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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 선택, 그리고 또 다른 시작

 

정동영 - 선택, 그리고 또 다른 시작

 

2015.02.15  KBS 전주 TV '일요일에 만난 사람' 인터뷰

 

 

 

 

안녕하십니까, 일요일에 만난 사람의 함윤호입니다.

 

인생은 늘 선택의 연속이라고 합니다. 소소한 것부터 인생의 방향을 정하는 것까지 말이죠. 그리고 우리는 늘 선택의 갈림길에 서게 되 있습니다. 선택 하나하나의 순간들이 모여서 바로 우리의 삶을 이루기 때문에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하느냐, 여기에 중요함을 함께 하고 있지요.

 

최근에 이 분의 행보에, 이 분의 선택에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고 있고 또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전 통일부 장관이고 열린우리당 의장을 지내신 정동영 전 의장을 만나보도록 하겠습니다.

 

진행자 : 의장님, 어서오십시오. 반갑습니다.

 

정동영 : , 안녕하세요.

 

진행자 : 새정치민주연합을 나오셔서 국민모임에 합류를 하셨는데 하시기까지 많은 고민을 하셨지요?

 

정동영 : 뭐든지 새로운 시작을 할 때에는 고민이 있지요. 그런데 가야할 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주저없이 결단을 했습니다. 특히 지난 10월 달에 전북 각 지역, 14개 시군을 다 다녔어요. 그러면서 경청투어 - 저녁에 농가에서 자고 농민분들과 막걸리도 한잔 하면서 그분들의 애로사항도 듣고, 제가 어떻게 했으면 좋겠는지, 또 야당이 어느 길을 가야하는지에 대해서 많이 들었습니다. 그 들은 것을 바탕으로 해서 결심을 하게 됐습니다.

 

진행자 : 111일에 결국은 선택을 하셨습니다.

 

지난해 세월호 참사를 지켜보며 야당의 부재 자각

 

정동영 : 이 선택은 사실은 광화문 광장에서 태어났습니다. 지금도 천막이 있습니다만, 세월호 광장에서 야당 부재의 시대다, 살아있는 권력에 제대로 맞서지도 못하고, 세월호 유족의 아픔도 제대로 대변하지 못하는 야당을 교체하라는 목소리가 세월호 광장에 모여 있던 각계의 대표 인사들로부터 터져 나왔고, 그렇게 해서 작년 크리스마스 1224일에 이른바 105인 선언 각계 대표들이 모여서 야당을 교체해야 정권 교체가 될 수 있다는 선언이 나왔지요. 그러면서 저에게 나와서 합류하라는 요청이 왔었고 여기에 응답한 것입니다.

 

진행자 : 하지만 나오실 때 주변에 함께 했던 사람들로부터의 반응, 이런 부분들도 고려를 하셨을 것 같은데요.

 

정동영 : 다들 부담이고 고민이 있지요. 그런데 중요한 것은, 세월호 학생들에게 방송에서 가만히 있으라고 했잖아요. 가만히 있었더니 결과가 아주 비극적인 참사가 되었습니다. 지금 야당 지지자들에게 가만히 있으라고 하면 어떤 결과가 올까요? 자동으로 2017년이 되면 정권교체가 일어난다고 믿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지금 야당을 이대로 두고는 안 된다하는 목소리가 압도적으로 많고, 민주화 운동을 했던 또 민주당에서 활동을 했던 분들과 진보 운동을 하셨던 분들이 손을 잡은 민주-진보 합작으로 정권 교체로 가자는 것이 뜻입니다.

 

진행자 :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하고 국민모임에 합류할 수 있는 국민모임의 정체성은 어디에 있을까요?

 

사회적 약자의 편에 서겠다

대한미국 청년층의 비정규직 비율 34.5%

비정규직 문제 해결 없이 경제 성장도 불가능

대한민국 자영업 인구 580만 여명

자영업 인구 절반 이상이 영세자영업자

비정규직과 영세자영업자를 대변해주는 정치 세력의 부재

 

정동영 : 빽 없고 돈 없는 청년과 서민들의 정당이다, 다른 말로 하면 비정규직 860만명 우리 아들, 딸들 두 명 중 한명은 한 달에 140만원도 못 받는 비정규직입니다. 기간제, 계약직, 파견제, 하도급, 일용직, 아르바이트.. 실컷 가르쳐놨더니 일자리가 그거에요. 이것을 개선하지 않고,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경제 성장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이런 문제 의식을 가지고 비정규직 문제하고, 그리고 우리나라는 자영업이 많아요. 미국에 비해서 5~6배 많아요. 그런데 그 중에 절반가량이, 300만명의 영세자영업자들이 한달 수입이 100만원이 안 됩니다. 가게 문을 어쩔 수 없이 열어놓고 있지만 거의 죽을 지경인 영세 자영업자들, 이대로 방치할 수는 없는 거다, 비정규직과 자영업자를 확실하게 대변하는 정치세력이 없는 거거든요.

 

지금 대한민국은 사회경제 양극화 현상 심각

 

그러니까 오늘의 현실을 뭐라고 말합니까? 불평등사회라고 말합니다. 양극화 사회라고 말해요. 대한민국은 잘 나가는 쪽도 있습니다. 전 국민의 10% 정도는 해외여행도 할 수 있고, 생활에 큰 부담이 없는 계층일 수 있어요. 그러나 최소한 90% 이상의 국민들이 장사 안 되고, 취직 안 되고, 정치는 겉돌고 정치가 국민의 삶 속으로 들어오지 못하거든요. 그래서 사회적, 경제적 약자들은 기댈 곳이 없어요. 1야당은 우리가 너무 서민 서민 했다, 그래서 오른쪽으로 가자고 하면서 등을 돌렸고, 그 다음에 약자들을 대변할 진보 정당들은 해산되거나 분열하거나 해서 주변화 되어 버렸어요.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정치 세력 필요

 

이런 상황 속에서 목소리가 약한 사람들을 제대로 대변하는 새로운 정치 세력의 건설이 필요하다는 대의, 거기에 동의한 것이지요.

 

진행자 : 어쨌든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하시고 나오셔서, 어떤 조사 자료를 보니까요, 탈당에 대해서 부정적 반응이 많습니다, 41%. 긍정적 반응은 19%에 불과합니다.

