 180도 돌려서 그런 다음에 미국에 대해서 대화하겠다, 대화하자, 중국에 대해서도 대화를 원한다, 또 일본에 대해서도 특사를 받아들이고, 또 남에 대해서도 대화하자 하는 식으로 북의 나름대로의 선택, 판단에 의해서 그러니까 목적을 갖고 하는 거지요. 이 판을 흔들고 끌고 가고 있는 건데, 여기에 대해서 저는 우리 정부가 제대로 선제적으로 대응을 못하고 늘 수동태로 이렇게 피동적으로 움직인 것. 이것은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모세종 : 아직 정권이 바뀌어서, 좀 안정이 되지 않아서, 주변국에 그런 눈치라고 하면 좀 그렇습니다만, 약간 수동적이 될 수밖에 없는 건가요?

정동영 : 한반도 문제에 대해서 제일 중요한 것은 철학입니다. 우리는 지정학적으로 저주가 될 수도 있고, 축복이 될 수도 있는 위치에 있습니다. 이렇게 4대 강국으로 삥 둘러싸여 있는 그런 특수한 지정학적 위치를 가진 나라는 지구상에 우리나라 밖에 없거든요. 그래서 이게 저주가 될 때, 우리가 분단도 되었고, 전쟁도 났고, 그러나 이것을 활용하면 축복이 될 수 있거든요. 그러니까 그렇게 되려면 우리가 수동태를 버리고 적극적으로 능동적으로 창의적으로 움직여야 되는 거죠. 평화를 만들고 평화를 만드는 데에서 더 나아가서 그동안 갈등과 분단을 기회로 만들어내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모세종 : 예. 좌우간 회담이 무산된 만큼 뭔가 이제 타협책을 찾아야 할 텐데 곧 한중 정상회담이 열리고 그것이 하나의 분기점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는데, 이에 대해선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정동영 : 저도 기대를 합니다. 한중 정상회담을 통해서 이제 보다 분명하게 한국 정부가 목소리를 내고 이제 수동태에서 벗어나야 된다고 봐요. 중국은 한반도 문제에 대해서 3가지 분명한 입장을 갖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비핵화-북한의 핵은 안 된다 하는 원칙이고, 또 하나는 북한 핵문제에 관해서 평화적인 방법으로 대화와 협상을 통해서 해결해야 한다는 확고한 원칙을 갖고 있습니다. 전쟁은 안 된다는 거죠. 또 하나 세 번째 원칙은 북한의 안정이 중요하다. 그러니까 ‘북한의 붕괴나 북한 내부의 혼란은 용납할 수 없다’ 하는 얘기입니다. ‘북한 붕괴는 지켜볼 수 없다’라는 겁니다. 그러니까 ‘북한붕괴불용’이죠. 그래서 지금 북한이 UN 제재를 지난 2월 달에 2094호, 1월 달에 UN 제재 2087호, 1875호 세 번, 네 번 겹치는 UN 제재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북한은 끄떡없습니다. 과거와 비교하면, 제재 이전과 비교하면. 그것은 왜 그러냐면 압록강과 두만강에 걸친 1350km의 국경선 가운데 끝의 20km의 러시아 국경을 제외한 1330km가 중국과 닿아있는데, 이게 툭 터져있는 거예요. 그러기 때문에 중국이 물론 UN 제재에 대해서 좀 더 엄격하게 중국이 협력하고 있다하는 것들이 보도가 많이 나옵니다만 그러나 중국이 한반도 문제에 대해서 갖고 있는 3가지 분명의 원칙 중의 하나. ‘북한 내부의 혼란이나 북한 내부의 붕괴를 지켜보지 않겠다’ 라는, 그것은 용납할 수 없다는, 그래서 북한이 중국에게 있어서는 ‘전략적 자산이다’ 하는 그런 자신들의 입장을 벗어날 순 없기 때문에 제재, 압박 그런 비평화적인 수단으로는 ‘한반도의 비핵화, 평화를 가져올 수 없다.’ 하는 것이 분명하지요.

모세종 : 문제에 가장 큰 변수는 이제 핵문제 일 텐데, 북한은 예전에 핵 포기를 선언하기도 하고, 2007년에는 영변의 냉각탑을 파괴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핵 무력화를 김정은 시대에 새 노선으로 천명을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바뀐 이유와 향후 어떻습니까? 북핵 문제를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 건지 이에 대해서 말씀을 해 주시지요.

