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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의 말과 글

정동영, '북-미 세기의 담판, 한반도 평화 시대 열렸다'

[20180612 mbc 라디오 박지훈의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인터뷰 전문]

 

 

박지훈 : 북미정상이 손잡고 눈 맞추며 대화하는데 65년의 시간이 걸린 겁니다. 그러나 두 정상간 진솔한 대화는 수십 년 반목의 세월을 순식간에 녹여버렸는데요. 북미 적대관계를 무너뜨린 짧지만 중요한 만남, 무엇을 남겼는지 양국 정상이 합의한 공동서명문의 내용, 통일부 장관을 지낸 민주평화당 정동영 의원과 자세하게 짚어보겠습니다. 의원님!

 

정동영 : , 안녕하십니까?

 

박지훈 : 지방선거 하루 전날이긴 한데요. 선거 때문에 보셨는지 잘 모르겠지만 오늘 세기의 담판 어떻게 보셨습니까?

 

정동영 : 계속 유세차 타고 다니면서 와이셔츠 주머니에 스마트폰 틀어놓고 생중계 보면서 유세하면서 두 가지 하느라고 힘들었습니다.

 

박지훈 : 감동적인 특별했을 것 같은데요.

 

정동영 : 그 쏙 들어온 말은 세상은 중대한 변화를 보게 될 것이다, 김정은 위원장의 말인데요. 우리는 중대한 변화를 보고 있는 거죠. 그리고 역시 합의문에서 나온 글자 중에 합의문 중에 11글자가 눈에 확 들어왔습니다. ‘새로운 미국과 북한의 관계라는 말이죠. 70년 동안 적이었던 관계, 70년 동안 한 번도 미국은 북한을 승인하거나 인정한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이제 2018612일 미국과 북한은 역사의 페이지를 넘긴 거죠. 새로운 미국과 북한의 관계를 세우기로. 그게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지훈 : 세상은 중대한 변화를 보게 될 것이다 새로운 미국과 북한의 관계. 그런데 미국이 북한을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막 김정은 위원장 칭찬도 많이 하고요. 동등하게 노력해주는 모습이다, 이런 평가는 맞습니까?

 

정동영 : 그러니까 세계에서 가장 신뢰가 없는 두 나라가 북한과 미국이잖아요.

 

박지훈 : 서로 간에.

 

정동영 : 불신, 서로 뭐 온갖 모욕적인 말과 실제 증오를 가졌거든요. 증오. 증오와 불신의 세월, 70년 넘는 아주 역사적 전환 장면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제일 중요한 게 신뢰 문제거든요. 말하자면 극도의 불신, 불신과 적대, 그 산물이 핵이란 말이죠. 그런데 불신과 증오를 넘어서서 신뢰를 완전한 신뢰를 만들면 핵도 필요 없어지게 되는 거죠. 그래서 새로운 미국과 북한과의 관계, 북한의 관계, 11글자가 제일 눈에 들어온다, 이런 말씀 드립니다.

 

박지훈 : 공동합의문 나왔습니다. 나왔는데 트럼프 대통령 득이 좀 많았다, 이런 얘기도 있고 글쎄요. 실제로는 어떻게 봐야 되겠습니까?

 

정동영 : 둘 다 득이죠. 트럼프 대통령은 완전한 비핵화, 빠른 이행, 그러니까 CVFD라고 말할 수 있어요. FFast. C 완전한, 그리고 검증 가능한, 빠른 비핵화 D, 그리고 김정은 위원장은 CVFG을 얻었다고 볼 수 있죠. 완전하고 검증할 수 있고 그 다음에 빠른 Guarantee, 보장을 얻었다고 볼 수 있죠. 그리고 만남 자체가 이미 트럼프도 성공했고 김정은도 성공한 거죠. 만남 자체가. 그리고 알맹이가 있는 거죠. 한쪽은 완전한 비핵화를 확고하고 흔들림 없이 약속했다는 것이고 또 북한에게 체제안정을 제공하기로 약속한 것이고 서로 바라는 것을 서로 교환한 거죠. 빅딜을 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박지훈 : 그런데 지금 방금 말씀하셨지만 미국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원했을 것 같아요. 그렇지만 공동합의문에는 완전한 비핵화란 표현이 들어간 게 어쩌면 트럼프 대통령이 한 발 물러섰다, 이렇게 분석하는 의견도 많습니다.

