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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Y 공보실

2.11 KBS 인터뷰 "건강한 경쟁은 당을 살릴것"


[인터뷰전문]

홍지명
지난 4월 재보선 과정에서 공천 배제에 반발해 탈당했던 정동영 의원이 10개월 만에 민주당에 복당했습니다. 당장 6월 지방선거의 승리를 위한 거름이 되겠다며 몸을 낮췄는데요, 하지만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 내 역학구도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는 시각이 많습니다. 향후 행보에 대해서 정동영 의원을 연결해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정동영
네, 안녕하세요. 오랜만입니다.

홍지명
오랜만입니다.

정동영
네.

홍지명
지난 4월 재보선 당선 이후에 어떻게 지내셨는지요.

정동영
정치적으로는 형식은 무소속이었지만 마음은 한시도 민주당을 떠나본 적은 없습니다. 작년 1년이 경제적으로도 굉장히 힘들었고 또 용산 참사 또 김대중 노무현 두 대통령의 서거, 여러 일들이 많았는데요, 그 과정에서 정치는 무엇이고 정치인의 역할을 무엇인가 또 국가의 역할을 어떠해야 하는가 이런 것들이 끊임없이 고민의 대상이었습니다. 특히 지난 10년, 저희가 집권 세력이었는데요, 왜 좀 잘할 수 없었을까, 하는 회한도 있었고 그 과정에서 제 책임, 나의 책임은 무엇이었는가를 돌아보는 기회도 됐습니다.

홍지명
한국 정치를 제3자적 입장에서 관찰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이렇게도 볼 수 있을 텐데, 어제 복당 기자회견에서 먼 길 떠났다가 고향에 돌아온 심정이다,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어떤 이유에서 고향에 돌아온 느낌이십니까.

정동영
네, 얼마 전에 영화, 책 읽어주는 남자인가요, 사람, 더 리더라는 영화를 봤는데 그 작가가 이런 이야기를 한 것이 마음에 닿았어요. 귀향, 귀향은 머무르기 위해서가 아니라 새로운 출발을 위한 것이다, 그런 이야기였지요. 민주당은 제 친정이고 고향인데 잠시지만 떨어져있다 돌아오니까 좀 각별한 느낌이 듭니다.

홍지명
지난 4월10일 탈당 선언을 했으니까 이제 꼭 10개월 만인데, 복당 시점은 적절했다고 보십니까.

정동영
당장이라도 오고 싶었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았습니다만 어쨌든 이제 함께 하게 됐으니까 그동안 진 빚을 갚기 위해서 진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홍지명
지난해 4월10일 탈당선언문을 보면 말미에 반드시 다시 돌아와 민주당을 살려 내겠다, 이런 말이 있습니다. 돌아오겠다는 약속은 일단 지켰습니다만 당을 살리겠다는 약속은 어떻습니까, 아직도 당이 죽어있다고 보십니까.

정동영
살이 있죠. 살아있는데 충분히 살아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무엇이냐면 정당의 존재는 정권 획득에 있는데요, 그것은 수권 정당이죠, 지금 민주당이 수권 정당이다 이렇게 말하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있습니다. 이것을 숫자로 표현하면 그래도 지지율 30% 시대를 다시 회복해야 그래서 안정적으로 국민들에게 늘 한나라당이 잘못하고 있는데 이 정권이 참 잘못하는데 그래도 민주당이 있지 않은가, 이런 마음의 의지가 돼야 하고 그렇게 하는 과정에 힘을 보태겠다, 이런 생각입니다.

홍지명
민주당의 지지율 30% 시대를 만들기 위해서 헌신하겠다고 했는데 그럼 지금 민주당의 지지율이 오르지 않은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정동영
역시 지지율을 주는 분, 국민이죠, 국민 관심의 중심에 서지 못한다는 겁니다. 삼겹살집이건 막걸리집이건 둘러 앉아서 얘기를 나누실 때 민주당이 화제의 중심인가, 라는 것이죠. 어떻게 하면 국민들의 기대와 관심을 받을 수 있을 것인가, 그러면 국민들의 아픔, 국민들이 가려운 곳 이것과 민주당이 일치돼야 되거든요, 그래야 내 문제이기 때문에 관심을 갖는데 그 점에서 좀 다시 여러 가지 곰삭해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는 거죠.

