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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의 말과 글

정동영 “본질은 국정원 선거개입하면 안 된다는 것”

“본질은 국정원 선거개입하면 안 된다는 것”

정동영 고문, ‘국정원장 사형’ 발언 취지 설명

2013.12.10  시민일보  이영란 기자

“국가정보원장 사형 발언의 본질은 국정원이 정치개입이나 선거개입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정동영 민주당 상임고문은 9일 <시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국정원의 정치개입이 확인되면 국정원장을 사형 또는 무기징역에 처하자”는 자신의 트윗 글이 논란이 되고 있는 것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앞서 정 고문은 지난 6일 트위터에 “국정원을 국내정치에서 손 떼게 하는 확실한 방법이 있다”며 “국정원법 9조 정치관여 금지조항에 ‘국내정치 또는 선거에 개입한 국정원장은 사형 또는 무기징역에 처한다’는 엄벌조항을 추가하자”고 적었다.

그러면서 “국정원장을 지낸 분의 조언”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정 고문은 “가깝게 지내는 전직 국정원장이 ‘국정원이 정치개입 못하게 하려면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 없다. 정권 말, 차기 정부에 줄을 대려고 하려는 게 항상 문제가 되는데 현재 5년이하 징역에 처하게 되어있는 국정원법 9조 처벌조항을, 국정원장을 법정최고형에 처하도록 하면 된다는 취지로 조언을 주더라"고 발언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같은 당 장하나 의원의 대선불복과 재선거 실시를 주장하는 것에 대해 “자기 의견을 마음대로 표출하는 것을 억압하는 것은 민주주의 기본을 흔드는 것이다. 국회의원 뿐 아니라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사회분위기나 그런 권력행사에 반대하는 건 옳지 않다”면서도 “그러나 개인적으로 대통령 사퇴 주장에 동조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진실이 중요하다고 본다. 대선불복이다 아니다 얘기할 것 없이 진실을 밝히고 진실로 하여금 말하게 하라. 진실을 보고받은 국민이 판단해서 결정하게 하라. 그게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안철수 신당 창당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는 당을 안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만든다는데 말릴 사람은 없다”면서도 “지금은 공동전선이 필요하다”고 아쉬움을 피력했다.

그러면서 “취임1년간 기자회견 한번 하지 않는 대통령, 공안통치를 계속하는 권력에 맞서 줄 사람이 누구냐"며 "민주당, 제1야당이 앞에 서야 하는 것이고 지난 대선 당시 단일후보의 한 축이었던 안 의원도 같이 맞서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안철수 의원 쪽이 잘 되길 바란다. 그러나 청와대나 새누리당을 웃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특히 정 고문은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식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그는 “지금의 이런 사회적 분위기가 이어지면 국민들은 이 정권을 심판하고 견제 하려고 할 것"이라며 "정치가 아니라 통치를 고집하는 한,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떨어질 일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 지금은 통치의 시대가 아니라 시민사회, 여야 정당, 반대자들과 함께하는 협치의 시대"라며 ""국가가 나서서 먹고 사는 문제를 적극적으로 살펴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정고문은 특히 "우리 사회 여기저기에서 들리는 신음과 아우성을 보듬는 대통령의 따뜻한 모성의 리더십이 필요한 때"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박대통령의 애국심은 인정한다. 그러나 그 애국심이 35년전인 1979년에 머물러 있기에 문제"라며 "“35년 전의 한국과 지금의 한국은 전혀 다른 시대다. 과거의 방식, 유신통치방식을 따온다면 성공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당의 분파성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정 고문은 “민주당의 역사에서 이렇게 분파성이 강한 적이 없었다. 과거에는 정권교체 대의를 위해 다른 것들은 다 작은 이해관계였다. 그런데 지금 과연 2017년 정권교체를 반드시 해야겠다는 대의가 다른 이해관계를 압도하고 있는가. 보면 그렇지 않다. 그래서 지도부가 굉장히 고생하는 것”이라며 “민주당을 자영업자 연합이라고 비판한 당 바깥의 정치학자, 전문가들의 충고를 127명 의원들이 돌아봐야 하는 이유"라고 조언했다.

이어 그는 “정치를 왜 하는가, 어쨌든 집권을 해서 꿈을 현실로 만들고자 하는 것"이라며 " 민주당에 모여 있는 이유가 단순히 국회의원 한 번 더 당선되기 위한 소아적 발상으로 좁혀져 버린다면, 그런 분위기가 당에 만연해 있다면, 국민은 느낌으로 안다. ‘저 사람들은 대안정부를 꿈꾸는 사람들이 아니구나, 자영업자 연합체인가보다’ 국민에게 이런 느낌을 주고 있다는 것을 아프게 직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새누리당에 대해서는 “정치를 회복하라”고 조언했다.

정 고문은 “나는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재임 당시 ‘아니오’라고 말해서 찍히고 핍박을 받았다. 지금 다시 해도 나는 대통령이 잘못하면 ‘아니오’라고 말할 것"이라며 “여당은 청와대의 눈치를 보게 돼 있는데 청와대에 대해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는 정치를 회복해야한다. ‘아니오’가 없는 당은 살아있는 여당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참여정부시절 통일부장관을 지낸 정 고문은 최근 북한의 ‘장성택 실각설’ 등에 대해 “이 사태에 대해 우리는 구경꾼이다. 이것은 옳지 않다. 왜 우리가 구경꾼이어야 하나. 정보자체가 없기 때문"이라며 "이런 단절과 관계부재가 벌써 몇 년째다. 사람이 서로 좋은 관계가 아닌, 악감정이 있는 상태의 사람은 서로 안보면 서로 머릿속에서 공포가 커진다. 모르니까. 이런 상태가 계속돼서는 안된다. 관계의 부재, 소통의 부재는 위험하다"고 우려했다.

이어 그는 “남북관계 입장에서 보면 보수파보다는 온건파가 정책결정 과정에 힘을 쓰는 게 좋고 군부보다는 당이 앞에 나서는게 바람직하다"며 “그런 면에서 대화파, 개혁개방파, 온건파 이런 이미지를 갖고 있는 장성택 실각은 남북관계에 우려스러운 점이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통일전도사’를 자처하는 정고문은 “ 열심히 전국을 돌아다니고 있다. 대구로, 전주로 돌아다니면서 ‘10년후 통일’ 문제를 얘기하고 있다. 제 얘기를 듣는 분들은 통일 문제에 대해 ‘먹고 사는 문제와 무관한 게 아니구나. 내 아들 딸 취직자리와 연결돼 있는 문제구나’라는 각성을 많이 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한편 정고문은 오는 17일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통일을 주제로 한 인터뷰집 '10년 후 통일' 출판기념회를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