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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의 말과 글

정동영 “군복 입은 황병서 자체가 메시지. 삐라 날리지 마라!”

 

 

 

정동영 “군복 입은 황병서 자체가 메시지. 삐라 날리지 마라!”

 

 

2014.10.06   한수진의 SBS 전망대 인터뷰 전문

 

- 내년 8월 전, 남북정상회담 이뤄져야

- 북한 실세3인방의 방문 알맹이는 두 가지, 상호비방 중상 금지, 5.24 조치 해제

- 국방부가 대북심리전 차원에서 삐라 뿌려

 

▷ 한수진/사회자 :

지난 토요일이죠, 북한의 실세 3인방의 깜작 방문으로 남북 관계의 변화가 점쳐지고 있습니다. 대립에서 대화로 급선회 하는 분위기인데요. 오랜만에 찾아온 남북 대화의 기회, 어떻게 살려야할지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과 말씀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장관님 나와 계시죠?

 

▶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

안녕하세요. 오랜만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

안녕하세요. 남북관계 참 종잡을 수가 없네요, 남쪽에 오기 전, 이틀전만해도 막말을 쏟아내던 북한인데, 이번 깜짝 방문을 어떻게 봐야 될까요?

 

▶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

그만큼 남북관계가 특수하다고 볼 수 있죠. 어쨌든 이번 방문은 일단 모양은 좋네요. 북이 손을 내밀었고 남이 그 손을 잡았잖아요. 그래서 일단 평화를 원하는 우리 국민을 위해서는 좋은 일이다, 그렇게 봅니다.

 

▷ 한수진/사회자 :

북한 실세 3인방 이 사람들이 정말 대단한 사람들이라면서요?

 

▶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

김정은 비서를 빼놓고 2인자, 3인자, 4인자가 다 온 셈이죠.

 

▷ 한수진/사회자 :

대표단의 면면 자체도 어떤 메시지가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

그렇습니다. 세 사람 중에 그렇게 특히 황병서 군총정치국장,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또 노동당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명실상부한 2인자인데요. 마치 2000년, 14년 전이죠. 10월에 당시 국방위부위원장이고 인민군 차수였던 조명록 차수가 특사로 백악관을 방문해서 클린턴 미 대통령에게 “평양 방문을 정중히 초청합니다”라고 했던 그 장면, 물론 청와대에 가지도 않았고 그런 친서도 없었습니다만, 당시 그 군복입고 백악관 갔던 조명록 차수와 군복입고 인천에 온 황병서 군총정치국장 두 장면이 좀 대비가 되는 것 같네요.

 

▷ 한수진/사회자 :

군복이라는 게 폐막식에는, 스포츠 행사에는 그리 어울리는 복장은 아니었어요.

 

▶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

군복이 이제 하나의 메시지이죠. 황병서 라는 인물 자체가 메시지이고. 군복은 제가 해석하기에는 이렇게 됩니다. 지금 남북관계에서 제일 지금 첨예하게 부딪혀있는 핵심 문제가 언론엔 잘 안 납니다만 삐라 문제이거든요. 또 이 삐라가 민간단체가 뿌린 것 말고 국방부가 대북심리전 차원에서 하는 것이 있어요.

 

▷ 한수진/사회자 :

그건 중단되지 않았습니까?

 

▶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

남북대화를 하려면 삐라 날리지 말라, 이런 메시지를 군복 속에 담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우리 국방부는 연초에 대북 심리전을 강화하겠다, 이러면서 삐라 날리는 기계도 도입해오고 그랬거든요. 황병서 자체가 메시지다, 이렇게 말씀드리는 것은 그 메시지라고 보여 지고요, 이제 그 직책으로 봐서 당과 정부의 정책 결정, 2인자로서 남북관계를 풀자는 것을 대내, 대외적으로 과시한 거라고 봅니다.

 

또 날짜가 10월 4일이잖아요? 7년 전, 2007년 10월 4일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의 2차 정상회담 합의문이 발표된 날이거든요.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은 대통령 되기 전 후보 시절에 2012년 2월 달이죠, 6.15와 10.4선언은 기본적으로 존중되어야 한다, 라고 밝힌바가 있기 때문에 그런 함축적 의미가 있다고 생각이 됩니다.

