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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박근혜 주변은 MB보다 더 강경, 남북관계 재앙"

정동영 "박근혜 주변은 MB보다 더 강경, 남북관계 재앙"

정동영 전 장관-김연철 인제대 교수 '토크 콘서트'... 6.15경남본부 마련

2012.12.06 윤성효 기자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은 "박근혜 대선후보가 북한에 대해 퍼주기라며 '가짜평화·진짜평화' 이야기를 했는데, 지난 5년 동안 이명박·박근혜는 한 몸이었다"면서 "박근혜 주변 캠프 인사들은 MB(이명박)보다 더한 강경세력이다. 그래서 박 후보가 집권하면 재앙"이라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5일 저녁 창원노동회관에서 김연철 인제대 교수와 "새로운 한반도 시대, 대륙으로 가는 길"이라는 제목으로 토크콘서트를 열었다.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경남본부(상임대표 김영만)가 마련했다. 정동영 전 장관은 (사)대륙으로가는길 이사장으로 있으며, 김 교수는 정 전 장관 재직시 '통일부장관 정책보좌관'을 지냈다.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경남본부는 5일 저녁 창원노동회관 대강당에서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과 김연철 인제대 교수를 초청해 "새로운 한반도 시대, 대륙으로 가는 길"이라는 제목으로 토크콘서트를 열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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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전 장관은 "중국 시진핑 체제에서 동북아 전환의 시기다, 기회가 될 수도 있고 재앙이 될 수도 있다"며 "복지나 정치 등 각 분야에서 이명박 정부에 많은 실망을 했다, 남북관계는 특히 완전히 파탄난 상태"라고 밝혔다.

김연철 교수는 "대북정책이나 외교정책에서 대통령의 철학과 의지가 굉장히 중요하다. 이 분야만큼은 다른 사람이 대신할 수 없다.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가 급변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 동안 남북관계는 파탄 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정 전 장관 재직시 진행됐던 남북 9․19공동성명(2005년, 북한이 모든 핵무기를 파기하고 NPT·IAEA로 복귀한다는 약속하고 '한반도 평화협정'과 '단계적 비핵화', '북한에 대한 핵무기 불공격 약속', '북미 간의 신뢰구축' 등 골자)에 대해 물었다.

"정권 바꾸어 먼저 해야 할 일 두 가지는?"

정 전 장관은 "정권을 바꾸어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두 가지다. 하나는 '10․4선언' 이행 선언이고 다른 하나는 미국·중국·일본·러시아 등을 대상으로 '9․19'는 유효하고 실천하자는 것"이라며 "9․19성명은 대한민국 100년 현대사에서 한민족의 운명을 우리의 외교력으로 만들어낸 최초의 문서"라고 말했다.

이어 "당시 북경에서 회담을 했는데, 타결되었다고 할 때 눈물이 나더라. 통일한국에 있어 돌아보면 하나의 큰 표석을 세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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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6월 17일 평양에서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5시간 대화했던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핵문제를 갖고 북한 통치자와 토론하기는 처음일 것이다. 5시간 토론의 핵심은 '한번 통 크게 하자'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당시 김 위원장한테 말했다. 참여정부의 다음 정부가 참여정부 이상으로 북을 이해하고 도와주려 하며, 마음으로 통하는 정부가 또 나오리라는 보장이 없다고 했다. 당시 참여정부가 반환점을 돌았고, 남은 시간도 2년 밖에 없었다. 그래서 중요한 시기를 허송할 것이냐고 했다. 그랬더니 '오케이' 하더라. 북은 김 위원장을 '통큰 지도자'라고 부르는데, 어쨌든 통 크게 하자고 했다. 평양에서 아리랑축전할 때 우리 쪽에서 1만2000여 명이 가서 봤다. 그냥 공짜로 된 거 아니다. 그렇게 해서 9․19성명이 나온 것이다."