정동영 : 답은 이미 나와 있습니다, 북핵 문제는요. 93년에 1차 핵 위기, 2003년에 2차, 2013년에 3차. 공교롭지 않아요? 93년, 2003년, 2013년. 10년 주기로 핵 위기가 발생하는데, 이 20년 주기 가운데 딱 한 번 대화와 협상을 통해서 북이 ‘핵을 포기하겠다.’ 는 전략적 결단을 끌어낸 적이 있습니다. 그것이 제가 통일부 장관 겸 NSC 국가안전보장위원회 상임위원장을 할 때입니다. 2005년 6월 달에 대통령 특사로 평양에 가서 김정일 위원장과 단판하고, 그리고 그 연장에서 6자 회담을 다시 복귀. 재개시키고 그 6자 회담을 통해서 2005년 9월 19일 북한은 핵 포기라는 전략적 결단을 내립니다. 그리고 미국은 북한과 수교하기로 합니다. 이게 핵 위기 20년에서 딱 한 번 있었던 핵 포기 결정이고, 그 결정의 연장에서 그 냉각탑 폭파까지도 이제 나중에 이어지게 되는 거지요. 그런데 반면, 빛과 그림자가 있는데 조지 W.부시 대통령이 북을 악으로 규정했잖아요? 악의 축이다. 악마와는 대화가 필요 없는 거지요. ‘악마는 파괴하는 것이 정의다’라는 관점에서 북에 대해서 군사적인 선택. 전쟁을 불사하겠다는 그런 자세였고, 그래서 ‘북한에 체제 변경, 정권 교체, 레짐 체인지가 목적이다’ 이렇게 공개적으로 선언해서 북이 굉장히 공포에 떨었죠. 위축되고, 또 그것과 짝을 같이해서, 한국에서 이명박 대통령 시절에 5년 내내 북한이 곧 무너진다, 북한 붕괴론에 입각해서 곧 무너질 텐데 대화는 무슨 대화냐 더 압박해라 하는 이런 북한을 붕괴시켜서 흡수하기 위한 ‘통일세’를 우리가 준비해야 한다, 등등 이렇게 조지 W.부시 대통령의 강압적인 정책, 이명박 정부의 제재와 압박, 봉쇄정책 이것이 결국 북을 공포 속에서 핵 무력 증강으로 질주하게 만들었습니다. 이 기간 동안에 핵 실험, 로켓 발사, 미사일 발사, 우라늄 농축, 핵 능력이 몇 배, 몇 십 배 커졌거든요. 문제를 더 골치 아프게 만든 겁니다. 결과적으로는 한반도에서 전쟁? 있을 수 없습니다. 불가능합니다. 또 용납되지 않습니다. 그러면 전쟁이 불가한데 나머지 선택지는 두 가지입니다. 계속 목을 조이는 압박하고 강압하고 하는 부분과 하나는 대화와 협상으로 푸는 것과. 2005년 9월 19일은 제가 핵 문제를 지휘. 한국 정부를 대표해서 남북회담도 하고 미국도 설득하고 해서 어쨌든 2005년 9.19 합의를 이끌어 냈습니다. 대화와 협상을 통해서는 그런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반면에 대조적으로 대화의 협상의 문이 닫히고, 그런 강압과 제재 일변도로 갈 때 북은 핵 무력 증진 이 쪽으로 달려 갈 수밖에 없었던 것이 지난 20년의 교훈입니다. 그렇다고 보면 결국 해법은 뭐냐? 2005년 9.19 합의를 이끌어 냈던 6자 회담의 틀을 다시 살리는 겁니다. 그런데 6자 회담이 5년, 이명박 정부 5년 동안 완전히 물 속 으로 들어갔어요. 죽은 건 아닌데, 지금 휴화산이거든요. 이걸 다시 살려놔야 되요. 살려내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되느냐. 대조건, 전제조건이 남북이 소통하는 겁니다. 남북 간의 대화와 협상이 되어야 6자 회담이 살아나지 남북이 이렇게 등을 돌리고 있으면 6자가 살아날 길이 없습니다.

