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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Y 공보실

110908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

오늘 (9월 8일 목요일) 오전 8시, 정동영 의원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를 가졌습니다. 

서울시장 선거에 안철수 박사는 출마하지 않는다고 뜻을 밝혔지만 안철수 바람이 정치권에 시사하는 바가 아주 큽니다. 이에 대해 정동영 의원은 제 역할을 해내지 못하는 기존 정당들에 대한 국민의 변화 갈망 현상이며, 지난 4년간 끄떡없던 박근혜 상수에 금이 가고 있다 이야기했습니다.

박원순 변호사에 대해서는 박원순 변호사도 민주당의 지지를 받아야 선거에 승리가 가능하다며 정당정치의 뿌리가 흔들리는 현재의 현상에 대해 우려를 표했고 민주당도 후보를 못 내면 당이 소멸할 위기에 처했다고 경고했습니다.

※ 다음은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 전문입니다.

 

  <사진출처: 뉴시스>

 


◇ 김현정> 안철수 바람은 정치권에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오늘 민주당 정동영 최고위원을 연결해 보겠습니다. 정 최고위원님 안녕하십니까?

◆ 정동영> 예. 안녕하세요.

◇ 김현정> 이른바 안철수 돌풍. 놀라셨죠? 어떻게 느끼셨습니까?

◆ 정동영> 네. 일반 국민들께서 느끼시는 거나 별반 차이 없죠. “아, 이렇게 국민들의 변화에 대한 갈망, 갈증이 컸구나.” 하는 것을 다시 확인하는 거죠. 그러리라고 생각했으면서도 막상 놀랍네요.

◇ 김현정> 박근혜 전 대표 같은 경우에는 여론지지율이 오랫동안 철옹성처럼 흔들리지 않는다, 이렇게 표현을 할 정도로 굳건했는데요. 사실은 전혀 예상치 못한 정치권 밖의 인물이 낀 것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정치인들이 좀 더 아프게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요?

◆ 정동영> 그렇죠. 그러니까 정치라는 것이 거창한 게 아니라, 사실은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거나 도와주는 건데요. 추석 차례상을 차리려고 시장에 가도 물가 때문에 정말 엄두가 안 나고 허리가 휘는데, 정치는 따로 있단 말이죠. 정치와 삶의 현장 사이의 거리가 여전히 먼 거죠. 과거보다는 조금 좁혀졌다고 하지만 지금도 정치는 그들만의 잔치고, 그런 것이 반영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 김현정> 혹시 박 전 대표 지지율 자체가 좀 흔들리는 것으로, 시작으로도 보십니까?

◆ 정동영> 지난 몇 년 동안 철옹성, 그러니까 변함없는 상수로 되어 있었는데 여기에 금이 간 거죠. 이미 국민은 준비되어 있었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무슨 준비냐 하면, 아직 삶의 현장 바닥에서는 사실 신음소리가 아프다는 비명이 여기저기서 낭자하지 않습니까?
부산 영도의 한진중공업 고공크레인에 올라가 있는 김진숙 씨. 생명을 건 부당 정리해고 철회와 투쟁, 또 제주 강정마을의 구렁비 바위. 세계적인 자연유산일 텐데 이것을 포크레인으로 깨기 시작하면서 거기에 대한 아픔. 용산참사와 4대강. 너무도 많은 현안과 당장 국민들은 가렵고 아픈 데가 많은데요.
여기에서 떨어져 있는 박근혜 의원이 아니라 그 어떤 사람도 이 문제와 관련해서 아무 의미 없는 정치, 그것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의 갈망, 여기에 안철수 교수의 아름다운 양보는 그런 갈증을 풀어주는 단비 같은 것이 아니었을까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어쨌든 일단 이번 선거에서는 안철수 원장은 빠졌고 박원순 이사에게 양보를 했습니다. 그럼 일종의 단일화라고 할 수 있는데, 어느 정도나 힘을 가진다고 보세요?

