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정동영의 말과 글

정동영, '최대로 원하는 것을 서로 주고받는 북미 정상회담 될 것'

[20180611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인터뷰 전문]


 

 

 

북미정상회담 D-1드라마틱한 만남, 최종 주도권은 누가
  
김어준 : 내일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이 있죠. 관전 포인트 한번 짚어보겠습니다. 참여정부 시절 통일부장관 민주평화당 정동영 의원 전화 연결 되어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정동영 : , 안녕하세요?
 
김어준 : 유세 때문에 바쁘시죠?
 
정동영 : 목이 좀....
 
김어준 : 안 그랬으면 오늘 나오셨을 텐데. , 지난번 남북정상회담 때 나오셔서 아주....
 
정동영 : 427일 아침이었네요.
 
김어준 : 그때 아주 기억에 남는 인터뷰를 하셨는데.... , 뭐 여러 가지 보도가 있습니다만 직접 정상회담을 경험하셨던 분으로서 뉴스를 좀 풀어 주셔야 될 것 같은데. 우선 이것부터 좀 짚어 주십시오. '양 정상이 싱가포르에 도착하는데 아직도 조율되지 않은 게 있어서 실무진들이 만나서 뭔가 조율 중일것이다' 이런 식의 보도가 나오는데, 이 뉴스는 어떻게 읽으십니까?
 
정동영 : 내일 이제 24시간 뒤면 만나죠. 만나서 그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뭔가를 밀고 당기는 일은 없죠.
 
김어준 : 보통은 없습니까?
 
정동영 : . 정상회담이라는 것은 대조하기 전에 거의 99% , 동서양의 정상회담의 역사가.... 그러니까 오늘 하루 전에 도착한 것은 준비가 필요한 것이고 그다음에 최종 결정을 지휘하는 그런 필요 때문에 이틀 전에 온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어준 : 그러니까 지금 언론에서 보도하듯이 마지막 실무 접촉을 통해서 밀고 당기고 조율하고, 이런 건 없을 것이라고 보시는군요?
 
정동영 : 합의문 작성을 하는 거죠.
 
김어준 : 합의문 정도 작성하고 있을 것이다? 알겠습니다. 그리고 이것도 좀 해설해 주십시오. 동행한 인사들의 면면을 보면 주요 인사들이 다 갔습니다.
 
정동영 : 총출동이죠.
 
김어준 : 총출동이고, 인민무력상도 갔어요. 1인자도 갔는데, . 이렇게 다 간 이유는 뭡니까?
 
정동영 : 인민무력상 노광철은 당의 군수공업부장이었단 말이죠. 핵무기 만드는 담당자였기 때문에 이 비핵화 협상에서 빠질 수 없는 사람이죠. 실무적으로 가장 밝은 사람이죠.
 
김어준 : 군의 지휘자가 아니라 핵무기 개발자로서 간 거군요, 말하자면.
 
정동영 : 북한은 이미 당군사위원회를 통해서 국방정책의 변화를 천명했거든요. 그러니까 핵을 내려놓고 핵이 없는 상태에서의 자신들의 안보정책, 국방정책을 착수한 거죠. 이번에 결국 핵을 포기하기 위해서 핵을 만든 격이 됐죠. 핵을 '정의의 보검' 이라고 말해 왔잖아요. 그러다 이제 핵을 내려놓고 안전보장, 체제보장을 다른 말로 하면 안전보장이죠. 이 안전보장을 6.12, 내일 정상회담에서 틀을 만드는 거니까 총출동할 수밖에 없죠.
 
김어준 : 이 뉴스는 어떻게 보십니까? 로이터에서 '당일 오후 두 시에 떠날 거다' 이런 얘기도 있고 또 한편에서는 '평양 권력 공백 때문에, 김여정 부부장하고 김정은 위원장이 둘 다 왔기 때문에 공백을 우려해서 싱가포르에 최소한의 시간만 있을 것이다' 두 소스는 다르지만 어쨌든 한쪽은 해석이고 한쪽은 소식통이라고 하는 외신인데, 둘 다 어쨌든 결론적으로는 싱가포르 빨리 떠날 것이다, 이런 전망이거든요. 이거 어떻게 보십니까?
 