모세종 : 예. 지금 우리 한국이 수동적으로. 능동적으로 무엇을 못하고 있고, 제 개인적인 생각은 언제까지 한국의 문제가 타국의 의해서만 결정이 되어야 하는 건지 이제 한국도 세계 10대 경제 대국이 되었는데 전혀 변화가 없어서 좀 씁쓸하기도 합니다. 어떻게 하면 한반도 문제를 당사자들이 주도적으로 해결해 나갈 수 있을지 궁금한데요. 그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정동영 : 네. 우리 모 교수님께서 핵심적인 질문을 하셨고, 그 답은 이미 나와 있습니다. 이미 나와 있는데요. 금방 말씀하신 것처럼 눈에 보이지 않지만, 한반도 상공에 보이지 않는 저 공중에서 강대국들의 이해관계가 서로 오고 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자 미국을 보십시다. 이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서 미국의 이해관계는 양면이 있습니다. 한반도에서 핵문제가 해결되고, 비핵화가 되고, 이 평화와 안정이 미국에 도움이 되는 측면이 있는가 하면 한반도에서 남북한의 으르렁거리고 긴장이 고조되고 그러면 또 미국에게는 이런 측면이 있거든요. 뭐냐면 미국의 존재감이 커집니다. 미일동맹이 강화되고 한미동맹이 강화되면서 미일동맹, 한미동맹을 축으로 한 미래전략, 잠재적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는 중국에 대한 한 쪽의 포위망이 강화되는 겁니다. 그런 효과가 있고, 또 하나 이제 한국이 첨단 무기를 막 사잖아요? 무기 도입하지요. 또 ‘미사일 방어망 MD’ 한국의 특수성 때문에 종심이, 거리가 짧잖아요? 미사일이든 포탄이든 쏘면 금방 떨어지거든요, 몇 분 내로. 그러면 ‘미사일 방어막’이라는 게 이게 사실 별 효용이 없는 특수한 지형적 조건임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엄청난 수 십 조원이 들어가는 미사일 방어망에 지금 한국이 한 걸음, 한 걸음 편입되고 있는 이런 것이라든지, 이런 양면성이 있는 거고. 중국도 말이죠. 비핵화가 목표지만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되고 하면서, 중국의 발언권이 자꾸 올라가는 거예요. 다 부탁하잖아요? 미국도 중국한테 부탁하고, 우리도 중국한테 가서 북한 좀 말려 달라 그러고, 중국에게 북한은 전략적 자산. ‘순망치한’이란 말이 있죠? 입술이 무너지면, 이가 시리다는 순망. ‘입술 순’자. 입술이 망하면, 이빨. 이가 시리다는 말이죠. 그런 두 가지의 양면이 있는 거지요. 또 일본. 일본이 최대의 수혜자입니다. 북한이 핵개발을 하고, 남북이 긴장 으르렁거리면, 일본은 저절로 좋아지는 거예요. 뭐가 좋아지느냐, 일본에게는 최대의 상대국이 잠정적 경쟁국이 일본에게는 이 지역에서 중국입니다. 그런데 중국은 아주 강력한 군사대국으로 컸는데 지금 일본은 헌법에 묶여 있거든요. 일본의 헌법 개정 또는 일본의 핵무장, 일본의 군비강화 이 같은 명분을 누가 강화해 주느냐 북한 핵이, 남북한 긴장이 과거의 6.25전쟁 한국 전쟁 때 최고로 덕본 사람들이 일본 아니었나요. 그러니까 형제간에 서로 싸우고 다투고 긴장 갈등이 계속되면 미국도 중국도 일본도 러시아도 별 뭐 특별히 나쁠 게 없는 거예요. 바보 같은 짓이고 또 웃음거리가 되는 거죠. 어쨌든 남북이 서로를 인정하고 소통하는 것인데 답은 이미 72년 박정희 대통령 시절에 7.4공동성명이라고 해서 답이 나와 있고, 특히 6.15공동선언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의 한반도의 평화적인 통일을 위해서 우리 민족끼리 서로 협력하면서 풀어가자 하는 거죠. 7.4 공동성명도 세 가지 원칙이라는 게 자주, 평화, 민족대단결 이 3원칙으로 민족문제를 풀어 가자였는데 그런 원칙에 충실하면 되는 거죠.

모세종 : 개성공단 벌써 3개월째 폐쇄 상태인데 실질적인 해결방안이 중요한거지 명분과도 같은 원칙만을 내세우다가는 개성공단이 들어서기까지 그간의 노력과 결실이 물거품이 되는 것이 아니냐라는 걱정이 있습니다. 한반도에서 개성공단이 갖는 의미, 국민들이 개성공단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 할 점이 있으면 어떤 것이 있겠습니까?