◆ 정동영> 계속해서 위력은 확인되고 있는 것 같은데요. 저는 정당 정치인으로서 또 다른 측면을 봅니다. 그러니까 좋은 분들이 시장직의 직책 자체가 아니라 보다 나은 시장, 보다 나은 삶의 질을 위해서 출마하겠다는 동기에 대한 국민들의 열광, 이건 참 좋은 일이죠. 좋은 분들이 정치하겠다는 건 환영합니다.
그런데 반면에 그림자가 있어요. 뭐냐 하면 정당정치의 뿌리가 흔들려 버린 거예요. 그러니까 그동안 여야의 개념 또 정당정치라는 건 헌법이 보장하고 지원하고 육성하는, 또 정당정치가 발전해야 정치가 발전하는 것인데요. 정당정치가 흔들린 것에 대해서 이것은 여야를 포함해서 위기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그만큼 정당정치가 지금 정당정치의 역할을 제대로 못했다는 뜻이기도 하고요. 그런 면에서 좀 가슴이 아프기도 하시죠?

◆ 정동영> 인정할 수밖에 없죠.

◇ 김현정> 어제 박지원 정책위 의장은 그런 의미에서 말씀하신 건지 모르겠습니다만, “박원순 이사가 민주당에 입당해서 경선을 치렀으면 좋겠다.”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같은 의견이신가요?

◆ 정동영> 서울시장선거에서 승리하려면 민주당 후보이거나, 사실상 민주당의 후보가 아니면 저는 승리를 보장하기 어렵다고 봅니다.

◇ 김현정> 민주당 후보가 아니면 힘들다, 무슨 말씀이세요?

◆ 정동영> 가장 바람직한 건 역시 민주당 후보로 선출되는 것이 박원순 이사가 됐든, 누가 됐든 가장 확실하게. 저는 지난 8월 24일 주민투표에서 한나라당, 정부와 또 오세훈 시장을 사실상 탄핵한 것이라고 봅니다. 그 지지자들의 열망이 보편적 복지에 대한 정책적 지지의 표로 쏠릴 수 있다고 봅니다. 예컨대 지난번 경기지사 선거에서 유시민 경기지사 후보가 시장, 군수, 기초 의원, 광역 의원은 다 압승했는데 도지사만 안 된 것, 그것은 사실상의 민주당 후보로 안 본 유권자들이 많았다는 거죠. 그런 의미입니다.

◇ 김현정> 그런데 말입니다. 지금 같은 경우에는 박원순 이사나 안철수 원장이 기존 정당인이 아니라는 게 매력으로 작용을 해서 그래서 지지를 받고 있는 건데요. 기존 정당에 들어가버리면 혹은 기존정당이 사실상 지지를 받아버리면, 단일화 바람이 퇴색되고 매력이 떨어지는, 박 이사 입장에서는 불리해지는 거 아닌가요?

◆ 정동영> 근본을 봐야죠. 바람은 365일 불 수 없습니다. 바람이 불면 반드시 그치는 순간이 옵니다. 아까 정당정치의 위기를 말씀드렸는데 계속해서 바람에 의지하다 보면, 어느 순간 바람이 잦아들고 나면, 위기가 찾아오게 되는 거죠. 그래서 어쨌든 한국 정치의 양대지주인 여권과 야권의 후보로 굳건하게 서는 것이 확실한 승리로 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바람은 언젠가 잦아들게 마련이라는 말씀을 하셨는데, 지금 불고 있는 안철수 바람도 이대로라면 오랫동안 지속하기 어렵다 생각도 드세요?

◆ 정동영> 그 바람을 단속적으로든 지속적으로든 가게 하려면, 대중의 요구에 얼마나 계속해서 부응하느냐에 달려 있겠죠.

◇ 김현정> 그 분도 민주당에 입당했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도 드십니까?

◆ 정동영> 좋은 분들이 민주당에 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대환영입니다. 올 것 같지는 않아보입니다만.

