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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의 말과 글

정동영 "남북대화 결렬, 우리 정부 무지 때문"

 

 

정동영 "남북대화 결렬, 우리 정부 무지 때문"

 

2013.06.13  MBN 고성국 이혜경의 '뉴스공감'

 

정동영 민주당 고문이 최근 결렬된 남북당국회담과 관련해 "남과 북의 제도가 다른데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았고, 무지도 섞여 있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정 고문은 13일 오전 MBN `고성국 이혜경의 뉴스공감`과의 인터뷰에서 "조평통 서기 국장을 국장급이라고 당국자들이 얘기하고 있는데 북 입장에선 과거 내각책임참사를 보낸 것에 비해서 상당히 고심한 흔적이 있다"고 주장하며 이같이 말했다.

정 고문은 "조평통 서기 국장은 우리가 생각하는 국장급이 아니라 과거 내각책임참사보다는 조금 더 고려를 해서 내보낸 거라고 볼 수 있다"면서 "장관급 회담에 여러 번 나왔던 김영성 내각책임참사라는 사람이 지금 조평통 서기국 부국장으로 일한다. 과거 10년 전 장관급 회담 대표였던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한국 정부가 김양건 북한 통일전선부장을 지목한 것에 대해 정 고문은 "회담을 하면서 상대방 회담 대표를 우리가 지명할 순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북한은 우리와 체제와 제도가 다르지 않냐"면서 "남북 기본 합의서 1장 1조가 남과 북은 서로 상대방의 제도를 인정하고 존중한다고 되어 있는데 그 기본을 무시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근혜 정부의 향후 대북 기조에 대해 정 고문은 "7.4공동 선언의 정신을 어떻게 이해하는지, 6·15와 10·4 정상회담 합의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서 큰 그림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형식이 내용을 규정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려면 격의 시비가 전혀 없는 총리 회담으로 가는 것이 맞다"면서 "2000년 총리 회담, 2007년 총리 회담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인터뷰 전문]

 

▶ 민주당 정동영 의원에게 남북 관계에 대한 말씀을 듣기 위해서 저희가 전화 연결을 했는데요. 잠깐 말씀 듣겠습니다. 의원님 안녕하세요.

정동영 :

안녕하십니까.

▶ 지금의 상황을 어떻게 보십니까?

정동영 :

당황스럽죠. 특히 개성공단 입주 업체들이나 관계자 분들, 이산가족 입장에서 보면 잔뜩 기대에 높아졌는데 굉장히 느닷없이 이런 절망적인 상황이 된 것에 대해서 그 분들의 입장을 생각해서라도 빨리 다시 상황을 정상화..이건 비정상적인 상황입니다. 큰 흐름으로 보면 긴장 국면에서 대화국면으로 넘어가고 있는데 남북 대화가 격 문제로 무산된 것을 정상적인 상황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 박근혜정부가 격 문제로 원칙의 문제라고 보고 있는데 그 부분에 대한 의원님 입장은 어떠십니까?

정동영 :

정부가 형식이 내용을 규정한다, 격이 중요하다고 말하는데요. 여기에 빠져 있는 게 있습니다. 하나는 남과 북의 제도가 다른데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았고 또 하나는 무지도 섞여 있는 것 같아요. 조평통 서기 국장을 국장급이라고 당국자들이 얘기하고 있는데 북 입장에선 과거 내각책임참사를 보낸 것에 비해서 상당히 고심한 흔적이 있거든요. 말하자면 조평통 서기 국장은 우리가 말하듯이 국장급이 아니라 과거 내각책임참사보다는 조금 더 고려를 해서 내보낸 거라고 볼 수 있어요.

▶ 서기국장이 내각참사보다 급이 높은 사람입니까?

정동영 :

장관급 회담에 여러 번 나왔던 김영성 내각책임참사라는 사람이 지금 조평통 서기국 부국장으로 일합니다. 과거 10년 전 장관급 회담 대표였던 사람이죠. 그러니까 조평통 서기국 국장을 국장이라고 하는 것은 맞지 않습니다. 같은 대표단으로 원동현은 통전부 부부장이잖아요. 원동연 부부장은 지원 단장으로 회담을 지원하기 위해서 오는데 사실 통전부에서 대남관계를 총괄하는 김양건 부장의 오른팔이라고 볼 수 있죠. 서기 국장 강지영 수석대표를 국장급이라고 말하는 것은 무지라고 말할 수밖에 없습니다.

▶ 일각에서는 우리 정부가 김양건을 지목해서 나온 것은 적절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던데 그 점은 어떻게 보십니까?

정동영 :

맞습니다. 회담을 하면서 상대방 회담 대표를 우리가 지명할 순 없는 일이죠. 김양건을 처음부터 끝까지 고집했는데 이것은 대단히 무리한 일이라고 보고요. 북은 우리와 체제와 제도가 다르지 않습니까. 남북 기본 합의서 1장 1조가 남과 북은 서로 상대방의 제도를 인정하고 존중한다고 되어 있는데 그 기본을 무시한 것이라고 말씀 드릴 수밖에 없습니다.

▶ 이번 실무접촉 남북 합의를 보면 책임 있는 당국자 간 회담이라고 되어 있잖아요.

정동영 :

남측은 책임 있는 당국자라고 했고 북측은 상급 대표라고 표현했죠.

▶ 우리 입장에서 볼 땐 김양건 정도가 나와야 책임 있게 얘기할 수 있다는 시각 아닌가요?

정동영 :

물론 새 정부가 새로운 형식으로 새롭게 시작하겠다는 충정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과거 정부가 21차례 했던 남북 회담을 전부 굴욕적이었다고 한쪽으로 밀어버리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과거 1차에서 남북 장관급 회담을 통해서 철도와 도로를 이었고 개성공단도 만들었고 금강산 관광과 백두산 관광도 추진하지 않았습니까. 남북 화해 협력 사업을 추진했고 당시 실질적은 카운트 파트너는 통전부장이었어요. 과거 김용순 부장, 임동옥 통전부장이었습니다. 그러나 공식 테이블에 나온 사람은..북은 당이 지배하는 나라이고 정부 회담이기 때문에 당이 정부는 아니지 않습니까. 내각의 비상설 직위를 만들어 내각책임참사라고 해서 김영성 참사나 권호웅 참사를 내보냈는데 이 회담 대표는 그야말로 회담 대표일 뿐이고 전반적으로 총괄하거나 지휘하는 사령탑은 통전부였죠.

▶ 마지막 질문 드리겠습니다. 어쨌든 지금 당국 회담이 결렬되었는데 박근혜정부가 앞으로 어떻게 해야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정동영 :

두 가지를 말씀 드리고 싶은데요. 하나는 남북 관계 전반에 대한 그림을 밝힐 필요가 있습니다. 7.4공동 선언의 정신을 어떻게 이해하는지, 6.15와 10.4 정상회담 합의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서 큰 그림을 제시할 필요가 있고. 두 번째로 남북 장관급 회담이 열리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계속 서로 양쪽의 입장을 고집하다 보면 안 되기 때문에 그렇다면 하나의 방법으로 격이 그렇게 중요하고 형식이 내용을 규정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려면 격의 시비가 전혀 없는 총리 회담으로 가는 것이 맞습니다. 2000년 정상회담 후속 실무를 총괄했던 총리 회담, 2007년 10월 정상회담의 후속 뒷받침을 했던 총괄실무회담으로서의 총리 회담이 있었거든요. 이것을 참고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 알겠습니다. 말씀 잘 들었습니다.

정동영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