 

정동영 : 여론 조사라는 게 다르고 다른데요. 대게 우리 국민들에게 여야를 떠나서 어떤 당에 몸 담고 있는데 그 당에서 탈당했는데 잘 한일이요, 못 한일이요라고 물으면 잘 못했다고 압도적으로 대답하지요. 그 조사를 보더라도 잘 모르겠다가 40%, 10명 중에 4명이 잘 모르겠다, 그리고 10명 중에 220%는 잘 한 일이다고 말한 것을 보면, 국민 모임 신당이 제대로만 만들어지면 최소한 20%는 지지할 의사가 있다고 해석할 수도 있지요.

 

진행자 : 국민 모임의 차별성은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될까요?

 

정동영 : 민주 정부 10년이지요. 이 정부를 그대로 한번 다시 되풀이하겠다고 했을 때 국민의 감동은 없다고 봅니다. 실제로 민주 정부 10년은 정치적으로 자유의 확대를 가져왔지만 그러나 그 시기가 불행하게도 IMF와 겹치지 않습니까?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비정규직으로 전락하고, 빈곤층으로 전락하고, 또 빈부격차가 벌어지고, 부동산 값이 폭등하고, 미국과 FTA를 맺어서 주권 침해 사태를 빚고.. 이런 반성해야할 부분들, 과오들이 있는 것이지요. 이것을 극복하자는 것이 국민 모임 신당과 기존 야당과의 시각의 차이, 또 철학의 차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지요. 그러니까 제1야당 새정치연합은 너무 서민 서민만 우리가 외쳤다, 그러니 이제 중상층 쪽도 쳐다봐야한다이런 입장인 반면에, 저희는 분명하게 농민, 비정규직 노동자, 가게에서 장사하시는 분들, 실업자 등 사회경제적 약자.. 숫자는 많은데 이분들은 과연 누가 대표하는가, 누가 이분들의 목소리를 대신하는가, 이런 점에서 국민모임 신당이 새정치연합과 근본 시각과 입장에 있어서 차이가 있는 거지요.

 

진행자 : 국민모임을 중심으로 한 신당 창당이 언제쯤 가시화 될 것이냐?

 

4.29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국민모임 신당 후보자 공천 예정

3월 중 국민모임 신당 창당준비위원회 출범 계획

 

정동영 : 이정표가 하나 있어요. 4월에 보궐 선거가 있어서 그 때 후보를 다 내겠다는 입장이고, 그 후보를 내기 위해서는 창당준비위원회를 3월까지는 만들어야한다는 일정표를 갖고 있습니다. 창당준비위원회는 발기인 대회를 하면 창당준비위원회를 신고할 수 있는데, 그러면 후보자를 냈을 때 벽보에 가칭 국민모임신당이라고 붙이고 나올 수 있지요.

 

진행자 : 통합진보당이 해산되면서 보궐선거 3곳이 4월에 치르게 됐는데, 전북 쪽에서 가장 관심을 갖는 곳은 가까운 광주 지역구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 곳은 호남의 텃밭인 새정치민주연합과 대결할 수 있는 첫 번째 구도, 시험대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그럴 것 같은데요.

 

정동영 : 새로 나오는 국민모임 신당에게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광주 한 곳이지만, 사실 호남이 30개의 선거구가 있거든요. 국회의원이 30명인데 광주에서 국민모임이 승리한다면 그 것은 야당의 지각변동을 의미합니다. 전에 보궐선거에서 순천에서 새누리당을 찍어 버렸잖아요.

 

진행자 : 이정현 최고위원이 되었죠.

 

정동영 : 그 뜻은 정신차려라하는 거거든요. 그런데 지금까지도 제대로 정신차리지 않은 것 같다고 보는 것이 광주 시민들의 눈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국민모임 신당은 왜 신당이 나와야 하는가에 대한 이유를 거기에 내세우는 후보를 통해서, 그 후보가 걸어온 삶이 바로 광주 시민들을 대표할 수 있는 그런 상징성과, 그 삶이 자기 자신의 영달과 치부를 위해서 살아온 것이 아니라 좋은 공동체, 좋은 사회를 위해서 자신을 투신해온 그런 좋은 후보를 지금 열심히 발굴하고 있고 후보자들도 있습니다. 이런 후보를 내세워서 기존 정치판에 있던 사람들과 다른 사람이지 않습니까? 광주 시민 여러분이 이 사람을 선택해주면 야당은 바뀝니다, 야당은 재편할 수 있습니다이렇게 호소를 할 작정입니다.

 

진행자 : 과연 새정치민주연합에 대한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는 현실 속에서 창당에 대하여 거는 기대가 어떻게 부응할 것인가, 이 부분이 가장 우리 도민들의 관심사일 텐데요. 어떻게 예상을 해 볼수 있겠습니까?

 

정동영 : ‘안철수 개인은 퇴조했지만, 안철수 현상은 더 넓어졌다이렇게 말하는 분들이 있어요. 그 당시와 지금은 무슨 차이가 있냐면, 개인 안철수씨였지만 지금은 집단으로서 같은 가치와 정책 노선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국민모임을 형성한 것입니다. 같은 가치와 정책 노선이라는 것은 다시 한번 강조 드리면 빽 없고 돈 없는 서민과 청년들을 위해서 확실하게 목소리를 내는 정치세력을 건설하겠다는 것이지요. 여기에 동의하는 많은 사람들을 전국적으로 함께 모아낼 것입니다.

 

진행자 : 새정치민주연합인 텃밭인 이 곳에서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모습들, 그리고 다음 총선에서 기대할 수 있는 요소들이 어느 정도 작용되는 모습인데, 접전을 벌일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는 분들도 계시고요.

 

정동영 : 호남으로 보면 사실 그 동안 야당, 민주당, 또는 새정치연합이 공천하면 싫어도 찍어주는 분위기였잖습니까? 엉터리 공천을 해도.. 그런데 이제는 다르지요. 국민모임이라는 경쟁자가 있기 때문에 야당도 긴장할 거고, 국민모임에서는 지금 있는 현역 의원들을 압도할 수 있는 인물들을 발굴해서 대적을 시켜야 현재의 새정치연합을 이길 수 있지 않겠는가, 이것이 호남 - 전북과 전남, 광주의 입장에서 보면 정치 서비스가 올라가는 것을 의미하지요. 그러니까 특정 정당 공천이면 무조건 되는 시대는 이제는 아니다라는 것이니까요.

