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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의 말과 글

정동영 "국가개조론, 일본 냄새 나…재보선 출마, 당에 '위임'"

 

[TF인터뷰] 정동영 "국가개조론, 일본 냄새 나…재보선 출마, 당에 '위임'"

 

2014.07.02  더팩트  오경희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정동영 상임고문이 지난달30일 <더팩트>와 인터뷰에서 7·30 재보선 출마와 관련해 당에 백지위임했다고 말하고 있다./여의도=문병희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정동영 상임고문이 지난달30일 <더팩트>와 인터뷰에서 7·30 재보선 출마와 관련해 "당에 백지위임했다"고 말하고 있다./여의도=문병희 기자

 

'특종에 강한 스포츠서울닷컴의 신개념 종합지 THE FACT'

 

7·30 재보선에 '잠룡'들이 뜬다. 중량감 있는 '거물급' 인사들의 '귀환'이 정가의 '뜨거운 감자'다. 새누리당 정몽준 의원의 6·4 지방선거 서울시장 출마로 공석이 된 서울 동작을의 경우 여야 거물급 원외 인사의 이름이 오르내리면서 '혈투'가 예상되고 있다.

 

동작을 출마 후보로 새정치민주연합에선 정동영 상임고문, 새누리당에서는 김황식 전 총리, 김문수 전 경기지사 등이 거론되면서 정치 거물들의 빅매치가 성사될지 주목되고 있다.

 

새정치연합 정동영 상임고문은 <더팩트>와 인터뷰에서 "출마 여부는 제 손을 떠났다"면서 "당을 위해 백의종군 해왔듯, 당에 (출마 여부)를 '백지위임(결정을 따르겠다)'했다"고 밝혔다.

 

원외에서 지켜본 정 고문의 박근혜 정부에 대한 평가는 매섭다. 잇단 총리 후보 인선 실패 후 정홍원 총리를 유임한 것을 근거로 들며 정부의 국정 운영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박근혜 정부가 '빨간불'이 켜진 민심을 '오독'했다. 우리 국민은 세월호 참사를 겪으면서 '대한민국의 방향을 바꾸라'고며 변침(變針·배의 항로를 바꿈)을 주문했는데 '파란불'로 알고 직진했다"면서 "특히 청와대가 꺼낸 '국가 대개조론은 일본 냄새가 난다. 개조의 대상이 누구인지를 분명히 해야 한다. 개조는 청와대와 대통령의 생각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 정부에 대한 비판은 재보선 출사표와도 일맥상통한다. "민심을 오독한 것을 바로잡기 위해선 7·30 재보선에서 야당이 압승해야 한다"면서 "야당이 대안정당으로서 국민에 인정받고, 대한민국호의 변침을 다시 촉구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종에 강한 스포츠서울닷컴의 뉴브랜드 '더팩트'의 '승천'을 바라는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에 있는 개인사무실에서 정 고문과 '더팩트' 명재곤 부국장이 만났다.

 

◆ "야당, 7·30 재보선 압승 거둬야"

 

야당은 이번 7·30 재보선에서 압승을 거둬야 한다고 강조하는 정 고문.
 
"야당은 이번 7·30 재보선에서 압승을 거둬야 한다"고 강조하는 정 고문.

 

-7·30 재보선을 앞두고 거물급 정치인들의 움직임이 주목받고 있다. "당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 당과 이야기 된 부분이 있나.

 

"출마 여부 문제는 제 손을 떠났다. 당 지도부가 결정할 문제다. 저는 당이 필요하다고 판단한다면 어디든 가서 당의 승리를 위해 헌신하겠다는 그런 뜻이다."

 

-당의 결정을 따르겠다는 것은 백지위임을 했다는 얘긴데. 다음 주 초 전략공천이 마무리 되고, 당의 요구가 없어도 그 뜻을 받아들이겠다는 말인가.

 

"그렇다. 백의종군 해오지 않았나."

 

-원외에 있으면서 현장 정치에 뛰고 싶은 마음이 강했을 것 같다. 출마 여부를 떠나 야당은 7·30 재보선을 어떻게 치러야 하는가.

 

"이번 박근혜 정부가 민심을 오독(잘못 이해)하지 않았나. 그 오독을 바로잡기 위해서 야당은 7·30 재보선을 완승, 아니 압승해야 한다. 그래서 박근혜 대통령이 생각을 바꿀 수 있는 계기를 줘야 한다. '아, 내가 신호를 잘못 읽었구나. 민심엔 빨간불이 켜졌구나'라고. 이것이 7·30을 치르는 야당의 각오여야 한다.

 

야당이 비판을 넘어서 대안정당으로 우뚝서야 한다. 세월호 참사를 겪은 후 정부의 잘못된 가치와 방향을 국민들은 지적했다. 대한민국호의 방향을 바꾸라고, 변침하라고 말이다."

 

◆ "국가 대개조, 대통령의 생각부터 변해야"

 

정 고문이 박근혜 정부가 민심을 잘못 이해해 잇단 총리 후보 낙마 사태를 빚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정 고문이 "박근혜 정부가 민심을 잘못 이해해 잇단 총리 후보 낙마 사태를 빚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가 민심을 '오독'했다고 평가했다. 최근 잇단 총리 후보 인선 실패와 정홍원 총리의 유임을 보면서 청와대의 인사 철학과 개선점을 짚는다면.

