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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지방선거, 김한길 대표에게 힘 실어줘야"

 

정동영 "지방선거, 김한길 대표에게 힘 실어줘야"

쪼개지면 야권 필패... 개헌, 분권형 대통령제와 독일식 정당명부제 주창

 

2014.01.17.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 정동영 민주당 상임고문은 6.4지방선거 전북도지사 선거에 출마할 뜻이 없다고 거듭 밝혔다. 그러면서 분열은 필패라며 야권의 총단경을 강조했다.
ⓒ 데일리중앙

 

정동영 민주당 상임고문은 6.4지방선거 전북도지사 선거에 출마할 생각이 없다고 거듭 밝혔다.

 

 

또 정치권에서 관심이 증폭되고 있는 개헌에 대해 "주인에게 물어봐야 한다"며 유권자인 국민의 심기를 먼저 살펴보라고 주문했다.

 

신당 창당을 앞두고 있는 안철수 국회의원에게는 "선거에서 분열은 필패"라며 야권 단합, 민주당 중심으로 뭉쳐줄 것을 조언했다.

 

정동영 고문은 17일 낮 서울 마포의 한 음식점에서 민주당 출입 인터넷 기자들과 만나 최근 정치 현안과 공통 관심사에 대한 속내를 솔직하게 털어놨다.

 

먼저 전북도지사 선거 출마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재차 대답했다. 안철수 세력의 등장으로 민주당 안팎에서는 텃밭인 호남 위기론이 나오면서 전북 정동영, 전남 박지원 등 대표선수 차출론이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정 고문은 '선거는 구도'라며 야권 단합을 강조했다. 6월항쟁으로 민주화 열기가 무르익었던 1987년 대선에서 야권이 YS-DJ로 분열되면서 패했던 기억을 상기하며 '갈라지면 필패'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한길 민주당 대표에게 박근혜 대통령과 일대일 구도를 만들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계속 내부에서 분열하며 대표를 흔들어대면 저쪽(집권세력)만 웃게 만들고 끝내 승리를 반납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는 취지로 말했다.

 

정 고문은 이 대목에서 민주당은 불가피하게 복합전선이라고 했다. 6월 지방선거를 삼국지의 적벽대전에 빗대며 "박근혜-김한길 구도에 힘을 줘야 한다. 전쟁을 치르는 데 사령관은 1명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방선거를 '민주 대 반민주' 전선으로 구도를 잡은 뒤 김한길 대표가 박근혜 정권에 맞서 싸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또 민주당 혁신 강화와 관련해 "비판만 가지고는 국민에게 점수를 못딴다. 정권 잡으면 다른 세상을 보여주겠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 첫째 작지만 성과를 보여야 하고, 둘째 사람이 보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창당을 앞두고 있는 안철수 신당이 어려움을 겪는 것은 이미지는 좋은데 국민의 눈에 들어오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비해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대선 때 이런 '사람'을 잘 세웠다고 평가했다. 필요한 분야에 필요한 사람을 대입하는 용병술(?)이 돋보였다는 말이다.

 

개헌 논의와 관련해서도 평소 소신을 구김살없이 밝혔다. 개헌을 위한 선차적 과제로 그는 풀뿌리 운동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권력구조는 분권형 대통령제로, 선거구제도는 독일식 정당명부제를 역설했다. 총선에서 얻은 지지율만큼 국회 의석을 배분하자는 것이다. 제도가 타협을 만들 것이라고 했다. 지금과 같은 승자독식의 소선거구와 비례대표제의 폐해를 깨야 한다는 것이다.

 

정 고문은 "이 헌법으로는 복지국가로 가기 힘들다. 평화체제로 가기도 힘들다. 현재는 42%의 지지만 받아도 50% 이상의 의석을 차지하는 구조다. 대표성이 뒤틀려 있다. 승자독식 구조를 깨트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지율에 비례해서 의석을 배분하는 독일식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를 염두에 둔 발언이다.

 

선거구제를 바꿔 민의를 제대로 반영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2012년 대선을 앞두고 있었지만 놓쳤다고 안타까워 했다.

 

그는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에게 이걸 하자고 했다. 문 후보는 지역구에서 반발이 있어 비례대표-지역구 150-150이 아니라 비례대표 100, 지역구 200으로 공약을 냈다. 안철수 쪽은 최태욱 교수가 연구했는데, 어느날 국회의원 100명 줄이자고 했다. 거기서 '맛이 갔다'"고 주장했다.

 

정 고문은 새정치 깃발을 들고 있는 안철수 의원에 대해 "아직도 새정치에 대한 답을 못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정치에는 두 가지 섬이 있는데 '이어도'와 '아직도'다. 안철수의 새정치는 '아직도'라고 꼬집어 비판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남북관계 구상에 대해서도 충고를 던졌다.

 

정 고문은 "북한인권법, 북한민생법 얘기를 하는데 본질을 놓치고 있는 것이다. 금강산 재개가 남북 관계의 첫 걸음이고 핵 문제는 9.19 성명을 살려 6자회담을 하는 것이다. 그런 그림과 철학, 확신을 이 정권에서는 누구도 못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대통령의 '통일은 대박이다'라는 말을 언급하며 "통일이 대박이 되기 위한 첫 걸음은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고문은 지방선거 출마보다는 통일의 씨를 뿌리는 일에 나서겠다고 했다. 이달 22일부터 강원도 고성에서 부터 시작해 전국을 돌며 통일의 씨앗을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자신의 신념과 양심을 행동으로 실천하겠다는 것.

 

박근혜 대통령도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때처럼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기대와 전망이 있을 것으로 봤다.

 

정 고문은 끝으로 박 대통령에게 "대통령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분단 감수성이다. 남북 문제를 푸는 첫 걸음은 사태를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다. 보고 싶은 것만 봐서는 아무 것도 못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