홍지명
민주당의 야성이 부족하다든지 대안을 제시하는데 부족하다, 이런 지적도 있습니다. 특히 세종시 문제에 있어서도 한나라당의 친박 세력에 주도권을 뺏긴 것 아니냐 이런 시각이 있는데 이런 부분은 어떻습니까.

정동영
네, 저도 좀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세종시가 박근혜 대표의 원안 고수냐 아니냐 이 중심에 그리고 반대쪽에는 이명박 대통령이 있고요. 근데 사실은 세종시는 참여정부의 작품 아닙니까, 저작권이 민주당에 있는 겁니다. 그리고 박 대표도 물론 아버지인 박정희 대통령이 79년 서거 직전에 만든 백지 계획, 그 유업을 계승한다, 이런 것인데 유업 계승론자와 현 대통령이 부딪치거든요. 근데 유업 계승론자는 부분적인 재산권은 주장할 수 있을지 몰라도 이 세종시 문제의 전적인 지적재산권은 민주당이거든요.

홍지명
조금 각색이 됐죠, 근데.

정동영
세종시 문제는 결국은 서울을 위한 결단이었단 말이죠. 서울의 문제, 서울의 교통, 서울의 환경, 서울의 주거, 서울의 교육, 서울의 대기 이것을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끊임없는 고민 그리고 균형 발전, 균형 발전은 헌법의 명령입니다. 헌법에 규정돼있는 가치인데, 이것에 대한 고민의 산물인 세종시 문제를 민주당이 틀어주지 못한 것에 대해서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한 독일인 지성인이 몇 년 전에 서울에 왔다 간 후에, 참 좀 자존심 상하는 이야기지만 이런 이야기를 했어요. 서울? 이것을 도시라고 할 수 있는가, 이건 재앙이다, 이런 이야기를 했거든요. 사실 이 상태로 언제까지 방치하겠습니까. 이것은 서울 시민을 위한 고민입니다.

홍지명
오세훈 시장이 들으면 굉장히 좀 섭섭해 하실 것 같은데.

정동영
(웃음) 근데 이 부분을 틀어주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있고요. 또 하나 덧붙이면 어제 용산참사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인 박래군 선생 또 이종희 선생 재판장에 다녀왔는데요. 용산 문제에, 용산 문제 끝나지 않았거든요, 용산 문제에 체중을 온통 실었어야 합니다. 앞으로도 실어야 합니다. 끝나지 않았거든요. 이것이 지금 국민의 가슴 속에 있는 답답한 것이고 화나는 문제인데 거기 중심에 섰을 때 국민의 관심과 기대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합니다.

홍지명
조금 다시 얘길 돌려서요, 지금 민주당의 지지율 30%를 만들기 위해서,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복안을 갖고 계십니까.

정동영
그동안 해 온 것에 대해서 찬찬히 뜯어 볼 필요가 있고요. 지금 국민의 관심은 어디 있는가, 저는 이렇게 봅니다. 하나는 400만 백수 시대 아닙니까. 공식 실업률이 오늘 신문도 보면, 120만 5%를 넘어가거든요. 이게 지금 10년 만에 공식 실업 수치가 100대 이상으로 치솟는 것인데, 엄청나게 심각한 문제 아닙니까. 더구나 아예 구직을 단념한 사람들까지 또 이제 광범위한 기준으로 보면 400만 시대란 말이죠. 경제활동인구의 거의 한 15~20% 가까이가 노는 형편인데, 그냥 노는 거죠. 이 문제의 중심에 서도록 88명의 의원이 정말 힘과 성의를 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 말고도 의료 민영화에 대한, 제주도부터 이런 움직임, 또 전세 월세값이 들먹거려서 고통 받는 부분, 그리고 또 이 정권 들어서서 계속 영어 몰입교육인지 또 일제고사이니 이런 것 때문에 사교육비는 치솟고 이런 부분의 중심에 서는 것, 이것이 제일 확실한 대안이라고 생각합니다.