 

"권력은 공공의 것이다. 권력을 사유화하면 안된다. 인사권은 공공의 눈높이에 맞게 행사해야 한다. 그게 첫 번째라고 생각한다. 공공의 눈높이라는 것은 국민 통합에 걸맞은 인사를 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런 점에서 청와대의 인사시스템은 고장났다고 본다.

많은 국민은 세월호 참사 이후 진보와 보수, 청년과 노인, 빈자와 부자, 지역과 계층을 뛰어넘어 국민을 아우르고 상처받은 민심을 치유할 수 있는 어머니같은 리더십을 대통령이 발휘해주길 바랐다. 하지만 대통령은 이념좌표상 한쪽으로 치우친 총리 후보(문창극 전 총리 후보자)를 지명했다. 반어적으론 그동안은 위장전입, 땅투기, 병역 문제 등 도덕성 검증에 치우쳤기에 제대로 된 자질 검증을 했다고 생각한다. 다만 박근혜 대통령이 떳떳하게 후보자를 국회로 보내 역사관에 대한 제대로된 검증을 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

 

-박근혜 대통령은 문창극 전 총리 후보자의 사퇴와 관련해 '청문회까지 갔으면 했는데 안타깝다'라고 언급했다.이를 어떻게 보나.

 

"박 대통령의 발언 자체가 국민들에게 실망을 줬다고 생각한다. 문창극 전 총리 후보자 낙마의 핵심 본질을 모르는 것인지, 애써 외면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박 대통령이 생각할 때 이 분(문 전 후보자)은 훌륭한 총리인데, 우리 국민은 70%가 넘게 부적격자다? 생각해 볼 대목이다."

 

-잇단 총리 후보자 낙마 사태로 청와대가 추진하는 '국가 대개조론'의 동력을 잃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가대개조론'이란 프레임 자체에 동의하나.

 

"진짜 이 프레임은 일본 냄새가 난다. 1960년대 다나카 가쿠에이(田中角榮)의 '일본 열도 개조론'이나 최근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의 "일본개조계획"등이 계보를 잇고 있다. 박근혜 정부의 개조 대상이 무엇인지 의문이다. 개조는 정부와 정권, 청와대, 무엇보다 대통령의 생각을 바꿔야 한다. 지금의 국가개조론은 전형적인 본질 우회하기다.

 

지금 필요한 것은 대한민국 국민의 안전에 대한 책임이 내게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이게 핵심이다. 대통령이 이를 인정한 것은(내가 책임자라고 말한 것은) 딱 한 번뿐이다. 취임식 때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겠다"고 말한 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 "가치를 우선하는 사회가 돼야"

 

2030세대를 위해 기성세대는 대륙으로 가는 길을 열어줘야 한다고 강조하는 정 고문.
 
2030세대를 위해 기성세대는 '대륙으로 가는 길'을 열어줘야 한다고 강조하는 정 고문.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3~4일 이틀간 방한하는데, 한반도 비핵화가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 같다. 남북간 긴장완화를 위해 필요한 조치가 있다면.

 

"NSC(국가 안전 보장 회의, National Security Council)를 부활해야 한다. 제가 NSC 위원장 출신이다. 제가 위원장이었을 때 NSC 체제가 완성됐다. NSC가 만들어지기 전엔 예를 들면 휴전선에서 산불이 날 경우 지뢰밭이라 곡괭이 들고 잔불을 끄는 것밖엔 없다. 그런데 NSC가 만들어지니까 통일부가 이북에다 전보를 보내 산림청 헬기가 투입돼 불을 끈다. 종합적인 대응 체계가 구축된 것이다. 그러나 2008년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폐지됐다. NSC가 있었으면 세월호 참사는 일어나도 인명은 구조했을 것이다."

 

-박근혜 정부는 어디에 집착하고, 무엇이 문제라고 진단하는가.

 

"돈과 권력, 경쟁과 효율 등 이런 것에 집착하는 것 같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가치를 세우는 일이다. 가치란 생명과 행복, 상생과 공존 등이 아닌가. 눈에 보이진 않지만 사회의 정신적 기둥으로 세워야 하는 것들 말이다. 우리 국민이 세월호 참사 이후 대한민국호의 방향을 틀라고 명령했는데 정부가 응답한 것은 문창극 전 총리 후보자 임명이다. 빨간 신호를 보내면 멈춰야 햐는데 파란 신호인 줄 알고 직진한 것이다. 정 총리 유임은 국정관리 능력이 바닥 난 거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쓸 사람이 없다는 것 아닌가."

 

- 사회의 허리로 커야 할 20~30대 청년층을 위한 화두와 격려의 말을 듣고 싶다.

 

"20대에게 기성세대가 줘야 할 최대 선물은 춤출 무대를 제공하는 것이다. 9만9000㎢ 남한은 너무 좁다. 비행기를 타지 않으면 밖으로 못 나가지 않나. 대륙으로 가는 길을 열어줘야 한다. 서울역에서 기차표 한 장이면 모스크바, 파리, 이스탄불을 넘다들 수 있는 길을 말이다. 좁은 세상에서 경쟁하지 말고 '세계를 상대로, 대륙을 무대로 춤을 춰라' 이것이 기성세대가 해야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