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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문제, 실무접촉만으로 해결안돼"

BBS라디오<<김재원의 아침저널>> 정동영의원 인터뷰 전문입니다.

-민주당, 근본적으로 달라져야 한다
-복당 배척, 현실로 나타나리라고 상상도 못했다
-북, 개성공단 닫히길 원치는 않을 것
-개성공단 문제, 실무접촉만으로 해결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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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원:
무소속 정동영 의원과 연결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정동영 의원:
안녕하십니까?
 
김재원:
조금 늦었지만 당선 축하드립니다.
 
정동영 의원:
감사합니다.
 
김재원:
당선 직후 연결해서 축하 인사도 하고 소감도 듣고 싶었는데 조금 늦어진 거 같습니다. 오랜만에 나오셨는데 저희 불교방송 청취자 여러분들 위해서 인사말 한 마디 부탁드리겠습니다.
 
정동영 의원:
감사합니다. 얼마나 요즘 고통스러우십니까. 경제적 고통, 그리고 대학등록금, 사교육비, 자녀들 교육, 남북문제 위기, 걱정이 너무 많으신데요. 이런 문제들을 정치와 정치인들이 대신 고민하고 위로, 그리고 의지할 수 있는 그런 정치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김재원:
그동안 원외에서 활동하신 기간 길었는데요. 어떻습니까, 참 어렵게 원내 진출하신 만큼 앞으로 계획 포부도 남다르실 거 같은데 좀 밝혀주시죠.
 
정동영 의원:
방금 말씀드린 우리 국민들께서 겪고 있는 고통을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원내에서 가려운 데는 가려운 데 대로 긁어드리고, 또 가슴 속에 속 답답한 일, 정확하게 대변해 드리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김재원:
앞으로 그럼 의정활동 중심으로 활발히 활동 많이 하시겠죠?
 
정동영 의원:
당연히 국민의 대변자의 한 사람으로 원내에 왔으니까요. 기본 책무에 충실하겠습니다.
 
김재원:
네. 오늘이 5.18 광주 민주화 운동 29주년 되는 날인데요. 망월동 국립민주묘지 다녀오셨습니까?

정동영 의원:
네. 지난 주에 참배했습니다.
 
김재원:
매년 이맘때가 되면 찾으시던 곳이겠지만 어느 때보다 감회가 남다르셨을 거 같아요. 어떤 생각이 들던가요?
 
정동영 의원:
벌써 내년이면 30년입니다. 광주 희생 30년, 한 세대가 흘렀는데 과연 우리는 희생 영령 앞에 지난 한 세대 동안 무엇을 이룩했고 무엇을 말씀드릴 수 있을지 반성이 앞섭니다. 사실 신군부가 인간의 말할 권리, 생각할 권리, 행동할 권리, 인간의 기본 권리를 짓밟았을 때 광주의 희생이 없었다면 지금 우리가 얼마나 그 당시의 역사를 부끄럽게 생각했겠습니까. 광주의 희생은 광주만을 위한 희생은 아니었지 않습니까. 우리 국민 모두의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할, 체포당하지 않을 권리, 언론 출판 집회 결사의 자유, 학문과 양심의 자유를 위해 목숨을 바친 것인데 이것이 흔들리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김재원:
네. 그러면 민주당 당내 문제부터 조금 짚어보겠는데요. 지난 금요일 민주당의 새 원내대표로 이강래 의원이 당선되었거든요. 이번 선거 결과 어떻게 보세요?
 
정동영 의원:
네. 저는 민주당의 밖에 있었기 때문에 그에 대해서 깊숙이 잘 알지 못합니다. 이강래 원내대표는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를 탄생시키는데 큰 기여를 했고 또 지난 번 대선 때는 선거 대책 본부장이란 중책을 맡아서 큰일을 하셨던, 중요한 일을 하셨던 경륜이 있는 정치인입니다. 현재 당에 무엇이 가장 필요한 것인지 정확하게 인식하실 것이고 이것을 풀기 위해서 역할을 하시리라 기대합니다.
 
김재원:
민주당 밖에 계시지만 마음은 민주당 안에 있으신 거 아닌가요?

정동영 의원:
그렇죠. 제가 민주당의 옷을 입고 있던 입고 있지 않던 저는 정치인생을 민주당과 함께 해왔습니다.

김재원:
그리고 앞으로도 민주당 복귀하실 생각이신 것은 맞죠?
 
정동영 의원:
네. 유권자 뜻도 친정에 돌아가서 당을 다시 정권을 되찾아올 수 있는 실력을 갖춘 정당으로 만들어내는데 일조하라는 명령으로 알고 있습니다.
 
김재원:
그래서 민주당 이야기를 자꾸 여쭤보게 되는데요. 이번에 이강래 의원 당선된 사실이 결국 비주류 출신 원내대표였던 만큼 앞으로도 민주당 성격이 지금까지, 지난 대선 총선 이후의 어떤 민주당보다는 성격이 다소 달라질 것이 아닌가, 이렇게 전망하는 분들이 많거든요. 우리 정동영 의원님은 어떻게 전망하세요?
 