"1971년 대선 때 야당 후보로 나섰던 김대중 전 대통령이 '4대국 보장론'을 제시했다. 소련과 중국이 서울과 수교하고, 평양이 미국·일본과 수교하자는 것이었다. 그렇게 해서 평화보장을 하자는 것이었다. 그때 김 전 대통령은 '빨갱이' 소리를 들었다. 지금 어떻게 됐나. 우리는 유학생이 중국과 러시아에 얼마나 가 있나. 그렇게 변했는데, 아직 평양은 워싱턴·도쿄와 멀다. 40년 동안 절반 밖에 오지 않았다. 박근혜 후보는 9․19는 자기가 한 게 아니니까 애정도 없다. 10․4도 마찬가지다. MB는 10․4를 이행하겠다고 한 번도 말한 적이 없다. 'MB 2기 정부'는 9․19와 10․4를 해낼 수 없다."

김연철 교수도 당시를 술회했다.

"2004년 7월경 남북관계가 끊어진 상태였다. 베트남 탈북자 300여 명, 박용길 장로의 방북불허 등이 불거졌을 때다. 2004년 제가 가장 많이 했던 일이 북에 편지 쓰는 일이었다. 2005년이면 해방 60주년인데 끊어진 상태로 맞을 수 없다며 빨리 대화재개해서 할 일이 많다는 내용의 편지를 써서 장관 명의로 보냈다. 처음에는 답변이 없으니까 장관께서 편지를 좀 길게 써보라고 할 정도였다. 나중에 대화가 재개되었을 때 북 담당자들을 만났더니 굉장히 미안해 하더라. 그런 것들이 북이 대화를 나서게 하도록, 상당한 명분과 진정성을 파악하는데 도움을 주었다."

 김연철 인제대 통일학부 교수.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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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이야기도 나왔다. 김 교수는 "남북관계는 지난 5년간 시계가 멈추었다. 정부가 바뀌면 5년전 상황에서 업그레이드 하고 신속하게 이끌어 가야 한다"면서 "남북경협 중에서 개성공단이 꽃인데, 앞으로 어떻게 발전해 가야 하느냐"고 물었다.

개성공단은 서울에서 40마일(60km) 거리에 있고, 현재 123개 공장이 가동되고 있다. 정 전 장관은 "공장 전체가 흑자다. 그런데 사업하는 사람들은 흑자 난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 흑자가 나지 않을 수가 없다. 흑자 난다고 하면 세금 더 내놓으라고 할까봐 그렇기도 하다"고 말했다.

"개성공단은 지난 5년간 '냉동실'에 들어간 상태다. 2007년 그대로 있다. 그런데 없애지 않은 것이 고맙다. 연평도 대포 쏘는 날 하루만 출근하지 못했고, 매일 출퇴근하고 있다. 원래 창원시를 모델로 해서 만들었다. 가로·세로 각 8km씩 2000만 평이다. 지금은 100만 평만 사용되고 나머지는 그대로 있다. 5년간 놀린 것이다. 동남아나 중국으로 가려는 기업은 이곳에서 한번 승부를 걸어 볼만하다. 개성공단은 천안함·연평도 사건 속에서도 대한민국 증권시장이 폭락할 것을 막아주었다. 개성공단은 그냥 공단이 아니고 '한국형 통일모델'이다. 베트남은 탱크로 밀어 통일이 됐고, 독일은 흡수통일이다. 우리는 둘 다 가능성이 없고, 창조적 아이디어를 내야 한다. 개성 남포 해주 청진 나진 신의주 등에 10개 공단을 만들면 사실상 경제통일․경제공동체가 되는 것이다. 개성공단을 부지런히 만들어 가면 통일로 가는 길이다."

박근혜 후보가 당선되면 개성공단은?

