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Y 공보실

111220 <김소원의 SBS 라디오 전망대> 인터뷰 전문


12월 20일(오늘) 오전 7시 30분, 정동영 의원은 SBS라디오 <김소원의 SBS 전망대>와 전화인터뷰를 가졌습니다.

먼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에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하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소식을 우리 정부가 먼저 알지 못한 것은 국가 정보망에 심각한 허점이 있는 것이라고 염려를 표했습니다. 또한 민주통합당은 북한에 조문단을 보내는 일이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의견을 모았다면서 이명박 정부도 북한에 조문단을 보내 경직된 남북관계를 풀 수 있기를 바란다고 당부했습니다.

 



※ 다음은 라디오 인터뷰 전문입니다.

▷ 김소원:
북한 김정일 위원장 사망으로 정치권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당장 내년 총선과 대선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데요. 참여 정부 시절 통일부 장관을 지낸 민주통합당 정동영 의원 모시고 이 문제를 짚어보겠습니다. 정 의원님 나와 계시죠?

▶ 정동영 의원 (이하 정동영): 네, 안녕하세요?

▷ 김소원:
예. 안녕하십니까. 의원님께서 지난 2005년이던가요?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특사 자격으로 직접 만난 적이 있으신데요. 이번 김 위원장 사망 소식 어떤 심정으로 접하셨는지 궁금합니다.

▶ 정동영:
말씀하신 대로 2005년 6.15 5주년이죠. 평양에서 김 위원장과 만나서 한반도 비핵화 문제, 6자회담 문제를 중심으로 5시간가량 회담하고 얘기를 나눴죠. 그 때 논의의 결과를 가지고 6자 회담이 재게 되고 그리고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9.19 베이징 공동성명이 발표된 건데요. 9.19가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북이 처음으로 공식적으로 핵 포기를 세계에 선언한 거죠. 그런 점에서 비핵화의 파트너를 잃어버린 데 대해서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

▷ 김소원: 직접 만나본 김 위원장은 어떤 인상이었나요?

▶ 정동영:
우선 말이 통한다는 느낌이 맨 먼저 든 생각이었습니다. 대화가 되는 상대다. 저의 같은 느낌은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이 김정일 위원장을 만나고 대화하고 나서 밝힌 소감이나 김대중 대통령께서 정상회담 후에 한 얘기와 맥을 같이 합니다. 말이 되는 상대다, 그리고 굉장히 국정 전반을 다 장악하고 있다는 자신감, 본인이 결단할 수 있다하는 또 결단하면 모든지 할 수 있다하는 느낌, 그리고 항상 유머와 위트가 넘치는 그런 인물이었다, 하는 생각입니다.

▷ 김소원:
국정 전반을 완전히 장악하고 있던 그 수뇌가 사라진 거여서 지금 불확실성이 커져서 문제가 되고 있는 건데요. 김정일 사망 소식을 우리 정부 외교 안보 라인이 전혀 알지 못했던 걸로 알려지면서 비난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대북 정보망에 심각한 허점이 드러난 게 아닌가 싶은데 어떻게 보십니까?

▶ 정동영:
바로 그 점인데요. 국가정보기관의 존재 이유가 뭐냐, 하고 국민들께서 묻고 있습니다. 사실 이명박 대통령이 일본을 정상외교로 방문한 시점은 이미 김정일 위원장이 세상을 떠난 지 4시간 뒤였습니다. 결과적으로 보면 아찔한 얘기죠. 근본적으로는 94년 김일성 주석 사망 당시에는 남북 간에 적대적인 관계 속에서 그런 일에 대해서 모를 수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2011년 상황은 94년과는 남북관계가 비교되지 않을 정도죠. 그리고 지난 4년 동안 사실 민주 정부 10년 화해 협력 기조로 갔더라면 사실 1년에 수십만 명이 오고가는 교류 협력 속에서, 정보기관만의 정보력을 탓할 것이 아니라 남북 간의 총체적인 총론적인 정보의 순환 이런 것이 이루어졌었겠죠. 그랬더라면 아마 이런 김정일 위원장의 급서 소식 같은 것도 훨씬 다른 느낌으로 받아들이지 않았을까, 하는 점에서 북으로 가는 길을 모두 차단한 정책이 어리석었다, 하는 것을 말씀 드리죠.