정동영 : 개성공단, 박근혜 대통령 결심에 달려 있습니다. 북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고 또 가기를 간절히 원하고 있는 개성공단 업체들. 지금 장마철에 기계가 녹슬잖아요? 일단 가서 봐라. 이것만 풀어줘도 개성공단 문제는 일변합니다. 크게 변합니다. 왜 이걸 막는지 저는 국가 지도자로서 여기에 대해서 박근혜 대통령이 이제는 답변해야 합니다. 왜 그러는지 대해서. 개성공단은 한반도 평화의 숨구멍, 평화의 안전판이라는 측면과 우리 중소기업의 희망이라는 측면과 또 하나 우리가 통일로 갈 때 한국형 통일 모델이 필요한데 베트남 모델로 무력통일, 불가능합니다. 독일형 흡수통일, 이것도 불가능합니다, 현실적으로. 세 번째 남아있는 유일한 방안이 개성공단형 통일모델입니다. 개성공단을 만일 박근혜 정부가 끝내 이걸 폐쇄 한다면 저는 역사에 죄를 짓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모세종 : 개성공단이 들어서기까지 정동영 전 장관님께서 실질적인 역할이 많이 있었을텐데 당시 이야기 좀 들려주시죠.

정동영 : 예. 2004년인데요. 당에 있을 땐데 노무현 대통령은 저에게 복지부장관을 권했습니다. 저는 당시에 복지 문제에 대해서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관심을 갖고 있었고 나름대로 공부를 했던 남북문제, 특히 개성공단을 김대중 대통령의 6.15정상회담으로 설계도는 마련됐는데 2004년 가동은 안됐거든요. 이것을 손에 잡을 수 있는 물건으로 만들어봐야겠다, 공장을 가동시켜야 되겠다, 그런 의욕을 가지고 통일부에 갔는데 가서보니까 이게 어려운거에요. 왜 어렵냐. 미국이 반대하고 있었어요. 왜 반대하느냐. 제2차 핵 위기가 터져있었고 그 당시엔 6자회담이 서다가다 하는 때여서 미국의 주장도 일리는 있었어요. 핵문제에 대해서 뭔가 가닥을 잡고 하지 뭐 그리 급한가, 북한 땅에다가 공장을 짓는 게. 속도조절을 주문하고 있었어요. 저는 마음이 급했지요. 속도 조절이 아니라 이건 즉각적으로 개성공단 개설을 위해서 움직여야 된다는 생각으로 미국에 갔어요. 럼스펠드 국방장관을 만났습니다. 파월 국무 장관을 만나서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왜냐면 미국이 협조하지 않으면 공장을 지을 수가 없어요. 미국의 국내법에 미국의 적대국가, 적성국가-쿠바라든지 북한이라든지 이란이라든지 이런 나라에는 미국의 원천기술이 들어가 있는 기계나 부품은 가지고 못 가게 되어있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북한은 미국의 적국이잖아요. 파월 국무장관은 협조적인 입장이었지만 미국의 군, 국방부 럼스펠드 장관은 부정적인 당초 입장을 갖고 있어서 가서 설득을 한 거죠. 당시에 3만 8천명인데 주한미군이 여기에 주둔하고 우리 한국군과 함께 제일 걱정거리가 뭐냐하면 휴전선에서 서울까지 인천도 마찬가지죠. 거리가 너무 짧다는 거죠. 북한의 포 사거리 안에 들어 있는 거죠. 그러기 때문에 늘 걱정하는 것이 조기경보 기능을 올리는 거란 말이죠. 사전에 북한군의 동향을 미리 좀 알아내는 것이 굉장히 긴요하죠, 군사전략적으로. 그래서 영상정보, 인공위성으로 사진을 찍어서 분석한다든지 또 통신감청을 해서 그런 징후를 파악한다든지 인적인 정보를 활용한다든지 여기에 돈과 물적 재산은 많이 써요. 그런데 북한 영토거든요. 휴전선 북쪽에 있는 군사병력들이 군사력이 밀집해 있고 거기에 탱크부대도 있고 장갑차부대도 있고 거기에 포병연대, 여단도 있고 그 밀집지역을 우리한테 남쪽에다가 이천만평, 가로 8km 세로 8km 64㎢에 달하는 거대한 부지를 우리한테 넘겨주겠다는 건데 그것을 즉각 안 들어가고 속도조절를 하라는 게 무슨 말인가. 여기에 대해서 럼스펠드 장관이 한마디도 반론하지 않았습니다. 이해를 표시했고 그리고 부시 대통령에게 바로 보고해서 승인을 받고 미국의 적성국지역인 북한 땅에 컴퓨터 장비를 포함해서 요즘에는 어지간 공장에 다 반도체나 컴퓨터 부품이 들어가니까요, 백퍼센트 협조를 해줬습니다, 미국이. 그래서 2004년 12월 제가 장관으로 가서 6개월 만에 공장을 돌리게 되죠. 그 1호 공장이 지금은 124개, 북한 노동자가 5만 3천명 있는 큰 규모로 발전했습니다만 원래 계획했던 64㎢, 이천만평에 비하면 지금은 1㎢만 가동되고 있는 거예요. 64㎢를 계획했는데 1㎢이니까 산수로 하면 몇 분의 1이죠? 1/64이죠. 그러니까 북한 군부입장에서 보면 군인들은 그렇게 보는 겁니다. 거기에 북한 6사단, 64사단, 포병여단 중무장한 부대와 포병과 탱크들이 밀집해 있던 지역을 다 뒤로 빼고 공장을 주었는데 1/64밖에 지금 안 돌린단 말이죠. 그러니까 불만이 많았죠. 그 불만이, 그 불똥이 지난 4월 달에 튄 겁니다. 그래서 북한이 일방적으로 노동력을 철수시키고 한 그건 분명히 북한으로 봐서 성급한 결정이었다고 보입니다.

