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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의 말과 글

정동영이 국민의 당을 선택한 이유

《정동영이 국민의당을 선택한 이유》

 

 

 

국민의 당 선택에 대해 진보 분들께서 우려가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예상도 했었고 이해도 합니다.

 

그럼에도 그 길을 선택한 것은,

많은 분들이 국민의당에 대해서 걱정하고 실제 지지율 하락의 원인이 된 보수화 흐름에 왼쪽 날개를 달아주고, 야당다운 야당의 길을 갈 수 있도록 '균형자'가 되어주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 일은 외람되지만, 정동영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지난 18일 안철수 대표와 만남 끝에, 제가 국민의 당에 합류하는 전제조건을 담은 합의문의 제1항도 '불평등 해소와 개성공단 부활, 한반도 평화, 2017 정권 교체'였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불평등 해소와 한반도 평화는 지난 몇 년 동안 제가 정치하는 이유이자 최고 목표로 여기고 실천해온 화두입니다.

 

저는 그것을 무슨 대단한 진보나 좌파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상식적인 진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대한민국은 지금 '10 대 90'이라는 세계에서 가장 극단적이고 과격한 '불평등 격차 사회'입니다. 그런 현실에서 저는 90% 국민의 염원을 대변하는 상식적이고 당연한 주장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오늘날 야당의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총선에서 불리하게 작용할까봐, 공천에서 손해보지 않을까 두려워서 앞에 세우기를 주저하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도 당 대표부터 개성공단과 남북문제에서 새누리당과 다를 바 없는 목소리를 내고 있고, 한미FTA 추진 주역을 영입하면서 신자유주의 쪽으로 급속히 궤도를 이탈하고 있습니다.

 

국민의 당마저 새누리당과 가까운 쪽에 자리를 잡게 되면, 우리 사회는 여당은 물론 야당까지 신자유주의와 보수화가 굳어져서 돌이킬 수 없게 됩니다. 우리 국민의 30~40%가 지지하는 진보를 대변할 주류 쪽 공간은 아예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지난 몇 년 동안 저의 행보를 믿고 지켜봐주신 분들께 당부 드립니다.

 

실종 위기에 놓인 합리적 진보의 공간을 마련하고, 좌우 균형자로서 역할을 잘 할 수 있도록 힘을 주십시오.

 

그리고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갈등의 방식이 아니라 건강한 논의와 충분한 협의를 통해 잘 녹여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