홍지명
지금 정 의원의 복당으로 민주당 내 주류와 비주류 간 대립에 관한 우려도 있습니다. 향후 주도권 경쟁의 시작이 아닌가, 이렇게 보는 시각에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십니까.

정동영
동의하지 않는데요, 그런 얘기할 만큼 한가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지금 절박한 상황입니다. 지방선거가 100일 앞인데 보통 지방선거가 아니고 이것은 역사적인 지방선거입니다. 95년 98년 4년 마다 있었지만, 이번 지방선거는 역사적인 선거다, 왜 역사적이냐, 이번의 승패가 2010년부터 2020년까지 적어도 10년 간 한국 사회의 미래를, 방향을 결정짓는다, 특히 진보 개혁 세력의 앞날이 막히느냐 앞날이 트이느냐 하는 절박한 선거입니다. 근데 지금 당 내 세력이 어떻고 전당대회가 어떻고 이건 지나치게 한가한 이야기고 특히 그 이야기에 빠져 들면 들수록 국민은 외면합니다. 민주당에는 희망이 없습니다. 적어도 6월2일까지는….

홍지명
동의하시지는 않더라도 당장 지방선거 공천과 관련해서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 이런 전망이 많습니다. 경기도지사 출마를 희망한 주류 측의 김진표 최고위원 또 비주류 측의 이종걸 의원의 대결, 이것은 지금 어떻게 보십니까, 우리 정 의원이나 정 대표나 어떤 영향력이 있을 것이다, 이런 전망이 많거든요.

정동영
그것은 건강한 경쟁입니다. 우리 앵커님도 한나라당이든 민주당이든 건강하게 경쟁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시지 않습니까. 추대되고 밋밋한 결정 과정은 국민들에게 감동을 줄 수 없습니다. 그리고 대원칙은 저는 국민경선주의자이거든요. 아래로부터 나와야 합니다. 보다 많은 지지자와 시민들이 참여하는 것, 그 참여 과정의 폭발을 이끌어내는 것이 정당의 힘을 강화시키는 것이거든요. 그래야 당의 지지율도 올라가고 후보의 경쟁력도 생깁니다. 저는 그런 차원에서 경기도지사 선거 문제를 바라보고 있는 것이죠. 그러니까 김진표 최고위원님 같은 경우도 아주 좋은 후보시고 경쟁력이 있죠. 그러나 이종걸 의원 같은 분하고 경쟁을 통해서 경쟁력이 훨씬 강화될 수 있죠. 또 국민들에게 예를 들어서 그 자체가 드라마가 된다면 굉장히 경기도민들에게는 좋은 일이죠. 서비스가 되죠.

홍지명
이종걸 의원과는 어떤 사이십니까.

정동영
저랑은 오래 친하게 지냈죠. 그 이회영 선생, 정말 한국 독립운동의 적통을 물려받은 뼛속의 정신이 스며있는 정치인이라고, 좋은 정치인이라고 생각합니다.

홍지명
일부 보도를 보면 정 의원께서 정계 복귀할 때 이종걸 의원이 큰 도움을 줬고 그에 대해서 이번 경선에서 좀 신세를 갚으려 하지 않겠나 이런 예상을 하고 있고요, 이미 정 의원 과거 대선 캠프 인력을 이종걸 의원을 돕도록 많이 보냈다 이런 얘기도 있던데요.

정동영
그런 차원의 문제는 아닙니다. 건강한 경쟁은 당을 살리는 거다, 라고 생각합니다. 

홍지명
향후 일각에서 천정배 의원이라든지 추미애 의원과 연대 가능성도 좀 나오고 있던데 이 부분은 좀 어떻습니까.