모세종 : 사실은 64를 전부 했으면 굉장히 좋았을 텐데.

정동영 : 그렇게 됐으면 북한 경제가 전체 우리가 지금 1조 달러 경제거든요, 1조. 북한이 지금 한국은행 통계로는 2백억 달러 경제로 추산됩니다. 실제는 그 절반 백억 달러 경제로 보이는데 백억 달러라고 하면 우리가 1조 달러면 백배입니다, 경제력으로. 백분지 1 경제인데 개성공단이 그게 다 되면 5백억 불로 추산 됩니다. 1년 생산할 수 있는 생산액이 북한 경제의 몇 배예요?

모세종 : 실질적으로 다섯배네요.

정동영 : 그렇게 만일 완공이 됐다면 북한이 닫을래야 닫을 수 없는 규모가 되는 거죠. 원래는 2012년까지 완공하게 되어 있었어요.

모세종 : 닫는 게 문제가 아니라 지금 64배를 더 키워야 할 더 중요한 문제가 남아 있는 셈이네요.

정동영 : 예. 64배는커녕 있는 것도 닫아서 숨이 넘어가게 생겼으니 참으로 안타깝죠.

모세종 : 그간 남북이산가족상봉이 쭉 있어왔습니다. 이제 고령화의 문제도 있고 당사자들한테는 정말 촉각을 다투는 큰 문제인데 생애 마지막 소원일 수도 있고 이산가족상봉 이것 정부가 반드시 정부가 성사시켜야 할 의무가 있는 것 아닙니까?