 

진행자 : 429일에 실시될 보궐선거. 국민모임의 승부처가 되겠는데 신당에서는 어쨌든 3곳에서 모두 후보를 내실 계획이시지요?

 

정동영 : 그렇습니다. 세 가지 공천 기준을 만들었어요. 하나는 서민과 약자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는 사람으로서 그 같은 인생을 살아온 사람. 두 번째, 의사당 귀족이 되지 않을 사람, 그러니까 국회에 들어가기 전에는 다 약자의 눈물을 닦아주겠다고 말하지만 막상 의원 뱃지를 달고나면 대부분 사람이 변하거든요. 그래서 의사당 귀족이 되지 않을 사람.. 세 번째, 전문성과 정책 능력이 검증된 인물. 이 세 가지 잣대를 가지고 공천하려고 합니다.

 

진행자 : 신당 창당의 길이 앞으로의 행보에 어떤 정권 교체, 대선에 목적을 두고 있다고 내다볼 수 있을까요?

 

정동영 : 무엇이 되느냐는 것 보다는 어떤 삶을 사느냐가 더 값어치 있는 길이다고 생각합니다. 무엇이 되겠다는 생각은 버렸습니다. 새로운 정치 세력 건설에 성공한다면 이것은 역사가 저에게 보상해 줄 것이다는 믿음을 갖고 있습니다.

 

진행자 : 전 의장이기도 하십니다만 정치인 전에 저와 같은 방송국에서 일을 하셨던 분입니다. 언제까지 일을 하셨습니까? 96년 초까지 하셨습니까?

 

정동영 : 71개월, 방송 기자 일을 했지요.

 

진행자 : 앵커를 하시면서 정치에 대한 꿈을 가지고 계셨습니까?

 

김대중 대통령의 권유로 정치계 입문

 

정동영 : 그러지는 않았습니다. 제 모델은 월터 크롱카이트라고 미국에서 대통령보다 더 신뢰받는 인물이 있었어요. 전설적인 방송 앵커였는데, 그런 사람처럼 됐으면 좋겠다는 꿈을 갖고 있었어요. 어느 날 정권을 바꾸지 않으면, 수평적 정권 교체가 되지 않으면 언론 자유는 영원히 불가능한 것 아니냐는 김대중 총재께서 사람을 보내서 설득을 해 오셨는데 그 말이 일리가 있다고 해서..

 

진행자 : 뉴스 앵커에서 대선 후보까지 되셨습니다. 공통점은 수많은 사람들의 시선, 관심 속에서 일을 한다는 것인데요. 어느 자리가 좀더 맞는 자리라고..

 

정치인과 방송인의 공통점 :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

방송인으로서 가진 사회문제에 대한 인식이 정치생활에 도움

 

정동영 : 정치와 방송이 닮은 점이 있어요. 왜냐하면 기자로서 제일 중요한 자질이 문제의식이거든요. 뭐가 문제인가, 우리 사회에. 문제를 찾아내고 밝혀내는 것인데, 정치라는 것은 사회를 고치는 거거든요. 문제가 있으면 그 문제를 찾아내서 고치는 것인데, 오늘의 문제는 고르지 않다는 거거든요. 불평등의 문제지요. 그런 점에서 기자로서의 훈련이 정치를 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진행자 : 96년이면 40대 중반 정도 되셨을 때인데..

 

정동영 : 만으로 마흔 세 살 때 정치에 입문했습니다.

 

진행자 : 그리고 8년 만에 열린우리당 당의장이 되셨으니까요.

 

정동영 : 엘리베이터 타고 정치한 사람이라고 합니다만, 천천히 다양한 경험을 쌓고 정치를 했더라면 아마 좀 더 낳은 정치를 하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도 있긴 합니다.

 

진행자 : 빠른 행보 속에서 관심을 가졌던 건 역시 개성공단을 중심으로 한 통일 문제, 이 부분은 오히려 빠른 행보들이 더 효과를 낸 부분이라 할 수 있겠고요.

 

통일부 장관 시절 성과 : 개성공단 조성과 9.19 공동성명

 

정동영 : 통일부 장관하면서 그래도 아직까지도 남아있는 성과물이 있습니다. 그 하나가 개성공단이 돌아가고 있고, 또 하나가 북한 핵포기를 끌어낸 20059.19 베이징 공동성명. 오바마-푸틴, 오바마-시진핑, -, -중 정상이 만나서 북한 핵문제를 어떻게 해결할거냐 했을 때 답은 나와 있어요. 항상 뭐라고 말하냐면 ‘20059.19 성명으로 돌아갑시다이렇게 말하거든요. 20059.19성명을 끌어낸 스스로도 자부심을 느낍니다.

 

진행자 : 편안한 질문을 드릴 때 답변하는 것과 시사적인 질문을 드릴 때 답변하는 것이 역시 전직 기자의 흔적이 아직도 남아 있는 모습, 느낄 수가 있었고요. 고향이지 않습니까? 전라북도가. 학창시절을 여기서 고등학교 시절까지 보내셨는데 모범생 이미지만 있는 줄 알았는데요, 자료 조사하다 보니까 그렇지 않은 모습도 있었습니다.

 

정동영 : 고등학교 때 아버지가 돌아가셨어요. 저는 장남이기도 했고 종손이기도 했는데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은 충격 속에서 학교 생활에서 많이 방황을 했어요. 학교를 많이 빠지고 학교 담벼락 틈으로 도망치기도 하고 주의, 경고.. 어머니 속도 많이 상하게 해드리고 했는데, 그래서 대학도 떨어졌어요. 재수했습니다만, 그런 고통의 시간이 나름대로는 저를 단련시킨 기간이기도 했던 것 같아요.

 

진행자 : 그렇게 17년 앵커 생활을 하시고 96, 김대중 전 총재가 손을 잡고 걸어갈 정도로 촉망을 받으셨습니다. 그리고 덕진 지역구에서 최다 득표를 올리면서 입성을 하셨습니다. 정치 행운아다..