정동영 : 뭔가 그러니까 소스를 가지고 얘기를 했겠죠. 그냥 작문은 아닐 테고요. 그러면 거기에 끼어드는 잡음들이 있으리라고 봅니다. 네오콘 입장에서는 지금도 북미회담이라는 것이 미국 이익에 반한다고 보는 것이기 때문에 좀 꺼림직한 것은 볼튼 보좌관이 동행했잖아요. 그분은 기본적으로 이번 정상회담이 안 될 것이고 안 돼야 한다고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런 주변에서 이런저런 부정적인 신호가 갔을 수가 있다고 보고요.
 
김어준 : 그러니까 지금 로이터에서 오후 두 시면 끝날 것이다 하는 것은 네오콘처럼 강경론자나 부정론자들이 흘린 뉴스일 가능성이 높다?
 
정동영 : 그렇죠. 그런 관측들이 그렇게 뉴스로 나온 것이라고 보고요. 그런데 북한이 김정은 위원장의 동선을 외신에다 흘릴 가능성은 0% . 그리고 내부의 자신감을 반영한다고 봅니다.
싱가포르, 최초 일 아닙니까? 그것은 내부가 안정되어 있다는 것이고 또 완벽하게 국내 통제가 되어 있고 그리고 민심의 지지를 받고 있다, 그런 반증이겠죠.
 
김어준 : 그러니까 권력 공백이 걱정이 돼서 싱가포르 체류 시간을 가능하게 짧게 줄일 것이다 하는 전망은 북한에 대해서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정동영 : 관성적 사고죠. 그러니까 있는 그대로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아무 과학적 근거 없는, 객관적 근거 없는 추론이나 추정은 사실 민심을 잃게 되는 거죠. 내일 보면 알게 되는 거고요.
 
김어준 : 알겠습니다. 그러니까 의원님 분석으로는 북한을 놓고 왔다. 그렇게 다 비우고 온 것은 그만큼 자신감이 있고 통제가 완전히 된다는 것이지 불안해서 다시 돌아갈 정도면 아예 떠나지도 않았을 것이다.
 
정동영 : 그렇죠.
 
김어준 : 그리고 좀 전에 말씀하신 오후 두 시에 김정은 위원장이 싱가포르를 떠날 것이라는 관측 역시 부정적인 혹은 실패하기를 바라는 쪽에서의 뉴스일 것이다?
 
정동영 : 잡음이 끼어든 거죠.
 
김어준 : 그러니까요. 북한이 위원장의 동선을 공개한 적이 한 번도 없으니까요. 알 리도 없는 내용인데 그런 뉴스가 나와서 저도 신기했습니다. 그리고 CVIDCVIG, 그러니까 완전한 비핵화와 완전한 체제보장, 이게 교환될 것이냐, 아니냐. 그래서 합의문에 CVID라는 용어가 들어가냐, 안 들어가냐. 이런 얘기들 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건 어떻게 보십니까?
 
정동영 : 전에는 과거 정권에서는 CVID, 부시 때 나온 거죠. 이거 만든 사람이 볼턴입니다. 그런데 기본적으로 이것은 북한의 항복을 전제로 한 것이고 북한도 역시 거기에 대해서 이건 우리가 패전국이 아니다, 라고 강하게 반발해 왔고 그때 이 CVID를 네오콘 정부가 밀어붙였을 때는 북한의 정권 교체가 필요하다, 레짐체인지를 밀어붙인 거거든요. 그런데 이 CVID는 절대 받을 수가 없는 거죠. 그런데 이것이 협상테이블로 올라온 것은 트럼프가 말하는 CVID는 북한을 붕괴시키겠다는 전제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거래를 하자는 전제를 갖고 있기 때문에 테이블엔 올라왔는데요. 그런데 CVD, 그러니까 완전한 것, 검증 가능한 것, 폐기, 이 부분은 의지가 이미 지난번 사실 판문점 선언에서도 완전한 비핵화, 핵 없는 한반도를 통해서 표현된 바있고 또 9.19 공동성명에서도 검증 가능한 비핵화는 얘기가 됐어요. I가 문제인데요.
 
김어준 : 불가역적인.
 