정동영 : 의무죠. 사실 부부간에 부모 자식간에 헤어져서 60년. 이 문제보다도 더 인도주의적인, 더 인간적으로 핫한 문제가 어디 있을까요? 아무리 체제와 제도와 이념의 차이가 있다하더라도 또 실제 만났잖아요. 지난 이명박 정부에 딱 한번 예외적으로 있었고 중단됐거든요. 6.15 정상회담에서 합의해서 쭉 실천돼서 2만 명이 만났는데, 가족이. 그 때 당시에 직계, 부모자식이나 부부간에 이렇게 해서 상봉을 신청한 분이 12만 가족이었는데 2013년 기준으로 5만 명이 돌아가셨습니다. 7만 명 남았어요. 이제 십몇 년 지나면 다 돌아가시고 세상에 없어요. 근데 이렇게 느긋하게 이번에 6월 12일 날 장관급회담 한다고 그러니까 그 이산가족 분들이 얼마나 설레고 기다렸겠습니까? 그 점에서 이 정부가 이분들 입장에 이분들 심정에 서봐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모세종 :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사건 지금 학생들의 시국선언도 있고 시위도 하고 시끄럽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당시 후보가 원했을리도 개입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그런데 좌우간 한국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다는 것은 도대체 한국의 민주주의가 맞는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정동영 : 모 교수님 말씀대로 민주주의에 관한 문제입니다. 민주주의는 우리가 거저 얻는 게 아니거든요. 정말 많은 사람들이 목숨 받치고 피 흘려서 얻은 민주주의인데 국가정보원이 앞장서서 민주주의를 파괴한 거예요. 국정원이 그런 짓 하라고 있는 국정원이 아니잖아요. 가령 미국을 한번 생각해 보면 CIA 정보 책임자가 CIA 국장과 또 연방경찰 FBI 수도권 책임자가 직접 여기에 개입하고 은폐하는데 가담했다면 워터게이트를 훨씬 뛰어 넘는 범죄죠. 이런 식으로 국가기관이 국정원이다, 경찰이다, 그리고 정부기구들이 선거에 개입하고 특정후보를 낙선시키려고 하고, 그게 어떻게 대한민국에서 가능합니까, 21세기에. 여기에 대해서 국정조사를 국회가 하는 건 너무도 당연하고 또 여당도 국정조사 하자 이렇게 합의했던 거잖아요. 그런데 느닷없이 못하겠다. 이래서 정치가 불신을 받는 거고 지금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청와대는 뒤로 빠져 있는 데요, 뒤에서. 저는 다 조종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미 대선은 작년에 끝났고 공소시효도 지났으니까 그 책임을 물을 방법은 법적으로는 없습니다. 그러나 이 정치적 책임 부분에 대해서 저는 분명히 청와대가 국민 앞에 설명해야 하고 또 설명 책임이 있는 거고 그리고 여당이 약속한대로 국정조사에 나서서 그 전말을 전후관계를 있는 그대로 국민 앞에 설명하고 국정원 같은 국내 정치개입 선거 공작, 정치 공작 못하도록 뿌리를 뽑는 것이 저는 국민적 요청이라고 생각합니다.

모세종 : 최근에 노무현 대통령의 NLL 관련한 여러 문제가 나오고 있습니다만 이 부분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정동영 : NLL은 느닷없는 얘기예요. 그러니까 국정조사를 덮어야겠는데 다른 걸로. 과거의 보수정권들이 늘 정권이 위기에 몰릴 때 쓰던 방법 중에 하나입니다. 엉뚱한 주제를 꺼내서 물타기를 국민의 관심을 희석하는 건데요. 그건 국민들에게 통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NLL을 포기발언을 했다하는 것은 억지 소리고요 사실도 아닙니다.

모세종 : 103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진주의료원이 지난 5월 29일에 문을 닫았습니다. 지역의 노동, 시민, 사회단체는 크게 반발을 하고 있는데 국회에서는 국정조사를 그런데 또 홍준표 경남지사는 거부의 뜻을. 진주의료원 폐업 문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정동영 : 경남도지사 문제가 아니라 이 정부, 이 정권의 성격과 관련된 문제예요. 박근혜 대통령이 이 부분에 대해서 입장을 왜 얘기 안하는지 저는 좀 답답합니다. 왜냐면 복지국가는 우리 아버지의 꿈이다, 이렇게 얘기했고 내가 대통령이 되면 공공의료를 확충 발전시키겠다고 하는 것이 선거 공약이었고 또 복지문제에 대해서 어쨌든 이 정부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분야인데 그런데 공공의료원 진주의료원에 가보니까 위치도 좋고 시설도 몇 년 최근에 지어서 건물도 굉장히 훌륭한 병원 건물이고 응급실, 중환자실 모든 시설이 다 갖춰져 있고, 그런데 환자가 없어서 닫는다, 노조가 강성이라 닫는다, 이해를 할 수가 없었어요. 그리고 홍준표 지사가 직접 와 본적이 있느냐, 없다는 거예요, 병원을. 그런 중요한 공공의료 지역의 거점에 갈등이 생겼는데 와 보지도 않고, 저는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 문제에 대해선 정부의 정체성에 관련된 문제다. 국민들이 알고 있기로 경제민주화, 복지국가 이것은 야당만 한다는 게 아니라 이 정부도 하겠다고 그런 의지를 밝혔기 때문에 기대하고 있었을 텐데 그 기대에 대한 배반이다...