 

전국 최다 득표로 제1516대 국회의원 당선

 

정동영 : 전주 시민과 전북 도민께 무한한 감사를 드립니다. 제가 많이 모자란 사람입니다만 정치에 입문하자마자 전국 최다 득표라는게 다 선망하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거지요. 그 것을 연속으로 두 번씩이나 저에게 선물해 주셨고 그 힘을 가지고 큰 소리도 칠 수 있었어요. 왜냐하면 누구에게 굳이 눈치 보지 않고 공천을 구걸하지 않아도 전주 시민이 내 뒤에 있다라고 생각하는 그 든든한 뒷받침 때문에 제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은 과감하게 발언하고 행동할 수 있었고 그랬기 때문에 아마 제가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한번 제 어머니인 고향, 전북 도민과 전주 시민께 무한한 감사를 드립니다.

 

진행자 : 기억에 남는 어떤 정치적 업적은?

 

재래시장에 10년 동안 국고 3조 여 원 투자

재래시장 환경 개선과 재래시장 문제에 대한 정부의 관심 유도

 

정동영 : 정동영법이라는 게 있었어요. 재래시장지원에 관한 특별법을 만든 게 제일 보람이 있었어요. 10년 전인데요. 해마다 전통시장이 몇 백개씩 문 닫았어요. 90년대 초에 5,000개였던 재래시장이 2004년 무렵에 1,700개로 줄었는데 제가 당시에 열린우리당 의장을 하면서 전국재래시장 상인대회를 개최하고 상인들과 약속해서 우리를 과반수로 만들어주면 제1호 법률로 전통시장에 국고 지원을 하겠습니다, 이렇게 해서 법을 만들었어요. 그래서 10년 동안 국고가 3조원이 투입됐습니다. 요즘 시장에 가 보면 천정도 씌워져 있고, 주차장도 만들어져 있고, 화장실도 고쳐져 있는데, 그게 그 때 들어간 3조원, 1년에 3천억원 씩 지원된 거죠. 지금도 재래시장이 1,700개 있습니다. 그 이후에는 거의 없어지지 않은 것이지요. 이것으로 충분하지 않습니다만 어쨌든 그것을 근거로 해서 숨은 쉴 수 있게 됐고 정부가 관심을 갖게 됐다는 점에서 정치를 하면서 보람있게 생각합니다.

 

진행자 : 기자 시절에 기억에 남는 사건하면 바로 이제 가슴 아픈 사건입니다만, 삼풍백화점 붕괴 사건 아니었습니까? 그 현장에 계셨던 분이시고요.

 

삼풍백화점 붕괴 당시 기자로 사고 현장 취재

 

정동영 : 많은 분들이 그 장면은 기억해요. 95630일이었던 것 같습니다. 초호화백화점이 무너졌는데요. 그냥 백화점이 무너진 것이 아니라 그 때까지 쌓아올린 대한민국의 시스템이 무너진 거거든요. 제가 정치 참여하는 데에 그것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 사건 직후에 김대중 총재 측으로부터 제안이 왔었거든요. 삼풍에 무려 500명의 고귀한 목숨이 희생이 됐는데요. 다시는 그런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을 지금도 새겨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진행자 : 정치계에 입문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 큰 일화라면 아무래도 정권 교체?

 

정동영 : 그렇지요. 1218일 저녁, 모든 사람들이 이제 원도 한도 없다, 제발 정치만 잘 해달라 하던 그 순간인데, 바로 전북 도민들이 계셨기 때문에 내가 김대중을 만들었다이렇게 말씀하시는 분들이 지금도 많이 계시지 않습니까? 만일 그 때 정권 교체가 이루어지지 않았더라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지금 어느 수준에 있겠습니까? 민주주의를 위해서도 그렇고 우리 도민들을 위해서도 그렇고 수평적 정권 교체의 성공이야말로 가장 빛나는 금자탑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진행자 : 2007년 대선 패배 이후에 바로 정동영 전 의장님의 행보가 조금씩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때라고 봐야 되겠지요?

 

정동영 : 저에게 두 번의 충격적인 사건이 있었습니다. 한 번은 2008915일 미국의 월가가 무너지기 시작했습니다. 리만브라더스라는 은행을 필두로 해서.. 엄청난 충격이었어요. 물론 우리 국민이 다 충격 받았지만, 불과 9달 전에 한 나라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섰던 사람으로서 이것을 한번도 상상도 못 했었구나, 과연 내가 만일 그 때 당선됐더라면 이 상황을 내가 어떻게 관리해야 되는가라는 점에서 아득했습니다.

 

진행자 : 그 당시 미국 현장에 계셨지요?

 

국가 경제 발전의 모델이라 생각했던 미국 경제의 붕괴

국민의 고단한 삶에 뿌리내리지 못했던 것을 반성

 

정동영 : , 미국의 시골 대학의 연구소에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예를 들면, 참여 정부 내내 우리도 금융 허브, 미국의 월가를 배워서 홍콩이나 싱가포르 같이 금융 서비스 산업을 가지고 돈도 벌고 일자리도 만들자, 그것이 나라가 가야할 방향이라고 저도 믿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까 월가의 금융 사기였습니다. 우리가 목표인 줄 알고 봤던 것이 신기루였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제가 그동안 믿어왔던, 보고 듣고 믿었던 모든 것들이 전부 회한으로 다가온 것이고요, 그게 제게 제일 큰 성찰의 계기였고요. 또 하나는 전주에 출마하고 나서 당선된 뒤에 용산에 갔습니다. 용산참사.. 그 분도 전북 출신 신부님이신데, 문정현 신부님이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저기 정 아무개가 여기 와 있는데, 저 양반이 조금만 더 잘 했으면 여기 용산 참사에 희생된 이 분들은 안 돌아가셨다라는 말씀을 듣고 망치로 제 뒷통수를 맞는 느낌이었습니다. 내가 죄인이구나.. 그래서 마음속으로 다짐했습니다. 이 용산 참사가 마무리 될 때까지 나는 여기를 떠나지 않겠다.. 그래서 가족들과 함께 했습니다. 함께 하면서 깨달은 것이 제가 그동안 정치 해온 것이 땅바닥에서 30cm 쯤 떠 있는 허공을 걸어왔구나, 국민의 고단한 삶 속에 뿌리내리지 못 했구나하는 처절한, 철저한 저의 반성이었습니다.