정동영 의원:
민주당은 달라져야 합니다. 그리고 달라져야 희망이 생기죠. 주류 비주류라는 구분은 글쎄요, 당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의미가 있을지 모르지만 국민들 입장에서 보면 무의미합니다. 지금 민주당은 당 자체로 대한민국에서 비주류이지 않습니까. 특히 가장 아픈 대목은 국민들의 시선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이같은 난관을 헤쳐가지 위해서는 뜻을 같이 하는 사람은 누구라도 다 당에 참여할 수 있도록 문을 개방하고 외연을 넓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민주당의 변화, 쇄신은 선택 사항이 아니라 해도 좋고 안해도 좋은 일이 아니라 반드시 하지 않으면 안되는 필수 사항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재원:
민주당이 달라져야 한다는 말은 지금 현재 정세균 대표를 중심으로 한 지난 1년간의 민주당 활동 부분에 대해서 조금은 더 달라져야 한다, 그렇게 받아들일 수 있겠네요.
 
정동영 의원:
조금은 더가 아니라 근본적으로 달라져야 합니다. 당 간판이 민주당이지만 들여다보면 당의 민주성, 투명성, 개방성이 한참 전으로 후퇴했습니다. 지금까지 민주당은 당의 이름은 여러 번 바뀌었지만 계속해서 당내 민주화와 정당 민주화, 그리고 정당 개혁에 있어서 계속 리드, 이끌고 왔습니다. 선두에 서서 어떻게 하면 정당을 국민들에게 당원들에게 되돌려드릴 것인가를 고민해온 당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당의 민주성과 투명성이 후퇴하고 그리고 개방성이 닫힌 것, 이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이것을 구조적으로 쇄신하고 개혁해야만 국민들께서 민주당을 한나라당이 실패했을 때 다시 정권을 맡길만한 그런 당으로 쳐다 보지 않겠습니까? 그것이 제 생각입니다.
 
김재원:
조금 더 나가보면요. 객관적으로 민주당 많이 지켜보시고 애정을 갖고 달라져야 한다 하는 그런 의미에서 민주성, 투명성, 개방성을 말씀하셨는데요. 실제 민주당의 가장 큰 문제가 무엇인지, 단순히 민주당, 투명성, 개방성에만 있는 것인지 뭔가 근본적인 더 큰 문제가 있는 것인지, 그리고 지지율을 어떻게 하면 회복할 수 있는 것인지 조금만 말씀 더 해주시죠.

정동영 의원:
바로 그것이 구조적인 문제인데요. 우리 국민들은 현 정부에 대해 등을 돌리면서도 민주당으로 지지를 보내지 않고 있거든요. 그 부분을 잘 성찰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민주당이 국민들에게 든든한 의지, 위로를 드리지 못하고 있거든요. 우선 내부에서부터 성찰, 성찰이란 말을 자주 씁니다만 사실 지난 대선에서 실패하고 민주당은 저를 포함해서 근본적인 성찰의 기회를 놓쳤습니다. 그리고 다시 현안에 매몰되기 시작했는데 국민들은 아직도 민주당에 대해서 미운 감정, 또 민주당에 대한 서운한 감정, 이런 것들을 풀지 못하고 계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마음을 정말 바닥에서부터 다시 한 번 비워놓고 성찰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 바탕 위에서 당의 민주성을 강화하고 투명성을 높이고, 투명하지 않으면 국민들이 쳐다보지 않습니다. 그리고 문을 활짝 열어제끼는, 은행도 문턱을 낮추는데 정당이 문턱을 세우고 문을 닫아걸고 하는 당으로 어떻게 정권을 되찾아 오겠습니까.
 
김재원:
말씀하신 주제에서 조금 더 나가보면, 우리 방송 출연했던 민주당 일부 의원께서 우리 정동영 전 장관이 전주 출마를 하겠다고 하실 때, 그 무렵에 정세균 대표를 중심으로 한 당 주류 일부 의원들이 당에 받아들이지 못하겠다고 하는 것에 대해서 이것은 오로지 정세균 대표가 당내 입지를 공고히 하기 위해서 복당을 허용하지 않고 공천하지 않았다, 이렇게 주장한 바 있는데 실제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정동영 의원:
저도 설마는 했습니다만, 제가 당에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그렇게 배제하고 배척하기까지 그런 것이 현실로 나타나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김재원:
네. 어쨌든 그 의도에 대해서는 따로 판단을 하면 되겠네요. 언론이 이번 원내대표 경선 결과 주목했던 이유 중 하나가 아무래도 우리 정동영 의원님 복당 문제가 걸려있기 때문일텐데요. 정동영 의원님 조기 복당 주장했던 이강래 의원이 당선되면서 조기 복당 가능성이 커진 거 같은데 어떻게 보십니까?
 