 

▷ 한수진/사회자 :

그런데요, 이런 대단한 사람들이 와서 고위급 회담 재개만 이야기하고 갔을까, 뭔가 공개되지 않은 알맹이가 있지 않을까 하는 분석이 많은데 어떻게 보세요?

 

▶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

오찬 회동에서 북은 할 말을 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구두메시지인데 황병서, 최룡해, 김양건이 전달한 메시지는 김정은 비서의 메시지라고 봐야 되겠지요. 종이로 된 친서는 휴대하지 않았지만 구두, ‘박근혜 대통령께 따뜻한 인사를 전합니다’ 하는 인사메시지는 공개가 되었잖아요. 그것 더해서 알맹이는 뭐였느냐, 이미 뭐 북이 천명해온 겁니다만, 2가지가 핵심이었을 거라고 봅니다. 하나는 상호비방 중상 금지, 서로 합의했지 않느냐, 이거 지켜 달라는 요구였을 것이고 2번째는 5.24조처의 해제를 요구했다고 보여 집니다. 자기들의 할 말의 핵심은 이 2가지이거든요. 이 부분에 대해서 발표는 없었습니다만 제 생각으로는 우리 정부에서도 이걸 쉬쉬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내놓고, 대놓고 좀 검토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말하자면 며칠 전 UN연설에서 대북 강경, 북한에 대한 강경한 목소리를 쏟아내 왔던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서 이대로 갈 수 있는 거냐, 여기서 방향전환을 해야 할 것이냐는 전환점, 그런 갈림길에 서있다고 생각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

그런데 어떻습니까? 5.24조치는 천안함 사고 이후에 이명박 전 대통령이 내린 조치였는데 어쨌든 간에 북한의 사과가 전제되어야지 해제할 수 있다는 게 우리 정부의 입장 아니겠습니까?

 

▶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

변화가 2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5.24조치의 목적은 북한에 고통을 주는 거거든요, 제재를 통해서. 그런데 그 점에서 실효성을 잃었습니다. 그러니까 북이 별로 느끼는 고통이 없다는 거죠, 5.24로. 대중, 중국에 대한 경제의존도만 심화 됐구요. 그 다음에 두 번째는 박근혜 정부 들어와서 전에 박근혜 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의 정상 회담에서 사실상 5.24 조처를 무력화한 합의를 해버렸어요. 러시아와 나진간의 철도 운영회사에다가 우리 대기업 포스코하고 코레일 등에 지분 투자를 허용했거든요. 이것은 5.24를 정면으로 또는 뭐 무력화시킨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형식만 남은 거나 마찬가지거든요. 그래서 큰 틀에서 남북 관계를 우리가 주도해갈 것이냐, 이 기회를 활용해서 남북관계의 주도권을 잡아갈 거냐, 아니면 계속 원칙론에 입각해서 그냥 시간을 실기할거냐 이런 문제라고 보여 집니다.

 

▷ 한수진/사회자 :

사실상 지금도 무력화되어 있는데다 우리의 화답이 필요한 상황이니까 어쨌든 우리정부는 이 5.24조처에 대해서 뭔가 답을 내놓아야 되겠군요?

 

▶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

그렇습니다. 우리는 이산상봉을 우선 과제로 삼고 있고, 북은 금강산 관광 재개를 이제 우선 첫 번째 남쪽에 기대하는 조처입니다. 그런데 이건 넘어서서, 박근혜 정부가 북핵 문제 해결에 대한 능력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문제가 미국 문제 아니잖아요, 또 중국 문제 아니고. 이 문제는 사실 그냥 미국에게 중국에게 맡겨놓은 것처럼 보여 집니다. 그런데 이 문제에 대해서 뭔가 해결능력을 보여주는, 우선 남과 북이 소통해야, 대화를 해야 대화를 통해서 그러기 위해서 3가지 정도 전제가 필요하다고 봐요.

하나는, 우리는 북을 붕괴시킬 의도가 없다, 흡수통일 의사가 없다는 걸 분명히 전달할 필요가 있고, 두 번째는 핵문제까지를 포함해서 대화를 통해서 해결하겠다, 그 다음에 세 번째는, 남과 북이 주체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해가자는 것인데요. 이것이 분명 확인이 되면, 이번 2차 고위급 회담부터 뭔가 남북관계의 전환을 기대해 봐도 좋지 않으냐, 이렇게 생각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

그런데 이번에 보면 “좁은 오솔길 냈는데 앞으로 대통로 열어가자” 황병서 총정치국장이 이런 말도 했구요. 또 남북관계 풀기 위해서는 파격적 사건이 필요하다, 이런 말도 했어요, 정상회담을 떠올리게 하는 그런 발언이 아닌가요?