 

노동현장에서 얻은 확신 : 노동 없는 민주주의는 없다

 

그리고 나서 제가 노동위원회로 국회 상임위원회를 옮겨서 노동현장에 가기 시작했습니다. 열악한 비정규직의 고통과 정리해고의 참혹한 현장 속에서 노동 없는 민주주의는 없다, 노동 없는 민주주의의 인간적 상처, 이것을 보듬지 않고는 우리는 행복한 대한민국이 될 수 없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고, 그리고 당에서 민주당을 좀 더 진보적인 민주당으로 바꿔내기 위해서 분투했습니다. 일정 부분 성과도 있었어요. 원래 민주당은 정통 보수 야당이었는데 김대중 총재를 거치면서 중도 개혁주의로 진화했고, 그리고 제가 앞장서서 민주당을 당의 헌법 개정안을 내어서 바꿨습니다. 헌법 2조 민주당의 목적이 민주주의, 인권, 평화.. 이렇게 되 있었는데 여기에 보편적 복지를 박아 넣었습니다. 그래서 경제 민주화, 보편적 복지, 노동의 가치.. 이런 것들이 당의 강령으로 정비되었어요. 그게 2010, 11년의 일입니다만, 시대 정신이 거기에 있었거든요? 그런데 어떻게 되었습니까?

 

진행자 : 그것을 여당이 가져가지 않았습니까?

 

경제 민주화와 보편적 복지 도입이 대한민국 경제를 되살릴 처방

 

정동영 : 2012년 대선에서 경제 민주화와 보편적 복지 국가는 누가 가져갔습니까? 박근혜 후보에게 빼앗긴 겁니다. 왜냐? 경제 민주화와 복지 국가의 철학이 자기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냥 뺏기고 만 거지요. 그 두 가지 역시 오늘 현재도 가야할 길입니다. 경제 민주화의 길을 가야하고 복지 국가의 길을 가는 것만이 저성장의 늪에 빠진 한국 경제를 다시 되살리고 청년들에게 일자리를 만들어 줄 수 있는 유일한 처방이라고 생각합니다. 역사적으로도요, 미국의 대공황이 왔을 때 루스벨트 대통령이 한 처방이 경제 민주화입니다. 복지 국가 처방입니다. 노동 3권을 확실하게 보장하고, 사회 보장 제도를 도입하고 부자 증세 최고 소득 세율이 100만불, 10억 이상 버는 사람들한테는 90% 세금을 부가했습니다. 1963년까지 계속 되었어요. 이것이 미국 자본주의의 황금기를 가져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미국이 대공황이 왔을 때와 2015년 대한민국 경제가 여러 가지 면에서 흡사합니다. 물건 안 팔리잖아요. 생산 능력은 있어요. 그런데 구매력이, 지금 소비자들 주머니가 말랐어요. 그러니까 소비의 비중이 줄어들고 있는 거거든요. 지금 이 문제를 누가 해결합니까? 정치 세력이 해결해야 하는 거에요. 그런데 지금 여당, 야당이 다 그 구실을 못하고 있다고 보는 겁니다.

 

진행자 : 다시 생각해 보면 엘리베이터 초고속 속도 이후의 정점에서의 아픔, 그리고 현장에서의 깨달음, 반성.. 이런 부분이 행보를 다시 가게끔 만들었는데..

 

정동영 : 제가 이렇게 세상에 눈 뜨고, 이런 신념과 확신을 가졌더라면 아마 다른 정치의 길을, 다른 정치의 결과를 만들었을 것이고, 또 우리 국민들이 이렇게 고통스러운 현실 속에 처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에서

 

진행자 : 그리고 20108월에 드디어 반성문을..

 

정동영 : 그게 바로 김대중, 노무현 정신을 계승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 이것을 넘어서야 된다.. 그러니까 과오에 대한 저의 책임을 얘기한 거지요. 물론 저는 대통령이 아니었습니다만, 예를 들어서 부동산 원가 공개 약속을 지키지 않음으로써 부동산값 폭등으로 서민들이 얼마나 많은 고통을 겪었습니까? 또 비정규직이 이 시간 동안에 폭증했거든요. 이것을 방치한 책임에 대한 저의 반성, 또 한미 FTA를 막지 못한, 그것을 꿰뚫지 못하고 앞장서서 막지 못한데 대한 그런 반성.. 이런 것들이었고, 그 이후 그 반성을 토대로 해서 새로운 길, 새로운 실천을 해온 것이고 제가 몇 년 동안 해온 길이 앞으로 대한민국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진행자 : 현장에서 함께 한 행보를 살펴보면요, 용산 참사, 한진중공업 고공 파업 현장, 쌍용 자동차, 그리고 세월호 참사 현장.. 그 현장에서 모습을 본 국민들은 보여 주기식 행보 아니냐는..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권리를 지켜줘야 한다

국민은 도구나 수단이 아닌 목적이 되어야 한다

파편화된 개개인을 묶는 것이 정당의 역할

보통 사람을 하나로 묶어줄 정당이 존재하는 나라가 복지국가다

 