정동영 : I 문제는 되돌릴 수 없는 것에는 전제가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 권리라든지 우주 이용의 권리라든지 등등 논의해야 할 부분들이 많기 때문에 북으로서는 그걸 덥석 받을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CVID 대신 CVFD는 합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평화연구소 정욱식 대표의 말이었는데, 저는 그건 아주 지금 국면에서는 유용한 틀이라고 생각해요. 여기서 CVFD, CVFG, 여기서 F는 빠른, Fast.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고 빠른 비핵화, 이건 트럼프가 충분히 받을 수 있는 거죠. 또 북한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고 빠른 체제보장, 그렇다면 이것은 합의문에 넣을 수 있는 거 아니냐, 이런 거죠.
 
김어준 : 그럼 지금 I는 어려울 것이라고 하셨을 때 I가 예를 들어서 핵의 원자력 이용이라든가 원자력 발전 혹은 위성 발사체 같은 기술, 이런 것도 다 포기하라는 것이 들어갈 것이기 때문에 이건 어려울 것이다?
 
정동영 : 그렇죠. 거기까지도 다 포괄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이건 상당히 넓은 그리고 오래 걸리는 그런 협상이 필요한 거죠. 그리고 이것은 절대로 북이 양보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요.
 
김어준 : 그럼 CVID라는 표현이 이 합의문에 들어가지는 않을 것이다?
 
정동영 : CVID라는 표현을 담지는 못하리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지금 CVID니 아니니 이게 중요한 게 아니라 정말로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것을 김정은 위원장이 저는 줄 걸로 봅니다. 뭘 주느냐? 결국 지금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을 정치적 자산화하고 있잖아요. 정치적 효과를 극대화하는 과정인데, 예를 들면 ICBM과 핵탄두를 반출해 내는 것을 김정은 위원장이 오케이한다면 그것은 아마 그 장면을 상상해 보십시오. 올해 안에, 11월 안에 북한의 ICBM과 핵탄두가 외부로 반출, 특히 미국으로 반출되어 오는 장면을 생각하면 이것은 누구도 할 수 없었던 일을 트럼프 대통령이 해내는 거거든요. 이것을 마지막까지 김정은 위원장은 쥐고 있다고 보는 것이고 이걸 내려놓으면, 이걸 내주면 김정은 위원장이 원하는 것을 다 받을 수 있는 거죠.
 
김어준 : 그럼 의원님이 보시기에는 탄두 몇 개와, 물론 지금 탄두가 스무 개다, 몇 십 개다 얘기는 있지만 정확한 건 북한만 알겠죠. 그런데 탄두 몇 개와 ICBM, 전부 다는 아니더라도 몇 개 정도를 내놓을 결단을 할 가능성이 있다?
 
정동영 : 그렇죠. 지금 북미 간 이견이 핵탄두 개수 가지고 다르다, 이런 얘기도 있거든요. 그러니까 최대 60, 적게는 20개 이렇게 잡고 있는데 북으로서 완전한 비핵화라는 것은 핵이 없는 상태를 만들겠다는 것이니까 20개든 60개든 그것을 내놓은 결단은 마지막 결단이죠, 김정은 위원장의. 이것을 내놓기로 하면 김정은 위원장이 받기를 원하는 북미 수교, 종전선언, 제재해제, 이 세 가지를 트럼프 대통령은 내놔야 하는데 이 세 가지에 대해서 언급을 이미 했어요. 그러니까 "종전합의에 서명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말을 했고, 캐나다 떠나기 전에. 그리고 "북미 국교정상화를 원한다." 트럼프 대통령 입에서 국교정상화 얘기가 처음 나왔어요. 그리고 백악관에 초청할 수 있다는 얘기도 했고요. 그렇기 때문에 그러니까 빅딜이죠. 서로 원하는, 최대로 원하는 것을 서로 주고받는 것이 내일 북미 정상회담이 되는 거죠. 역사적인, 아마 70년 분단사에서 우리 입장에서 본다면 저는 48년 남북정권 수립, 그리고 6.25 한국전쟁, 그리고 이번에 4.27 판문점 선언과 6.12 싱가포르 합의로 이어지는 한반도의 냉전 해체의 시작, 한반도 탈냉전이죠. 역사적인 70년의 3대 사건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교환이 이루어진다면.
 
김어준 : 알겠습니다. 그런 교환 내용이 만약에 내일 회담에서 성공적이라면, 성공적일 거라고 지금 전망하시는 걸로....
 
정동영 : 저는 된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왔어요, 비행기를 탄 순간. 빈손으로 돌아갈 수는 없는 거죠.
 