 

▶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

그렇게 읽혀집니다. 이번에 오솔길을 냈는데 대통로를 내자, 북쪽방문단이 이야기를 했는데, 다른 말로 하면 지금 남북 관계가 얼어붙었는데 오솔길도 없앴단 말이죠, 이걸 오솔길이 난 거다. 그런데 대통로가 나려면 남북관계 특수성상 실무적인 접촉이나 무슨 고위급 접촉으로 남북관계가 대전환을 한 적이 없습니다. 1차, 2차 정상회담이 말해주듯이, 또 이명박정부 5년 동안 남북관계가 후퇴한 것의 상징이 정상회담 없었잖아요. 그래서 박근혜 정부가 임기 전반에 정상회담을 성사한다면 그건 대통로, 국면의 대전환이 이루어지는 거겠죠.

 

▷ 한수진/사회자 :

시기는 언제가 좋을까요? 빠르면 빠를수록 좋을까요?

 

▶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

적어도 그러니까 내년 여름 전에는 이뤄지는 것이 임기 후반에 합의한 것들을 추진할 수 있기 때문에 실효성이 있는 건데요. 지난번 2차 정상회담은 안타깝게도 내용은 참 아주 훌륭합니다만, 그것이 임기 5년차 대통령선거를 2달 앞에 놓고 정상회담이 있었기 때문에 뭐 시간이 없었잖아요. 그런 의미에서 저는 늦어도 내년 8월 전에는 이뤄지는 것이 좋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

그렇군요.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 만나고 있는데요.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이기도 하시니까 당내문제도 좀 여쭤보도록 하겠습니다.

 

▶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

오늘은 남북문제가 더 중요하지 않나요 (웃음).

 

▷ 한수진/사회자 :

예, 그 말씀은 충분히 들었구요. 지금 온건-중도-비노성향의 전, 현직 의원들이 모이셨던데, “구당구국모임”, 당을 구하고 나라를 구하는 모임, 이렇게 해석이 될 것 같습니다. 장관님도 참여를 하셨던데요?

 

▶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

저는 옵져버로, 옵져버로 두 번 참여한 거고요. 그건 뭐, 당을 걱정하는데 진보가 따로 있고 중도가 따로 있겠습니까. 여기저기서 그런 모임들은 많이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

호남을 바탕으로 한 신당모임 아니냐, 이런 지적이 있네요?

 

▶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

지역주의는 옳지 않고요. 뭐 그런 이야기는 너무 앞질러간 해석이라고 생각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

변화의 의지가 없다고 판단되면 외부에서 깃발을 들 수도 있다, 이런 말씀하셨는데 이건 무슨 말씀이신가요?

 

▶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

글쎄, 지금 당이 지리멸렬 하니까 바깥에 원심력이 작용하고 있습니다. 전문가, 각 분야의 전문가 집단, 시민사회, 이런 등에서 민주당, 지금의 민주당 가지고 정권교체가 가능하겠느냐는 회의론이 나오는 것이 사실이고, 민주당을 넘어서야 한다 라는 이야기들이 분출하고 있습니다. 결국 민주당 앞으로 하기에 달려있다고 생각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

지금 상황으로는 안 된다, 하는 말씀이시고요.

 

▶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

그러니까 현재의 민주당에 대해서 신뢰를 못 주는 거죠. 그러니까 이 정부와 지난 이명박 정권까지 포함해서 10년 이 정부가 또 보수 장기집권으로 이어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습니다. 이 민주개혁 진영에는 말이죠. 그런 점에서 지금 민주당에 대해서 안타까운 심정으로 보고 있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

새정치민주연합이 당명인데 장관님은 계속 민주당이라고 이렇게 말씀을 하시네요.

 

▶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

이름이 길기도 하지만 대중 속에서 민주당이 더 잘 읽히는 것 같고요. 그 다음에 이렇게 남북관계가 크게 흔들릴 때 사실 다른 분야는 몰라도 남북 관계에 대해서는 민주당이 정책성과 경험과 역할을....

 

▷ 한수진/사회자 :

알겠습니다. 장관님 오늘 시간관계상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