▷ 김소원:
관련해서 좀 여쭙겠습니다. 우리 정부의 대북 관계, 몇 점 정도나 주실 수 있을까요? 100점 만점으로 계산해 본다면.

▶ 정동영:
점수를 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무슨 얘기냐면 전 세계 지도자들이 많지만 한국의 지도자는 첫 번째 과제가 평화를 관리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위험을 향해서 전쟁이나 위험을 향해서 뒷걸음치느냐 아니면 평화와 안정을 향해서 앞으로 가느냐 하는 것인데 분명한 것은 이 정부는 뒷걸음을 친 거거든요. 뒤로 간 거죠. 역행한 거란 말이죠. 그러니까 점수를 주는 게 아니라 마이너스 점수 아닌가요.

▷ 김소원:
현 정부 대북 정책 문제점이라면 그럼 어떤 점들을 구체적으로 짚을 수 있을까요? 간단하게 좀 짚고 넘어갈까요?

▶ 정동영:
우리 분단과 대결의 60년 역사에서 보여주는 것은 결국 결론은 하나입니다. 어떤 경우에도 전쟁할 수는 없다는 겁니다. 어떠한 경우에도 주먹으로 문제를, 군사력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는 것이고 결국 독일이 갔던 것처럼 우리는 접촉을 통한 변화, 변화를 통한 평화와 공생, 번영. 이것이 답으로 나와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상징물이 개성공단 아니겠습니까? 지금 개성공단이 그나마 마지막 숨구멍으로 거기 900명의 남쪽 엔지니어 근로자들이 가 있었기 때문에 그것이 심리적 정치적 안전판으로 작용한 것 아니겠습니까? 지난 4년 동안 이렇게 북으로 가는 길을 차단하지 말고 개성공단을 2개, 3개, 4개 이렇게 늘려 갔더라면 한반도 정세는 완전히 달라졌었겠죠.

▷ 김소원:
좀 상대국이 격변기일수록 뭐랄까요, 여러 층위로 청진기를 대 놔야 정보도 수집하고 그럴 수 있을 텐데 좀 안타까운 구석이 많다는 그런 비난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조금 전에 말씀하셨던 대로 김 위원장이 뭔가 문제를 해결하려는 그런 의지가 있어보였다고 하셨는데요. 그래서 그런지 김 위원장이 살아있을 때 남북문제 풀어야 한다, 이런 얘기들이 많이 들렸습니다. 그래서 내년 쯤 우리 정상과 함께 김정일 위원장이 정상회담 하지 않을까, 이런 기대도 있었고 말이죠. 이게 이거 물 건너 간 상황이겠죠?

▶ 정동영:
김정일 위원장이 김대중 대통령 또 노무현 대통령과 만나서 어쨌든 남북 간 정상회담을 통해서 남북 관계를 진전시켜 왔기 때문에 김 위원장을 상대로 이명박 대통령도 정상외교를 펼치는 것이 정상이죠. 이제 김 위원장 급서를 긴장 완화의 발판으로 만들거냐 아니면 여기서 더 악화시킬거냐 하는 것은 전적으로 이명박 대통령 손에 달려있습니다. 잘 판단하시기를 바랍니다. 사실 비용이 안 드는 남북관계 발전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김대중 대통령 서거 때 북이 조문단을 보내와서 그 조문단이 청와대에 가서 이명박 대통령과 접견했잖습니까? 그렇게 본다면 외국 조문단을 받지 않겠다고 하지만 남북 관계는 외국 조문단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지난 4년 동안 적대적이고 막혀있던 관계를, 인도주의 원칙이 비춰봐도 그렇고 조문단 문제를 24시간 북이 어제 정오에 발표를 했으니까, 앞으로 4시간 반 이내에, 24시간이 넘기 전에 이명박 대통령이 결단해서 조의를 표명하고 공식 조문단 파견을 위한 접촉을 시작함으로써. 그렇게 되면 한반도의 불안정성은 일거 해체됩니다. 남북이 이제 다시 접촉과 대화의 국면으로 넘어가는 구나, 해서 주변 아마 국가들도 다 환영을 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 김소원:
그것이 긴장 완화로 가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이런 말씀이신데요. 관련해서 정치권에서 김 위원장 조문 문제로 여야가 날선 대치 상황을 형성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전망이 벌써부터 나오더라고요. 야권 입장은 정리가 된 상태인가요?