정동영 : 얼마 전에 가수 이효리씨가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한 게 기억이 나요. 자기를 보고 좌빨이다, 좌효리다 이렇게 말을 하는데 자신은 약자가 짓밟히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 그래서 그 짓밟히는 약자 곁에 서고 싶다. 그 마음이 좌빨이고 좌효리라면 나는 좌빨이 맞고 진보가 맞다.. 이렇게 말을 했어요. 저는 다른게 아니고 우리 사회가 헌법대로 가야한다고 생각합니다. 헌법에서 우리 국민은 인간입니다.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다, 이게 헌법 10조에요, 국가는 이를 보장해라. 헌법 34조는요, 모든 국민은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가 있다, 국가는 사회 보장과 복지를 제공하라고 되어 있어요. 그런데 현실 속에서 인간은 인간이 아니라 인력입니다. 인력은 비용이에요. 언제든지 짜르고 값싼 비정규직을 쓰고.. 이제 대한민국의 방향을 국민을 도구나 수단이 아닌 목적.. 대한민국이 왜 존재합니까? 국민 때문에 존재하는 거에요. 국민을 인간 대접하라는 겁니다. 대한민국의 정치를 바꿔야 합니다. 국민을 인간으로 보는 정치를 하는 나라는 다 예외 없이 복지 국가입니다. 그것이 우리가 부러워하는 유럽의 OECD 국가들이에요. 왜 못 갑니까? 이제 물질적, 경제적 총량은 충분합니다. 이것을 어떻게 골고루 잘 배분하느냐 하는 문제가 남아 있는 것이지요. 이것을 앞장서서 주창하는 정치 세력이 없다는 것, 그러니까 민주주의는 가난한 보통 사람들을 위해서 만들어진 제도인데, 이것이 작동이 안 되고 있는 것 입니다. 야당조차도 기득권화 되 버린 거에요. 그래서 사실은 보통 선거권 권력자도 한 표, 노숙자도 한 표인 보통 선거권을 부여할 때 기득권층은 두려워 했어요. 왜냐하면 가난한 보통 사람들이 숫자가 많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체제가 혁명이 일어날 수도 있다, 선거에 의해서.. 일어나지 않았거든요. 왜 그러느냐, 한 사람 한 사람이 파편화 되 있는 거에요. 한 사람 한 사람의 이기심이 발동해서 그런건데, 궁극적인 책임은 어디에 있느냐.. 정당에 있습니다. 정당의 역할이 무엇이냐면 바로 파편화 되 있는 가난한 힘 없는 보통 사람들을 묶어 내는 역할이에요. 이걸 묶어내는 정당이 있는 나라는 다 복지 국가입니다. 그 복지 국가는 어떤 게 복지국가냐, 대학 교육까지 받는 것은 국민의 권리다, 국가가 대학까지 무상으로 교육하는 거에요. 아이가 태어나서 길러주는 것은 국가의 책임이다, 이게 무상 보육이 있는 거에요. 그래서 다 복지 국가로 가는 건데 우리가 그런 방향을 원한다면 그런 철학과 주장으로 무장한 정치 세력이 있어야 하는 것이지요.

 

진행자 : 지금 노동자, 약자를 대변할 수 있는 새로운 야당 교체가 바로 말씀하시는 서민, 중상이 아니라 중산으로..

 

사회적 요구와 갈등을 의제화하여 국회에서 수렴하는 것이 정치

정리해고를 엄격하게 규제하는 법 개정 필요

2년 이상 지속되는 업무의 종사자는 정규직 전환 필요

 

정동영 : 정확한 말씀입니다. 지금 평택에 가면 70m 굴뚝 위에 노동자 두 명이 올라가 있어요, 쌍용차 해고 노동자. 대법원이 정리 해고가 합법이라고 판결해 버리니까 땅에서는 더 갈 데가 없잖아요. 올라갔어요. 구미에 가면 한 사람 또 굴뚝에 올라가 있어요. 서울 명동에 가면 두 명이 전광판 위에 올라가 있어요. 이건 정상적인 사회가 아닙니다. 말하자면 정치라는 건 종말 처리장이거든요. 사회에서 뭔가 갈등이 생기고 아우성이 생기면 이것을 사회 의제화를 거쳐서 정치 의제화를 만들어서 국회에서, 의회에서 전선, 이것을 수렴해야 되는 거거든요. 이 기능이 지금 작동이 안 되는 거에요. 그러니까 땅에서 더 이상 갈 데가 없는 사람들이 하늘로 올라가서 호소하는 거에요, 내 목소리를 들어달라고.. 어떻게 해야 되느냐, 국회에서 정리해고를 엄격하게 규제하는 법 손질을 해야 합니다. 말하자면 정리해고를 할 때는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라는 게 나와 있는데. 긴박한이라는 게 너무 애매모호해요. 이것을 구체적으로 법을 바꿔줘야 합니다. 그리고 해고 회피 노력을 할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풀어줘야 해요. 비정규직이 줄어들지 않고 있지 않습니까? 2년 동안만 쓰도록 되어 있어요. 2년이 넘으면 정규직으로 바꾸라고 되어 있는데 111개월 되니까 해고를 해요. 그래서 지금 비정규직을 보호한다고 법은 만들었는데 법이 작동이 안 되거든요. 고쳐야 해요. 어떻게 고치냐, 제 대안은 이런 겁니다. 2년 됐을 때 그 사람을 정규직으로 바꿔줄게 아니라 2년 동안 지속된 업무가 계속 될 때 그 업무는 정규직으로 써라, 그러면 그 자리에 누가 있건 2년 이상 지속된 업무는 다 정규직으로 써야 되는 거에요. 제가 창원 백화점에 갔더니 2,000명이 근무하는데 1,800명이 비정규직이에요, 200명이 정규직이고요. 그런데 백화점의 조명 기사, 설비, 냉동, 전기 백화점이 있는 한 다 필요한 기술자들이거든요. 이 사람들이 비정규이에요. 백화점이 있는 한 있어야 할 직종은 정규직으로 쓰도록 만들어 주면 되는 겁니다. 이런 것들을 제대로 대변하는 정치 세력이 지금 없다는 것이지요.

 

진행자 : 13월의 세금의 폭탄, 이런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특히 연말 정산이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까? 가칭 세금혁명당, 이런 것을 내세울 정도로 세금에 관련해서 초점을 맞추고 계시는데요.

 

정동영 : 함윤호 진행자께서도 연말 정산, 얼마나 토해내셨습니까? 속이 쓰리셨을 겁니다.

 

진행자 : 공개할 수 없지만 저도 받기 보다는 더 내야 되는 상황입니다.