김어준 : 그렇군요. 그런 게 담길 것이고. 그러면 남북미 종전선언, 사실 지금쯤은 연락이 왔어야 하는 건데 연락이 없는 걸 보면 물 건너갔나 싶기도 합니다만 또 한편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기 때문에 마지막 순간에 가능할 수도 있다, 이런 얘기도 아직도 있습니다. 의원님이 보시기에 종전선언은 어렵게 됐다, 이렇게 보십니까?
 
정동영 : 종전선언은 당사자가 모여서 하는 건데 남북미가 있고 남북미중이 있고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둘이 만나서 종전합의에 서명할 수 있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워딩입니다. 이렇게 말한 것처럼 종전합의는 하고 그리고 상징적을오 판문점이든 한반도에서 남북미 또는 남북미중, 왜냐하면 중국이 지금 강한 입장을 표명하잖아요. "우리가 당사자다."
 
김어준 : 자기도 꼭 끼워 달라고 하죠.
 
정동영 : 이 얘기는 지난 13년 전부터 해 왔던 얘기예요. "우리가 빠져서는 안 된다." 200710.4 정상회담에서 3자 또는 4자 얘기 나왔잖아요. 그때 중국이 강력하게 이의제기를 했죠. "당사자다. 종전에 우리가 참여해야 한다." 지금도 같은 입장이죠.
 
김어준 : 그러니까 지금 두 단계로 나뉘어서 이루어질 수 있다, 이렇게 보시는 거네요. 종전선언 같은 경우는 내일의 종전선언을 하기로 합의하고 그런 다음에 종전선언은 다른 날 잡아서 하고. 그렇게 보시는 겁니까?
 
정동영 : 분명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이 한 번에 단칼승부에서 여러 번 쪼개서 가겠다는 걸로 분명히 드러났거든요. 그러니까 이것은 본인의 이번 11월 중간선거가 있고 2년 뒤에 대통령 선거가 있고 이 과정에서 계속해서 정치적 효과를 극대화해 가겠다라는 것이기 때문에 이번에 북미 만남 자체가 이미 만남 자체로 성공한 거죠. 트럼프 대통령은 엄청난 정치적 이득을 챙긴 것이고 만남 자체로서 이미 성공한 것이고 그다음에 또 남북미 종전선언을 하는 것으로 또 한 번 세계에 과시할 수 있는 것이고 또 11월 안에 ICBM과 탄두를 반출할 수 있다면 이건 세계적 사건이 되는 거죠. 그래서 백악관에 초청할 수 있다, 이런 얘기도 나왔고 또 오늘 중앙일보 단독 보도로 되어 있습니다만 김정은 위원장이 보낸 친서에서 평양에 7월에 와 달라는 초청을 했다는데, 물론 확인된 건 아닙니다만 평양에 트럼프 대통령이 가는 장면, 김정은 위원장이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하는 장면 등등 앞으로도 세계적 장면에 여러 개가 남아 있는 거죠.
 
김어준 : 알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혹시 최근의 보도 중에 이 보도는 해석을 잘못했다 혹은 사실관계를 잘못 짚었다 혹은 그런 바로 잡아야 할 보도 같은 거 있습니까?
 
정동영 : 우리가 관성적 사고를 한 번에 바꾸기는 어려운데요. 우리는 지금 상상력을 앞서가는 현실을 보고 있잖아요. 거대한 냉전 구조에서 탈냉전 세상으로 가는데 이것은 산맥을 넘는 거거든요. 하나의 산을 넘는 게 아니고 산을 넘으면 또 그다음 산이 있고 오르막내리막이 있는데 그 내리막을 볼 때마다, 또다른 산을 볼 때 마다 관성적 사고에 사로잡혀서 이런저런 관측과 추측이 난무합니다만 있는 그대로 봐야 되고요, 두 번째는 우리가 운명의 대전환 앞에 서 있다는 것이죠. 쉬운 말로 하면 남과 북이 적이 아닌 상태로 가는 거죠. 북한과 미국이 내일부터 적이 아닌 상태의 시대가 열리는 거죠.
 
김어준 : 알겠습니다. 오늘 여기까지 하고요.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저희가 스튜디오에 다시 한 번 모실 테니까 그때 꼭 나와 주십시오. 오늘 말씀을 감사합니다.
 
정동영 : 고맙습니다.
 
김어준 : 지금까지 참여정부 시절 통일부장관을 지낸 민주평화당 정동영 의원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