 

정동영 : 현미경으로 보면 그렇게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이 원하는 것은 북한의 핵 능력을 없애는 거잖아요. 핵 불능화하고 폐기해서 북이 핵 없는 국가가 되는 거고 92년에 우리가 남북비핵화공동선언, 남쪽에도 핵무기 없다, 북쪽에도 앞으로 핵무기가 없다 라는 걸 서로 약속했는데 그게 이제 목표인 거지 CVID도 그것을 위한 수단인 거거든요. 안전한 비핵화는 결국 신뢰가 없으면 불가능합니다. 어디다 어떻게 숨겼는지 의심하기로 말하면 신뢰를 완벽하게 구축하기 어렵고 그렇게 되면 완전한 비핵화도 어렵기 때문에 오늘 가장 중요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표시한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기대와 신뢰, 핵은 폐기될 것이다, 그리고 합의문에 명확히 명시됐다 빠르게 진행될 것이다. 그리고 기자회견에서 김정은이 더 원한다. 또 김정은 위원장이 과거에 수십억 달러를 비핵화와 관련해서 미국이 지불했는데 이행이 안 된 것에 대해서 그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 이렇게 오히려 김정은 위원장이 말했다는 점을 강조함으로써 말하자면 트럼프 대통령의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신뢰를 표시한 것, 이것이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지훈 : 신뢰를 표시한 게 핵심이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신뢰 같긴 한데 기자들하고 문답할 때는 대북제재는 핵 문제가 해결돼야 풀릴 수 있다, 이런 입장을 보였고요.

 

정동영 : 그런 얘기 했잖아요. 비행기에서 평양에 내리면 조치가 시작될 것이다. 그러면서 제재 해제를 보고 싶다 라는 얘기를 했죠. 그러니까 비핵화 이슈가 안 되면 제재 해결은 없다, 그러나 제재 해제를 기대한다. 비핵화 빨리 시작할 것이고 또 그렇게 되면 해제를 기대한다는 것이니까 앞으로 남겨 놓은 것이고 일단 오늘 총론합의, 각론은 순차적으로 미국의 시간표가 있고 북한의 시간표가 있죠. 미국은 체제보장, 안전보장을 제공하는 시간표가 있을 것이고 북한은 이제 핵 폐기하는 시간표가 있는 거니까요. 그 첫 수순은 김정은 위원장이 도착해서 북한이 먼저 취하게 될 거라는 거죠.

 

박지훈 : 합의문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김정은 위원장이 미사일 엔진 실험장을 폐쇄한다고 얘기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이런 얘기 말고도 합의문엔 빠졌지만 중요한 얘기 했을 가능성은 없을까요? 어떤 내용이 또 들어있을 것 같아요? 두 정상이.

 

정동영 : 결국 백악관에 초청한다, 꼭 그렇게 될 것이다, 이렇게 얘기했는데요. 백악관에 김정은 위원장이 백악관에서 정상회담 한다는 것은 그것은 사실 적이 아니라 우방이 된다는 얘기거든요. 우방이 된다는 얘기. 그러니까 그 과정에 대한 밝은 미래라는 것에 대해서 김정은 위원장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누누이 설명했을 것이고 김정은 위원장은 본인의 큰 꿈, 베트남의 길을 가고 싶다. 사회주의 경제부국을 이루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한테 핵이 필요 없다. 제가 김정은 위원장의 아버지 김정일 위원장을 13년 전에 만났을 때도 그런 얘기 했어요. 미국과 관계가 정상화 되고 친구가 된다면 왜 핵무기가 필요한가 라는 얘기를 누누이 했고 오늘 김정은 위원장이 그런 얘기에 대해서 트럼프 대통령이 그것을 가슴으로 받아들인 거죠. 인정한 거죠.

 

박지훈 : 인정한 것이다.

 

정동영 : 미국과 친구가 되고 싶다는 그 뜻을 받은 거죠. 북한이 지난 70년 동안 노력해온 것은 미국과 적이 아니라 친구가 되고 싶다는 거였거든요. 그것을 트럼프 대통령이 받아들였고, 그러니까 친구가 된다면 내게 북한의 핵이 왜 필요한가 하는 북한의 얘기를 트럼프 대통령이 또 수용한 것이라고 봅니다.