정동영
늘 강조합니다만 국민의 관심 중심에 서야 한다고 봅니다. 그러니까 국민의 시선이 당 내 각축이나 갈등 이런 쪽으로 모아지면 희망은 사라집니다. 그러니까 안은 화합하고 하나가 되고 밖으로 뻗쳐 나가야 되지 않겠습니까. 특히 국민들 생각하는 관심사 쪽으로 달려가야 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제가 2004년에 몽골기병론을 내세우면서 이른바 민생경제특별본부라는 것을 전국을 누볐는데 그 때 나름대로 진정성이 국민들에게 전달되면서 5%도 안 되던 정당 지지율이 한 달 만에 30%를 돌파한 그런 기억이 있습니다. 결국 국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가줘야 됩니다.

홍지명
지방선거 이야기가 나왔으니까요, 아무래도 공천 문제에 앞으로 관심이 집중될 텐데, 이 시민공천배심원제에 대해서 어떤 입장을 갖고 계십니까.

정동영
시민 사회, 다른 정당과의 협력과 위해서 유용한 도구라고, 필요한 제도라고 봅니다. 1 대 1 구도를 만드는 데 쓰임새가 있을 겁니다. 그러나 저는 기본적으로 국민경선론자입니다. 1 대 1을 만드는 데 그냥 몇 백 명이 앉아서 정하면 아무런 감동이 안 나옵니다. 그런데 예를 들어서 서울 시장 후보, 한나라당이 예컨대 오세훈 시장이 나온다고 치죠, 그러면 오세훈 시장에 맞서는 이 쪽 후보가 민주당도 한 명 있고 진보신당도 있고 민노당도 있고 참여당도 있고 무슨 당도 있고, 1 대 5, 1 대 4 이렇게 되면 이길 가능성이 전 참 어렵다고 봅니다. 그런데 이것을 1 대 1 만들면 이것은 저는 틀림없이 이긴다고 봅니다. 근데 어떻게 1 대 1을 만드느냐, 저는 현행법으로는 당이 다른 후보들을 어떻게 하나로, 심지뽑기, 여론조사 이런 것 말고는 방법이 없는데, 그러나 방법이 있습니다. 그 방법을 찾기 위해서 그동안 제 나름대로 전문가들과 토론도 하고 시민사회 원론들과 여러 가지 말씀을 나누고 했는데요. 상황이 되면 구체적으로 하나의 대안을 내보고 싶은데요, 어쨌든 연합 정치를 이번 지방선거에서 시동을 해야 한다, 그래야 6월2일 국민들께서, 그동안 얼마나 스트레스 많이 받으셨어요, 일방 독주하고 독선, 이런 것에 대해서 6월2일 국민들 어깨를 펼 수 있게 되면 좋겠습니다.

홍지명
거의 시간이 다 됐는데요, 좀 빠른 질문이 될 수도 있겠지만 차기 전당대회, 지금 7월입니까, 8월입니까. 언제로 예정돼 있습니까.

정동영
당에 온 지 하루 밖에 안 돼서 그 7월 인지 8월 인지에 대해서 들어본 적도 생각해본 적도 없습니다. 분명한 것은, 분명한 것은 지금 그런 얘기를 할 만큼 한가한 상황이 아니다, 얼마나 절박한가, 내가 절박해야 국민도 알아주는 것 아니겠습니까. 내가 한가하게 무슨 당권 얘기나 하고 세력 얘기나 하면 국민들이 뭐라고 생각하시겠습니까.

홍지명
지금 뭐 공개적으로 이야기는 하실 수 없어도 마음 속에는 어떤 쭉 장기적인 비전은 가지고 계시겠죠?

정동영
그렇습니다. 민주당이 수권 정당이 되는 겁니다. 수권 정당이 되려면 전제가 6월2일 선거 이겨야 되는 것이지, 6월2일 선거에 승리 못하면 앞날도 없는 거죠.

홍지명 예, 알겠습니다. 말씀 감사합니다.

정동영
예, 감사합니다.

홍지명
지금까지 민주당에 복당한 정동영 의원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