◇ 김현정> 안철수 원장이 대선에는 나올까요? 어제 원희룡 최고위원은 반드시 나올 것이다, 이런 말씀도 하시던데요?

◆ 정동영> 예측 전문가는 아니고요. 중요한 건 우리 자신이죠. 그러니까 민주당만 놓고 보면 민주당은 4.19 이후에 여러 파란, 곡절 속에 유구한 전통 그리고 뿌리를 가져온 정당인데요. 자칫 서울시장 선거에서 오류를 범하게 되면 그리고 실패하게 되면, 사실상의 민주당 후보조차 되지 못하는 상황이 된다면, 내년 총선과 대선에도 굉장히 나쁜 영향을 줄 것이고요. 민주당의 실종을 넘어서 자칫하면 당이 소멸위기에 몰릴 수도 있다.
그래서 이런 얘기도 있잖아요. 광부들이 탄광에 들어갈 때 십자매 새를 데리고 들어가는데 산소가 부족해지면 십자매가 운단 말이에요.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십자매 울음소리를 십자매가 노래하고 있다고 착각하는 수도 있죠. 그러니까 바깥을 구경하면서 열광할 것이 아니라 지금 세게 울리고 있는 이 빨간 불의 경보음을 새겨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지금 의미심장한 말씀을 하셨네요. 그럼 민주당은 지금 어떻게 대처를 해야지 옳은 것인가, 어떻게 해야 총선과 대선에 빨간 불이 들어오지 않게 할 수 있을 것인가, 방향은 어떻게 생각하시는 건가요? 

◆ 정동영> 원칙과 정도입니다. 지난 1년여를 당 개혁을 위해 정당개혁, 공천개혁, 당원축권, 당원참여 이런 것을 외치다가 막상 선거가 닥치니까 그동안의 개혁논리는 깡그리 무시해 버리고 경선 없는 추대니 뭐니, 또 무늬만 경선이니 하는, 원칙도 철학도 없는 이런 부분이 저는 민주당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당원투표 50%, 여론조사 50%, 이렇게 내린 부분에 대해서 좀 문제가 있다고 보시는 건가요?

◆ 정동영> 그것은 반드시 실패하게 되어 있어요. 왜냐하면 2006년에 강금실 후보 때도 돌풍이 있었습니다. 꺼지기 시작한 게 그때는 여론조사 이런 것도 아니었습니다만, 1만 명 들어가는 체육관에 너무 참여가 저조해서 한 1500명, 2000명 왔을까요, 이렇게 되니까 완전히 열기가 식어버린 겁니다. 과연 9월 28일, 잠실 1만 명 체육관에서 전화 여론조사로 뽑는데 거기에 누가 그렇게 와서 열광하겠습니까?

◇ 김현정> 그런데 반대로 생각해 보면 여론조사를 우위에 두는 방식을 주장하는 분들은 이렇게 민주당이 지금 지지부진한데 좀 더 파격적이고 국민 속으로 들어가서 그 민심을 훑는 게 중요하지 않느냐, 타개책이 될 수 있다, 이렇게도 주장하시는데요?

◆ 정동영> 전 세계에서도 여론조사를 갖고 후보 뽑는 나라, 한국 말고 또 있을까요? 없습니다. 그리고 여론조사는 오차범위라는 게 있잖아요, ±4%라든지 그러면 8% 범위 안에 있는 건 의미가 없다는 얘기고요. 그 다음에 여론조사 할 것 같으면 지금 여론조사 1등 나온 사람을 대통령으로 추대하는 것이 맞죠. 선거의 의미가 없어집니다. 그래서 이것은 굉장히 잘못된 맹신이 한국사회에 있어요. 여론조사는 신이 아닙니다.

◇ 김현정> 그것 때문에 요즘 민주당이 굉장히 소란스러운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정동영 최고위원님은 그런 의지를 갖고 계시는군요.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