 

박지훈 : 친구가 된다, 이건 좋은데 우리가 관심 가지는 건 종전선언 부분이거든요. 이 부분 참 주목을 했었는데 결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조만간 종전선언 있을 것이라고 하면서 이번에는 선언하지 못했어요. 어떤 조건이 충족되지 못했을까요. 아니면 어떤 조건이 충족되어야지만 종전선언 같은 게 나올 수 있을까요.

 

정동영 : 우리는 그동안 종전선언이 필수적인 코스처럼 여겨졌습니다만

 

박지훈 : 얘기했죠.

 

정동영 : 사실은 적대관계에서 우호적인 적의 관계에서 친구의 관계로 이행하는 절차가 평화협정체결 과정이잖아요. 그런데 이게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중간에 서로 신뢰가 없기 때문에서 중간에 다리를 하나 놓은 것이 그러면 정치적 선언하자를 전쟁이 끝났다는 걸로. 말하자면 전쟁이 안 끝난 휴전상태에서는 적과 적의 관계지만 전쟁이 끝났다고 선언하는 순간 적이 아니잖아요. 전쟁이 끝났는데 뭔 적입니까? 이것을 설정한 것이고 한국의 아이디어였어요. 10년 전 2차 정상회담,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과 정상회담에서 채택된 것이거든요. 3자 또는 4자가 종전선언하자. 그리고 그때는 W부시 대통령 동의한 부분이고 그래서 이번에 그게 살아났었는데 어쨌든 북미가 속도 내서 가게 되면 종전선언이라는 그 형식, 말하자면 법적인 구속력 있는 게 아니라 정치적 선언이기 때문에 이것은 또 다른 방식으로 해석할 수도 있는 거죠.

 

박지훈 : 좀 전에 얘기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을 워싱턴에 초청을 하겠다 얘기하는데 두 정상의 재회를 전망해보자면 어떻게 될까요?

 

정동영 : 말씀이 안 들렸습니다.

 

박지훈 :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 백악관 초청 얘기를 많이 했습니다. 여러 번 만나게 될 것 같다, 이렇게 얘기했는데 두 정상의 재회는 언제쯤 가능할까요?

 

정동영 :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고 김정은 위원장은 9.9절 정권 창립 70년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저는 이 9.9절 전후가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박지훈 : 8월 내지는 9월이라는 거죠?

 

정동영 : 8월 내지는 9월이 되겠죠. 그게 두 지도자에게 가장 적절한 시점이 될 것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백악관에 나타난다는 장면은 대단히 그것 역시 역사적인 장면이 되는 거죠.

 

박지훈 : 마지막으로요. 북미관계가 정상이 되면 우리가 좀 빠질 것 같다는 생각도 하는데

 

정동영 : 그렇지 않습니다.

 

박지훈 : 우리 정부 역할론 어떻게 설정해야 될까요?

 

정동영 : 30년 지각한 거예요. 1990년 모스크바와 한소 수교 했지 않습니까? 동서냉전 해체와 더불어서. 92년에 베이징과 한중수교 했어요. 그럼 그때 한소수교, 한중수교와 맞물려서 90년대 초에 북미수교 북일수교로 갔으면 핵 문제는 없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냉전세력의 그런 여러 가지 의도에 의해서 그때 이뤄지지 못한 것이 정확하게는 26년 지각한 거죠. 북미관계 정상화는 우리 민족에게 축복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너무 늦었고요. 이걸 바탕으로 해서 이제 세계에서 가장 고립된 나라 북한이 국제사회 성원으로 이제 해양으로 나갈 수 있게 됐고 그리고 섬 아닌 섬으로 살아온 70년 섬으로 살아온 우리 대한민국이 이제 대륙으로 가는 길을 재촉할 수 있게 된 거죠. 북도 새로운 중대한 전환의 세상을 열게 된 것이고 우리도 새로운 기회의 장을 열게 된 것이라고 봅니다. 축복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지훈 : 북미간의 정상화에도 우리 역할은 분명히 있고 아무런 걱정할 필요 없다, 그 말씀으로 듣겠습니다.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정동영 : , 감사합니다.

 

박지훈 : 지금까지 통일부 장관을 지낸 정동영 민주평화당 의원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