모세종 : 개인적인 질문을 좀 드리겠습니다. 대개 정치는 중독이다 해서 한번 출마한 분은 계속해서 나오고해서 보고 있는데 대선후보까지 지내셨던 분이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시고 백의종군을 하셨는데 어떻게 어렵지 않았습니까? 지금도 이렇게 보면 지지자들이 굉장히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반대가 많지 않았는지 거기에 대해서 말씀해 주시지요.

정동영 : 작년에 제가 불출마 선언을 한 것은 2013년이 너무 중요하고 그래서 제 자신이 출마하는 것보다는 작년에 정권을 바꿔서 2013년부터 안으로는 복지국가의 방향으로 바깥으로는 평화체제의 방향으로 대한민국이 전개돼야 한다, 그런 방향으로 정책을 전개해야 한다, 그런 신념을 갖고 당을 위해서 밑거름이 되자 이런 생각이었죠. 그런데 결과적으로 참 애석하게 됐습니다.

모세종 : 예. 사실 고향에서는 절대적인 지지를 가지고 있었는데 그래서 고향에서 자리를 지키며 지역의 맹주로서 군림하면서 정치활동을 하는 것이 유리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드는데 강남을이라고 하는 어떤 면에서 질 것이다, 적진에서 출마를 하셨고 최근에 쭉 보면 어려운 정체기를 겪고 계신 건 같은데 개인으로서는 너무 희생이 큰 것 아닌가요?

정동영 : 모 교수님이 가려운 데를 긁어주신 셈인데. 작년 4월에 총선이었죠. 총선을 앞두고 이제 민주통합당 바깥에 있는 시민사회와 힘을 합쳐서 통합민주당을 건설하고 한명숙 대표가 됐어요. 그 다음날 제가 한명숙 대표를 만나자고 했습니다. 이제 새로 출범했으니까 나를 희생물로 써라, 전주에 출마하지 않겠다. 부산이든 강남이든 당이 총선에서 과반수 승리하는 데 유용한 도구로 써 달라하는 뜻을 전했죠. 부산이든 강남이든 좋다 그랬습니다. 안타깝게도 작년 총선을 실패한 거죠. 작년 총선을 승리했으면 저는 12월 대선에서도 승리했다고 봅니다. 총선에서 졌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대선을 헌납했다고 봅니다. 너무 안타깝죠. 저는 대선 승리를 위해서 제가 밑거름이 되겠다고 생각했던 거죠.

모세종 : 예, 대선후보가 되는 등 능력이 있는 정치가에게는 견제도 많고 선거판이 공명정대도 않고 그러다보니 터무니없는 일이 많아서 우리 고문께서도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을 하십니까?

정동영 : 정치의 본질이지요. 적과 동지를 가르는 거다, 내부에서도 역시 정치 본질이라고 생각합니다. 진흙탕에서 연꽃을 피우는 것이 정치의 본질이다, 이런 얘기도 있죠. 김대중 대통령이 걸어온 일생을 생각해 보면 얼마나 많은 음해와 비난들이, 부정적인 딱지붙이기, 흙탕물 씌우기 이런 게 많았습니까. 그러나 역대 정부를 생각해보면 분명한 철학을 가지고 또 국민들의 삶을 참으로 가슴 아프게 생각하면서 애민의 정치를 펴려고 했던 것을 생각하면 김대중 대통령 일생에 겪었던 그 고난과 신산 그분을 단련시키는 그런 과정 아니었을까, 이렇게 생각을 해 보면서 저는 뭐 감히 그분과 견줄 수 없습니다만 전체에 있어서 당연한 과정이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모세종 : 지금 민주당이 좀처럼 제1야당의 입지가 세워지지 않는다, 이런 표현이 많습니다. 지금 개혁중이긴 하지만 민주당이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정동영 : 엊그제 광주에서 비례대표제 포럼이라는 게 열렸어요. 서울에서 학자들, 시민운동가, 정치인들 2~30명이 광주에 내려가서 광주에 있는 청년학생들과 만나서 한국 정치를 어떻게 개혁할 것인가 하는 집단 토론회, 그룹별 토론회 한낮을 같이 했습니다. 역시 핵심은 우리 정치가, 특히 민주당이 청년들이 안고 있는 또 국민이 안고 있는 사회경제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무능하다, 그런 지적이죠. 어떻게 대학을 다니지만 다 불안하단 말이죠. 취직자리 걱정이죠. 젊은이들뿐만이 아니죠, 일자리 걱정, 먹고 사는 문제 걱정인데 민주당은 과연 새누리당 보다 더 훨씬 믿음직스럽고 구체적인 그런 실천방안을 갖고 있는가에 대해서 의심을 하는 거죠. 결국은 민주당이 살길은 새누리당보다는 민주당이 정부가 됐을 때 우리의 희망이 생긴다는 믿음을 주는 것이 열쇠라고 생각합니다.