▶ 정동영:
그렇습니다. 민주통합당은 어제 긴급회의를 통해서 일단 조의를 표했습니다. 그리고 정부가 조문단을 보내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는 입장의 정리를 했죠.

▷ 김소원:
외국 조문단을 굳이 안 받겠다는 것을 보내야 되느냐, 이런 얘기도 들리던데요?

▶ 정동영:
남북은 금방 말씀드린 것처럼 특수한 관계죠. 그러니까 북의 입장에서 다른 외국과 다르죠. 그리고 협의를 시작해보면 알게 되겠죠. 그러니까 정주영 회장, 문익환 목사, 김대중 대통령, 북이 조문단 파견을 제의해왔고 우리가 받았거든요. 그런 전례들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보죠.

▷ 김소원: 협의를 적극적으로 진행을 해야 한다, 이런 말씀이셨습니다.

▶ 정동영: 그리고 또 늦으면 효과가 없죠.

▷ 김소원: 서둘러야 한다.

▶ 정동영:
24시간이 갖는 상징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오전 중에는 어쨌든 이명박 대통령이 결단할 문제죠.

▷ 김소원:
지지부진하면 효과가 없을 것이다, 이런 말씀이시고요. 그런데 또 하나 궁금한 게 김 위원장 사망으로 내년 총선, 대선 이슈가 북한이랑 안보 이슈에 좀 맞춰질 것 같다는 그런 전망이 나오고 있더라고요. 어떻게 예상하십니까?

▶ 정동영:
이것은 우리의 숙명입니다. 한반도 문제를 어떻게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그리고 이제는 통일을 향해서 가야 합니다. 이 문제를 어디 다시 우리 후손들에게 넘기겠습니까? 그리고 지난 몇 십 년 남북관계가 최선이었다고 볼 수 없거든요.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을 왔다고 볼 수 없죠. 그러니까 같이 분단, 같은 날짜에 분단됐는데 이미 서독은 동독과 합쳐진 지 21년째입니다. 한국은 지금 어디에 서 있는 겁니까? 결국 지도자에게 달린 겁니다. 또 우리 국민들에게 달린 겁니다. 이제는 남북문제가 그동안 분단이 우리에게 고통이고 부담이고 비용이고 눈물이었지만 이것을 일거에 180도 전환해서 고통이 아니라 우리에게 기회, 한순간 눈물이 아니라 우리에게 뭔가 희망을 가져다 줄 수 있는 이런 한반도로 만들어 내면 이것이 바로 정치의 영역이죠.

▷ 김소원:
의원님 그리고 하나만 더 여쭐까요. 통념상 국가적인 안보 위기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보수 진영에 유리하다, 이런 관측이 있지 않습니까? 이건 어떻게 보시나요?

▶ 정동영:
그런 관점으로 가고 남남 갈등이 일어나게 되면 대단히 불행한 일이죠. 다시 남북관계나 한반도 문제는 뒷걸음질 치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제 보수 진영에서도 무엇이 진정한 국익이고 무엇이 진정한 민족의 장래를 보장하는 가에 대해서 다시 한번 성찰할 필요가 있습니다. 서로에게 가슴을 열고 대화를 할 필요가 있겠죠.

▷ 김소원: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들어야겠네요. 정동영 의원님 고맙습니다.

▶ 정동영: 네, 감사합니다.

▷ 김소원:
지금까지 김정일 사망에 정치권의 반응과 총, 대선 파장은 어떨지 민주통합당 정동영 의원과 함께 얘기 나눠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