 

초고소득층의 과세 구간 신설과 세율 상황 조정 필요

조세 정의는 누진적으로 세금을 부과하는 것

조세 정의를 바로잡아야 서민의 생활이 안정된다

 

정동영 : 세금 혁명이 필요한 이유가요, 1971년 제가 학생 때입니다. 장충단 공원에서 40대 김대중 후보의 연설을 들으러 갔어요. ‘내가 대통령이 되면 돈을 많이 버는 사람은 세금을 많이 내고, 돈을 조금 버는 사람은 적게 내는 조세 정의를 확립하겠습니다. 부유세를 신설하고 사치세를 도입하겠습니다. 이중 고가제를 실시하겠습니다’. 그 말이 귀에 쟁쟁해요. 조세 정의가요, 정의의 절반입니다. 조세 정의는 많이 버는 사람이 많이 내는 거에요. 그런데 이게 무너져 있거든요. 통계를 하나 말씀 드리겠습니다. 우리나라는 8,800만원부터 고소득층으로 들어갑니다. 35%네요. 1년에 15,000만원이면 38%입니다. 거기까지는 세금이 쭉 올라가요. 그런데 3억 이상이 되면은요, 세율이 더 잘 안 올라가요. 우리나라에서 1년에 3억 이상 버는 사람이 17,000명입니다. 그런데 3억 버는 사람이나, 30억 버는 사람이나, 300억 버는 사람이나, 3,000억 버는 사람이나 똑 같아요. 이건 아니지요. 많이 버는 사람을 세금을 좀 더 부담할 능력이 있잖아요. 조세 정의는 누진적으로 세금을 내는 겁니다. 법인세도 마찬가지에요. 대문짝만하게 얼마 전에 언론에도 났어요. 우리나라에서 작년에 5,000억 이상을 버는 대기업이지요, 재벌.. 44개인데 세금 16% 냈습니다. 그런데 200억 버는, 그 것도 큰 기업이긴 하지만, 5,000억 버는 기업에 비하면 작은 기업은 17.6% 냈습니다. 잘 못 됐잖아요. 이것을 바로 잡으라는 겁니다. 이것을 바로 잡으면 월급 받는 봉급 생활자들의 그 유리알 지갑 털지 않아도 되는 거에요.

 

진행자 : 조세 제도를 말씀하신 건데, 3- 무상급식, 무상교육, 무상보육 이것을 조정하자는 말씀이시잖아요.

 

교육보육급식 지원은 국가의 의무다

 

정동영 : 그 말씀에 대해서 이의가 있습니다. ‘무상자를 떼어야 됩니다. 왜냐하면 교육이고 보육이고 급식이고 이것은 권리입니다. 아까 말씀드렸잖아요? 헌법 10조에, 헌법 34조에 나와 있는 권리에요. 그렇기 때문에 무상이 아니라 그것은 정상적인 국가일 거 같으면 국가가 해야할 의무입니다. 제가 통계 하나만 말씀드릴게요. 우리 국민은요, 열심히 몸으로 일해서 100원을 번다고 합시다. 100원 중에 92원이 자기가 번 돈이고, 국가가 도와주는 돈이 8원이에요. 8원은 건강 보험료라든지 연금이라든지 실업 보험이라든지 이런 걸로, 또 무상 급식이라든지 또 어린이집 돈 내 주는 것, 합쳤더니 100원 수입 중에서 92원은 자기 몸으로 버는 것이고 8원은 국가가 도와주는 거에요. 그런데 우리가 OECD 회원국이잖아요? OECD 회원국 34개국의 평균이 얼마냐 하면요, 100원 수입 중에 32원을 국가가 도와줍니다. 우리는 8원 보태주는데, 유럽의 OECD의 절반 정도 되는 나라가 32원을 국가가 지불해 줍니다. 어디로 가야 합니까? 복지국가로 가야합니다.

진행자 : 전 통일부 장관을 지내셨습니다. 지금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해서 강력하게 비난도 하셨는데..

 

대한민국 경제의 돌파구 : 북방 경제

내부적으로는 복지국가, 외부적으로는 평화체제 구축이 중요

 

정동영 : 7년 동안 남북 관계가 후퇴, 후퇴를 거듭해서 국제적인 웃음거리가 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것 그만 두고 한반도 문제, 지금 북한까지 포함해서 22, 7,500만 한민족이 살고 있는데요, 이것을 누가 결정해야 합니까? 운명을.. 우리가 결정해야지요. 내가 결정해야 되는 것 아닙니까? 우리 민족이.. 그런데 이걸 왜 미국, 중국을 쳐다보고 있습니까? 지금 형국이 딱 그런 거거든요. 이것은 자존심의 문제가 첫 번째 있고, 두 번째는 대한민국에게 이런 얘기가 있어요. 일본의 전문가들이 한국이 일본을 꼭 따라 온다, 일본이 지금 20년째 저성장의 늪에 빠져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이 한 가지가 다르다, 일본에 없는.. 뭐냐? 북방 경제다. 만일 북방 경제로 대륙으로 가는 길을 뚫는다면 한국은 다시 한 번 도약할 것이다. 길이 있는데, 말하자면 이곳 전주역에서, 익산역에서 기차표 사 가지고 파리로 갈 수 있는 시대를 만들 수 있단 말이에요. 그렇게 되면 사람과 돈과 물자와 정보가 만주로 시베리아로 대륙으로 유럽으로 엄청난 기회가 생깁니다. 장사 기회가 생기고 사업 기회가 생기고 청년들 취업 기회가 생기고.. 그 길로 가야지요. 그러니까 대한민국은 어디로 가야 되느냐, 내부적으로는 복지 국가의 방향으로 바깥으로는 평화체제, 대륙으로 가는 길로 가야 이것이 우리 민족의 르네상스 시대가 올 수 있는 겁니다.

 

진행자 : 지금 통일이 되는 가정하에 말씀하신 겁니다.

북한의 나진과 러시아의 하산이 56km 철로가 연결이 되었고 이것이 시베리아를 거쳐서 모스크바를 거쳐서 유럽으로 갈 수 있는 시베리아 횡단, 이 말씀을 하시는 건데요. 우리나라가 대외적으론 그렇게 가야된다, 이럼 말씀이시잖아요?

 

정동영 : . 대륙으로 가려면 북한을 통과하지 않고 갈 수가 없잖아요? 그러니까 남북관계, 남북 간에 다시 손을 잡아야 하는 겁니다. 소통을 해야 합니다.

 

진행자 : 그러려면 통일의 방안을 찾아야 될텐데..

 

정동영 : ‘통일하면 복잡해져요. 통일 전에 기본적으로 평화입니다. 평화의 제도화.. 평화는 이미 김대중 정부 때, 노무현 정부 때 우리는 정착된 걸로 믿었잖아요. 그런데 이 평화의 발판을 다시 흔들어 버린게 문제인거죠. 그래서 정치가 중요하고..

 

진행자 : 그래도 통일 방안으로 개성공단 모델이 괜찮다고 하시는 거기 때문에 제가 질문을 드린거거든요?