정동영 의원:
저는 문제를 물 흐르듯 하겠다, 이렇게 말해왔습니다. 지금도 똑같은 생각입니다. 물은 높은데서 낮은데로 흐르고, 바위가 나타나면 잠시 멈춰서 하듯이 순리와 상식에 따라서 복당을 추진하겠습니다.
 
김재원:
어려운 질문 그만하구요. 전직 통일부 장관이신 만큼 북한 문제에 대한 상당한 경험, 전문적인 식견이 많으신데요. 북한이 개성공단 관련 계약의 전면 무효를 선언하고 나온 이유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정동영 의원:
물론 북한의 태도도 국제사회 관행과 상식으로 보면 이해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분명히 그런 행동과 그런 양식으로는 국제사회에 받아들여질 수 없습니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것은 한 마디로 압축하면 남북 관계를 대화로 끌고 갈 것이냐, 대결로 회귀할 것이냐. 이 두 길 가운데 지금 현 정부가 출범하고 나서 분명히 대화 노선이라는 것을 확고히 실천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니까 대화와 대결이 마치 양립할 수 있는 거 처럼 행동해왔다고 보이는데요. 그것은 북으로 하여금 그렇다면 대결노선으로 회귀하겠다는 것이냐, 대결이라는 것은 남북 간에 서로 증오하고 미워하고 서로를 파괴하기 위해서 행동했던 것들인데, 그렇다면 개성공단이 의미가 없지 않느냐, 이렇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재원:
정 전 장관께서 개성공단 출범에 크게 기여하셨는데요. 사실상 어떻게 보면 개성공단의 트레이드 마크처럼 되셨었는데 이번 사태가 그래서 더욱 안타까울 거 같아요. 개성공단 폐쇄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십니까?
 
정동영 의원: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이것은 단지 공단이라는 이름이 붙어서 공단처럼 느껴지지만 이것은 민족의 희망입니다. 제가 당시 NSC 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원장으로서 당시 정부 내부 있던 소극적 부정적인 견해들을 잠재우고 그리고 개성공단 개설에 대해서 반대하고 비판적이었던 미국의 네오콘, 미국의 강경파들 워싱턴에 달려가 설득하고 북한과 협의하고 해서 어렵게 열렸던 것이고, 현재 100개가 넘는 공장, 중소기업 아닙니까. 지금 거기 입주해 있는 100개 중소기업체들은 문 닫으면 다 부도나고 사업이 날아갑니다. 망하게 됩니다. 그 분들 생각하면 정부가 이러고 있어서는 안 됩니다. 정부는 국민들이 고통받고 기업이 위기에 처해있을 때 달려가서 구해줘야 합니다. 마음만 먹으면 개성공단 살릴 수 있는데 시간이 약이라는 식으로 팔짱끼고 기다리고 있는 정부의 태도가 너무나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북한도 개성공단 닫기를 원치 않는다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분명합니다. 즉 남북 관계를 대결이 아닌 대화로, 그리고 앞으로 남은 임기동안 남북 관계를 어떤 수준에 올려놓겠다는 분명한 결의와 그림, 이것을 갖는다면, 그리고 이것을 공개적으로 언명한다면 개성공단을 풀려나갈 수 있습니다. 실무접촉 수준으로 될 문제가 아닙니다.
 
김재원:
그런데요, 일각, 특히 보수 진영이겠죠. 보수 진영에서는 이제 개성공단이 남북문제를 해결해가는데 오히려 장애 요인이 되는 거 아니냐. 쉽게 말해서 북한이 이 문제를 자꾸 지렛대로 들고나오고 개성공단 폐쇄를 운운하고 있는데 이제는 남북관계 건전한 발전을 위해서 개성공단 문제,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이런 강경한 의견이 오히려 남측에서 나오고 있어요. 뭐가 문제라고 보십니까, 이런 주장이요?
 
정동영 의원:
그 분들께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개성공단에 투자한 중소기업의 사장님들이 가족이라고 생각해보십시오. 그렇게 무책임하게 말씀하실 수 있을지, 또 이것이 북한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만 하실 것이 아니라 남측의 중소기업들, 높은 토지 비용과 인건비, 사람을 못 구해서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로 나가다가 개성공단을 희망이라고 보고 거기에 줄 서 있는, 답답한 중소기업의 현실 속에서 출구를 개성공단으로 바라보고 있는 중소기업인들의 입장에 서보십시오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개성공단은 남북 대결의 희생양으로 만들어서는 안됩니다. 현재 남북 관계는 전부 차단되어 있습니다. 유일하게 북으로 가는 길이 열려있는 것이 철조망 잘라내고 북쪽으로 가는 고속도로가 열려 있고 개성공단이 열려있습니다. 개성공단마저 닫히며 현 정부의 남북관계는 YS 정부 때로 돌아갑니다. 냉전의 구시대로 돌아갑니다. 화해와 악수의 시대가 사라지고 다시 증오와 대결세가 본격화되는데, 이렇게 되면 우리 경제 위기 속에 남북위기, 안보위기까지 겹치게 되는 것은 우리 국민에게 고통만 더 가중시킬 뿐입니다.
 
김재원:
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