모세종 : 고문님께서는 기자시절부터 국민들의 지지도 컸었고 통일부장관, 당대표, 여당 대통령 후보까지 하셨습니다. 그런 면에서 국민들에게는 충분히 검증을 받으신 거고 특히 북한 통일외교 문제에 있어서는 한국 최고의 전문가라는 평이신데 민주당 재건을 위해서 좀 더 큰 역할을 하셔야지 않겠습니까?

정동영 : 격려의 말씀 감사하고요. 저는 최근에 사단법인 대륙으로 가는 길을 함께 만들어서 한반도에서 평화체제를 만드는 일, 휴전 60년을 기해서 이 문제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대중과 소통을 하고 그런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요. 또 두 번째는 민주당이 살기 위해서는 아래로 가야합니다. 왼쪽이냐 오른쪽이냐의 문제가 아니라 아래로 가지 못했기 때문에 졌습니다. 아래로 못 갔다는 것은 지금 아우성이지 않습니까. 쌍용차 문제도 있죠. 그 다음에 비정규직 문제 있죠. 프랜차이즈 가맹점들, 편의점, 점주만 올 들어서 세 분이나 목숨을 끊었는데 얼마 전에 남양유업 대리점 그런 사태도 있죠. 그 때 그 옆에 민주당이 있어야 되거든요. 들어줘야 된단 말이죠. 그리고 함께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고 또 거기서 그치지 않고 127석이나 되는 거대 의석, 민주당 역사에서 야당일 때 최대 의석입니다. 이렇게 의석을 많이 가져본 적이 없어요. 이 힘을 가지고 정부를 끌고 가야죠. 여당을 설득해야죠. 그래서 정책을 법률로 만들고 이것을 답답하고 어려운 부분을 풀어주는 그런 역할을 하도록 저도 힘을 보태겠습니다.

모세종 : 그런데 왜 그렇게 못하고 있습니까? 방금 말씀하신대로 그런 어려운 곳에. 다들 많아서 안주하고 있는 것인지, 가서 현장에서 목소리도 들어주고...

정동영 : 더디지만 그 방향으로 가야죠. 가고 있다고 믿고 싶습니다.

모세종 : 마지막으로 올 여름 계획이 있으실 텐데 계획도 들려주시고 그리고 지금 혹서기인데 전력사정이 안 좋아서 우리 국민들이 시원함을 마음껏 누릴 수 없는데 이 더위를 이겨낼 수 있는 덕담도 들려주시면서 마지막 마무리를 해주시죠.

정동영 : 꿈이 없으면 1분도 살 수 없다는 말이 있죠. 물이 있으면 40일간 사람이 살 수 있고, 물이 없으면 3일정도 생존한다고 그래요. 공기가 없으면 8분정도 산다는데 그러나 꿈이 없으면 1분도 살 수 없다, 우리 국민에게 꿈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인천시민들게, 경기도민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은 인천,경기 지역은 한반도의 꿈입니다. 그러니까 서해 건너편에 가면 인천 건너편에 빈하이 특구라는 게 있죠. 빈하이 배후 도시가 천진인데 천진에 고속전철로 1시간도 안 걸리는 거리에 북경이 있고 북경, 천진 앞 바다에 빈하이 특구가 상해 푸둥 특구의 6배가 넘는 거기에 지금 로켓, 비행기, IT, BT 각종 첨단 세계의 첨단 기술 과학의 중심지가 솟고 있는데 대서양 시대를 거쳐서 태평양 시대, 미국의 시대 때를 거쳐서 황해의 시대, 서해의 시대가 오면서 다가오잖아요. 한반도의 꿈은 서해 건너 쪽에 있는 빈하이 특구의 맞은편 여기, 한국 서해의 인천, 경기지역과 개성 해주를 잇는 이 삼각지대, 이 삼각형을 한반도의 미래 꿈으로 삼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얼 해야 되나. 우선 개성공단 정상화 이것은 풀 수 있는 것이거든요. 박근혜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합니다.

모세종 : 예. 오늘 파워인터뷰 정동영 민주당 상임고문과 함께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