"만약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면 개성공단은 어떻게 될 것이라 보느냐"는 질문도 나왔다. 이에 정 전 장관은 "없애지는 못하지만 획기적인 진전은 못할 것이다. 이명박·박근혜는 기본적으로 출발점은 증오에 있다. 적대감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금 개성공단의 운명은 천당과 지옥 사이에 있다. 투자자들은 연평도사건 때 사색이 됐다. 투자자들은 지난 5년간 병이 생겼다고 한다. 자다가 벌떡 일어나는 병이다. 개성공단이 닫히는 순간 다 날아가 버리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정동영 전 장관은 "2005년 김정일 위원장을 만나 대화하는데 '한반도 비핵화는 김정일 주석의 유훈'이라고 했다. 지금 김정은 위원장은 '할아버지의 유훈'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사람이 만나 이야기를 하면 통하는 지점이 생긴다"며 "다음 정부는 노무현 대통령이 유산으로 남겨준 '10․4선언'을 이행하도록 해야 한다. 5년 세월이 지났으니 조정하고 해서 이행을 위한 정상회담을 2013년 6월 15일에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경남본부는 5일 저녁 창원노동회관 대강당에서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과 김연철 인제대 교수를 초청해 "새로운 한반도 시대, 대륙으로 가는 길"이라는 제목으로 토크콘서트를 열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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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경제협력 이야기가 나왔다. 김연철 교수는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 북한 IT 기술자들을 교육시키고 책도 보내고 했는데, 이명박 정부는 '디도스 공격'이라거나 '5․24조치'를 해서 다 끊어버렸다. 북은 남북경협 과정에서 얻은 기술은 북중경협으로 모두 쓴다. 우리가 투자했던 노력과 경험이 결국 중국한테 좋은 일만 해주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지금 북한 경제의 85%가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미국 상무성이 발표한 자료에 보면, 북 광물자원은 6조 달러 규모, 우리 돈 7000조 원이다. 북에는 '히토류'가 5000만 톤 매장돼 있다. 우리 정권이 바뀌면 바로 할 일이 북 지질조사다. 박근혜 후보는 퍼주기한다고 하는데, 한번 물어보자. 인도적 지원은 '자선'이라고 하자. 아프리카에 유니세프 등을 통해 지원해 주면서 대가를 요구하나. 그런 것과 마찬가지다. 10년간 민주정부는 2조6000억 원을 지원했다고 하는데, 한해 2600억 원이다. 5000만 국민으로 따지면 1년에 자장면 한 그릇 값이다. 10년간 10그릇이다. 그래놓고 퍼주기라 하면 너무 잔인하다. 서독은 통일과정에서 동독에 20년 동안 매년 2조 달러 이상 지원했고, 그것이 통일의 토대가 된 것이다. 북이 로켓을 쏜다고 해서 유엔 제재를 하겠다고 하는데, 북이 중국과 협력하는 이상 그 효과는 적다. 우리 후손들이 남북관계역사를 정리하면서 지난 5년은 최악의 시기로 볼 것이다."

남북관계발전기본법에 대해 이명박 정부를 맹비난했다. 김연철 교수는 "대북정책을 놓고 여야 대결이 심하니까 2005년 한나라당도 찬성해서 만장일치로 통과된 법이다. 이명박 정부 들어와서 지키지 않고 있다"며 "제가 민주당 추천의 남북관계발전위원인데 임명된 지 3년이 지났지만 한번도 회이에 참석하지 못했다. 위원장이 통일부 장관인데 한 번도 회의 소집을 하지 않은 것이다. 말로만 통합이나 초당적 협력 이야기를 하면서도 법적 근거가 있는 것조차 지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정동영 전 장관은 "2주 뒤 한반도의 운명이 어디로 가느냐가 결정난다. 역사는 사람이 만든다. 운명의 키를 다시 역사의 후진세력에 맡길 수 없다"면서 독일의 사례를 강조하며 마무리했다.

"같은 해 분단됐던 독일은 8명의 지도자를 거치면서 통일을 완성했고, 지금은 정치적·사회적 통합도 끝나고 유럽 최고의 강국이 됐다. 80년대 전문가들은 한반도가 먼저 통일로 갈 것이라 예측했다. 콜 수상은 자서전에서 '역사가 우리한테 기회의 문을 잠시 열어주었고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문 안으로 들어갔다'고 했다. 독일이 그때 기회를 놓쳤다면 문은 닫혔을 것이다. 우리는 지금 문이 열려 있는 시간이다. 문은 영원히 열려 있는 게 아니라 곧 닫힐 지도 모른다. 독일은 어떤 지도자도 분단을 정략에 이용할 상상조차 하지 않았다. 그런데 우리는 박정희 때부터 대통령선거 시기마다 악용돼 왔다."

 김영만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경남본부 상임대표가 5일 저녁 창원노동회관 대강당에서 열린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과 김연철 인제대 교수의 토크쇼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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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경남본부는 5일 저녁 창원노동회관 대강당에서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과 김연철 인제대 교수를 초청해 "새로운 한반도 시대, 대륙으로 가는 길"이라는 제목으로 토크콘서트를 열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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