 

정동영 : 지구상에요, 분단되었다가 통일된 나라가 베트남이 있는데 무력 통일이에요. 이건 우리가 절대 용납할 수 없는 방안이에요. 전쟁해서는 안 되잖아요. 두 번째, 독일 방안이에요. 독일은 동독 의회가 모여서 만장일치로 서독의 흡수합병을 결의했습니다. 그런데 평양에서 북조선 노동당이 모여서 남쪽에 합병을 결의할 가능성이 있습니까? 없잖아요. 그러면 둘다 아니거든요. 독일, 베트남 모델.. 한국형 모델이 있어야 되요. 그런데 독일 통일의 설계자였던, 동방 정책의 브란트 수상의 설계자가 에곤 바르 박사라는 분이 있어요, 제가 여러 번 뵜는데.. 그 분이 개성공단에 대한 설명을 듣더니 무릎을 치면서 놀라운 상상력이다. 내가 만일 동방 정책을 설계할 때 이런 발상을 했다면, 동독 안에다 서독의 공단을 설치하는 그런 발상을 했더라면 독일 통일이 한결 쉬웠을 것이다. 한국에서 추진한 이 개성공단은 단순히 공단이 아니라 한국형 통일방안이 될 것이다’. 개성공단을 원래 2,000만평 계획됐는데 30만평이거든요. 지금 조금 돌아가고 있는 거에요. ‘이것을 2,000만평 다 만들고, 또 하나 원산에 만들고, 또 하나 신의주에 만들고, 또 하나 나진에 만들고.. 이렇게 되면 이것이 바로 경제 통일이다, 경제 통일을 따라서 쭉 가다 보면 법률적, 정치적 통일이 올 것이다’.. 이렇게 말씀해 주신, 세계적인 석학이시지요.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선이후난(先易後難)라는 말씀이 있어요. 쉬운 것부터 먼저 해라, 어려운 것은 뒤에 하고.. 그 다음에 선경후정(先 經後政), 경제를 먼저 앞 세워라, 정치적인 것, 군사적인 것은 뒤에 하고..

 

진행자 : 국민모임은 합리적 진보와 종북을 배제한 북한과의 관계를 캐치프레이즈로 낼 정도로 의식을 한 것 같다는 생각을..

 

정동영 : 국민모임에서 대북문제와 관련해서 기준이 세 가지가 있습니다. 1번 북한핵에 대한 반대, 그것은 용납할 수 없는 거죠. 두 번 째 인권 유린에 대한 명백한 반대, 또 하나는 삼대세습, 이것은 보편성 원리에 위반되는 거에요. 세습 독재에 대한 반대, 이 세가지 원칙을 공개적으로 천명했지요. 종북과는 거리가 먼 정치 세력입니다.

 

진행자 : 정치적 철학이 조금 바뀌었다고 봐야 되겠지요?

 

국민 곁으로 다가가 국민의 살을 파고드는 정치 필요

2014년 한해 생활고로 인한 자살자 수 15.000

한해 산업재해로 인한 사망자 수 2,000여 명

국민이 행복한 정치를 해야 한다

 

정동영 : 아래로 내려갔다고 전 생각합니다. 왼쪽, 오른쪽의 문제가 아니라 아까 정치는 겉돈다이런 말씀을 드렸는데 정치가 국민의 삶 속으로 파고 들어야 되거든요. 안으로 들어가야 되거든요. 또 아래로 내려와야 되거든요. 정치가 별겁니까? 요순 시대부터 배부르고 등 따습게 해주면 그게 좋은 정치인거에요. 그런데 배부르고 등 따습지 않거든요. 더구나 상대적 격차가 너무 커요. 단군 이래에 전쟁이 아닌데 평화 시에 1년에 근 2개 사단 병력이 전사하는 나라가 대한민국이에요. 무슨 말이냐.. 어디서 전사자가 나냐하면 말이에요, 생활 전선에서 생활 전쟁에서 도저히 살다 살다 안 되서 작년에 15,000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오늘도 공사장에서 5명이 추락사하거나 폭발 사고로 숨집니다, 매일.. 이것은 문명 국가가 아니에요. 작년에 1,946명이 산재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것을 놔두고 어떻게 행복한 대한민국으로 갑니까? 바로 이 속으로 정치가 들어가야 된다는 거에요. 그런데 지금 정치는 크리스마스 날 여야 지도부가 모여서 크리스마스 캐롤을 부르잖아요. 여야 지도부가 행복하면 안 됩니다. 국민이 행복해야 되는 거잖아요. 국민은 불행하지 않습니까? 정치 따로 국민 따로입니까? 국민이 있기 때문에 정치가 인는 거지요.

 

진행자 : 도민들 입장에서 행보에 더욱 관심을 갖은 건데, 어느 정도 수순이 나와 있다고 볼 수 있을까요?

 

정동영 : 제 정치 인생의 모든 것을 걸고 국민모임 신당의 성공에 투신하려고 합니다. 제가 이것을 고민할 때 저에게 힘을 준 것은 제 아들들이었습니다. 이제 성인이 되었습니다만, ‘아버지가 그동안 걸어온 길이 옳습니다. 그리고 아버지의 선택이 옳습니다. 설사 성공하지 못 하더라도 성패를 떠나서 자식으로서 아버지가 옳은 길을 갔다는 것이 우리한테는 자랑스럽습니다’. 저는 그 얘기를 듣고 주저없이 결단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이것이 대한민국을 구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전북의 아들로서, 정치인으로서 그렇게 사랑을 많이 받고 우리 정치에 기여할 수 있는게 무언가.. 우리 정치 자체를 이제는 체제를 전환해야 되겠다.. 정치가 그냥 힘 있는 사람, 돈 있는 사람, 목소리 큰 사람, 많이 배운 사람들을 위한 정치가 아니라, 그 분들은 사실 도와주지 않아도 자력으로 헤쳐나갈 수 있습니다. 목소리가 약하고 힘이 없고 돈이 없고 못 배우고 약한 사람들 곁에 정치가 있어야 하고 권력이 있어야 합니다.

 

진행자 : , 약자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는 정치 행보를 가시겠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그 마음 잃지 않고 그 행보 잘 가시길 바라겠습니다. 오늘 소중한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정동영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